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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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게 김진명이라는 작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고구려』의 작가이다.

정작 그의 작품을 몇 권이나 읽어보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아무리 생각해봐도 몇 권 되지 않는다. 확실하게 기억나는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살수』정도 될까. 읽은 작품마저도 십 년이상이 되어 책의 줄거리도, 책에 대한 느낌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 와중에 이 책 『천년의 금서』를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풍겨나오는 것은 굉장히 궁금함을 자아냈다.

어떠한 내용이 담겨있길래『천년의 금서』라는 제목을 지었을까.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것도 오래된 고서의 느낌이 강했다. 책을 받아들였을때 나는 오래된 헌책인 줄로만 알았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책의 바깥쪽에 얼룩처럼 묻어있었던 탓이다. 고서의 느낌이 나게 하도록 이처럼 무늬를 넣었다고 했다. 책을 디자인할때 이런 것까지 신경써서 펴낸 것 같았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김진명 작가의 글의 느낌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첫 장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게 있었다. 바로 추리소설 형식의 역사소설인 것이다. 그것도 현재의 인물이 과거속의 어떤 것을 찾아가는 역사소설이었다.

 

고조선 이전 우리나라의 이름은 한(韓)이었다. 라고 시작하는 작가의 말엔 비장함 마저 느껴졌다.

한 여교수가 시체로 발견되었다. 과학기술 분야를 연구하는 여교수로, 자신의 서재에서 사서삼경의 두꺼운 책에 줄을 매달아 앉아서 목졸라 죽어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흔적도, 어떠한 약물도 검출되지 않아 자살이란 느낌이 강했지만 목반장은 혼자서 타살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사건을 조사하던중 어떠한 정보라도 얻을까 싶어 여교수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한 남자를 발견하고 이야기하게 된다. 그 남자는 핵융합 계통의 물리학 박사였고, 죽은 여교수와 친구였던 남자였다.

 

죽은 김미진 교수의 친구 이정서는 목반장을 도와 미진의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역시 자신의 친구이자 미진의 친구이기도 했던 한은원과 어떠한 일을 조사하고 연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은원은 미진과 연구하던 일 때문에 중국에 건너갔었고, 일본으로 간다는 이메일을 남긴후 자취를 감춰버렸다. 보낸 이메일도 확인하지 않아 정서는 은원을 찾아 중국으로 가기로 했다.

 

은원은 대한민국의 한韓이 고조선 이전의 한韓에서 왔을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성은 한韓 역시 왕의 성일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한의 유래를 미진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었고 그 근거를 찾았다 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고대국가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알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속에서는 한韓에 대한 근거를 찾고 있는 은원의 발자취를 훑고 있는 정서가 우연히 들은 말에 고구려는 한족이 세운 나라라고 손질을 하고 있다는 말을 우연히 듣는다. 우리도 신문에서 익히 보아왔던 문제의 말이기도 했다.

 

최근 중국은 중국 국경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고 있는 동북공정 정책을 펴고 있다.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보고는 분통을 터트리곤 했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중국의 역사 왜곡 때문에도 그렇다.

 

한의 유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국 춘추전국의 한과는 다른 개념을 알게 되었고, 사서삼경 중의 하나에 우리나라가 고조선 이전에 한나라로 불리웠음을 나타내주었다. 전체적으로 우리의 뿌리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역사의식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한동안 우리의 역사를 다룬 정통역사드라마가 떠 많은 시청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전과 현대물을 패러디해서 만들거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시간이동 식의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했다. 최근엔 고전을 가미한 판타지 드라마가 강세를 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고려말 조선을 개국하게 된 정도전의 사상과 혁명을 말하는 정통 역사 드라마가 다시 인기라고 한다.

 

이처럼 역사는 늘 우리와 함께 있는 것 같다. 책속의 인물 한은원이 자신의 성씨인 한韓씨의 유래를 찾으며 우리나라가 한漢이 아닌 한韓을 썼는지의 유래를 아는 일은 새로운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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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 만나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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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꿈을 자주 꾼다.

