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ce 선택이 기회다
왕창 지음, 김택규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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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라는 이름씨와 자주 쓰이는 움직씨에는 잡는다가 있다. 왠지 기회란 쉽게 잡히지 않고, 자주 찾아오지도 않기 때문에 눈에 띄면 바로 잡아 채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나는 내 옆에 있는 기회에게 찾는다라는 친구를 소개해주고 싶다. 기회는 널려 있다. 다만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도록 어두운 등잔 밑에 숨어 있을 뿐. <선택이 기회다>(황매. 2007)는 이런 내 생각을 확고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하지 않고 그냥 모른 채 하겠다? 그것마저도 당신이 선택한 결과다.

 

 

세일즈에 대한 개념 설정부터 다시!

 

사람과의 교류와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우리 모두는 세일즈맨이다.

그렇고 말고요! 세일즈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왠지 모를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은 나 뿐일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직업, 발로 뛰어 다니며 실적을 올리기 위해 애쓰는 직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만큼 기피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세일즈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설정한다. 상대를 설득할 때의 나의 관점, 취직을 위해 열심히 만드는 이미지, 스스로를 높이기 위한 가치 등, 나와 관련한 모든 것이 세일즈의 대상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세일즈맨이다.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구성

 

이 책의 서문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의 관점을 바꾼다. 내가 책을 낸다면 꼭 쓰고 싶은 서문이었고, 독자이자 고객인 내가 이 책을 살 수 밖에 없는 매혹적인 글이었다. 우선 이 책이 필요한 이유와 책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 명확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신선하다. 등장인물들을 삽화로 보여주고, 그들의 경력과 특징을 시작 부분에 정리한다. 이 방법을 통해 독자 나름대로 이야기를 예측해보는 재미를 준다. 드라마를 보듯 흥미진진, 위태위태한 상황들이 주인공 황쥔에게 던져진다. 세일즈 현장에서 겪게 될 어려움을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법을 훈련하기

 

주인공 황쥔과 함께 우리는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 때 저자가 개입한다. 상황 해결의 팁을 제시하고, 3의 눈이라는 박스를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은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분석하고, 각각의 선택의 결과를 예측한다. 독자는 미리 그 상황에 처해보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기회를 낳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훈련된다. 마치 직접 고용한 컨설턴트가 내 상황을 분석하고 조언을 주는 것처럼 자세하고, 명쾌하다. 참으로 친절한 왕창씨다.

 

 

이 책을 보면서 얼마 전 읽었던 <회사가 당신에게 가르쳐 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 떠올랐다. 그 책 역시 각 기업의 운영 방식, 커뮤니케이션의 비밀 등 이 책과 비슷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만 구성은 확실히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구성이 더 마음에 들고, 내용도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 책의 세일즈 포인트는 시뮬레이션이다. 독자 스스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상황에 푹 빠져보고, 문제점을 느끼게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수십 번의 선택을 직접 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아주 매력적이고 실용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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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야 할 21가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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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야 할 21가지』. 이 책은 제목처럼 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실천해야 할 내용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현재 한국 최대 헤드헌팅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는 취업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지적해 준다.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것들,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은 결코 발견할 수 없는 것들로 21개의 목록이 구성되어 있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책의 내용을 생각하면 참 적절한 제목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도, 출간 시기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도 그저 아쉽기만 하다.『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랜덤하우스코리아. 2006)를 대표로, 작년 한 해 쏟아졌던 실용서들과 비슷한 제목 스타일, 공병호의『초콜릿』(21세기북스. 2006)을 연상시키는 일러스트, 자기계발서 마다 인용하는 상투적인 성공 사례까지 여러 가지 요소들이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끝까지 읽은 것은 그 내용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 나 자신, 태도, 관계에 대한 이야기

