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자메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4
친원쥔 지음, 전수정 옮김, 정가애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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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중학교 여학생 자메이. 작가인 아빠, 연극배우인 엄마, 쌍둥이 오빠인 자리와 함께 살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으로 늘 크고 작은 소동에도 기죽거나 좌절하지 않고 특유의 낙천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친구랍니다. 자메이는 비록 여자답지 못하다는 주변의 핀잔을 듣기는 하지만 곧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멋진 소녀죠. 그리고 그녀가( 그리고 그녀의 쌍둥이 오빠인 '자리'도 ) 올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뒤에서 항상 도와주는 부모님의 존재도 함께 빛나 보였던 초등 고학년용 동화 한편 소개해볼까 합니다.  

 

여학생 자메이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72쪽 | 353g | 153*224mm 

친원쥔 지음 

보림 



 

 

이 책은 중국에서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남학생 자리』의 자매편 내지 후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자메이와 자리 남매를 둘러싼 인물들과 가족들이 만들어 내는 엉뚱한 소동에서도 늘 긍정의 에너지로 주위를 빛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메이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으며, 자메이의 시선으로 여학생의 심리와 관심사를 꼼꼼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읽어가는 저도 제 학창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 아~ 맞아 그런 적도 있구나. 그래. 이런 느낌이지.. ' 라고 저절로 중얼거리게 되었으니까요. 남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책 속에서도 간간히 등장하여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었던 쌍둥이 오빠 '자리' 의 모습도 매우 궁금해질 듯 합니다. (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인 저도 마찬가지구요! ) 

 


늘 그렇듯 부모의 시선으로의 아이의 책읽기를 해보겠습니다. 남학생인 오빠 자리가 엉뚱하고 황당한 장난으로 번번히 소동을 일으키는 개구쟁이라면, 자메이는 좀더 모범생에 가깝습니다. 그녀의 매력은 곧고 바른 생각에 있습니다. 자메이는 자기에게 유리한 일이라도 거짓이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이상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친구에게서도 장점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까지 갖추고 있으니 부모의 입장에서 정말 '바른생활 어린이' 인 셈이죠. 오늘날의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국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생활모습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책의 내용에 몰입하게 쉽게 해줬던 것 같습니다.  

 

『방학 아르바이트』라는 에피소드,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던 자메이의 방학 일상이 펼쳐지는 에피소드입니다. 자메이의 첫 아르바이트죠. 아버지는 자메이의 아르바이트 장소였던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와서 보고는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리 말합니다. " 자메이가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세상 공부하러 간 셈 쳐야겠어. 돈은 얼마 벌지 못하겠지만 공부는 좀 될 거야!". 그리고 자메이가 필요한 알람시계를 사다 주십니다. 자메이가 벌어야 할 50위안을 들여서 말이죠. 자메이는 한숨을 쉽니다. " 알람 시계를 살 돈이면 아르바이트를 할 필요없이 콘서트 티켓과 꽃을 살 수 있을 텐데. 자상하신 아빠는 세상의 이치는 잘 알면서 기본적인 경제 개념조차 없으시다. "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라도 자메이 아버지처럼 했을 겁니다. 손쉽게 원하던 티켓을 사주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의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져 왔죠.  

 

자메이는 믿었던 주인 아저씨에게 속아 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르바이트비도 거의 못 받았구요. 그런 자메이에게 아버지는 또 도움의 손길로 자신의 원고지를 베껴 쓰는 일을 제안합니다. 한글자 한글자 손으로 써야합니다. 할 수 없이 자메이는 원고지를 베껴쓰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원칙'을 고수하는 아버지는 베껴쓴 만큼만의 돈을, 여전히 콘서트 비용에는 못미치는 비용을 정산해주십니다. 실망하는 자메이에게 그 때 아버지가 건네주신 봉투! 그 안에는 콘서트 티켓과 메모가 들어있었습니다. " 사랑하는 딸아. 원고 쓰기를 통해 네 글씨가 많이 좋아졌구나. 아빠가 티켓 한 장을 상으로 주마".  