어지러운 마음을 대변하듯 매일 꾸는 꿈의 내용은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어느 날엔 회사에서 더이상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든가 하는 꿈을 꾸고, 또 어느 날엔 누군가가 아프고, 누군가와 싸우는 꿈을 꾸기도 한다. 마음이 복잡하면 꿈속에서라도 풀려는지 자꾸 복잡한 꿈을 꾼다.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생각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나 나의 복잡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을 달래듯 나는 최근에 팝음악을 많이 듣는다.

오래전엔 뉴에이지 연주곡에 빠져 있었지만, 최근엔 팝음악을 휴대폰에 받아 시간이 날때마다 듣고 있다. 복잡한 마음들을 풀려고, 또 음악을 듣다보면 풀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게 된다. 뉴에이지 연주곡을 벨소리로 사용하였던 것이 팝음악을 바뀌었을 정도다.

 

작가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써 표현할 것이다.

마냥 행복한 글만을 쓸수 없기에, 마음속에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마치 숨을 토해내듯 그렇게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 조해진의 글을 좋아한다. 우리나라보다는 다른 나라, 우리가 살고 있는 곳 보다는 다른 곳을 꿈꾸고, 그곳을 헤매이는 듯한 사람들의 글이 인상적이어서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번에는 『목요일에 만나요』라는 단편소설집이다. 예전 같으면, 단편 소설이면 구입을 조금 늦추거나, 구입하더라도 읽기를 조금 늦추는데, 조해진의 소설이라서 반가움에 먼저 구입을 했고, 책을 받자마다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내가 조해진의 소설을 읽는 건 모두 장편소설인가보다. 심연에 침잠하는 듯한 글을 읽으며 긴 호흡의 장편을 읽는 느낌과 단편은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다. 심연의 침잠이 더 깊어졌다. 장편을 읽을때도 두세번을 읽게 만들더니 단편 또한 만만치 않았다. 작가가 말하는 감정의 깊이에 깊이 빠져 있었던 듯 하다. 현실 보다는 꿈 속의 일들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현재 보다는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들의 감정의 골을 짚어내는게 큰 일이었다.

 

하나의 이름으로 존재하지 않고 이니셜, 예를들면, K 라던가, D 라던가, P 라던가 했다. 자신의 아들마저 Y라 부르는 작품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우기 보다는 이니셜로 자리잡은 그들 때문에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기도, 그들의 삶에 공감하기도 어려웠다.

 

 

「PASSWORD」에서는 해외로 입양한 한 인물이 나온다. 다이어리 맨 마지막에 자살이라는 글을 썼던 주인공. 생모를 찾기 위해 서울로 돌아왔지만, 생모는 만나주지 않고 고모만이 반겨준다. 자신을 입양한 양부모는 아이의 장기이식을 위해 자신을 입양한 듯 보이고, 자신의 정체,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나라에서 좀처럼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옆집의 장애아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아파한 인물이다.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는 주인공이 있는 「영원의 달리기」는 또 어떤가. 사랑했던 J가 갑자기 떠나버리고, 다른 나라의 먼 과거의 역사처럼 의자에 묶인채 심하게 맞고 있는 꿈이라던가, 잿빛 수용소게 갇혀 있는 꿈 등을 꾸며, 사랑했던 J에게로 향하는 마음에 느린 달리기에서 빠른 달리기를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작품속 인물들은 거의 행복하지 않다. 우울하거나 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았거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유리」라는 제목에서처럼 자신이 살았던 곳이 유리로만 이루어진 도시에서 살았다고 시작한 단편 또한 그렇다. 투명한 유리는 그 사람의 모든 삶이 비춰보일 것이다. 또한 무언가에 부딪힐때는 깨지기도 쉽다. 누군가에 의해 산산조각으로 깨지기도 하는게 유리다. 마치 유리 심장을 가진 이처럼 주인공은 그렇게 상처받기 쉬운 사람이다.   

 

메이의 나라에서 메이를, 또다른 메이들을 만나며 메이를 추억하는 「밤의 한가운데서」를 봐도 그렇다. 생물학적인 유전자를 주었던 J보다 오히려 자신을 감싸주었던 메이의 나라, 이곳에서 한때 유진으로 불렸던 이를, 유진이 기억들을 끄집어낸 이야기였다.

