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고래
김형경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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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피곤하면 가끔 그런다. 두꺼비집 퓨즈 나가는 것 한가지지.건강하다는 증거니까 걱정말거라.-43쪽

수렵인의 후예로 태어나 수무직 노동자로 일하기가 쉽지 않아.-45쪽

기억은 뜨겁거나 차갑고 뽀족하거나 거칠었다-97쪽

할아버지는 언제 어른이 되었어요?
처음 고래를 잡았을 때 그랬지 싶다. 쿠우슈우 근해였는데 어쩌자고 처음 쏜 작살이 급소를 맞혔다. 잠시 후 고래가 꽃을 피워 올리는데 아, 이제 됐구나 싶더라.-102쪽

고래가 꽃을 피울 때는 고래 영혼이 내 몸으로 들어온다-103쪽

글을 쓰다보니 마음이 이상해지더라. 그냥 글자만 쓰는 거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더라. 마음을 깊이 뒤집어 밭을 가는 것도 같고 맘 속에서 찌개를 끓이는 것도 같고-137쪽

여전히 벽에 기대앉은 채 나는 잃은 것들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했다. 예전에 탔던 노란 자전거가 몹시 그리울 때, 어린 시절 곰인형을 다시 안고 싶을 때, 작년에 내린 눈을 다시 한번 만지고 싶을 때, 그런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마다 누군가 가슴을 한 삽씩 퍼가도록 내버려둬야하는지.-138쪽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을 때마다 마음이 꼬이고 날카로워지는 것 같았다. 어른들이 저마다 이상해 보이는 이유도 그들이 잃어버린 것들 때문인 듯했다. 상실과 이상함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가 왜 고래배를 내주기를 망설였는지도 짐작할 것 같았다.-144쪽

어른들이 잃어버린 것들 때문에 이상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잃어버린 것을 슬퍼하느라 이상해지는 것 같다. 아빠가 어린 시절 낙원을 거듭 이야기했던 것,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던 것, 고래사냥을 노래할 때 심하게 과장하던 것이 모두 아빠 나름으로 슬퍼하는 방법이었구나 싶었따.엄마가 이십년간 울지 못했던 것, 할머니가 고양이와 강아지 들을 돌보는 것, 할아버지가 뒷산에 나무를 심는 것까지.나도 이제 나만의 슬퍼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이상한 방법을-157쪽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슬퍼하는 방법들을 가진 것 같다. 평생 우유나 식용유만 마시고 사는 사람, 산꼭대기에 홀로 돌담을 쌓는 사람, 십년 이상 나무를 깎고 다듬어 높은 정자를 짓는 사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본 기인들도 그런 습관이 생기기 전에 소중한 것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주인 무덤을 찾아가 눈물 흘리는 송아지나 사시사철 우편배달부를 쫓아다니는 강아지까지.-201쪽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펴다 버린다-208쪽

더이상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은 우산을 쓰지 않고 비내리는 거리를 걷는 것과 비슷할 듯했다.불편하고 불쾌하고 감기에 걸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빗방울이 얼굴에 닿는 서늘한 감촉, 머리카락 끝에맺히는 물방울, 젖은 옷이 등에 달라붙는 칙칙한 느낌을 알게 될 것이다.-210쪽

얼마나 아팠으까 엄마 아빠는
내면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서도록 놀랐다. 나는 그동안 한번도 엄마 아빠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나를 다 키워주지 않고 가버렸다면서 부모를 원망하고, 고아가 되었다는 사실 떄문에 슬퍼했다.단 한 번도 떠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사고가나던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까. 다친 채 길바닥에 누워 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영원히 떠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슬펐을까. 남겨진 자식 떄문이 아니라 덜 살고 남겨둔 저마다의 삶 때문에 슬펐을 것이다.-213쪽

언니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기 우해 정해둔 규칙 같은 건 있어. 징징거리징 않기, 변명하지 않기.핑계대지 않기, 원망하지 않기.그 네가지만 안해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가하지."-220쪽

나도 지금 이 시간들을 특별하게 기억하여 나중에 저렇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릴 수 있었으면 하는

