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설의 시대 1 백탑파 시리즈 5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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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소설을 읽어오며 느낀 점은 그가 조선왕조실록을 소설로 나타낸 특별한 작가라는 점이다.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해서 왕의 이야기가 아니다. 의금부도사 이명방을 주축으로 한 백탑파를 말한다는 점이다. 이 소설에서는 백동수,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 그리고 김진이 등장한다. 추리 형식의 소설로 정조 시대의 인물들과 그 사회상에 관심을 갖게 되어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의금부도사이자 밤낮으로 쥐 수염의 세책방에 다니며 책 읽기를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소설을 쓰는데 여념이 없는 이명방의 시점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세책방에 나온 소설만으로도 총 121편이 나온 대소설가 임두에 대한 명성은 자자하다. 23년간 하나의 작품 <산해인연록>이라는 대소설을 집필해 온 작가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가득한 이명방은 김진의 부탁으로 그가 그린 그림을 들고 작가의 집으로 향했다. 집을 나서는 어여쁜 젊은 여인과 문을 열어준 여인, 그리고 늙은 여인을 맞이했다. 그가 소설을 쓴 작가라니, 외국의 문물을 접하고 온 선비일거라 짐작했지만 그러한 대소설을 쓴 작가가 한낱 여인이란 게 이명방에게는 놀라웠다. 

 

자기가 쓴 소설을 가지고 갔으나 서슬 퍼런 임두 작가에게 놀라 조용히 놔두고 그 자리를 나왔을 뿐이었다. 꽃에 미쳤다 하여 화광이라 불리는 규장각 서리 김진으로부터 받은 물건을 가지고 갔었다. 그가 그린 그림이 임두 작가의 <산해인연록>과 맞느냐 맞지 않느냐는 임두 작가에게 달렸다. 작가는 그림에 맞지 않다며 화광의 그림을 내쳤고 그길로 나온 참이었다. 이명방은 김진의 권유로 궐에 들었고 금상의 후궁 의빈과 만나 임두 작가의 작품을 계속 쓸수 있는 방안을 들었다. 이후 임두 작가가 사라지고 <산해인연록> 199편을 이을 200편의 작품을 완료하지 못하게 되었다.

 

의빈과 혜경궁은 임두 작가가 소설을 쓸 당시 원한 건 한 가지였다. 황족이 등장할 경우 남녀 불문하고 요절시켜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마흔 살을 넘기게 하겠다는 것 또한. 그런데 소설 속 주인공의 정실인 창화 공주가 십몇 년 동안 병석에 누워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임두 작가는 매병(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고 궁궐에서 원하는 내용대로 소설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소설이 자유롭기 위해선 소설가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 국가에 의해서든 사회에 의해서든 경계를 짓고 틀에 가두는 모든 규정에 반대한다는 것. 그 반대 목록엔 스스로 정한 틀도 포함된다는 것. 거대한 화두가 내 몸 전체를 짓누르는 듯 했다. (1권, 122페이지)

 

 

 

'소설은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쓰는 것도 아니다. 온몸과 온 마음을 매일매일 아낌없이 내던지는 고된 작업! 그렇게 내던지기 위해선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어야 한다. 특히 잘 먹어야 한다. 소설 쓸 시간 아낀다고 굶는 것보다 한심한 짓은 없다. (1권, 262페이지)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는 한자로 된 글은 주로 양반들이 읽었으나 언문으로 된 소설의 주 고객은 여성들이었다. 세책방에서는 사람을 시켜 소설을 필사하였고 필사본을 기다리는 고객 또한 여성이었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소설을 필사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책들을 읽어야 가능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 아닐까. 작가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었듯, 소설 속 작가 임두 또한 수많은 작품들을 읽고 필사했다. 그러했기에 23년에 걸쳐 199편의 소설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집필실에 걸린 수많은 작품속 인물들의 연결고리, 서재에 정리된 책의 목록들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작가는 소설을 읽고 쓰는 여성들의 입장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저력을 표현했다. 물론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의 마음이 이 소설에 많은 부분 표현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우리, 소설을 쓰는 작가 또한 하나의 독자임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명방 또한 대소설을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사모해마지 않은 임두 작가를 방문할 때 자기가 쓴 소설을 가지고 갔으며 작가의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다.