 

작가 조해진의 작품속 배경들은 거의 우리나라가 아니었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 동성애자로 살고 있는 소수자의 이야기라던가, 작가는 작품속 인물들이 살고 있는 곳까지도 이니셜의 도시로 말해왔다. 마치 꿈 속의 도시인양 그렇게 느껴졌다.

 

아홉 편의 모든 작품들이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들이다.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있었을 생각들을 나누었다고 본다. 책 읽는 일은 이처럼 작가의 심연들을 들여다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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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2 세트 - 전2권 소설 조선왕조실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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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이란 인물을 알았던게 학교 다닐적에 역사책에서 배운 조선의 개국공신으로만 알고 있었다. 언젠가 TV에서 방송했던 드라마에서 삼봉 정도전의 사상이 부각되어 아마도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정도전의 삶에 대해서, 정도전의 사상에 대해 궁금했을 것이다. 그러 여파 때문인지 최근에 텔레비젼에서도 '정도전'이란 인물을 탐색하는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었다. 처음엔 알지 못하였다가 정도전에 대해, 조선을 개국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라는 것 때문에 살펴보게 되었다. 몇편을 보고는 드라마를 보아야겠구나, 그에 관련된 책도 읽으면 좋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곤 정도전 이란 이름을 인터넷 책방에서 검색해보니 아주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었다.

 

나는 여러 권의 책들 중에서 민음사에서 나온 김탁환 작가의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을 읽기로 했다. 역사서 중에서도 깔끔하게, 그리 과하지 않게 심플하게 쓰는 작가의 작품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했었다. 그러곤 누군가의 선물로 받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나온 『삼봉집』을 먼저 읽을까 하다가 일단 조선을 건국하게 된 배경을 알고 싶어 김탁환 작가의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김탁환 작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은 작품의 배경과 주요인물에 대해서 아주 심플하게 다룬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같은 인물을 다룬 신경숙 작가의 『리진』과 김탁환 작가의 『리심』에 대한 접근도 그렇다. 심연속으로 침잠하는 인물의 묘사 보다는 그의 사상과 전체적인 틀을 강조하는듯한 느낌이 그렇다.

 

이 작품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기대한 정도전의 혁명은 부제에서처럼 광활한 인간 정도전을 살피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성계가 해주에서 낙마하는 시점부터 정몽주가 암살당하는 그 18일간의 여정을 그렸을 뿐이었다. 이 짧은 기간으로 정도전의 삶, 사상을 다 알수는 없었지만, 정도전이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했던 백성을 위한 나라, 그 개국의 첫발을 디딜수 밖에 없었던 정도전의 사상을 알수 있었다.

 

작가는 이 18일간의 여정을 정도전이 저술한 일기 형식의 글로 나타내었다.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것,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삼봉 정도전과 포은 정몽주, 그리고 이성계를 앞세워 이루고자 했던 그의 번민들이 담겨 있었다. 세 남자가 꿈꾼 새로운 세상을 여는 길, 갈등 구조 때문에 TV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드라마를 보듯 이 책에서도 새로운 정도전을 만났다. 그토록 백성을 위한 나라를 꿈꾸었으나, 오직 포은과 함께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이었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사직(社稷) 보다도 군(君)보다도 귀한, 결코 갈아치울 수 없는 그와 나의 모든 것, 백성 민(民)!  (1권, 28페이지)

처음부터 혁명을 꿈꾸지 않듯이. 혁명을 도모한다는 건 절망의 끝에 다다랐다는 뜻일세. 지금 여기의 사람과 제도로는 도저히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확인.

