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스포일러로 가득찬 글입니다.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니, 지브리 스튜디오니, 세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분명 재밌게 봤다. 그림으로 표현된 이야기들이 어쩌면 그렇게 아름답던지... 처음 접한 것은 <이웃집 토토로>였다. 어릴 때, 친구집에서 영어자막이 된 걸로 봤었는데, 말은 일본말, 자막은 영어니 무슨 내용인지 알아들었을리 만무함에도 그림에 정신을 홀딱 뺏겼던 기억이 난다. 그 후 5년 이상 지나 영화관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고, 그 때도 정신없이 매료되었다. 그리고 나서 <모노노케 히메>를 봤고, 또 반쯤 넋이 나갔었다. 세 작품들을 보면서 나는 늘 놀랐다. 첫번째로는 마치 진짜 사람인 것 같은 세세한 심리·동작 묘사에 놀랐고, 두번째로는 진짜 사람이 아니기에 표현할 수 있는 동화적인 환상에 놀랐다. 디즈니의 동화와는 다른, 또 다른 느낌의 동화의 세계였다.

  이러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기뻐한 것은 당연했다. 굉장히 기대가 컸던 것이다. 아,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얼마나 멋질까!

  그렇게 기대를 많이 하던 작품을 보았다. 그리고 감히 단정적으로 말하려 한다. 진짜 '동화'의 완결판이었다. 감독이 그리고 싶은 것을 전부 때려부은 듯한 진정한 '동화'의 완결판. 그래서인지 <하울>에서는 기괴한 모양으로 돌아다니는 하울의 성, 공기를 사뿐사뿐 밟으며 즐기는 공중 산책 등, 참 동화 같은 영상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이런 건 괜찮다. 오히려 좋다. 그러나 이것이 스토리까지 이어진다면 좀 문제가 있다. 동화도 동화 나름이지, 그저 해피 엔딩이라고 헤헤거리고 웃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하울>은 너무 많은 문제를 간단 그 자체로 해결해버렸다.

  우선, 황야의 마녀가 방해가 되자 설리만에게 보내 힘을 잃게 한다. '무대가리'가 처치 곤란하게 되자 소피의 키스로 이웃나라 왕자가 되게 한다. 영화가 끝날 때가 되자 벌여놓은 전쟁을 수습해야 하니 설리만의 멘트를 이용한다. "어서 이 바보같은 전쟁을 끝내야지"라니, 지금 장난하자는 건가? 어차피 만화일 뿐이지만, 그 대사가 나오는 순간 내 눈에 비친 것은 불길에 휩싸인 민가와 고통받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간단히 끝낼 수 있다면, 왜 진작 끝내지 않은 거냐. 주인공만 하하호호하고 있으면 다가 아니지 않은가! 전쟁이 싫다고 말하는 하울을 주인공으로 세워놓고, 감독은 자신이 전쟁에 반대함을 말하고 싶었을까. 하지만 그 반대라는 것이 너무도 이기적으로, 주인공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나 많은 문제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휙휙 해결해 놓고는, 정작 중요한 문제는 풀지 않았다는 것이 또 우습다. 바로, 소피의 저주에 관한 문제이다. 소피의 저주는 풀린 것인가? 저주로 등 굽은 할머니가 된 소피의 모습은, 신기하게도 불규칙적으로 바뀐다. 분명 처음 저주가 걸렸을 때는 꽤 오랜 시간 할머니였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랬다 저랬다 지 맘대로다. 밤에는 원래 모습이 되는 건가, 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아닌 걸로 판명되었다. 황야의 마녀의 힘이 없어졌기 때문에 저주가 풀리는 거라면, 제대로 풀려야지, 할머니의 모습도 심심찮게 나오는 게 이상하다. '약발'이 있는 것처럼 '저주발'도 있다는 건가? 결국 끝날 때는 하울이 '별빛'이라고 표현한(그래봤자 내 눈에는 할머니 때 머리카락 색이랑 똑같드만)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의 모습이 되어있다. 허, 참 이상도 하다.