"그리고 이제 죽음 같은 건 리코더 연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223쪽

제가 팔 것은 무형의 물건입니다.한 달간 매일 한 통씩 문자메씨지를 보내드리고, 한 달 후에는 두 통의 엽서를 보내드리는 상품입니다. 매일 여러분께 희망과 기쁨이 되는 메쎄지, 살과 뼈가 되는 메씨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서른 통이 문자와 두 통의 엽서, 이것이 제가 팔 상품입니다.-224쪽

나는 주어를 바꾸어 다시 생각했다. 나는 엄마 아빠 없이 혼자 살 것이다. 나는 혼자 힘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것이다. 엄마 아빠 없이 남자친구를 사귀고 결혼할 것이다. 엄마아빠 없이 직장에 들어가고 휴가여행을 떠날 것이다. 주어를 바꾸자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마음속에 이상한 힘이 생기며 등이 똑바로 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 힘의 느낌을 잘 기억해 두기로 했다. 엄마아빠, 걱정하지 마, 나도 괜찮을거야.그 생각을 하자 다시 눈물이 흘렀지만 등의 힘은 그대로 였다.-229쪽

기억하는 일은 왜 중요해요?
그것을 잘 떠나보개기 위해서지.잘 떠나보낸 뒤 마음속에 살게 하기 위해서다.-236쪽

고등학교 일학년 때 멘토링에 대해 알려주신 가정 선생님이 "닮고싶은 사람에게 편지쓰기"라는 숙제를 낸 적이 있었다.나무는 서태지에게 , 미유는 마돈나에게, 우리반 반장은 마더 테레사에게 편지를 썼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닮기에는 너무 컸다.나는 테레사 수녀처럼 인생을 모두 희생하면서 봉사할 자신이 없었다. 마돈나처럼 옷을 조금만 입고 전세계 관객을 향해 섹시한 춤을 출 자신도 없었다. 무엇보다 나느 서태지와 같은 재능을 타고 나지 못했다. 유관순 언니에게 편지를 쓸 수도 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너무 겁쟁이였다.결국 나는 숙제를 하지 못해 손바닥을 맞았다.그때 영호언니를 알았더라면 언니에게 편지를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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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만들기 - [EBS 방영] 빠삐에친구 페이퍼 플레이타임
(주)캐릭터플랜
평점 :
절판


기본 구성은 4장으로 되어 있다.  

표지,배경지, 그리고 만들기 방법을 설명하는 종이, 스티커 용지 4장이다.  

거기다가 코끼리를 만들 수 있는 10cm정도의 작은 종이 2장이 들어 있다. 

배경지에  스티커를 붙여 들판을 꾸민다.  

들판이 조금 어둡다. 뭔지 모를 비도 내린다. 나무와 꽃을 꾸민다.  

그리고 작은 종이를 동그랗게 오려서 얼굴을 만들고 다시 작은 종이를 잘라 귀와 코, 상아까지 만든다. 버리는 종이가 없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는 코끼리 코의 쓰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질문이 2,3개 정도 써있다. 

코끼리 코는 어떤 일을 할까? 코끼리 코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 손처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5,6살 정도라면 혼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오리고 자르고 붙이고, 스티커로 장식하는 활동들이다. 

그런데 가격대에 비해 만족도는 떨어진다. 1500원정도면 괜찮을텐데 정말 비싸다. 5000원 정도면 이런 활동을 30번도 더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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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대회
우리 몸 털털털 웅진 지식그림책 6
김윤경 지음, 한승임 그림, 윤소영 감수 / 웅진주니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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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많은 아빠를 보면서 흉보는 아이들이 있다. 아빠는 원시인이야? 아빠는 왜 털이 이렇게 많아?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부모는 그냥 이라고 대답하지 말고 털에 대해 그 중요한 기능에 대해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
눈썹,코털,귓속 털,머리털에도 작은 털이 아주 많단다.
털이 없는건 손바닥,발바닥,입술뿐이야.

털은 왜 필요할까? 털은 몸의 온도를 변하지 않게 지켜줘. 이불처럼. 털이 없는 뱀, 물고기, 거북이, 악어 등은 온도가 자꾸 변해.

