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진지하고 재미있었던 토론회였다. 초반에 쟁점이 잘 잡히지 않아서 헤매기도 했지만, 결국 준비를 많이 한 덕분으로 나중에는 부족한 시간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다음에 더 좋은 기회를 마련할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며칠 내로 오늘 토론 내용을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이번 토론의 주제는 "'잘못된 법'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데, 잘못된 법이라도 지키면서 합법적이고 개정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주장과 잘못된 법은 지킬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나누어서 토론해 보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종일관 흥미와 긴장감이 넘쳐서 짜릿한 토론회였다. 나는 사회자!! (생각해 보니, '선생'이라 사회자의 말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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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4-09-22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론회 후기 기대 됩니다^^

해콩 2004-09-2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론회 준비하고 진행하는 거, 배워보고 싶어요. 노하우~ 전수요망!! 그전에 교사가 토론을 좀 해봐야하나? 자신없는디... --ㅋ 긁적!!

푸른나무 2004-09-22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옆에서 가만히 들어본 바 너무도 진지하고 열띤 토론이었습니다. 저도 끼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듣기만 해도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그 선생님에 그 학생 진지하고 노력하는 자세...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이 아니라 느티나무아래 삼년이면 선생보다 나을 듯 합니다. ^^
 

   책도장과 장서표 사업을 알라딘에 제안했던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며칠 전에 일주일 만에 제안에 대한 답변이 왔는데, 아직은 곤란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젠 자체적으로 도장을 가질 궁리를 해야겠는데... 오늘 가을산님의 서재를 보고는 너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들고 싶으면 만들어 쓰는 것, 부러운 능력이다. nrim님께서는 목공을 배워볼까 하신다는데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공부방 수녀님께서 그림은 그려주신다고 했는데, 도장이나 장서표로 어떻게 옮겨야 할 지 모르겠다. 능력이 없으니, 어딘가에 맡기긴 맡겨야 할 것인데...

ㅋ~~ 오늘은 시험문제 내야하는데, 이렇게 딴 생각만 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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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각



일주문의 용머리

 


대웅전

 



올려다 본 하늘

 

편백나무 숲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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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9-20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도 좋고..어디래요?;

미누리 2004-09-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풍경들이어서 제 서재로 옮겨 갑니다. 처음 인사 드려요. 꾸벅!

해콩 2004-09-2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羽化閣'의 '羽化'는 소식의 '전적벽부'에 나오는 '羽化而登仙(깃털-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다'에서 나온 말인 듯. [고문진보] 찾아 원문 확인했답니다. 그리고 우화각 아래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에는 불사(佛事)에 쓰고 남은 엽전이 세닢 걸려있다네요. 보셨나요? 궁금해서 '우화각'을 검색해봤어요.고문진보 인용한 건 제 기억이구요. 오늘처럼 화창한 날.. 나들이.. 좋으셨겠어요.

느티나무 2004-09-20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하늘 사진 전문가이신 sa1t님은 역시... 그렇게 금방 물으시면 재미가 없겠죠?
미누리님,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구요 ^^ 옮겨 가신다니 제가 오히려 고맙습니다.
맞아요. 우화등선!! 저 밑의 용은 물길로 들어오는 잡귀신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요? 실제로는 용머리만 겨우 확인이 가능할 뿐, 엽전 같은 건 잘 안 보인답니다. 저 절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특별히 수행하러 온 행자들의 염불 소리가 좋았습니다.

2004-09-2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늦었따. 미누리님 서재에서 사진 보고 어델까 그랬는데, 잡지를 뒤적이고 있는데 첫 사진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어요...아...이건 뭔 인연일꼬. 느티나무님 안녕하세요..그래도 외치고 갈래요. 송광사요~!

▶◀소굼 2004-09-2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송광사~

느티나무 2004-09-20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 그림자님, 송광사 숲길을 걸으셨군요. 정말 맨발로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저는 송광사에서 굴목이재를 넘어 선암사로 넘어갔었답니다. 적당한 날씨에 정말 딱!! 걷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언제든 굴목이재로 넘어가 보세요. ^^

느티나무 2004-09-2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amna님!! 정답입니다. 반갑습니다. ㅋㅋ 가끔 그런 인연이 있나봅니다. 저는 며칠 전에 장서표가 그랬어요. 미누리님 서재에 자주 들르시나 봅니다. 이젠 제 서재에게 가끔 찾아와 주시겠지요? ㅋㅋ 정말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원일, 문학과지성사, 1996

 

아우라지로 가는 길 1

   "시우야, 넌 무슨 생각을 하니?"

   미미가 두 다리를 싸안는다. 세운 무릎에 턱을 고이고 있다.

   "무슨 생각? 아버지."

   "아버지는 돌아가셨다며?"

   "돌아가셨어. 말은 해. 볼 수는 없어"

   아버지는 나무관에 담겨졌다.마을 사람들이 관 뚜껑에 못질을 했다. 그 관을 뒷동산에 묻었다. 많은 사람들이 조객으로 왔다. "정선군내 진짜 선생님들은 다 모였군" 하고 누군가 말했다. 여량중학교 졸업생, 재학생들도 많이 왔다. "싸리골 생기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였어"하고 한서방이 말했다. 윤이장이 아버지 관 위에 첫 삽질로 흙을 부었다. 여량중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선생님!"하며 소리쳐 울었다. 학생 몇이 구덩이 속에 뛰어들었다. 관을 싸안고 통곡을 했다. 정선군 해직 교사 복직 대책위원장이 학생들을 구덩이에서 나오게 했다. 여러 사람들이 삽질로 구덩이를 메웠다. 흙을 다져 밟았다. 젊은 선생님들이 한목소리로 '전교조 투쟁가'를 소리 높여 불렀다.