 

 

자메이의 아버지,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이런 부모의 마음을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해주련지요. 물론 이렇게 멋진 부모님이 늘 완벽하지만은 않습니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보면 어딘가 약한 고리 하나쯤을 갖고 있는데 자메이는 오히려 그 어른들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더 잘 이해하며 한층 더 성장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처음에는 부모를 우러러보다가 부모도 인간임을 깨달으면서 실망도 하고, 반항도 해보면서 결국 부모를 이해하며 인생의 길의 한발을 앞으로 내딛는 것처럼 말이죠. 

 

 

 

책의 구성은 각 에피소드의 처음에 이렇게 자메이의 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를 읽어보며 벌어질 사건들을 짐작해보는 한편, 에피소드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성장해가는 자메이의 모습도 확인해보실 수 있답니다.

 

자메이와 그 가족의 이야기만으로는 지루할 것 같으시다구요?  당연히 자메이 외의 다른 등장인물도 흥미롭습니다. 언제나 잘난 척에 엉뚱한 장난을 벌이는 오빠 자리와 그 친구들, 배우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단짝친구 린샤오메이 등은 자메이의 방해꾼이 되었다가 조력자가 되었다가 하면서 에피소드를 풍요롭게 만드는 한편, 자메이의 성장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청소년 소설의 주인공은 독자들에게 동일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출판사 소개글에서처럼 자메이는 이제 막 자신과 세계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 학생들에게 이 두 가지 역할을 다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말할 수 없이 긍정적인 명랑 소녀 자메이를 통해 청소년 소설이 갖춰야 할 낙관적인 세계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네요. 어떤 일이 있어도 기죽거나 좌절하지 않고 특유의 낙천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꼼수를 부리거나 요령을 피우는 대신 정직하고 당당한 태도로 모든 일을 정면 돌파하는 자메이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날 만하지 않습니까.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리는 요즈음의 청소년들의 모습 대신 명랑 소녀(혹은 소년)라는 이 느낌. 청소년들이 가진 긍정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 부모들이 소중하게 지켜줘야할 모습이기도 하겠죠. 

 

 

여학생 자메이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72쪽 | 353g | 153*224mm

친원쥔 지음

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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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마스크 - 내 마음을 알아줘! 작은 곰자리 21
우쓰기 미호 글.그림, 우지영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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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치킨마스크' 를 보면서 전 '페르소나(persona)' 라는 개념이 떠올랐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진정한 자신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투사된 성격을 뜻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본래 페르소나라는 말은 그리스의 고대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분석학자인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에 의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데 그는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가면)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관계를 이루어 간다고 하였습니다.

 

 

 

 

갑자기 아이의 그림책 리뷰에서 페르소나를 언급하다니 조금 지나친 감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우선 전작 『치킨 마스크』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치킨 마스크는 항상 자신감 없이 풀 죽은 채로 지내요. 다른 친구들은 재능이 가득 담긴 그릇을 가졌는데, 자신의 그릇만 텅 비었다고 생각하지요. 치킨 마스크는 올빼미 마스크처럼 계산을 빨리 하지 못하고, 햄스터 마스크처럼 만들기를 잘 하지도 못해요. 체육, 음악 시간도 뒤에서 지켜볼 뿐입니다. 친구들의 빛나는 부분이 하나둘 눈에 들어올 때마다 치킨 마스크는 점점 더 주눅이 들어갑니다. 친구들한테는 적어도 하나씩은 있는 빛나는 부분이 저한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급기야는 "나는 왜 나로 태어났을까? 내가 내가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 같은 애는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그때 치킨 마스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평소 부러워마지 않던 마스크를 모두 써 볼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올빼미 마스크를 쓰니까 안 풀리던 수학 문제가 술술 잘도 풀립니다. 개구리 마스크를 쓰니까 노래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치킨 마스크는 어떤 마스크도 선뜻 골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치킨 마스크가 아니면 어떤 마스크가 되어야 할지 오히려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내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을 밖에서 찾으니 그럴 수 밖에요. 