  일단 실망을 하고 나니, 전에 영화 홍보물을 보면서 느낀 석연찮은 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놈의 '꽃미남'이라는 단어였다. 꽃미남이라고, 꽃미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하쿠가 인기있었기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드디어 '미소년은 잘 팔린다'는 걸 깨닫고 이용해 먹기 시작한 건가 했다. 그래도, '꽃미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건 배급사지 감독이 아니었으므로 생각을 접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 생각이 맞았던 게 아닌가 싶다.

  하울, 하울. 만화 캐릭터인데도 영화 보는 내내 하울만 스크린에 등장하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으니 할 말 다 했다. 그 녹아드는 목소리하며, 잘 빠진 다리하며, 베어다 칼로 써도 될 것 같은 콧날하며. 이렇듯 잘 생긴 것은 기본적으로 깔아준다. 거기에 능숙하게 달걀을 깨는 손놀림, 청소는 안 하지만 '이사' 한 방이면 그 정도 문제는 다 해결되는 가정적인 모습도 보인다.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이유가 없다는 말은 얼핏 재수없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이~ 요 귀여운 녀석!'이라는 반응이 튀어나온다. 거기에서 혹, 정말 재수없다는 생각이 팍팍 든다 해도, 바로 뒤에 이어지는 "나는 겁쟁이"라는 고백 신에서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설리만 앞에 나타날 때의 능청스러움이 있는가 하면, 같은 장면에서 "소피가 있어서 올 수 있었다"는 말로 지켜주고 싶은 이미지를 굳힌다. 자신만의 비밀의 화원으로 소피를 초대하는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느끼고 나면, 마지막엔 소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전쟁터로 날아오르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남자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게 되어있다. 이러니 어떻게 하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나 '꽃미남'을 연발하더니 그거 하나엔 확실히 성공한 모양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하울의 얼굴만 봐도 행복해요', '기무라 타쿠야 목소리만 들어도 흐물거려요'라는 생각이 든다면, 혹은 '기대따윈 하지도 않아요'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크게 건지고 나오고, '기대 만빵이예요', '또 얼마나 훌륭한 이야기를 풀어놓을까요'하는 기대를 걸고 본다면 좀 잃을 영화였다. 나?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였다.

  (아, 오랜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길게 적었더니 속이 다 시원~하네!^^)


▲첫만남


▲이런 표정으로 무엇을 하고 있겠습니까?

▲계란을 깨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아니, 하울의 움직이는 돼지우리를 청소하는 중인 소피.



▲그렇다. 미남은 괴로워해도 멋있는 것이다.


▲소피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 안 넘어갈 수가 없다.



▲맘만 먹으면 이사 정도야 애들 장난.


▲하나조노하루타로(꽃밭의 봄돌이)라는 이름은 그대의 것이었소...

▲많이 본 장면.


▲글에는 등장하지 않는데... 마르클과 힌. 정말 귀여웠다! 캐릭터에서만 승리한 듯.


▲지켜야 할 게 생겼어. 소피, 너야.


▲여러모로 소피의 키스는 쓸모가 있다.



▲보라, 저 진정 높아주시는 하울의 콧대를...


▲진짜 황당했던 '이웃나라 왕자' (아, 이 너무 구.체.적.인 설정은 뭐냐고)


▲이것이 바로 '별빛' 머리카락.


▲이렇게 로맨틱한 엔딩이 어디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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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1-0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스,스포일러가 많을것같아요!! '하울~'을 보고난후에 와서 다시 읽겠습니다...^^a

明卵 2005-01-04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맞아요! 스포일러 덩어리네요! 눈을 가리세요~ 음... 경고문이라도 써 놓아야 하나^^;;

明卵 2005-01-06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꽃미남 만세!! 인 거죠^^
 

  전쟁, 이라기보다도 '전투'에 서려있는 광기가 굉장히 자세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나로서는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시뻘겋게 뿜어져나오는 피, 눈앞을 가리는 모래바람, 전장(자막에 계속 '전장터'라고 나오는데, 그런 말은 없다.)을 휘감는 비명소리는 정말 끔찍했다. 게다가 더럽게 오래 나왔다. 아, 미치는 줄 알았다. 그래도, 찍는데 엄청난 고생을 했을 것 같아 그점을 존중하는 의미로 눈 한 번 안 감고 봤다.