   캄캄한 어둠을 깨고 지옥 같은 폭력을 깨고

   참교육 민주주의의 전교조 깃발 높이 올렸다.

   아 아 전교조여 우리의 참사랑이여

   이 땅에 참교육 쟁취하는 날까지 아 투쟁하리라...

   학생들과 젊은 선생들은 무덤을 둥그렇게 만들었다. 아버지가 만약 눈을 뜬다면, 관을 열지 못할 터였다.

-134쪽

 

아우라지로 가는 길 2

   아버지 무덤에는 뗏장이 푸르다. 깎지 않은 머리카락처럼 자랐다. 할머니는 이제 엉금엉금 기어 아버지 묘로 오른다. 할머니의 한쪽 고무신이 벗겨진다.할머니는 신발이 벗겨진 것도 모른다. 나는 할머니의 고무신을 들고 뒤따른다. 후박나무를 잡고 할머니가 무릎걸음을 멈춘다. 짱구가 검은 돌 앞에 선다. 그가 돌에 씌어진 글자를 읽는다.

   참사람 참스승 마인표선생님,

   우리는 스승님을 마음에 묻습니다.

   "시우 아버지가 훌륭한 교사였나봐" 짱구형이 예리에게 말한다.

   "그런 것 같아. 제자들이 묘비까지 세워줬으니." 예리가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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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09-17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품 속에서는 여량중학교 생물선생님이다. 아내는 딸을 데리고 가출을 했고, 아들 시우는 자폐증이 있다. 아버지는 학교에서 해직된 후 시우에게 자연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시우는 유괴를 당하여 험한 세상 속에 던져지는데... 2권 부분은 드디어 시우가 아우라지로 다시 돌아와서 성묘하러 갔을 때, 같이 간 깡패들의 반응이다.

연우주 2004-09-19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소설이 있었군요...

2004-09-19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4-09-1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저 이야기가 전체 소설의 중심은 아닌데요... 소설 자체는 단문 형식으로 빠르게 전개되니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재미도 있구요. 저는 특히, 저 부분에서 마음이 찡하더군요.
속삭여주신 님, 기회가 되면 빌려드리지요. ^^
 

   그나마 사진에 큰! 불만은 없는 학생들, 우리 학교 학생들 잘 생기고 예쁘죠? 인물 사진이니 만큼 당연히 표정을 잡아내려고 애는 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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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09-1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너무 예쁘네요. 사진에 큰 불만 있다는 아이들 사진도 보고싶어지는 걸요. 아이들 티없는 표정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불만 있다는 아이들도 시간 지나면 이 한장의 사진으로 다들 새록새록 옛날을 그려볼 수 있을거예요. 그 귀퉁이에는 항상 샘의 얼굴도 함께 빙그레!!

느티나무 2004-09-17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연스럽게 이(齒)가 드러난다는 거죠... 그러니까 훨씬 예뻐 보여요. 편안해 보이구요. 아이들과 한 번 찍어보세요. ㅎㅎ

kimji 2004-09-17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이들 참 예쁩니다. 어른으로 가는 길목의 나이를 가진 아이들. 아니, 어쩌면 이미 어른이 되어 있는 아이들의 얼굴은 가끔 어떤 숙연함 마저도 들게 하지요. 저도 오늘 지난 해 고3 이었던 아이들을 만나고 왔더랬습니다. 한 녀석은 이제 의젓한 대학생이고, 한 녀석은 다시 입시 공부를 하는 녀석들이었지요. 나름의 고충과 일상의 힘겨움을 가지고 있는, 그러나 거뜬히 버텨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 날이기도 했지요. 님의 아이들을 보니, 님의 손길을 탄 사진 속의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더더욱 의젓해 보이고 참해 보입니다. 저 맑은 눈동자의 아이들에게 웃음을 만들어 주는 선생님이 되시기를, 혼자 마음으로 기원해 봅니다.
여물어가는 계절, 여물어가는 아이들의 얼굴들, 잘 보고 갑니다. 사진 속에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도 배어 있어서 더욱 고운 사진이라고 느꼈다고.

느티나무 2004-09-17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님의 말씀처럼 정말 지금의 노력이 빛날 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느티나무 2004-09-1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mji님처럼 저도 아이들을 보면서 배울 때도 많아요. 근데 오늘은 그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말았네요.ㅠ ㅠ 너무 예쁜 얼굴, 볼수록 흐뭇해지는 얼굴입니다. 여행 잘 다녀오시구요. 오시면 제 서재에도 꼭 들러주세요.

연우주 2004-09-19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이들이 다 예쁘고 잘 생겼네요. 좋으시겠어요. 느티나무님.^^

느티나무 2004-09-1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이들이 예쁘고 잘 생겨서 제가 좋을 일이??? 맨 아래 있는 여학생이 토요일에 자기 사진을 보더니.. '아휴~! 선생님, 저게 뭐에요?'라더군요. 그러다가 밑에 달린 코멘트를 보더니, '그냥 둬도 되겠네요'했습니다. 다, 님들께서 좋게 봐 주셔서 아이들도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우주님도 아이들과 더불어 행복하시기를...

춥다춥스 2005-09-2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쿄쿄쿄쿄 이쁘데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