 

 

 

작가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나무와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물론 작가가 쓰는 작품이 독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서로의 접점이 없기에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취향이란 게 존재하니까. 여성이 사랑하는 소설을 쓰기에 여성 만큼 그 사정을 아는 경우도 드물다. 여성들이 읽는 많은 작품들이 여성에게서 태어났다는 가정하에 이 소설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의 챕터는 『대소설의 시대』라는 제목에 걸맞게 유명한 대소설의 제목을 차용했다. 전혀 알지못한 제목으로 된 소설의 제목들은 작가가 지은 제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100여편의 시리즈로 된 소설들이다. 그 많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소설을 쓰고 퇴고하는 작업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은.

 

사라진 임두 작가의 소설을 그의 제자들인 수문과 경문이 쓰기로 했지만 스승의 작품을 흉내내기만도 어려운 상황인 건 뻔한 사실이다. 수없이 작가의 작품을 읽고 베껴 썼으나 작가처럼 생각하는 드물 터였다.

 

마치 지상의 운명을 따라 소설을 써 나가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천상의 운명에 맞춰 이야기를 전개시킨 겁니다....., 사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그 두 가지 운명을 넘나들며 소설을 써 나갈 수 있는 소설가는 오직 한 사람뿐입니다. (2권, 147페이지)

 

끝이라 체념한 순간, 이어지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인생 하나는 소설. 소설이 끝나도, 그 소설을 쓴 작가와 그 소설을 읽은 독자의 이냉은 이어진다. 그리고 가끔은 소설이 끝난 뒤 새로운 소설이 이어지기도 한다. (2권 157페이지)

 

예상한 대로 소설이 흘러갈지라도 소설을 대하는 즐거움은 변함없다. 기대하는 바가 있고 작가를 믿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매병에 걸려 처음 계획한 소설들이 제대로 흘러가지 못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결국 결말은 독자에게 달렸는지도 모른다. 결말이 없는 소설에 자신만의 결말을 부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애타게 완결을 기다리는 독자에게 작가의 결말은 소중한 선물과도 같은 것.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그래서 오늘도 소설을 읽는다. 소설처럼 재미있는 게 또 없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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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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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하는 듯 하지만 그 속에 삶이,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어쩔 수 없이 사회 생활을 해야하는 피로한 사람들이 있다. 마음이라는 건 드러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그래도 느껴지는 게 있다. 분위기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거다.

 

삶이 무조건 평탄하기만 하다면 재미없을 것 같다. 꼭 재미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굴곡진 삶을 가진 자의 이야기가 더 오래도록 기억하기 마련인 것인지. 갖가지 사연으로 점철된 삶이 그나마 살아있다는 걸 느끼기 때문일까. 우리는 각자의 사연을 모은다.

 

공상수라는 인물과 박경애라는 인물이 주축이 되어 소설을 이끌어간다. '반도미싱'이라는 회사의 영업부 팀장대리인 공상수는 회장과 국회의원 출신의 아버지의 인맥으로 낙하산으로 들어온 인물로 큰 실적을 내지도 못하는 그저 그런 인물로 비춰진다. 그런 그에게 퇴근후 한가지 삶이 있었으니 바로 페이스북 '언니는 죄가 없다' 즉 언죄다의 운영자다. 성별을 밝히지 않았으나 언니라는 이름으로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글을 건네는 인물이다. 물론 언죄다라는 페이지를 운영한다는 건 비밀이다.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겅중한 키에 언제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면서 줄담배를 피우는 박경애는 3년전 파업 사건때문에 홍보부에서 총무부로 다시 영업부로 발령을 받았다. 소위 영업부 팀장인데 팀원을 배정해달라는 상수의 청에 부장이 경애를 상수의 팀원으로 보냈다. 세상사 모든 일에 시들한 것 같은 경애와 상수의 접점이 있었으니 그건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 영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호프집 화재사고로 죽은 친구 은총을 함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대학시절 선배인 선주와의 이별 후로 그의 결혼후 다시 만나게 되는 마음들을 상수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메일을 보냈다는 거다.

 

상수의 페이스북은 꽤 유명한 페이지가 되었다. 언니라는 이름으로 메일을 쓰는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 없었다. 상수 또한 과거의 기억들 때문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상수 보다 경애에게 더 집중하게 된다. 그녀가 고등학교 시절 겪었던 것들. 영화를 좋아하는 E와 피조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던 때. E의 죽은은 오래도록 그녀의 가슴에 남아 저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두었다. 꽁꽁 숨겨두고 꺼내지 않아 더 아프게 느껴졌다.

