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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이 ㅣ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2020년 방영했던 「더 킹 : 영원의 군주」 와 「앨리스」 는 '평행세계' 또는 '시간여행' 을 통해 주인공과 닮은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켰다. ( 어른의 드라마라 아이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도플갱어'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나와 닮은 다른 누군가가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을까? 란 호기심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또 다른 아이
another
크리스티안 로빈슨
I LOVE 그림책
보물창고
글이 없는 이 그림책은 그림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야 한다.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잘 엮어낸다. 글에 익숙해져버린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그림 속의 힌트를 금방 금방 찾아내기 때문이다. 한 소녀가 자고 있는 침실에 커다란 공간이 생긴다. 빨간 목걸이를 한 고양이가 먼저 눈치를 챈다. 파란색 목걸이의 고양이가 그 공간에서 나온다. 마법으로 열린 포털(Portal) 일까. 다른 공간으로 연결해주는 통로. 곧 소녀도 잠을 깨고 그 공간으로 들어가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곳은 어디일까. 그림책의 공간도 위 아래가 따로 없다. 아이는 그림책을 돌려가며 여러 방향에서 그림을 감상한다. M.C. 에셔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도 지나며 여러 포털을 지나다 보니 여러 아이들이 모인 공간에 들어선다.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한데 모였다. 모인 아이들의 피부색, 복장, 노는 모습들을 보며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 장면은 작가의 평소 생각이 전해져 오는 페이지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 인터뷰를 옮겨본다.

I grew up in a very diverse neighbourhood, I grew up in what is known as Korea Town, but it also has a huge Latino population, a huge Korean population, a huge Black American population. So I’ve always seen kids of every colour, shape and size. For me it’s not even a conscious agenda. Literally, this is what the world looks like. Children’s books currently are working to reflect the reality of the demographics of this country, but it’s a slow change.
저는 매우 다양한 동네에서 자랐고, 코리아타운으로 알려진 곳에서 자랐지만, 라틴계 인구가 많고, 한국의 거대한 인구, 흑인 인구가 대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모든 색상, 모양 및 크기의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나를 위해 그것은 심지어 의식적인 의제 아니다. 말 그대로, 이것은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입니다. 어린이 책은 현재 이 나라의 인구 통계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느린 변화입니다. (구글번역 그대로 옮김)
출처 : https://lookbookreport.com/interview-christian-robinson-8d00d38249b4
소녀는 드디어 '또 다른 나' 를 만났다. 이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림책의 뒷면까지도 에필로그처럼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소녀가 우주를 관찰하는 이유를 짐작해보게 된다. 그리고 면지가 들려주는 이야기까지도.

그림책의 겉싸개를 벗기면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제목 속 '아' 글자의 포털 뒤의 세상이 아닐런지. 아이마다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조금씩 다를 것이다.

글자 없는 그림책의 또 다른 재미다. 오늘의 이야기가 다르고 내일의 이야기가 다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겉싸개, 책날개, 면지 모두가 이야기를 완성하도록 돕는다는 것.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