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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재숙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2014년 3월
평점 :
엄마와는 달리 어린 아기와의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지 않는 아빠의 경우
아기와의 놀이시간이 부담스럽다고들 이야기하곤 합니다.
시간을 쪼개어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은
무엇인가 거창하고 좀더 알찬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요.
그러나 '거창한' 장난감이나 놀이기구가 아니어도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몸놀이들이 있지요.
'간지럼 태우기' 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간질간질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스킨십으로,
몸에서부터 시작해 정서로까지 확장되며, 부자가 함께 공유하는 친밀감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 친밀감이 차곡차곡 쌓여 아이와 부모 간의 애착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마침 얼마 전의 기사 중에 「아기, 간지럼 태워주면 학습능력↑」이라는 연구결과를 알려주는 뉴스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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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부모들은 갓 태어난 아기들이 너무 예쁜 나머지 발바닥, 배 부분을 간지럼 태워주는 경우가 많다.
이때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자녀들의 해맑은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간지럼이 아기들의 언어학습능력을 조기에 발전시켜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략>
연구진은 해당 결과에 대해 간지럼을 비롯한 신체접촉이 단순한 정서적 친밀감 형성뿐 아니라
뇌로 전해지는 음성 신호에도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현재까지 영아 언어학습능력과 신체접촉의 연관성은 크게 분석되지 않았기에 이번 실험결과는 주목되고 있다.
기사 원문 :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425601005 |
기사를 읽으며 밤톨군 어릴 적의 모습도 떠오르고 여러가지 책들도 생각이 났습니다.
'간질간질' 만으로 검색해보아도 여러가지 유아 그림책이 검색된답니다.
그 중 최근의 신간 한권을 골라보았습니다.
간질간질
최재숙 글/한병호 그림
나비잠 아기그림책
보림
아이가 심심해할 때 몰래 다가가서 간지럼을 태우는 아빠의 짖궂은 미소.
장난꾸러기가 따로 없습니다.

아이는 아빠의 마수(?)에서 벗어나려고 애벌레처럼 도망칩니다.
옴쭐옴쭐 옴쭐옴쭐
책은 이렇게 간지럽히고
그들만의 상상으로 도망가고 잡으러가는 두박자의 호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지럼의 여러가지 의성어들. 도망가는 모습의 다양한 의태어들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잡히면 배꼽에 입을 대고 푸륵 푸르륵!
밤톨군은 지금도 좋아하는 놀이랍니다.
특유의 푸르륵 소리가 클 수록 아이의 웃음도 커집니다.
이제는 자신도 해보겠다고 엄마와 아빠의 배를 향해서 돌진하기도 하지요.
책 속 아이는 배꼽을 감추고 악어처럼 도망칩니다.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도망가는 아이의 표정은 다급하지만
아빠의 표정은 천천히 기다려주는 여유도 묻어나는 듯 하군요.
특유의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도 여전하구요.
잡힌 아이는 이번에 발목을 잡혀 발바닥에 간지럼이 태워졌네요.
아이의 웃음이 켈켈켈~ 로 바뀌었습니다.
밤톨군 어릴 적 아빠는 녀석의 발에 입김을 후후 불어대고는 했지요.
바둥바둥 대면서 도망을 가다가도
아빠가 멈추면 슬며시 다시 발을 가져다 대는 녀석이었답니다.
엉덩이에 입을 대고 뿌륵 뿌르륵!
엉덩이에서 나는 소리는 더더욱 경쾌하지요.
이 외에도 여러가지 간지럼들이 책 속에 표현되어 있지요.
아마도 집마다 고유의 '간지럼놀이' 가 있을테지요.
저희 집에서는 밤톨군의 목덜미에 입을 대고 살짝 숨을 불어주다가
'요호호~~' 하고 웃어주면 녀석은 까르르르 자지러집니다.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라는 노래를 부르며
뉘어놓고 발바닥부터 손가락으로 걸어올라가보는 놀이도 있지요.
얼마나 잘 참나~ 시간도 재보기도 하구요.
아빠와의 간지럼 놀이가 점점 세질때 항상 안전하게 도망갈 곳은 엄마 품속이지요.
숨겨주며 " 여기 없어요~ " 라고 편을 들어주는 엄마는 더욱 최고가 아니겠습니까!
전문가들은 과도한 간지럼 태우기는 아이의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충고합니다.
그럼 과도한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냐구요?
만일 아이가 " 또 해주세요! " 하고 달려나온다면 아이는 놀이로써 즐기고 있는 것이겠지요?
책 속 아이처럼 말이죠.
로스 파크 미 캘리포니아대 심리학 교수가 발표한 '아빠효과' 라는 개념도 있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유대관계가 두터울수록 아이의 정서가 안정되고 지능발달점수도 높게 측정된다는 것이죠.
이른바 '아빠효과'는 아빠의 육아 참여가 아이의 정서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유대관계의 기본인 스킨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입니다.
물론 무턱대고 간질이는 것보다는 아이의 신체 여기저기를 꾹꾹 누르거나 안아주어 신체접촉을 자연스럽게 하고
눈을 맞춰가며 노래를 불러주거나 여러가지 말을 걸면서 아기 간지럼을 태우게 되면
언어발달과 감수성 발달에 좋고 친밀도 향상에 좋다고 권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스킨십 놀이를 통해서 엄마,아빠와 상호작용하는 느낌으로
아이는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오랫만에 가까이에 있는 '간질간질' 에 대한 책을 찾아 읽으며
아이와 함께 껴안고 뒹굴며 마음껏 부벼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아마도 덤으로 부모가 아이에게서 받는 어떤 '사랑'과 '위안' 도
얼마나 큰 지 느껴지게 되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