 

어른에게도 '가면'은 매력적인 물건입니다. 한번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 누구나 가져보는 거니까요. 다시 "페르소나"로 돌아가보면 " 페르소나가 있기 때문에 개인은 생활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반영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자기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맺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고유한 심리구조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 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이야기지만 사람의 전 생애를 통하여 그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요? 너무 오래 그렇게 살아오면서 스스로의 "참자기" 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치킨 마스크에서도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치킨마스크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볼 기회가 된다면 어떤 사람이 될 지 생각해보고, 무엇보다도 "그래도 내가 좋다!"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하구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줄 수 있는 것이 우리 어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구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며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 봐 온 작가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담아 쓰고 그린 그림책일테니까요. 

 

그렇다면『치킨 마스크』( '그래도 난 내가 좋아' )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이라면 이번에 나온 신간 『상어 마스크』는 어떤 내용일까요. 부제로 '내마음을 알아줘' 라고 되어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상어마스크

우쓰기 미호 지음 

40쪽 | 338g | 200*200mm 

책읽는곰 


“난 험상궂게 생긴 상어 마스크, 친구들은 겉모습만 보고 날 싫어해.” 

이번에는 마스크 초등학교 친구들 가운데 가장 험상궂은 마스크(?)를 자랑하는 ‘상어 마스크’가 주인공입니다.  

 

 

 

 

"같이 놀자.. "라고 먼저 다가가도 험상궂게 생긴 얼굴만 보고 "째 좀 봐. 우릴 째려보잖아. 무서워! " 라며 자리를 피하던 친구들. 상어마스크는 외롭습니다. 그래서 상어마스크는 친구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친구 실내화 몰래 숨겨 놓기, 선생님이 우수작으로 뽑아 붙여 놓은 친구 그림에 낙서하기, 별 이유도 없이 친구 때리기 같은 심술을 부립니다. 그러나 그럴 수록 관심을 끌기는 커녕 아이들이 점점 더 상어마스크를 멀리하게 되버립니다.   


 

 

그래도 상어마스크가 용기를 내어 함께 놀자고 하려고 공놀이 하는 친구들에게 다가갑니다. 그러나 날라왔던 공이 상어마스크의 몸에 맞고 튕겨나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상어마스크가 또 심술을 부리는 거라고 비난하죠. 난처해진 상어마스크는 결국 미안하다고 말하기는커녕 도리어 “알 게 뭐야!” 하고 큰소리 치고 자리를 피하고 맙니다.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은 상어마스크는 마음이 아픕니다. 진심을 보이고 싶어 몇 날 며칠을 강둑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조차도 “공이 탐나서 그러는 거야.”라는 오해를 사지만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을 찾아냅니다. 공을 반짝반짝 정성스레 닦아서 장수풍뎅이 마스크에게 달려가면서, 상어 마스크는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하고 결심하죠.


 

 

 

햄스터 마스크와 공의 주인인 장수풍뎅이 마스크를 만나서 입을 떼려는데, 햄스터 마스크가 먼저 또 심술부리러 온 거냐고 화를 냅니다. 결국 또 상어 마스크는 성격대로 “이딴 거 필요 없어!” 하고 응수하지요. 과연 앞으로 상어마스크는 어떻게 될까요. 

 


 

“친구를 위해 온 힘을 다하면, 그 마음이 전해질 거야!”

마지막 노을을 배경으로 한 실루엣을 보면 짐작하시려나요? 

혼자 그네를 탔던 첫장면과 대비되는 마지막 장의 모습입니다.



국내에서 만나본 두권의 책의 밑바탕에 깔린 일관된 주제는 바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은 남을 부러워하고 자신의 장점은 바라보지 못하지요. 어쩌면 부모의 비교와 과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구요. 아이는 나를 봐주는 사람을 통해 스스로를 자각하고, 때가 되면 자신의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니 아이가 제일 먼저 만나고 본능적으로 믿게되는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할지요! 그리고 겉모습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지 않도록 부모가 먼저 노력해봐야겠지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모의 시선을 따라가며 배우게 될테니까요.

