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표충사에서

 

2006년 12월 11일. 우리 학교의 멋진 선생님들과 오후 한 때를 보내며...

다시는 저 사람들과 저 곳에 함께 있을수는 없으리. 오직, 사진 속으로만 남아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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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12-1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사진 찍는 것 엄청 싫어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기억도 요즘 가물가물해지니.. 남는 것은 사진뿐이더라구요...
저 위의 사진 중 느티나무님은 어느 분일까? ^^

느티나무 2006-12-1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ylontea님, 요즘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 사진도 제가 우기다시피 해서 찍은 겁니다. 참고로 제가 찍은 걸요.^^


해콩 2006-12-19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예쁘게 나왔다. 퍼가야지...
 

느티나무, 최초 쌩얼 공개!

 


아들과 나

 

 

 


칭얼대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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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9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6-12-19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말씀 듣고 보니 두상이 스님 같이 동글동글하네요.^^ 저에 대해 하신 말씀은 첨 들어 보는 말인데요? ㅎㅎ

해콩 2006-12-19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빠라니... 진지한 눈매가 닮은 것 같아요. ^^

느티나무 2006-12-19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건데요 ^^;; 진지한 눈매라?ㅎㅎ 내가 그런가? 아니에요~!! 약간 올라간 눈꼬리!! 그냥 평범한 30대 아저씨 눈인데요... 진지함은 지워주세요.ㅋ

드팀전 2006-12-1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예쁘네요.^^ 건강하게 잘 크고 있지요....

느티나무 2006-12-19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요즘은 잘 큽니다. 최근에 감기 걸렸었는데, 이틀만에 털고 일어났어요 ^^ 대견한 녀석~!!드팀전님, 최근(?)에 우수리뷰에서 큰 상 받으셨던데, 제가 미처 몰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글샘 2006-12-22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에 습도 맞추느라 빨래 널어 놓은 게 다 보이네요. ^^
웬만하면 가습기 하나 사시죠. 애기들 필수품인데.
애기가 건강하게 잘 자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느티나무 2006-12-2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사실 습도 맞추느라 빨래 넌 거 아니에요. 그냥 온 방이 어질러진 겁니다.^^;; 가습기는 미처 생각을 못 했네요. 식물이 몇 개 있어서 지금까지 괜찮았을까요? 아무튼 늦게라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가습기보다는 숯에 물을 뿌려주는 게 좋다고 하네요. 고맙습니다. 글샘님과는 정말, 스치면서 여러 번 뵈었을 거 같네요~!!

kimji 2007-01-08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이제야 보다니요;;)
'아들과 나'라고 쓸 수 있는 아버지의 마음은 어떤 걸까요? 문득 제가 '딸과 나'라고 말할 때(혹은 쓸 때)의 느낌과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진복아가가 잘 큰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더더욱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라! 라고 전해주세요! ^^

느티나무 2007-01-0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녀석, 첫 출발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순조로운 편입니다. 밤에 잠 자는 시간도 늘었고, 먹는 것도 조금씩 많이지고 있거든요. 아내가 보건소에 예방 접종을 갔더니, 태어난 상황에 비해서는 잘 크고 있다고 칭찬해 주셨다네요. 정말, 여러 사람들의 응원과 관심 덕분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이라...글쎄요. 조금 더 생각해 보구요. 쓸게요.
 

 선생님과 닮은꼴, 그들의 2세 
                          선생님 성함   느티나무 아기 이름(성별) 이 진 복(남)             

① 태몽은 누가 꾸셨어요? 내용은요??
저는 간밤의 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지라 잘 모르구요. 태몽은 아내가 꾸었다고 하더라구요. 꿈의 내용은 잘 몰라요. 아내는 별로 말하고 싶어 하지 않고, 저는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요.

② 처음 '응애' 소리 들었을 때의 느낌은 ?
사실, 애기가 아파서 인큐베이터에 오래 있었거든요. 그래서 애기 울음소리를 못 들었는데. 애기를 보면서 들었던 첫 느낌은 ‘애기가 참 작구나’하는 것이었고, 애기를 보면서 ‘아가, 세상에 태어나줘서 참 고마워. 빨리 나오느라 힘들었지? 아빠가 꼭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 줄게.’ 하는 이야기를 해 줬습니다.

③ 태교는 어떻게?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어떻게 했냐구요? 아내는 좋은 생각, 좋은 음식, 좋은 책을 열심히 읽더라구요. 저는 남들이 태교라고 할 만한 건 못 했는데, 아내랑 사이좋게 지내는 게 가장 좋은 태교라고 생각했어요. 가정에서의 교육이라는 게 마음먹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교육이야말로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거니까요.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배워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모든 교육의 정수(精髓)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잘난 게 아니라, 그냥 아기가 아빠와 엄마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를 배웠으면 합니다.

