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고 어질어질한 아침이었다..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고마 드러눕고 싶었다...허나 돌아서자마자 바로보이는 컴터 전원을 켰다..켜지는 사이에 싱크대에 쌓인 그릇들을 씻어놓고 전기주전자에 물을 끓인다. 커피믹스를 뜯고 물을 부어서 컴터앞에 앉는다...
서재에 들어와 댓글놀이한 흔적들을 찾아낸다..음...음주댓글도 이젠 안정추세군...ㅋㅋㅋ 감탄한다...정신이 점점 또렷해졌다..이젠 몇시간이라도 댓글놀이할 준비를 갖추었는데...친한님들은 오늘도 안보이시는군요..
어젯밤에 10시 땡하는 사이 집에 들어온 남푠이 계속 조르는 바람에 그전날에 이어 맥주피쳐를 또 마셔댔다..소주보다 더 알딸딸하다..서로 경쟁하다시피 30분만에 끝을 보았고 술먹은김에 남푠눈앞에서 내서재에 들어와 댓글을 단다..보란듯이 봐~ 나도 기다려주는 사람 있다뭐~~~ 나만 당신 기다리는줄 알지?....이건 우스개소리다.ㅎㅎㅎ
남푠은 주몽을 보면서 계속 올겨울 여행계획에 대해 이야기한다..영화 가을로를 보더니 계획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늦어도 12월말엔 직장을 떼려치운다는 남푠...이젠 말릴힘도 딸리고... 딸래미 병원비가 의료보험이 안된다며 영수증을 보여주었다..보라고 주고나니 상황이 묘하다..아무생각없이 줬는데..내가 남푠의 사표를 말리는 제스쳐가 되어버렸다. 툭 밀어내며...아무리 그래도 이젠 더이상 못하겠어....한다.
남푠님..그동안 우리 먹여살리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어요..맘속으로 말해주었다..아마 이런맘 알아주겠지? 남푠에게 우리는 시골로 가야해...그래야 오래오래 살어..아이들도..학문에 그케 뜻이 있는거 같지 않고 농사를 좀 갈켜보는게 어떨까? 이러면서 얘기했더니..올겨울방학엔 아이들을 데리고 동해쪽으로 계속 가보잔다..영화 가을로에서 지도에 나온 평해라는 지명을 보더니 자신의 본관이라며 죽기전에 저길 한번 가봐야하지 않냐고 한다...그리고 지나는 말로 그때 그 민박집도 어쩌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한다..앗.그건 그동안 기억안난다던 우리둘만의 추억이 깃든 그집을 얘기하는거였다. ㅎㅎㅎ 파도에 부딫히는 방파제가 마당인 그 민박집이 세월이 가면갈수록 그립다..올겨울 우리집아이들은 진정한 방학을 맞이하겠군...
지지난 겨울에 포항울진을 다녀오면서 몸서리치게 고생했던걸 이제는 다 잊었나보군.그래...체인도 챙기고 담요도 넉넉히 챙기고..난 책을 잔뜩 쌀 생각을 했다...ㅎㅎㅎ그리고 계속 생각했다..왜 겨울여행이냐구...
.......
이건 다른얘긴데요...어젯밤에 알라딘엔 무슨일이 있었는지 마이페이퍼에 들어가니 같은분이 분까지 같은시간대에 대여섯페이지나 몽땅 도배를 하셨더군요..그런일도 가능하단걸 오늘아침에야 알았습니다..어캐한걸까요? 희한합니다...근데 하고파도 전 그렇게 할거리가 딸리는데...실력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