  영화에서 가장 충격이었던 것을 꼽으라면 당연히 앞에 말한 전투장면을 꼽겠지만, 가장 거슬리는 것은 노출 수위였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적어도 몸의 50% 이상은 가리고 할 얘기를 꼭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해야겠냔 말이다. 당시엔 그랬다, 라고 하면 별로 아는 바가 없는 나는 입 다물어야겠지만, 나에게는 매우 거슬렸다.

  이렇게나 내 신경을 건드리는 이 영화, <알렉산더>가 끝난 직후에는 그저 '뭐지, 대체 뭐였지'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스케일은 컸으나 스토리에 극적 요소가 적어 지루했다. 이는 역도산을 떠올리게 했는데, 이로써 삶은 드라마가 아니라는 게 좀 더 확실해진다. 게다가, 내용 전개가 지루하니 안 그래도 충격적인 장면들이 더 두드러져 보이기까지 했다. "정말 구질구질한 삶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꼭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여러 신화를 섞어서 알렉산더라는 인물의 삶을 그려낸 것은 놀라웠다. 알렉산더의 방식에 동기를 부여하고 역사의 흐름에 필연성을 섞은 그 구성은 섬뜩함마저 느끼게 했다. 또한, 알렉산더의 생명의 불씨가 꺼져갈 때를 표현한 두 장면 모두 마음에 들었다. 뱀의 여인 올림피아에 꼭 맞는 이미지를 표현한(건지 그냥 타고난 건진 모르겠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도 볼만했다.

  영화를 보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음에도, 참 이상도 하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림자를 두려워 마라", "두려움을 정복하라"는 그의 목소리가 울려온다. 영웅은 고독하고, 위업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말하고 있음에도, 결말은 그가 '위대한 알렉산더 대왕'이었다는 것이기에, 마지막 순간 드라마가 절정에 다다르기 때문일까.

짜투리 :
1. 콜린 파렐은 머리가 좀 더 짧은 편이 낫다. 금발보다는 원래 머리색이 낫고.
2. 헤파이션(헤파이스티온?)으로 나온 자레드 레토. 아이라인을 진하게 넣은 것은 나름대로 '여성성'을 표현하려 한 것일까? '매우 남자다운' 두 사람이 '너무 찐한' 우정을 나누면 못 견딜까봐?
3. 카산더 역으로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가 나왔다는데, 나는 전혀 눈치를 못 챘다.


▲알렉산더, 첫번째 위기 - 색깔이 좋았다. 그런데, 왜인지 '일본'이 생각났다.


▲ 이렇게 두둥스러울 수가^^;; 정말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가 있잖은가! (왼쪽에서 두번째) 왜 몰라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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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1-0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콜린파렐의 금발엔 할말이...ㅠ.ㅠ

ㅋㅋㅋ자레드레토는 원래 아이라인이 저래요!!! 부담스럽게시리....^^;;;;;;;;;;;

明卵 2005-01-0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발은 말할 것도 없고, 그 헤어스타일도 정말 안 어울렸어요ㅜㅜ 당신은 머리를 깎아 주어야 해...

자레드 레토, 원래 그렇단 말입니까! 좀 압박스러웠어요; (전에 출연한 게 뭐가 있나.. 찾아봤더니 전 처음 보는 사람이구만요. 이름이 제어드 레토라고 되어있네요. 흠; 자레드 레토라고 다들 부르는 것 같던데;;)

어룸 2005-01-0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퀴엠'에 주연급으로 나왔고 '패닉룸'이랑 여기저기 많이 나왔어요, 유명한 여자연예인이랑 염문설도 있었는데 누군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a

明卵 2005-01-0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그렇군요^^

키노 2005-01-01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알렉산더를 보지 못했는데.좋겠습니다^^ 무척 궁금하군요..내추럴 본 킬러스와 같은 폭력성을 보여주는 모양이네요...과다한 폭력을 통한 폭력에 대한 거부감 이게 감독이 의도하는 바가 아닐런지요 ㅎㅎㅎㅎ 아니면 라구^^;;