④ 아기 이름과 뜻은? 그렇게 지은 이유?
아기 이름은 진복입니다. 보배 진(珍)에 복 복(福)자 이구요. 원래 태명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름인 만복(萬福)이었는데, 막상 애기가 태어나 예쁜 이름을 붙여도 우리 애기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복’이라는 글자가 처음엔 촌스럽게 느껴졌는데, 병원에 있을 때 자꾸 부르다 보니 정겹게 들리구요. 그래서 복이라는 이름은 꼭 넣기로 해서 여러 가지 이름 중에 아내가 골라서 ‘진복’이로 정했습니다.

⑤ 아기가 태어난 후에 생긴 생활의 가장 큰 변화는?
아기한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게 큰 변화라면 변화지요. 그 전에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아기가 태어나니 더 단단히 결심하게 되더라구요. 실제로 생활의 변화는, 아직 애기가 너무 어려서, 혼자 애기를 보는 아내 때문에 항상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어요.^^;; 제가 빨리 집에 들어가서 아내랑 교대해야 하거든요. 그러니 집에서 주로 읽던 책을 못 읽는 게 가장 아쉽습니다. 음,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하던 공부도 못하고 있지요. 예전에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학교에 남아서 우리 반 녀석들이 야간자율학습 하는 거 봤는데, 요즘엔 특별한 일이 있어야 학교에 남아 있으니 그것도 큰 변화지요.

⑥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하시나요?
우선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늘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의 즐거움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 누구에게라도 넉넉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인간이기를, 꼭 그렇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아니, 부모로서 단순히 기대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겠습니다.

⑧ (남선생님께) 아이를 낳고 병실에 누워 계시는 사모님께 제일 처음 한 말씀은?
“고생했어.”라고 했습니다. 우리 가족의 경우는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많이 놀랐거든요. 그 상황에서 가족 모두 걱정도 많았고, 경황도 없었고, 힘들었거든요. 그 중에서도 아내가 젤 고생이 많았어요. 아, 물론 태어난 녀석이 젤 고생이 많았지만... 아무튼 놀란 아내가 안쓰럽고 미안하고, 고맙고 그랬습니다. (아주 복잡미묘한 감정인데 설명하기 어렵네요.)

⑨ 사진에 대해 설명을 쫌…?
우리 애기가 병원에서 퇴원한지 60일째 되는 날입니다. 어제(2006년 12월 17일) 급하게 찍었어요. 며칠 전에 감기에 걸리기도 했지만 요즘 밥도 잘 먹고, 씩씩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⑩  언젠가는 엄마 아빠가 될 OO고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우리 애기가 힘들 때 같이 걱정해 준 OO고 학생 여러분, 고마웠어요. 여러분 덕분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들이기에 안타까운 말을 남깁니다. 
‘애기가 부모를 닮지 누구를 닮겠습니까? 오늘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 그대로  여러분의 애기들이 닮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흐뭇한가요? 아니면, 괴로운가요? 자, 이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건지에 대한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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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6-12-18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학교 교지에 올리는 글, 교지 담당 선생님께서 글을 써 달라고 하셔서 미루다가 미루다가 겨우 쓴 글입니다.

waits 2006-12-1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의 글을 보면, 제 어릴 적의 좋은 선생님들이 그리워집니다.
진복아기, 계속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래요. ^^

2006-12-18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8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6-12-1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택, 나어릴때님, 부끄럽습니다. 늘 말이 실제 행동보다 앞서가는 것은 아닌지, 조심, 또 조심스럽습니다. 아휴~ 아무래도 말이나 글은 뻥튀기가 좀 있겠지요 ^^ 아기에 대한 말씀은 고맙습니다.

느티나무 2006-12-1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 주신 님, 제 온 신경이 그 녀석한테 쏠려서 책읽기와 글쓰기는 엄두도 못 내네요. ^^;; 조만간 건너가서 님의 페이퍼를 쭉 훑고 자국 남기겠습니다.

느티나무 2006-12-1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 주신 님, 언젠가 해 주신 말씀 돌려드리고 싶어요 ^^
샘이 옆에 있어서 존경하고 든든하고 행복했습니다. 가끔 아이들에게 쏟는 그 정성이 아득하기는 했지만, 샘이 챙겨주시는 많은 것들이 참 고마웠어요 ^^
 

1. 이진복

애기는 우리 집에 온 지 보름째. 생각보다 잘 적응하며 자라고 있다. 예방접종을 다녀오면 몸이 힘들지만 평소에는 헌신적인 아내 덕에 무럭무럭 잘 큰다. 신생아는 밤낮의 구분이 없이 두 세 시간 간격으로 계속 '밥'을 먹어야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때문에 아내가 무척 힘들어 한다. 그렇지만, 예전에 마음 졸이며 하루에 두 번씩 병원을 다녔던 걸 생각하면 지금은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은 교정(출생예정일 기준) 30일째. 현재 몸무게는 3.5kg. 남들과 비교하면 적지만, 그래도 진복이는 씩씩하게 잘 큰다.