 

상수가 E의 친구라는 것을 깨닫는 경애는 그때에서야 봉인을 풀듯 은총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그리고 파업을 하며 회사측의 편에 들지 않았지만 그들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힌 경애였다. 조선생의 다음 말은 경애의 마음을 다독이는 말이었다.

 

일은요, 일자리는 참 중요합니다. 박경애 씨, 일본에서는 서툰 어부는 폭풍우를 두려워하지만 능숙한 어부는 안개를 두려워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안개가 안끼도록 잘 살면 됩니다. 지금 당장 이렇게 나쁜 일이 생기는 거 안 무서워하고 삽시다. (52페이지)

 

삶은 어쩌면 견디는 일이다. 직장 일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나의 실적을 가로채도 견뎌야 하는 거다. 그 사람의 상처 같은 건 개인적인 일일 뿐이다. 파업이 끝난후 해고되어 알코올 중독자가 된 조선생을 누가 신경쓰겠는가. 하지만 경애는 조선생을 신경 썼고, 경애와 상수에게 베트남 직원들조차 그들을 챙겼다. 삶이란 견디는 일임과 동시에 누군가를 챙기는 모습을 보고 작은 감동을 받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잖습니까. 건강하세요, 잘 먹고요, 고기도 좋지만 가끔은 야채를, 아니 그냥 잘 지내요. 그것이 우리의 최종 매뉴얼이에요. (334~335페이지)

 

상수가 경애에게 메일로 건넨 말이다. 사랑에 아파하지말고 그 마음을 그대로 이어갈 것을 말했다. 공통의 기억과 지금은 없는 공통의 친구를 가진 그 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랐다. 경애와 상수가 가진 은총이라는 친구의 기억을 말하며 비로소 울음을 터트릴 수 있는 것. 그들에게 얼마나 아픈 일이었던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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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9-10-2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

Breeze 2019-10-25 09:06   좋아요 0 | URL
김금희 작가의 책 좋더라고요.^^
 

 

 

 

 

 

 

 

 

SNS에서 일명 셀럽이라 부르는 인터넷 스타인 임리아가 죽었다. 착하고 예쁜 봉사녀인 리아가 죽을리 없다. 그녀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개명 전 이름 경아라고 부른다.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고 뛰쳐나간 수아는 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경아 자살한 거 아닙니다'라는 문자를 받은 수아는 경찰에게 돌려주기 전에 경아의 휴대폰을 백업 받았다. 그리고 나름대로 경아의 죽음을 조사한다. 마지막까지 누구와 함께 있었으며 누가 죽였는지 궁금하다.

 

한 살 터울의 동생이라고 해도 동생이 만나는 사람을 다 알지는 못한다.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 피상적인 것만 알 뿐이다. 공부 잘 한 수아, 예쁘고 착한 경아. 자매에게 주어진 이름이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봉사활동을 한 경아와 어떠한 일로 교회와는 담 쌓고 동생을 질투하기도 하며 경쟁하는 언니 수아의 어릴적 일들을 떠올린다.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의 집에 방문했던 예수의 말을 떠올린다.

 

언니인 마르타가 예수와 다른 손님들을 대접할 음식을 준비할 동안 동생인 마리아는 예수 앞에 앉아 예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마르타가 마리아에게 자기 일을 도와달라고 하자 예수가 마리아를 거들어 말한 부분이었다. 여기에서 수아는 경아를 마리아로, 자신을 마르타로 여긴다. 마르타가 되어 동생의 진짜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빈소의 장면을 찍은 사진과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누구인가, 경아가 자살한 게 아니라면서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는 이는 누구인가. 누군가에 의해 죽었다면 죽은 사람은 누구인가. 경아의 휴대폰의 사진과 통화 목록 그리고 SNS 상의 활동을 보며 경아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압축한다.