당신이라면 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로 몇 가지를 얘기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미래의 목표와 방향 설정이 확실히 되어 있는지? 스스로가 이 질문에 답한 후에 저자가 제시하는 21가지 목록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저자는 21가지 해야 할 일을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구분하고 있다. ‘나 자신을 주제로 머릿속에 담아야 할 7가지, ‘태도와 관련해 손에 쥐어야 할 7가지, 마지막으로 관계의 측면에서 가슴속에 지녀야 할 7가지를 제안한다. 저자로부터 21가지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 자신을 경영하는 법을 고민하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로 잡아간다. 더 나아가 나와 관계 맺는 사람들과 긍정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에 대해서도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 사회에 나가기 위한 진짜 준비

한겨레 신문사에서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고, 현재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의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쌓은 저자의 경험들은 이야기 곳곳에 숨어 있다. 취업을 위해 영어 시험 점수를 따고, 면접을 준비하고, 외모를 가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당신들이 진짜 준비해야 할 것은 태도마음가짐임을 낮은 목소리로 외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최고경영자 허브 켈러허의 인터뷰 내용을 가장 마지막에 실은 것도 자신이 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기 위함이 아닐까?

 

우리는 자기 만족을 뛰어넘어 조직 환경에서도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학력이나 경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교육은 우리가 책임질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태도를 채용합니다.” (270 p.)

 

♬ 세계 곳곳의 선배들에게 듣는 한 줄의 성공 노하우

저자의 이야기 하나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한 마디가 마지막에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세계 곳곳의 선배들에게 멘토링을 받는 셈이다. 저자의 조언 21가지와 멘토들의 노하우 21가지, 42가지의 가르침은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마음 속에 와 닿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 머릿속에 남은 것은 42가지 조언이 아니라 딱 한 마디 주제였다. ‘태도’.

 

하나님께서 당신을 어느 곳에 데려다놓든, 그곳이 바로 당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에 얼마나 많은 사랑을 쏟고 있느냐다.

 마더 테레사 (258 p.)

 

스스로가 꿈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나에게 자랑스러운 를 원한다면, 긴 여행에서 잠깐만 짬을 내어 이 책을 만나보기 바란다.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와 성공학 서적들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말기를, 부디 제대로 된 멘토를 만나 올바른 가르침을 실천하기를. 긍정적인 마음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현실을 바로 보고, 내게 필요한 것을 콕콕 집어내고, 현명한 선택을 통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자. 이 책을 읽는 것은 그 과정을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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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스와 제이미 올리버의 맛있게 사는 이야기
줄스 올리버 지음, 서영조 옮김 / 즐거운상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제이미 올리버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젊고 재치 있는 요리사로, 신나게 요리를 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남자. 2003, 대영제국훈장 MBE (요리로 국위를 선양한 공로)까지 받은 실력파이자, 요리와 맛있는 음식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 여자들이 꿈꾸는 완벽한 신랑감 아닌가! 한동안 제이미는 친구들 사이에서 러블리 제이미로 통했고, 모두들 그가 만들어 낸 음식들을 한 번이라도 먹어보기를 바랐다. 그런 그가 유부남이라니! 물론 우리가 그와 결혼할 가능성이 그다지 크진 않지만. (없다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흑흑) 하지만 그 사실이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고, 그런 남자와 사는 여자는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 하며 약간의 질투심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속았다. 이 책은 제이미 올리버의 아내 줄스 올리버의 글로만 가득했다. <줄스와 제이미의 맛있게 사는 이야기>라는 제목에 깜박 속아, 제이미의 글도 있을 거라 섣불리 판단한 내 잘못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을 말하자면 유명한 요리사를 남편으로 둔 여자, 줄스 올리버의 출산과 양육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 속에 제이미는 엑스트라 중 한 명처럼 종종 등장할 뿐이다. 물론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사랑스럽고 다정한 남편의 모습으로.