 

" 책을 읽을 때 그 책만을 읽지 말고 그 책이 놓여있는 퍼즐판을 함께 보라. " 고 했던 강사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작가는 지금까지 마스크 초등학교 시리즈 그림책 세 권을 출간했다고 합니다. 마스크 초등학교에는 많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작가가 앞으로 어떤 개성을 지닌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궁금해집니다. 그 전체의 시리즈가 어떤 모습으로 엮어질 지도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을 뜻하는 인간(人間) 이라는 단어를 뜯어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수많은 역할들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는는, 즉 관계와 시간 속에서 완성되어 가는 것이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군요. 많은 관계들 속에서 떄로는 부러워하고 때로는 실망하겠지만 그러면서 차츰 자신의 참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격려해주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그림책 속에서 부모로서의 육아의 길을 발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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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논으로 오세요
여정은 지음, 김명길 그림 / 길벗어린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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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논으로 오세요.

여정은 글, 김명길 그림
28쪽 | 230*295mm

길벗어린이

 

어느새 수은주가 제법 내려가버린 요즈음,

개구리들도 슬슬 겨울잠을 준비할 이 계절에 개구리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동식물의 생태와 자연 체험 활동을 잘 버무려놓은 새로운 형식의 생태 그림책이랍니다.

대부분의 생태 그림책들은 어떤 동식물의 한살이를 다루거나 도감 형식으로 진행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개구리논이라는 서식지에서 아이들이 동식물을 만나고 관찰하는 상황을 중심에 두고,

개구리를 비롯한 생물들의 생태적 특징은 그 상황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준답니다.

 

본문 글 외에 어린이 시점의 관찰 일지를 이렇게 따로 넣어

읽는 어린이들이 직접 관찰하여 기록하는 듯하게 현장감이 살아있고 쉽게 공감하게 되는 듯 합니다.

 

 

" 코딱지 " 라는 애칭의 '류창희' 선생님.

이 책을 감수하신 분으로 사람들에게 동물, 식물과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랍니다.

이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느 봄, 개울에서 나온 산개구리들을 개구리 논으로 옮겨주는 장면으로부터 책을 시작됩니다.

 

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하여 올챙이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아이들.

아이들은 집에 가져가서 키워보고도 싶지만 늘 관찰을 하다보니

이곳만큼 올챙이들에게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올챙이를 잡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올챙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을 적어두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 어느 여름, 

( 나중에 놔주기는 했지만 ) 밤톨군과 잡아보았던 올챙이들에게 조금 미안해집니다.

그 녀석들은 다들 안전하게 개구리로 성장했을까요.

자연관찰이라는 구실로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개골개골', '뿌구구국 뿌구구국', 논두렁에 나란히 서서 개구리 소리를 흉내내며

개구리들의 음악회를 감상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저절로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게 되네요.

 

 

 

아이들은 글 뿐만 아니라 관찰일지에 그림까지 그립니다.

그저 다 같은 올챙이가 아니었네요. 종류별로 올챙이들의 모양새가 조금씩 틀립니다.

머리가 약간 네모지고 눈이 더 밖으로 튀어나오면 청개구리 올챙이, 줄무늬가 뚜렷한 것은 참개구리 올챙이인가 봅니다.

개구리의 천적인 뱀도 관찰할 기회를 잡았네요. 능구렁이라고 합니다.

 " 아이들은 뱀이 무서운데도 더 잘 보려고 기웃기웃 합니다. "

 

올챙이도 천적이 많죠.

소중히 키워내고 싶은 올챙이들이 잠자리 애벌레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아이들.

그러나 올챙이도, 잠자리 애벌레도 자연속에서 모두 소중한 생물임을 자연스레 깨달아갑니다.

" 잘 모르겠지만, 같이 살 수 있다면 같이 사는게 맞는 것 같다. " 라고 적어둡니다.


 

 

 

 

드디어 산개구리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었습니다.

개구리들이 아이들 발소리에 놀라 물속으로 퐁당퐁당 뛰어드는 모습.

뒷다리를 쭉쭉 뻗는 모습이 사실감있게 그려져 있어 그림 속에서 뛰어나올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은 두손을 모으고 조그만 목소리로 빕니다.

" 개구리들아, 힘내! "

 

 

 

그리고 아이는 이제 산개구리를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자연과 교감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운 것이죠.

아이는 "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 라고 적습니다.

 

 

 

 

책 끝 부분에 "코딱지가 만든 개구리 달력"을 넣어 양서류의 생활사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개구리 달력' 에 따르면 지금, 10월은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러 가는 달' 이군요.