明卵 2005-01-0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추럴 본 킬러스를 안 봐서 비교는 안 되지만, 알렉산더에서의 전투장면은 굉장하더군요. 과다한 폭력을 통한 폭력에 대한 거부감이라.. 그런걸까요? 키노님이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오오오오~~~ 만세!!! 291점이다!! 400점 만점이긴 하지만, 나는 너무 기쁘다.^^
문자·어휘는 모의고사보다 좀 높고(아, 나의 이 게.으.름.이 드러나는 순간... 문자 어휘가 안 나오는 이유는 다 게을러서다.), 듣기는 좀 낮고, 독해·문법은 잘 나와주었다. 문법을 잘 친 건 아닐테니 독해를 잘 쳤나보다. 
아아아~ 기뻐! 합격인지 아닌지는 아직 안 나왔지만, 예년의 경우 240점이면 합격이었고, 과락도 적용된 적이 없으니, 합격이겠지! 3급 건너뛰고 치는 거라 조마조마했는데... 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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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4-12-28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우와우와!!! (와락)축하드려요, 명란님~~!!! ^ㅂ^)/

아아...10과까지만 대여섯번 반복하고 끝내는 포기한 저같은 인간, 몹시 부끄럽사와요...^^a

明卵 2004-12-28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우와~~^^ 감사합니다!! 무우-지 기뻐요~!

(오늘밤도 수학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흑흑.. 주말에 너무 논 것이지요ㅠㅠ)

날개 2004-12-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축하드립니다..^^* 만족할만한 점수이신가 보군요.. 합격발표나면 더 크게 축하해드릴께요..^^*

明卵 2004-12-2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헤헤..^^ 감사감사~

明卵 2004-12-2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어머나! 3332로군요! 세상에나, 모르고 있었어요^^

明卵 2004-12-29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333

결국 제가 잡게 되네요^^;
(임형주 CD를 너무 -이어폰으로- 많이 들어서 귀가 떨어질 것 같군요.. 집에서만 들어야지, 원.)


starrysky 2004-12-29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 축하드려요!! 제 2005년 목표가 만화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 실력 쌓기인데 제 싸부님이 되어 주시와요 명란님~ ^^

明卵 2004-12-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히히^^ 쑥쓰러워용~
 

이곳, 알라딘 서재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아버려서 자체검열이 심해졌다. 
(여기서 '사람들'이란 오프라인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게 재미가 없다. 
그러다보니 올리지도 않게 된다.

악순환일 뿐이다.
서재를 닫기는 싫고
그냥 일기장만 옮기면 되겠지...
어디로 갈까.
아직 갈 곳은 모르겠다.
알라딘만한 곳은 없을텐데.
그래서 반쪽은 남겨놓는다.

온라인에 공개 일기장을 만든 것은 그것을 매개체로 온라인 상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종이 일기장이나 비공개 일기장에만 써놓으려니, 
그것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져서 만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남에게 주절주절 말할 기회는 별로 없는 나의 생각들을 적으려고.

아, 아무튼 나는 거기에 날 아는 사람이 개입되는 게 싫다.

자체검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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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4-12-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앙...ㅠ.ㅠ 그래서 카테고리가 팍 줄었군요...지붕의 매력남들도 사라지고...흑...저는 몹시 서운하고 슬프지만 옮기시고픈 그 맘은 이해가 가니까 할수없죠뭐...부디 아늑한 보금자리를 찾으실수 있기를!!! ^^

明卵 2004-12-2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녜요, 일기장만 닫아요^^ 카테고리가 줄어든 건, 어차피 열어놔도 새 페이퍼가 안 올라오면 별로 안 보는 것 같아서 정리를 한 거예요. 카테고리가 너무 많으니까 보기 싫어서요. 새 페이퍼 올릴 때면 공개로 돌릴 거랍니다. 매력남들은, 그냥 갑자기 우울해서 바꿨는데, 기분이 나아지면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지요^^

