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이 사람... 생각나서 들을 때마다 늘 목소리는 여전해서 더욱 그립다. 내 인생 첫번째 콘서트 관람이 김광석의 '다시부르기' 였다.(벌써 20년쯤 된 이야기!) 부산 대청동에 있는 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그 날 비가 왔던가, 안 왔던가, 아무튼 그리 넓지 않은 객석은 다 차지 않았던 거 같다. 나는 낡은 소극장 가운데쯤에 앉아서 기타를 안고서 노래하는 김광석을 봤다. 비가 와서 더 그랬던가?(그러고 보면 비가 왔었나?) 그의 노래에 푹 잠기고, 중간중간에 순박하지만 썰렁한 얘기에 희미하게 웃을 때만 해도 그렇게 빨리 갈 줄 알았나?

   아무튼 잠 안 오는 오늘 밤, 그리 생각해서 그런가 모르겠지만, 다시 듣는 그의 목소리에 쓸쓸함이 짙다. 특히, 이 노래! 자기 이야기여서 그랬을까? 그립다. 이 사람, 정말로!

 

 

 

 불행아

 

 - 작사/작곡  김의철, 노래  김광석

 

 저 하늘에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을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눈앞에 떠오는 옛 추억  아 그리워라

 소나기 퍼붓는 거리를  나홀로 외로이 걸으면 

 그리운 부모 형제  다정한 옛 친구

 그러나 갈수 없는 신세  홀로 가슴 태우다 

 흙 속으로 묻혀갈  나의 인생아

 깊고 맑고 파란 무언가를 찾아  떠돌이 품팔이마냥 

 친구 하나 찾아와주지 않는 이 곳에  별을 보며 울먹이네

 이 거리 저 거리  헤매이다  잠자리는 어느 곳일까
 지팡이 짚고 절룩거려도 어디엔들 이끌리리까
 그리운 부모 형제  다정한 옛 친구 

 그러나 갈수 없는 신세  홀로 가슴 태우다
 흙 속으로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댓글(4)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2-08-24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공연장에 직접 계셨었다니 부러워요. 전 고작 CD를 가지고 있을 뿐인데요. 불행아는... 저의 18번이랍니다. 하늘을 보고 있자면 늘 흥얼거리게 되요. 참 그리워지는 노래지요.

느티나무 2012-08-24 10:03   좋아요 0 | URL
네, 이 글 쓰고 제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으니 옆에 앉은 선생님과 김광석에 대해 얘기하게 됐네요. 동년배인데 자기도 김광석 공연에 간다, 간다, 하다가 결국 못 갔는데, 이렇게 영원히 못 볼 줄은 몰랐다네요. 그 이후로는 보고 싶은 건 지금 당장 봐야한다,는 주의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여긴 오늘도 비가 많이 와요. 촐촐히 내리는 비와 함께 듣는 노래가 참 좋습니다.

열매 2012-08-2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노래 알아요. 가사는 조금 슬픈데요, 멜로디는 어깨가 들썩해지는...

느티나무 2012-08-26 00:45   좋아요 0 | URL
대학생도 이런 노래 알아요? 신기하네요... (어떻게 이 노래를 알지요? 김광석도 대부분 모르지 않나요?) 이 노래는 3040세대의 노래인데...(흠, 30대들도 잘 모를 것 같군요.) 제목부터 슬프지요, 불행아니까요. 근데 김광석은 노래가 다 쫌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