 

자매라는 관계는 늘 경쟁 상대에 있는 관계다. 자매 뿐만 아니라 형제 또한 그럴 것이다. 부모님에 의해, 타인들에게 비교대상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말하는 사람은 별뜻 없이 했을 테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문득 어릴적 기억이 하나 떠오른다. 바로 아랫동생이 예뻤다. 사람들이 여동생을 보면 다들 '예쁘다'라고 했었고 나한테는 언니냐며, '귀엽다'라고만 했었다. 그게 싫었던 것 같다. 차라리 수아처럼 공부라도 잘했다면, 내가 느꼈던 그런 감정은 느끼지 않지 않았을까.

 

 

 

마치 추리소설처럼 여겨졌다. 자살이라 여겼던 경아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었고,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을 찾아 나서는 일들이 그랬다. 만약 그녀가 죽으면 자신의 SNS 계정을 정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익명의 남자 또한 의심스러웠다. 익명은 도대체 누구인걸까. 어떻게 안 사이일까. 경아가 죽게 된다는 걸 어떻게 알고 근처에 있었던가. 추리소설은 아니기에 수아는 쉽게 그 인물들을 찾아 나선다. 또한 어떠한 행동까지 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이 동생 경아를 아주 많이 사랑했음을.

 

다른 한편으로 수아는 경아를 죽인 남자를 꼭 직접 찾아야 했을까.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 안되었을까. 책을 읽는내내 여러 생각들이 부유했다. 결말은 내가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었다. 이게 이렇게 쉽게 해결될 일 이었나. 현실처럼 여겨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소설이기에 가능했던 결말이었다.

 

작가는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를 수아와 경아의 이야기로 빗대어 말하면서 예수가 말하고자 했던 깊은 뜻을 전한다. 예수가 마르타를 나무랐던 건 다른 사람들 즉 제자들을 의식해서 말했음을 나타냈다. 다른 남자 제자들처럼 예수의 발치에 앉아 가르침을 듣고 있었던 마리아를 가만두라는 뜻으로 말이다. 마리아와 마르타를 차별하지 않았던 예수를 말했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우리는 어떠한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가. 관계와 비교의 대상으로써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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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0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0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트]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코믹스 Volume 1~2 + 어드벤처 타임 백과사전 - 전3권
라이언 노스 지음, 브레이든 램 외 그림, 서애경 옮김, 정한결 감수 / 작가정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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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일들이 떠오른다. 손꼽아 기다리던 TV 만화 시리즈. 그 시간에 공부라고 하라고 하면 속상해서 울곤 했었다. 지금 다시 봐도 좋은 만화영화. 그때에 보았던 기억들 때문에 지금 이 나이에도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작가정신에서 나온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코믹스』를 읽으며 느꼈던 것은 역시 보았던 시리즈가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보지 않았던 만화는 생소하기 때문에 그 캐릭터를 알아가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어렸을적부터 동화책을 많이 읽어 나름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여겼으나 이제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한번 읽다가 멈춰 다시 읽은 코믹스다. 1권 첫부분을 읽을 때는 핀과 제이크의 어떤 모험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막혀 있었던 상상력의 힘이 새로 생겨났다고 해야겠다. 이러니 나이가 들어도 동화책이나 만화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것 같다.

 

 

 

 

우 랜드에 사는 소년 핀과 마법 개 제이크, 버블검 공주가 이 소설의 주된 주인공 들이다. 제이크가 마법 개라고 하지만 마법을 제대로 부리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인간인 소년 핀 보다는 조금 나은 정도.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핑크 공주 버블검이었다. 과학적 지식이 풍부해 물건 만들기를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1권에서는 핀과 제이크가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게 되고 사악한 해골 악당 리치가 세상을 파괴하러 왔다. 핀과 제이크는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모래로 뭐든 만드는 사막 공주의 도움을 받아 자루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되었다.

 

 

 

 

 

2권에서는 버블검 공주가 타임머신을 발명한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본 핀과 제이크는 과거로 돌아가 자신들이 벌였던 상황을 바로잡으려 자꾸 타임머신을 작동시켰다. 그들 뿐만 아니라 거기에 속해 있는 모든 인물들의 상황이 변해버리는 건 당연하다. 어느새 15년후 미래로 와버렸다. 핀과 제이크는 다시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기 까지 어떤 과정들을 거칠까.