말 한 마디 쓸 때마다 '이걸 보면 00이 무슨 생각을 할까'하고 생각하는 건 참 피곤한 일이더군요. 그런데 제 동생 말마따나 "여기는 사람들이 다 순둥이"기 때문에, 알라딘에 익숙한 제가 다른 곳을 잘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알라딘에 또 만들지도 모르죠ㅎㅎ

sooninara 2004-12-2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체검열이라니..가장 심한 바이러스에 걸리셨군요..그래서 알라딘너들은 주변에 안 알려주는듯해요..저도 동서에게 알라딘 주소 알려주려다가 그냥 숨겨버렸어요..^^

Laika 2004-12-2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월드에 있는 일촌 공개처럼 알라딘에도 서재인들에게만 보이는 카테고리 - 뭐 이런게 있으면 좋겠어요....

명란님이 일기장 닫는 기분 조금 이해할것 같아서 떠들어봅니다.

明卵 2004-12-28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저도 뼈저린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별로 알린 사람은, 가족 외엔 거의 없지만...



라이카님, 아,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가을산 2004-12-3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시'자 붙은 가족들에게는 극비입니다.

친정 부모님도 모르시구요. (뭐,, 그분들은 워낙 컴퓨터 세대가 아니지만서도...)

한번은 시댁 조카가 블로그 알려달라고 했는데....

"미안하지만 많이 알면 다쳐. 안돼...." 라고 알려주지 않았답니다. ^^;;

음... 만약에 너무 가까운 지인들이 많이 알게 되면 저도 '일상과 생각'을 닫을 것 같아요.

明卵 2004-12-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히, 그 사람들 욕을 써 놓은 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뭐든 과하게 조심스러워져 버려요. 참 불편하더군요. 음.. 아직도 뿌리내릴 곳을 못 찾았어요.
 

  2주전 토요일, 우리 학교의 많은 특별활동부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을 단체관람했었다. (우리 부는 LG과학관에 갔다.) 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들은 입을 모았다. 재미없고, 졸리기까지 한다고. 그 중 한 명은 <물랑루즈>에서 재미만 뺀 것 같았다는 명언도 남겼다. 그래서 그 날 나는 시간 때울 영화로 <브리짓 존스의 일기 2>를 골랐었다. 그것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내가 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려고 새벽같이 롯데시네마에 나들이를 갔더니만, <하울~>은 전회 매진이었다. 다른 게 뭐가 있나 살펴봤더니 표가 좀 여유있게 남아있다 싶으면 볼 마음이 안 생겼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영화가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친구들의 악평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게으른 내가 아침에서면까지 가서 아무 것도 안 보고 돌아올 순 없지. (게다가 나 혼자도 아니고.) 표를 끊었다.

  아, 누구였던가, 이 영화가 졸린다고 한 게! 졸리기는커녕,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인데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듯 아쉬웠다. 현란한 화면과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아 시간의 흐름을 늦춘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이 영화 최대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간의 흐름을 늦춘 요소가 '오페라의 유령'의 이야기가 아닌 화면과 음악이라는 것은 이 영화 최대의 약점이기도 했다.

  나오면서 <물랑루즈>를 영화관에서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Roxanne의 탱고 장면이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을 텐데.

  (잠이 와서 더 이상 생각하기 싫으므로 대충 정리하고 끝을 맺는다. 결론은 재밌게 봤다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장면 중 하나였던 가면 무도회Masque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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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4-12-2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지 보고싶어요!! 계속 이렇게 뮤지컬들을 영화로 만들어줬음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치사하게 브로드웨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만 즐기지 말구요!!(그리하여 랜디의 Wicked도!!! ^ㅂ^)

明卵 2004-12-26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페이퍼 쓰는데 잠이 쏟아져서 때려치웠는데... 뒤에 쓰려고 생각한 내용은 무지 좋았다는 내용 일색이었어요. (그런데 임형주 공연 후기 쓰고 있으니 다시 잠이 깨드만요... 그러다가 또 잠이 쏟아지고;;) 아~ 정말 4000원은 화면값으로만 줘도 될만했습니다.^^ 어찌나 화려한지...

Wicked 영화화되면, 랜디가 Boq로 나와주면 좋겠어요^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