으음.. 8월은 '사람들이 참개구리 뒷다리를 구워 먹는 달',

11월은 '개구리들이 겨울잠 자다가 사람들에게 잡아먹히는 달"

12월은 '살아남은 개구리들이 후유 한숨 돌리는 달' 이라고도 적혀 있습니다.

그저 웃기에는 뜨끔한 일침이 숨겨져 있는 듯 하죠.


 

개구리 논은 코딱지 선생님이 청계산 근처에 직접 만들었던 논이랍니다.

산개구리들이 차에 깔려죽지 않도록 '개구리 이동통로' 도 만들고

논주인에게 논을 빌려 '개구리 아빠' 로 개구리 논을 보호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7' 년 봄에 논 주인이 개구리 논을 흙으로 메워버려 이제는 없어졌다고 합니다.

대신 주변 작은 웅덩이들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찾아보니 그 이야기들은 이 곳에서 남아있는 듯 합니다.

자연생태연구소 마당 : http://ecomadang.com/main.htm

그리고 '청계산 개구리논'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시면 이전의 체험기들을 보실 수 있더라구요.

 

 

개구리논이 없어진 것이 정말 아쉽지만,

그래도 자연에 대한 소중함의 교훈이 책으로 남아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어 다행이구나 싶기도 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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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간의 요술 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7
천장훙 지음, 염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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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간의 요술말

천장훙 글/그림

길벗어린이 저학년책방 13

길벗어린이

 

섬세하고 부드러운 채색과 올이 그대로 드러난 질감이 마치 옛날 두루마리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그림책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책이지만 취학 전의 밤톨군과도 여러 생각을 해보며 읽어보게 된 책 한권 소개해봅니다. 이 책의 그림은 실제로 한간(韓幹) 이 그렸던 것과 같은 기법으로 비단에 그렸다고 합니다.  

 

한간이라는 인물은 중국 당나라 시절의 화가로 말그림에 아주 뛰어난 인물이었죠. 이 책은 중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작가는 중국의 전통과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책을 만들고는 하는데,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에 소장된 한간의 「말들과 마부」라는 그림을 보고 요술 말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실존 인물의 삶과 전설 같은 요술 말 이야기를 엮어 신비하고 인상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한간 [韓幹] 

 

당나라 섬서(陜西) 남전(藍田) 사람. 어렸을 때 집안이 가난해서 술집에서 술을 나르며 생활했다. 천보(天寶) 초에 벼슬길에 나서 태상시승(太常寺丞)에 올랐다. 왕유(王維)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림을 공부하도록 후원했다. 처음에는 조패(曹霸)에게 배우고, 나중에 독자적인 화풍을 열었다. 말[마(馬)] 그림을 잘 그렸다. 현종(玄宗) 때 내정(內廷)에서 공봉(供奉)으로 있었는데, 현종이 일찍이 그에게 진굉(陳閎)의 말 그림을 배우도록 했더니 “신에게는 이미 스승이 있으니, 폐하의 마구간에 있는 말들이 모두 저의 스승입니다.(臣自有師 陛下内厩之馬 皆臣之師也)”라고 대답했다. 현종이 대완국(大宛國)의 공헌마(貢獻馬) 중 늠름한 놈은 항상 그에게 그리게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의 화풍은 현실 생활에서 얻은 관찰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원의 벽화에 불교 회화도 그렸으나 화마(畫馬)를 가장 특기로 했고 제실(帝室)의 마구간에 있는 수많은 명마를 묘사했으며, 당시 이상형으로 삼았던 살찐 말의 모습을 표현하여 ‘고금독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전칭(傳稱) 작품으로 『조야백도(照夜白圖)』(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신준도(神駿圖)』(심양, 요녕성박물관), 『목마도(牧馬圖)』 (타이페이, 고궁박물원)가 있다.


작품
조야백도(照夜白圖)


신준도(神駿圖)


목마도(牧馬圖)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간 [韓幹] (중국역대인명사전, 2010.1.20, 이회문화사) 

 

 

 

한간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습니다. 집이 가난하여 요리점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을 했습니다. 어느날 화가 왕유의 집으로 음식을 가져다주고 오는 길에 아름다운 말의 모습을 보고 바닥에 홀린 듯이 그림을 그렸지요. 한간의 재능을 알아본 화가 왕유의 도움으로 이후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한간은 말을 그리는 걸 가장 좋아했는데, 말이 살아 있는 듯이 보이게 그리려고 애썼답니다.