또 털은 피부를 보호해. 위험한 자극에서 보호하지.머리털이 스폰지처럼 푹신한 공기층을 만들어 단단한 것에 부딪쳐도 머리가 덜 아파
또 먼지를 걸러내기도 하지.

털은 멋을 내는 방법이 되기도 하지.털이 없다면 모두 모두 비슷해 보일거야.

털은 건강을 나타내기도 해. 아픈데가 없으면 머리털도 반짝반짝해져.털이 잘 자라게 하려면 음식을 골고루 먹고 마음 편히 생활해야해. 동화책이지만 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하는 좋은 책이다.중간에 엄마, 아빠의 알몸도 나온다.정말 구체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아이들은 이런 책을 정말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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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뷰]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리뷰를 올려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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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14
앤서니 브라운 그림, 그림 형제 원작, 장미란 옮김 / 비룡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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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샐 것 같은 낡은 집에 우울한 가족이 식탁에 앉아 있다. 식탁에 앉았지만 먹을 것이 없다.우중충한 다른 식구들과 달리 분홍색 옷을 입은 엄마만이 생기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헨젤과 같은 모습의 처참한 인형이 바닥에 놓여있다.

숲속에서 밤새도록 걸어온 아이들에게 엄마가 이런 말을 한다. 그림처럼 서늘하게 내다보며
"못된 녀석들, 숲 속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잔 거냐? 집에 아예 안 오는 줄 알았다." 왼쪽 코 아래의 점이 선명하다.

그 날 밤도 나가서 조약돌을 준비하려하지만 새엄마가 문을 담가서 나갈 수 없다. 밝은 달만 집을 비칠 뿐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헨젤과 그레텔은 숲에 버려진다.
과연 아빠는 정말 새엄마의 뜻을 몰랐을까?

그리고 비둘기의 인도로 찾아간 숲속의 과자집에 있던 마녀는 누구였을까? 새엄마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점을 보라. 엄마가 늙게 변장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그레텔의 노예와 같은 생활이 이어진다. 나무의 그림과 풀숲의 모습이 정말로 무시무시하다.손모양의 나무, 독수리의 얼굴 나무 뿌리, 죽은 사람 모양의 나무 무늬등이 등을 오싹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집은 새엄마와 함꼐 살때랑은 정말로 다르게 깨끗해져 있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이고 비판적이다.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가 솔솔하다.

표지가 너무나 쓸쓸하다. 버려진 아이들과 거대한 나무, 빨간 버섯과 그레텔의 빨간 스웨터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가 아이를 버리는 일을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그것이 경제의 문제이든 전쟁이든 도덕적 문제이든 상관없이 말이다.아이들이 정말 불쌍하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믿어주고 아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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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잎싹 2009-04-22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책 너무 예뻐요.
제가 아는 앤서니브라운의 책은 정말 얼마 안된다는 걸 느끼네요.
헨젤과 그레텔 그림이 정말 갖고 싶게 만드네요.
추천하고 가요.~~

오월의바람 2009-04-24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은 늘 비슷비슷한데 그림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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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대회
만4세 그리기
아이즐북스 연구개발실 엮음 / 아이즐북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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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려붙여 꾸미기, 창의적으로 그리기, 모양찾아 칠하기, 색의 어울림 알기, 마음대로 꾸미기 등등 그림 그리기의 기본을 학습지로 익힐 수 있었다.

오려붙여 꾸미기에서는 오리고 잘라서 예쁘게 꾸미는 활동을 한다. 창의적인 활동은 아니지만 적당한 위치에 알맞은 부품을 붙여서 멋진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손도장 찍기, 상상하여 그리기, 가면 만들기 등의 활동이 있다. 물고기를 멋지게 그린 아들이 어찌나 대견하던지...
그런데 내가 아이에게 너무 강압적으로 시킨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다. 아이를 교육하는 일은 언제나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늘 놀리기만 하면 무엇을 이룰까 싶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하지만 미술놀이를 할 때는 낙서를 해도 내버려두자. 온 몸에 옷에 다 칠을 해도 하하하 랄랄라 웃어주자. 그래야 맘껏 그리겠지. 엄마의 마음이 넓어져야 아이의 마음이, 가슴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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