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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st 선정 글로벌 CEO 132인 - Different World-One Dream, Chief Executive Officer
남편과원숭이 편집부 엮음 / 남편과원숭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성공을 꿈꾸는 회사원들을 유혹하는 MBA 과정,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종류도 기간도 다양하다. 하지만, 다달이 지불해야 할 카드 값, 갈수록 늘어나는 자녀 교육비로 허리 휘는 직장인들에게 MBA 과정의 투자 비용과 시간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이 씁쓸함을 달래주겠노라며 신간이 하나 나왔다. 영국의 주간지 'The Economist'
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에 걸쳐 각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최고경영자들을 선정해 소개한 내용을 140개 Case에 압축”한 책, <글로벌 CEO 132인>(남편과 원숭이. 2008)가 바로 그것.
기획의도는 좋았다. “2년 과정의 MBA에서 다루는 경영전략, 리더십, 인사, 마케팅, 재무 그리고 그들의 인생에 대한 주요 핵심 논점들이 망라되어” 있어서 “현대 경영의 맥을 이해하는 동시에 미래를 이끄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니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그런데 너무 많이 압축하고 지나치게 핵심만 뽑은 것일까? 132명의 글로벌 CEO를 다룬 것은 분명하나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경영의 맥을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단편적이다. 한 명의 CEO를 위해 마련된 공간은 단 두 페이지. 그 안에서 그들의 기업가 정신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여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번역투 문장이 더해져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조차 벅차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The Economist'
에서 가져온 기사라는 것 말고는 누가 쓴 기사인지, 번역자는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편집부 편역”이라는 문구가 표지 제목 밑에 조그맣게 쓰여있는 정도.
편역도 번역이 아닌가? 눈에 확 띄는 표지와 무지개색을 사용한 깔끔한 본문 편집은 좋았으나 내용 배열과 번역의 측면에서는 실망스럽다. 독자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는 마음이 지나쳐 완결성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독자는 'The Economist'
지에서 뽑은 132편의 기사 스크랩북을 보려고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다. 급변하는 시대에 그것도 한참 지난 기사를.
책의 출판사 ‘남편과 원숭이’의 사장님은 “세상에 보탬이 될 만한 일을 평생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출판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 마음으로 만든 첫 책이 바로 <글로벌 CEO 132인>이다. 기획 의도는 좋았으나 내용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독자는 주머니를 열며 모양과 내용이 모두 알찬 책을 기대한다. 이번에 신선한 기획으로 독자의 주머니를 열었다면 다음에는 충실한 내용으로 마음까지 열어주기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