  

 

 

그림재주가 빼어났던 한간은 궁궐에서 그림을 그리는 궁정화가가 됩니다. 한간의 어린 시절과 궁정 화가로 생활하는 그림 속 삽화들은 중국 고대 회화의 구도와 배경, 복식, 인물 표현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옛 그림의 흥취와 아름다움을 한껏 느껴보는 것도 이 그림책 감상의 또다른 재미일 듯 하군요. 

 

 

 

한간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진짜 말보다 더 진짜 같다고 감탄했고, 한간의 이름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어느 날, 용맹한 장수가 한간을 찾아와 가장 힘세고 용감한 말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책의 뒷장에 작가가 영감을 받은 그림이 나와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나니 위 한간의 집 벽에 걸린 그림이 작가가 영감을 얻은 「말들과 마부」와 비슷한 것을 나중에야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한간이 말을 그리자 놀랍게도 말이 그림 속에서 뛰쳐나왔습니다.  한간이 그린 말이 살아나는 장면은 검푸른 빛이 감돌며 번짐효과로 표현된 밤하늘이 배경으로 깔려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합니다. 삽화 속에서 뛰어나올 것 같은 말의 역동적인 모습도 잘 표현되었구요. 

 

생명을 얻은 요술 말은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질주합니다. 요술 말 덕분에 장수는 전쟁을 승리로 이끕니다. 하지만 장수는 만족하지 않고 적군을 모두 죽이기 위해 싸우고 또 싸웁니다. 요술 말은 굵은 눈물을 흘리며 전쟁의 아픔을 호소합니다. " 요술 말과 전쟁을 묘사한 장면들은 다양한 앵글과 연속 동작, 과감한 클로즈업 등을 써서 박진감 있게 그려져있어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가로로 커다랗게 펼쳐진 그림은 광활한 벌판을 달리는 말의 힘찬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게다가 전장을 물들인 핏빛 석양은 전쟁의 참혹함을 암시하는 등 작가는 옛 그림의 멋과 현대적인 연출 기법을 절묘하게 결합시켰습니다. "  

 

  

 

 



결국 요술 말은 스스로 그림 속으로 되돌아갑니다. 아래 그림의 말들 중 어떤 말이 돌아온 말인지 보이실까요.
다시 그림이 된 요술 말에는 핏자국이 남아 있답니다. 전쟁을 겪은 흔적은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요술 말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은 읽는 독자의 눈에도 안타깝고 슬픈 모습으로 함께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책의 삽화는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메시지는 2005년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으로 더욱 빛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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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웅진 세계그림책 144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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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32쪽 | 621g | 210*297mm

웅진주니어

 

 

『돼지책』에서 무심코 소중함을 잊어왔던 엄마의 존재를, 

『겁쟁이 윌리』를 통해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아이들의 심리를,  

『기분을 말해 봐』로 마음속에만 감추고 있던 감정을 표현하는 기쁨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서툰 감정 표현을,  

『너도 갖고 싶니?』에서는 가진 것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과 욕심을,

『고릴라』에서 아빠의 부재에 대한 아이의 심리를 다루는 등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현실적 고민과 심리를 특유의 유머로 위트 있게 풍자해왔던 작가는  

이번엔 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일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새로이 그려냈습니다.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의 생각을 먼저 들려드리고 싶네요.

 

나는 산책할 때마다 창문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해요. <어떻하지?>를 통해 다른 집의 창문을 들여다봐야 하는 아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네요. 그 친구는 파티가 열리는 집을 찾고 있었거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생일 파티 같은 모임에 처음 가는 것이 얼마나 긴장되는지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면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게 되지요. 하지만 늘 우리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디테일과 상징으로 꽉 차있어 들여다보고 있으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화가들의 그림을 패러디해서 배경에 넣는 그 답게 이번에도 곳곳에 여러 그림들이 숨어있답니다.