2. 우리 반

올해 만난 우리 반 애들, 진짜 특이하다. 특이하다고 할 때의 어감이 나쁘지 않은 것이다. 날적이에 자주 내 흉이 올라오는데 그게 밉지가 않다. 불만이기도 하고, 놀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귀엽다. 날적이는 또 얼마나 열심히 쓰는지, 저희들끼리 열풍이 불기도 했다. 아이들과는 두 번째 상담을 하고 있고, 특별한 학급 행사는 거의 없지만 예전보다는 꽤 거리가 좁혀진 느낌이다. 아무튼 이 녀석들이 맘에 든다.

3. 학습동아리

학습동아리는 꾸준히, 더디지도 빠르지도 않게 걸어왔다.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이 있었고, 그 어려운 중에서 동아리 모임은 계속 열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조금씩 힘들어 하더니 동아리에서 거의 '탈락'한 녀석들이 좀 있다. 아무래도 책읽기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눈치다. 그럴 때면 나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이번 모임에 오라고 권하는 것조차 힘들다. 그냥 싫은데 강요하는 거 같아서 그냥 모른 척 내버려둔다. 이번 모임과 다음 모임을 끝으로 1년 동안 참 열심히 달려온 동아리 활동을 접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아쉬움이 가득한데, 녀석들은 어쩐지 잘 모르겠다.

4. 공부방

공부방도 꾸준히 다녔다. 학생이 기다리는 곳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내가 만나는 OO이. 예전보다 진짜 괜찮아졌다. 그 녀석의 상태가 병원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였는데(실제로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는데, 자기가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끝까지 거부했다고 한다.) 지금은 나랑도 잘 지낸다. 요즘은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냥 내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은근히 재미있어 하는 눈치다. 이제 반을 좀 넘겼는데,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OO이를 만나서 얘기나누고 책 읽는 게 참 좋다. 중학교 1학년 짜리와 서른 다섯살, 내가 거의 친구다.

지난 10월에 공부방 20주년 행사가 열렸다. 우리 공부방이 드디어 스무 살을 넘겨 어른이 된 것이다.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20년을 되돌아보는 영상물이 상영되었는데, 참 뭉클했다. 공부방은 누가 보든 아니든 거기 그 자리에서 제가 해야할 몫을 묵묵하게 해 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 공부방에 만 9년 동안 자원교사 노릇을 하고 있다. 연수만 채웠지 제대로 하는 건 별로 없다.예전에 그래도 좀 기운내서 실무적인 일을 맡아 했는데, 이제는 진짜 내가 맡은 날에 안 빠지고 올라가는 그 정도 역할만 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마음으로는 10년 동안만 해 보자고 했는데, 그래야 '공부방에서 자원교사 해 봤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아내가 내년에 고 3담임하면 공부방 할 수 있겠냐고 한다. 글쎄, 어쩌지? 그것도 고민이네.)

5. 분회 활동

학교에서의 활동은 거의 못 하고 있다. 선생님들끼리 쓰기로 한 날적이도 아직 못 챙겼고, 분회 모임도 이름만 총무지, 실제로 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번에 '연가'를 냈다. (알라딘의 많은 분들도 저 같은 교사가 연가를 내서 '우리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속으로 걱정하실 것 같다. 언짢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지만, 한 마디만 하자면 그렇게 연가를 내면 마음이 무척 무겁다는 것과 무슨 이권이나 대가를 바라고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 시청 앞 광장의 잔디는 물기로 축축해서 오래 앉아있기는 불편했다. 나는 집회에 끝까지 있지 못 하고, 서둘러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집에 와서 애기를 돌보기 위해서...('아기 돌보기 위해서'라는 말은 장난으로 할 말이 아니다.)

6.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모두아, 선생님들께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난  5년간 동아리에 참여해 오면서 참, 애정이 많은 모임이었는데, 애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못 나갔다. 안 그래도 모임에 나오는 사람이 적어서 모두 걱정도 많았고, 힘들어했는데 올 1년 동안 대표 일꾼이었던 내가 개인 사정으로 석 달이나 못 나갔으니 참 면목이 없다. 그래서 오늘 지회참실대회 발표가 있어서 거기에 갔었다. 모두아 선생님들이 학급운영 분과를 맡아서 강좌를 열였기 때문이다. 지순, 의주, 현주, 준호, 경희샘! 반가운 얼굴. 여전히 진지한 자세로 여러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뒷풀이에는 또 못 갔다. 일곱 시까지는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예상하고 갔는데, 끝나니 벌써 아홉 시. 어쩔 수 없이 집에 왔다. 아, 대회를 마치고 나오다 반가운 선생님들을 또 만났다. 순진샘, 석중샘, 영호샘, 옥진샘, 정미샘! 다들 그립고 반가운 얼굴들이다. 다들 애기가 잘 있냐고 물으시고, 걱정해 주셨다. 우리 애기 선생님의 걱정과 염려 때문에 무럭무럭 잘 커요,라고 말씀드렸다.