 (1권, 199페이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보았듯,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이 혁명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게 되는데, 이성계와 정도전 그리고 정몽주와는 또다른 감정들, 결코 섞이지 못하는 이방원에 대한 정도전의 감정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다른 혁명을 꿈꾼 이방원의 욕망이 조선을 개국하기 전부터 새롭게 보여진 탓이다. 결국 역사가 말해주지 않았나. 정도전이 우려한대로 이방원은 자신이 왕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목은 이색 스승에게서 형제처럼 배움을 같이 했던 포은 정몽주를 향한 정도전의 애틋한 마음과 결국에는 정몽주를 믿지 못했던 안타까움도 드러내었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이곳 백성이 느끼도록 만드는 것(1권, 130페이지)이 정도전이 생각한 새로운 세상을 향한 혁명이었다. 이러한 정도전의 번민에 그가 꿈꾸는 나라 조선이 개국했을 것이다.

 

정도전과 이성계, 정몽주의 사상들을 겨우 18일간의 여정으로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정도전의 사상에 대한 목마름이 더 커져가고 있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과거를 읽으며 현재를 이해하게 되고, 과거를 읽으며 우리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역사서를 읽는 일이기도 하다.  

 

민음사에서 새로운 역사서를 내고 있다는 것이 반갑다.

《민음 한국사》시리즈도 그렇고, 김탁환 작가가 《소설 조선왕조실록》 쓸 계획을 세웠다는 것도 그렇다. 그만큼 중요한 역사이기때문에 텔레비젼에서도 수없이 드라마로 방송하고 있지만, 소설로 보는 조선왕조실록은 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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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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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해리 홀레의 시작이 노르웨이가 아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했다는 건 의외였다.

형사 해리 홀레가 노르웨이 출신 여성의 살인 사건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해 그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히트작을 먼저 읽고, 작가의 전작들이 나오자 마자 읽기 시작했는데, 작가는 데뷔작에서도 우리에게 생각을 거리를 주고 있었다.

 

대개 작가의 데뷔작은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글들이 많은 편이다. 증권중개인으로 일하며 밤에는 싱어송라이터로 일하다 홀연히 소설을 쓰겠다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여행기에 오르게 되었는데, 오스트레일리아를 여행하며 느낀 감정들을 소설로 쓴 것 같다. 처음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해 자신을 맞아준 앤드류라는 형사를 만나고 경찰서에 가 사건이야기를 듣게 된것도 그랬다. 해리를 맞아준 앤드류라는 형사는 이 사건의 담당이 아니었는데 자원한 경우였다.

 

요 네스뵈는 해리로 하여금 잉게르 홀테르의 살인사건을 앤드류와 수사하게 되면서 앤드류가 안내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로 부터 삶의 애환, 그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해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앤드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인 에버리진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정부는 백인의 피가 섞인 아이들을 미개한 원주민 가정에 구출해 문명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원주민 복지법령'에 의거하여 부모로부터 강제로 격리시켰다고 한다. 미국이 인디언을 말살시키듯 오스트레일리아도 그렇게 했던 것이다.

 

에버리진인 앤드류와 앤드류가 아들처럼 보살피는 투움바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힘겹게 살아가야 했던 일들을 들을수 있었다. 책에서 보이는 오스트레일리아는 동성애자의 도시이며, 마약이 판을 치는 도시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삼십대 초반의 해리 홀레가 해리 홀레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어쩌면 통쾌했다. 데뷔작에서도 해리 홀레의 형사적 감각은 탁월했던 것이다.

 

 

해리는 앤드류에게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설을 듣는다.

거대한 뱀 버버와 왈라의 이야기였다. 왈라라는 젊은 전사가 무라라는 아리따운 아가씨와 사랑에 빠졌다. 왈라는 성년식을 마치고 부족의 여인들 가운데 사랑하는 여자를 골라 결혼할 수 있었다. 사냥을 해 전리품을 가지고 신부의 부모에게 지참금으로 주기 위해 사냥을 떠났고, 무라는 잔치에 쓰려고 꿀을 따러 갔다가 거대한 뱀 버버에게 당하고 말았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왈라는 무라의 시체를 나뭇잎 속에서 발견했고, 고무를 이용해 버버를 잡아 죽였고 새끼까지 같은 방식으로 잡아 죽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처럼 요 네스뵈는 첫번째 장은 왈라, 둘째 장은 무라, 마지막 장에서는 버버라는 제목을 써가며 이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누가 잉게르 홀테르를 강간하고 목졸라 죽였는지, 용의선상에서 한 사람 한 사람씩을 제외시키며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마지막 장의 버버에서 우리는 해리 홀레의 날카로운 직감으로 사건의 본질을 향해 달려가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앤드류와 함께 만나 보았던 광대 오토의 죽음과 앤드류의 죽음에 이르러서는 도대체 드러나지 않는 살인자 때문에 애를 태우기도 했다. 자신의 동족을 위해 복수하기 위해 그들을 벌주고 있는 살인자는 책의 마지막에야 정체를 드러낸다. 결국엔 약자가 강자들을 위해 벌주기 위한 것이었고, 에버리진의 박해의 역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였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에버리진의 이야기를 검색해보았다.