 

별 기대 없이 봤던 영화가 오히려 큰 감동으로 다가와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새 제이미는 관심 밖의 인물이 된다. 그리고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인 줄스 올리버만 보인다. 그녀가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실컷 수다를 떨고 나니 어느새 나도 예비 엄마가 된 듯한 기분이다. 참고로 나는 아기는커녕 남편도 아직 없지만 말이다.^^; 이미 자녀를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출산을 앞두고 겪었던 설레임과 고생했던 경험들이 세세히 살아날 것이고,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라면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할지 도와주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고, 첫 아이를 갖기까지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만한 의학 지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사촌 동생들이 자라는 모습을 많이 보며 자랐다. 이제는 제법 안정감 있게 아이를 안고, 울면 달래고 트림 시키는 일 정도는 잘 해낸다. 이 정도로 감히 아기 잘 본다는 위험한 발언을 하고 다녔다니! 전 세계의 어머니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뭘 몰랐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 자체도 경이롭지만 그 생명체를 낳아 기르는 일은 더욱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아직은 먼 일로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고 조금씩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오늘은 엄마와 통화하면서 감사한다는 말을 꼭 전할 것이고, 저녁에 만날 친구에게는 이 책을 선물하려고 한다. 참고로 그 친구는 임신 6개월 째 되는 예비 엄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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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서돌 직장인 멘토 시리즈
신시야 샤피로 지음, 공혜진 옮김 / 서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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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년 차 직장인이며 아직까지는 아침 출근이 즐겁고, 회사 생활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나. 그런 내게도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라는 제목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괜히 읽었다는 것. 내용이 별로였다거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는 게 힘이다라고 하지만 때로는 아는 게 병이라고 생각하는 내게 50가지 비밀은 50가지 병으로, 아주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이 책에 따르면 나는 블랙리스트 명단 중에서도 위쪽 자리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 이제 어떻게 하란 말인가!

 

50가지 비밀 중에는 들렸지만 못 들은 척, 보였지만 못 본 척했던 공공연한 사실도 있고, 그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품었던 의문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서도 있고,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의심스러운 구석도 있다. 타로 점이나 사주를 볼 때, 또는 잡지에 실린 이 달의 운세나 별자리를 읽으면서 그래 맞아. 신기하다.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펴지 말기를.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운세나 점을 싫어하고 의심 많은 나조차도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무서운 책이기 때문이다. 모든 비밀이 다 당신에게 하는 말 같고, 회사 생활에 도움은커녕 방해가 될지도 모르니 부디 조심하기 바란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곳곳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원들의 존경과 애정을 듬뿍 받고있는 다른 팀 팀장님의 손에서, 워낙 실력이 뛰어나 회사생활에 고민이라곤 없을 것 같은 과장님의 손에서 이 책을 처음 목격했다. 그리고 며칠 후, 엘리베이터 옆 게시판에 이 책에서 인용한 문구가 보란 듯이 붙여 있는 것이다.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을 전직원이 볼 수 있는 게시판에 공개하다니! 더 이상 비밀은 없었다. 빨리 읽고 회사의 의도를 파악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무언의 압박만 남아 있었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을 지금껏 꾸준히 저질러왔다면 지금 당장 고치면 된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면 우리 회사의 비밀을 파악하는 데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면 된다. 어찌됐든 이 책은 실용적이고, 조직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다. 최소한 아무 것도 모른 채 된통 당하고, 제 발로 회사 밖을 나가는 멍청한 짓은 막아줄테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회사 동료 중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CEO나 직속 상사는 대책 회의까지 마치고 벌써 새로운 비밀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이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만은 비밀로 하는 게 좋겠다. 회사는 이런 책을 읽는 직원을 눈여겨보고 경계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비밀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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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읽어볼 만하지만 잘 받아들이기 바라는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6 13:53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 신시야 샤피로 지음, 공혜진 옮김/서돌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26일 읽은 책이다.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아 술술 읽혀 내려간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거나 해봤던 사람들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보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면서 고개를 끄덕 거릴 수도 있겠다. 회사가 표방하는 가치 이면의 숨겨진 얼굴을 여지없이 드러내보여주는 듯 하는 고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만약 그런 고발들로만 이..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 / 지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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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다. 제목부터 어렵다 싶더니 그 내용은 더더욱 어렵다. 알아 먹지 못할 말들이 쓰여져서 어려운 것은 결코 아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어렵다. 이 책은 우리의 편견을 깨부수려는 책이다. 의도는 알겠으나 차곡차곡 쌓여 부지불식간에 내 일부가 되어 버린 편견들은 쉽사리 깨지지 않는다. 부패 경찰관, 공갈협박꾼, 마약 중독자, 아동 노동 착취자, 폭리 취득자 이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되고,  한술 더 떠 그들 직업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니! ,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이냐.