7. 책읽기와 글쓰기

두 달 동안은 10분이상 책을 읽지 않았다. 겨우 신문만 뒤적이거나 그것도 가방에 넣은 채로 가져와서 분리수거함에 넣기가 예사였다. 그러다 한 달 전쯤부터는 조금씩 책도 사고 책도 읽는다. 최근에 여러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중에 한티제 하늘을 읽고는 가장 마음이 뭉클했다. 좋은 책들을 꽤 많이 사 두었으니 이제 차차 읽어야겠다.

역시나 어떤 글쓰기도 안 한다. 마음이 힘들어서 도무지 생각할 힘이 안 나는데 그 생각을 더 짜내고 정리할 일이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리뷰는 물론이고, 일기도 잘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워밍업을 했으니 조금씩 진도가 나가겠지. 앞으로 진짜 괜찮은 글을 쓰고 싶은데, 정말 글쓰기는 힘들다.

이번에 독후감대회를 열었는데, 전교에서 14명의 학생들이 써냈다. 모두 훌륭한 글들이었다. 그 중에는 보통의 고등학생 수준을 넘어서는 글들도 보여서 기분이 좀 좋다. 무엇보다도 억지로 강요한 글쓰기가 아니라서 더욱 좋다. 열심히 읽고, 첨삭도 좀 해 줘야할까 보다. 근데, 학교에선 영 시간이 안 난다. 그게 탈이다. (학습동아리 활동 내용도 정리해야 하고, 기말고사 시험 문제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늘 준비하는 학습지. 음, 정말 고통스럽다.)

8. 정리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까지는 험한 길 달려 왔으니 이젠 더욱 더 강해졌으리라고 믿는다. 하느님이 주시는 시련이 우리들의 마음을 더 낮은 곳으로 이끌어 주시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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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11-25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시네요..특히 아이돌보기...전 100% 동감합니다.저도 요즘 집에서 책보는 시간이 몇 분 안돼는 듯 합니다.^^
글샘님 방명록에도 잠시 달았지만...곧 부산에 계신분들 한번 만나요.느티나무님이 좀 마음 내려놓으실 즈음되서..^^

kimji 2006-11-2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게 잘 큰다, 라는 말이 큰 무게감이 실려 있군요. 그 무게감이 참 좋구요.
이진복 아가가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더더욱 건강해지기를, 더더더욱 씩씩해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그 사이사이 님도 건강 해치지 않게 잘 지내시구요.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부산에 계신 분들,이 문득 부러워졌습니다^^ )

느티나무 2006-11-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이렇게 애정어린 말씀을 보내주시니 전 무엇을 해 드릴까 고민이 됩니다. 님께서 남겨 주신 격려의 말씀은 정말 감동이었고, 저에게 새로운 힘이 솟도록 해 줬거든요.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두고 두고 갚으려고 애쓰겠습니다. 드팀전님, 만날 날을 기대할게요^^

느티나무 2006-11-2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mji님, 님께서 예전에 저에게 이런 말씀 하신 적 있었습니다. 제가 결혼 사진을 올렸을 때였나, 결혼한다는 페이퍼를 썼을 때였나, 그런 글을 남기는 제가 부럽다(?)고 하셨어요. 님과 애기 소식은 종종 읽었습니다만 제가 마음이 힘들어서 자국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 부럽다, 라는 마음의 표현이 정말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번에 여기까지 와서 쓰신 글에도 마찬가지구요. 그렇지만, 이제 조금씩 애기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있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우치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도 더 들구요. 저 또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다짐도 새로 해 봅니다. 님께서 보내주신 걱정과 격려,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진해 성흥사 대웅전1

 

진해 성흥사 대웅전2

   중간 고사 기간이었으니까 꽤 오래된 일이다. 학교 선생님들과 다녀온 진해 성흥사. 제대로 된 건물은 저 대웅전 한 채가 전부였지만, 누렇게 익은 들판을 가로질러 들어가는 절 입구가 참 넉넉하고 좋았다. 절은 소박하고 아담했다. 저 대웅전을 보면 사람의 손길이 꼼꼼하게 가 닿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더욱 기억에 남을 절이다. 아울러 그 날의 짧은 답사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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