에버리진들은 요 네스뵈에 책 속에서보다 훨씬 피폐한 삶을 사는 것 같다. 어느 분이 쓴 글에서 봐도 버스안에 에버리진과 함께 탔을때 한 백인여자가 냄새가 난다며 에버리진에게 소리를 쳤을때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적도 많으며 그는 이미 체념의 상태인것 같다고 했고, 마약에 절어 사는 이들, 에버리진이 공공장소에서 폭행하던 거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에버리진을 말살시키기 위한 그들의 정책과 살아남은 그들의 안타까운 삶을 요 네스뵈는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해리 홀레의 첫번째 활약을 지켜보며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아픈 역사와 전설을 함께 바라본 느낌이다. 해리 홀레를 제대로 알게 하는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 해리 홀레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라면 꼭 읽어야 할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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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가 시작되었다.

신학기가 되니 아이들은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재때문에 구입하느라 정신이 없다.

메모를 가지고 구입한 것이 잘못돼 반품하기까지 이르렀다.

 

신학기철이라 아이들 교재때문에 내 책 구입하는 것을 띄엄띄엄 했는데

결국엔 또 구입하고 말았다.

 

최근에 구입한 책들은 다음과 같다.

 

 

 

 

 

 

 

 

 

서평단 도서로, 읽을 책으로 있는 책들은 이런 책들이다.

 

 

 

 

 

 

 

 

 

 

 

오늘은 퇴근하고 아이 학교에 가야한다.

고등학교는 저녁시간에 학부모총회를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출근할때마다 챙기는 책 한권과 사무실 책상옆에 붙여놓은 색색의 포스트잇은 신간 책 제목들로 가득하다.

 

 

 

 

 

 

 

 

 

<개포동 김갑수 씨의 사정>의 작가는 허지웅씨다.

요즘 TV프로그램 '마녀사냥'으로 굉장히 핫한 인물인데, 그의 소설은 어떨까 궁금하다.

TV프로그램에서처럼 거침없을까?

 

 

 

 

 

 

 

 

 

 

 

 

 

 

 

 

 

 

 

 

 

 

 

 

이제 곧 꽃피는 계절이 온다.

주말이면 꽃구경 가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늘 가방 한켠에 담겨질 책들 때문에 구입하고 싶은 책 목록은 길어만 간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은 좋아해 꽤 읽었는데, 정작 에세이는 읽어보지 못한것 같다.

'힐링'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 그다지 관심없었는데, 이웃 분의 리뷰를 보니 꽤 괜찮을 것 같다. 삶의 성찰을 볼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 네스뵈의 소설들을 좋아한다.

이번에 방한하게 되면서 <박쥐>와 <네메시스>가 출간되었다.

요 네스뵈의 팬인 나는 국내에 출간된 책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 흐흐흐

 

 

 

 

 

 

 

 

 

요 네스뵈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도 꼭 읽어주고 싶다.

 

최근 노예12년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그에 관련된 책들도 많이 나왔다.

영화가 감동적이어서 책도 많이 읽는것 같다.

 

 

 

 

 

 

 

 

 

 

 

 

 

 

 

 

 

 

 

 

 

최근엔 네이버 웹소설이 꽤 인기를 끌고 있다.

로맨스 소설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매망량애정사> 같은 경우는 표지도 참 만화스럽게 나왔다. 

 

이렇듯 쏟아져 나오는 책들 속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들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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