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스와 제이미 올리버의 맛있게 사는 이야기
줄스 올리버 지음, 서영조 옮김 / 즐거운상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제이미 올리버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젊고 재치 있는 요리사로, 신나게 요리를 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남자. 2003, 대영제국훈장 MBE (요리로 국위를 선양한 공로)까지 받은 실력파이자, 요리와 맛있는 음식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 여자들이 꿈꾸는 완벽한 신랑감 아닌가! 한동안 제이미는 친구들 사이에서 러블리 제이미로 통했고, 모두들 그가 만들어 낸 음식들을 한 번이라도 먹어보기를 바랐다. 그런 그가 유부남이라니! 물론 우리가 그와 결혼할 가능성이 그다지 크진 않지만. (없다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흑흑) 하지만 그 사실이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고, 그런 남자와 사는 여자는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 하며 약간의 질투심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속았다. 이 책은 제이미 올리버의 아내 줄스 올리버의 글로만 가득했다. <줄스와 제이미의 맛있게 사는 이야기>라는 제목에 깜박 속아, 제이미의 글도 있을 거라 섣불리 판단한 내 잘못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을 말하자면 유명한 요리사를 남편으로 둔 여자, 줄스 올리버의 출산과 양육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 속에 제이미는 엑스트라 중 한 명처럼 종종 등장할 뿐이다. 물론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사랑스럽고 다정한 남편의 모습으로.

 

별 기대 없이 봤던 영화가 오히려 큰 감동으로 다가와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새 제이미는 관심 밖의 인물이 된다. 그리고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인 줄스 올리버만 보인다. 그녀가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실컷 수다를 떨고 나니 어느새 나도 예비 엄마가 된 듯한 기분이다. 참고로 나는 아기는커녕 남편도 아직 없지만 말이다.^^; 이미 자녀를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출산을 앞두고 겪었던 설레임과 고생했던 경험들이 세세히 살아날 것이고,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라면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할지 도와주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고, 첫 아이를 갖기까지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만한 의학 지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사촌 동생들이 자라는 모습을 많이 보며 자랐다. 이제는 제법 안정감 있게 아이를 안고, 울면 달래고 트림 시키는 일 정도는 잘 해낸다. 이 정도로 감히 아기 잘 본다는 위험한 발언을 하고 다녔다니! 전 세계의 어머니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뭘 몰랐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 자체도 경이롭지만 그 생명체를 낳아 기르는 일은 더욱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아직은 먼 일로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고 조금씩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오늘은 엄마와 통화하면서 감사한다는 말을 꼭 전할 것이고, 저녁에 만날 친구에게는 이 책을 선물하려고 한다. 참고로 그 친구는 임신 6개월 째 되는 예비 엄마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