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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ㅣ 난 책읽기가 좋아
다니엘 포세트 글, 베로니크 보아리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칠판앞에 나가기 싫어하는 아이는 나와 닮았다...
무대공포증이라고 해야하나...학교다닐때 특히 초등학교때는 멀쩡히 아이들과 연극연습을 잘도 하다가도 막상 극이 무대(무대라고 해봐야 칠판앞이다) 에 오르려는 당일엔 꼼짝없이 어질어질하고 말문이 막히고 얼굴이 마구 달아올랐다..나는 못한다고 떼쓰기도 했다..ㅎㅎㅎ 그치만 내가 무슨 주인공이라도 맡았으면 이런게 이해가 되겠지만 그냥 지나가는 행인 1이나 주인공의 사돈의 팔촌쯤되는 출연자가 한두마디 재미나게 해야하는 역할이면 이거 정말 아무도 불쌍하게 보아주지 않는다..
특히 나의 친한 친구는 이런 연극공연하는걸 아주 즐겨했다..그아이가 무대며 대본이며 의상까지 총괄하는 그런 상황에 둘도 없는 친한 친구인 나로서는 지나가는 행인이 필요하다는 말에 안해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아무리 의리로 우정출연했다고는 하나 잘 안되는건 안되는거다..친구의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보고 있으니 나도 한심하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ㅋㅋㅋ 그렇게 뭐든지 겉도는 초등학생시절을 마감한 나...
나의 아이들이 뭐든지 나서진 않더라도 나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아이들과 있으면 망설임이 없는 나는 뭐든지 주체가 되어야 했지만 아줌마들에게 섞여 있으면 어김없이 따라가주는 역을 하게 되는 소심아줌마인데..아이들이 본받지 않기를....
이책의 주인공도 일주일이면 하루! 어김없이 돌아오는 목요일의 발표시간이 두려워 배가아프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아이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님은 넌지시 넘겨짚으시고 또 아이는 그런 부모에게 별반 대꾸하지 않는다..이런 부모를 다 이해한다는 아이...넘겨짚는 어른..이런상황에서 어른이 우쭐해진다는 해석 예리하다...어쩜 나도 그런짓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아이는 아이대로 그런게 아니라며 화내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나날...이제는 고쳐야지..ㅋㅋㅋ
이책에선 발표가 두렵던 아이가 새로이 오신선생님이 자신의 반을 잠깐 봐주는 상황에서 그분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자신이 두려워하던 상황과 같다는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와~ 똑똑하다! 이순간을 뭐라 해야할까..기사도 정신이라해야하나? 아님 자신보다 못한 상대를 향한 만족감이라고 해야하나...여튼 아이는 도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날 하루를 만족해 한다..오직 자신만이 그런 겁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아이는 스스로 대견해한다...아이는 정말 하얀 칠판같다...무엇으로든 다시 채울 수 있는....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그런시기는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내가 늘 아이에게 해주는 말이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