 

출판사의 이 글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먼저 그림에서 찾아보시고 나중에 읽어보시길요~!!

http://wj_junior.blog.me/110175935054

 

이야기는 친구의 생일 파티에 처음으로 초대 받은 조가

초대장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친구의 집을 찾아다니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걱정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걱정으로 가득찬 조의 얼굴과 조의 엄마의 모습.


 

 

 

집을 찾기 위해 주변 이웃들을 창너머로 들여다보게 됩니다.

조는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그 걱정과 함께 들여다 본 창문너머의 모습은

그 걱정을 잠재워주기는 커녕 황당하고 괴기스러운 풍경으로 조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어버리는 모습이 보여주죠.

 

뭔가 머리에 이상한 뿔이 달린 노부부의 모습. ET를 닮은 듯한 강아지, 전등갓에는 우주행성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군요.

그림은 마치 우주 어딘가로 떨어진 낯설고 두려운 아이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창너머로 이름모를 그림자, 그리고 커다란 코끼리와 눈이 마주쳐 버립니다.


 

 

 

"맛없는 음식들만 나오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으로 들여다 본 창문너머의 풍경.

달팽이와 애벌레로 식사를 하는 이들의 모습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의 한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 이상한 놀이를 하면 어떻하죠? " 라는 걱정에 대한 이웃의 모습은 

브뤼겔의 '아이들의 놀이' 의 일부를 패러디하여 묘사해 놓았답니다.

뱀을 가지고 놀거나 상자에 사람을 집어넣고 눈을 가려버리는 무서운 놀이..

잠깐 비교해 볼까요?

 

 

이 외에도 뭉크의 '절규' 같은 표정을 한 달이나 눈동자 모양의 초인종,

창틀에 새겨진 사람 얼굴의 모양 등을 여러가지 상징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작가는 이런 상징들로 두렵고 불안한 조의 마음을 그림 속에 숨겨 놓아

어린이 독자들이 상상력의 날개를 한껏 펼쳐보게끔 도와주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조의 상상 장면들은 화려한 색감으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들은 단색으로 거칠게 처리된 대화 장면과 대조를 이루며 독자들의 주목시킨다. 창문은 액자의 프레임과 같은 역할을 해서 마치 미술관에서 명화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이 장치는 그림들이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한 발짝 떨어져 조의 심리를 바라보게 만든다. 

- 출판사 책 소개 중 

 

 

걱정이 최고조에 달하여 불안한 조의 눈 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집.

따뜻하고 아늑해보이는 불빛을 배경으로 나타난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는 친구들.

 

아동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이야말로 두려움이 많은 존재이기 때문에 편견과 금기에 매달리는 성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이럴 때 부모가 아이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부정하고 타이르려고 하면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을 수긍하기보다는

심한 경우 부모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들은 생각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경험으로 생각을 바꿔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이제 걱정은 엄마의 차례로 돌아온 듯 합니다.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을까, 정말로 속상해하고 있으면 어떡하지.. 

엄마 또한 걱정의 늪에서 자유롭진 못합니다.

이런 엄마의 모습은 그림책을 함께 읽는 제게도 깊은 공감을 남깁니다.

아이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기운을 북돋워주는 대답으로 격려했건만

막상 아이의 첫 도전은 엄마에게도 첫 도전과 다름없거든요!

 

아이를 세상에 내놓고 대신 경험해 줄 수 없는 그 많은 것들.

그저 믿고 지켜봐주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만이 우리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두어시간이 지난 후 문을 두드리는 엄마의 불안한 심정.

이 책에는 뭉크의 '절규' 를 생각나게 하는 모양들이 많이 등장하네요.

( 노크하고 있는 손 윗부분의 나무결 모양을 살펴보셔요~ )

조는 이전의 불안함과 걱정을 잊어버릴 만큼의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요.

 

 

엄마를 반기는 환한 얼굴의 조. 고맙습니다.

이렇게 환한 얼굴만큼 엄마에게 고맙고 행복한 선물이 어디있을까요!

처음 어떤 것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겁나는 일이지만 

막상 겪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멋진 겸험을 얻게 된다는 것을 밤톨군도 알아차렸을까요.

파티 가는 것이 두려웠음에도 다녀온 후엔 오히려 자기도 파티를 열고 싶어진 주인공 조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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