 

 

 

 

핀과 제이크, 버블검 공주, 뱀파이어 여왕 마르셀린, 비모, 얼음 대왕의 모험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들에게 상상력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깨닫게 된다. 현실에 지쳐 있다보면 너무 힘들지 않은가. 비록 만화속 인물들이지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모험을 하는 장면을 읽고 있노라면 지친 현실을 잊게 된다. 다음엔 어떠한 모험의 세계로 떠날까 상상하게 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만화가 아닐까 한다. 그림 색깔이 선명하고 커서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할만 하다.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즐거운 상상력을, 만화를 좋아하는 어른들이라면 어릴적 기억들을 떠올리며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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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읽다, 쓰다 - 세계문학 읽기 길잡이
김연경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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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와 독서가들의 마음을 훔친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올때도 즐겁지만 좋아하는 고전문학 작가들의 작품이 나오면 표지에 따라 혹은 출판사에 따라 작품들을 모으곤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서도 출판사별로 있는 책이 꽤 된다. 아무리 애서가라고 하지만 욕심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제어가 잘 되지 않는다. 어느새 구매해 버리곤 한다.

 

최근에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을 읽었다. 속 표지와 책 속엔 사강의 사진이 여러 컷 수록되어 있었다. 나는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 기뻤던 것이 사강의 사진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사강의 책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 것 같았다. 자유로운 감성을 지닌 작가의 사진이 이 책의 다양성을 말하는 것 같아 내심 기대했다. 다만 책표지를 사강의 사진으로 했기 때문에 사강의 어던 작품을 말했을까 궁금했었지만 수록된 작품이 없어 조금 아쉬웠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슬픔이여 안녕』 겨우 두 권 읽었을 뿐이지만 나름 기대했었던 이유였다.

 

소설가 김연경의 세계 고전문학 깊이 읽기다. 총 80편의 작품을 말하는데 짤막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듯 여겨진다. 작품에 따라 거론될 수 밖에 없는 작가의 삶과 작품의 간단한 내용을 언급했고, 작품을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한 글이라 볼 수 있다.

 

책 좀 읽는다는 소리를 듣는 내게 80여 편의 작품들 중 읽지 않은 작품이 많았다는 건 아이러니다. 편향된 독서를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문학 분야를 주로 찾아 읽는 내게 그만큼 책이 많았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핑계를 대본다.

 

 

 

총 일곱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제에 맞게 책을 골랐고, 작가에 따라 두세 편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역시나 내가 읽은 책에 대한 깊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 읽지 않은 책들은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반복하는 행동이긴 하다. 

 

내가 가장 많이 읽었던 책들이 있는 챕터는 다음과 같다. 일상, 속(俗)의 기록, 문학과 정치, 메타픽션, 성장, 청춘, 예술 부분이었다. 읽고 싶은 세계 고전문학 중에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작품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민음사에서 계속 출간되는 책이기도 하고, 네 권의 책을 읽었지만 사실 읽어야지 하면서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분되지 않은 문단의 문장들을 읽고 있노라면 도무지 다음 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서다. 즉 읽었으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겠다. 그만큼 난해하게 여겨진 소설이기도 한데 역시나 저자는 프루스트를 언급한다. 언젠가는 다시 도전해 보고싶은 책이라 저자의 글을 깊이 읽었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파리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고 그것에 작가는 '우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울과 권태는 모터니티의 수도, 즉 19세기의 파리를 몸으로 살아 냈던 보들레르의 발명품이다. 이 독특하고 새로운 정서의 진앙은 시간, 혹은 시간에 대한 의식이 아닐까 한다. (41페이지, 『파리의 우울』 부분 중에서)

 

중편 소설이지만 아직까지 읽지 못했던 책 중의 하나가 루쉰의 『아Q정전』이다. 저자 또한 이 책을 가리켜 '중편 소설의 분량이지만 한 인물의 인생을 조망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장편 소설을 방불케 한다' 라고 했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서 읽지 못한 책인데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읽었더라면 저자가 하는 말에 더 공감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여성 작가의 책 들 중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그리고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가 아닐까. 사랑의 결과물과 방식은 다르지만 각자만의 이야기를 해서 영화로도 만들어져 그 즐거움을 더했던 작품이다.

80여 편의 문학 작품속에서 삶의 모습들을 본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삶, 내가 경험했던 것에 대한 감응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책으로 인해 인생을 알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평범한 독자든, 유명한 작품을 남긴 작가들 또한.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책속의 인물들의 삶을 보며 내가 나아갈 삶의 방향을 찾는다. 책 속의 길이 있다는 아주 진부한 말에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책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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