 

도덕의 문제로 접근하는 순간 이 책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가득 찬 몹쓸 책이 되고 만다.  그래서 일까? 저자는 들어가는 말부터 독자들을 어르고, 달랜다. 폭력을 가하지 않는 활동이 법적 처벌이나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처벌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 이러한 활동이 도덕적이거나 적합하거나 좋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라.는 조심스러운 명령과 함께.

 

이 책을 견디지 못하고 덮어버린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지독한 편견 하나가 덧씌워질지도 모른다. 그럼 그렇지. 하여튼 미국이란 나라는쯧쯧쯧. 그 이유는 이 엉뚱한 책이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였고, 그 저자 역시 미국의 경제학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꾹 참고 이 책의 끝을 만나보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편견 껍데기를 눈과 마음에 평생 덮어 쓴 채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철저하게 왜곡된 시선으로.

 

우리는 의도하든 아니든 근거 없는 편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논리라는 튼튼한 박스 테이프로 잘 감싸고 튼튼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쉽게 찢어지는 종이 테이프에 불과하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빤히 보이는 진실들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다. 자꾸 우리라는 표현을 써서 불편한가? 그렇다면 로 해두자. 표현이 바뀐다고 해서 진실이 바뀌지는 않을 테니까.

 

사회의 악으로 간주되는 온갖 직업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그들의 직업이 사실은 위대한 것이며, 우리에게 도움까지 주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말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그를 따라가더라도 조금만 한 눈을 팔면 그의 논리에 깜박 속아 넘어간다. 지독히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주장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그의 말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 보고 싶지 않은 면을 들춰내며 네 위선을, 이기적인 논리를 똑바로 쳐다봐!라고 호통치는 듯한 글을 통해 차츰차츰 편견의 두께가 얇아진다.

 

아직까지도 그들을 사회의 영웅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거북하고, 뭔가 꺼림칙하다. 하지만 이라 단정짓는 것은 잘못이고, 오히려 내 편견이 그들에게 독과 악이었음은 인정한다. 알고 있지만 결코 아는 체 할 수 없던 문제들을 과감하게 결과물로 만들어 낸 저자 월터 블록. 그의 다른 저서들을 찾아 읽기 전에 이 책을 한 번 더 정독할 생각이다. 그에게 반박할 수 있을 때까지 반박하고, 내 나름의 논리로 설득도 해 볼 생각이다. 이 직업들로 인해 내가 받은 피해를 펼쳐 보이고, 싸워도 볼 작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내 성장을 막는 편견들은 점점 더 얇아지고, 시야는 넓어질 테니까 

 

 

* 개인적으로 표지 디자인이 참 아쉽다.

책의 내용을 보기도 전에 읽기 싫은 책으로 만들어버리는 촌스럽기 그지 없는 표지.

표지만 잘 만들었더라도 독자들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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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악에 대한 경제적 재해석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3 03:40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지상사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22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은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사회적 통념상 악인으로 취급하고 있는 부류의 직종에 대해서 경제 논리로 해석을 하고 있고 이것을 "시장경제의 필요악"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책이다. 어찌보면 궤변적인 얘기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내용 면면을 유심히 보다 보면 매우 논리적이고 설득적으로 얘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이 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