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주 화요일에 있을 학생토론대회 때문에 오전에는 조금 바빴다. 토론주제에 따른 소주제와 토론형식을 설정하는데, 나도 별로 경험이 없는지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 7교시에 있었던 예비 모임은 잘 끝난 것 같다. 12명의 아이들이 제각각 입장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이비에스에서 하는 '청소년 원탁토론'을 한 번 보니 좀 참고가 되었다.)

 

  • 모처럼 선생님을 뵈었다. 꼭 1년만이다. 멀리서 우리 학교까지 찾아와 주셔서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진지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선생님 덕분에 모처럼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보낸 것 같다. 선생님께서는 올해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많으셨는데, 2학기부터는 좋은 일만 많았으면 좋겠다. 역시나 천직이 선생님이란 생각이 드는 분이다. 그리고 선생님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뿌듯해진다. (사실, 마음은 있어도 선뜻 1시간을 달려 누군가를 만나러 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 것만 보아도 참 대단한 선생님이시다.)

 

  • 오늘쯤이면 여러 개의 우편물이 와야 하는데, 아직 나에게 오지 않고 있다. 첫 번째는 한겨레21에서 도서상품권을 보냈다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정말 지난 학교로 배달된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래서 메일도 보내서 연락이 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답이 없다. 두 번째는 주문한 사진이 와야 한다. 지난 1학기 동안 틈날 때마다 찍어둔 아이들 사진을 이번에 한꺼번에 주문해서 선물로 줄 생각인데 빨리 안 온다.(아마 내일은 꼭 오겠지?) 빨리 와서 아이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엉뚱하게 '월간 우리교육' 대금납부 지로용지만 날아왔는데, 이해할 수 없게도 용지에는 2년짜리 납부금이 적혀 있었다. (아직 우리교육에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왜 이럴까? 지금까지 5년 반 동안 받아 본 잡지인데, 항상 계약은 1년 단위로 하더니만...알 수 없는 일이라 내일 전화를 해 봐야겠다.)

 

  • 오늘은 공부방에 다녀온 날인데 모처럼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오늘은 수업에 진척이 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공부방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는데-그래서 내가 왜 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늘 들었다- 오늘은 그래도 녀석들이 배우려는 의지도 있고, 지금껏 배운 것도 조금씩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었다. 앞으로 이렇게만 된다면 아주 힘이 날 것 같다.

 

  • 이번 주에 있을 일을 생각해 본다. 일단 내일 학교에 가면 바로 책 주문을 할 것이다. 이번에 책을 고른 기준은, 알라딘의 평점이다. 관심 있는 책 중에서 알라딘의 평점이 높은 책을 우선으로 골랐다. 기대가 크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저녁 모임이 있을 것이니 시청 근처로 가야 한다. 목요일은 저녁에 다른 모임이 있고, 금요일 저녁에는 토론대회 2차 예비모임이 있다.(그거 저녁 8시에 하기로 했다.ㅠㅠ)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운동하기로 했다. 앗,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보니, 목요일에 중요한 약속이 겹쳤다.(으,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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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9-15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기를. 화이팅! ^^

아영엄마 2004-09-15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간도 있었고, 기다림도 있고, 기분 좋은 일도 있고... 느티나무님은 공사다망하시군요..

해콩 2004-09-15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바빠 '공사 다 망'할까 걱정이네요(추억의 개그개그개그...^^) 다음주엔 논어까지 해야하는데 우째요? 그래도 즐거우시죠?

느티나무 2004-09-1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사다망...이라, 풋~! 쓸데없이 바쁜 걸요. 오늘도 애들이랑 한 시간 축구하고, 한 시간은 대입용 자기 소개서 봐 주고.. 또 한 시간은 이번에 도착한 사진 구경하면서 나눠주고 수업 6시간하고 나니, 거의 다운상태랍니다.

연우주 2004-09-1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운 선생님. 저도 님처럼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답니다.

느티나무 2004-09-1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생님이 부러운 점이 있는데요... 이제 다시 시작해 보실 수 있잖아요 ^^
 

   빛나는 일상으로는 내가 보내는 메일에 적히는 꼬리말이다. 내 나름대로는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하게, 빛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보내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추상적인 관념에 불과한 것이고, 결국 실체는 오늘 하루다. 날마다의 생활이 쌓이는 것이 곧 삶이니까!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나 싶다. 1,3,4교시는 시험감독 시간이었다. 게다가 4교시는 내가 낸 '독서'시험이 있기도 했는데, 2교시에 미리 검토해 보니 '밑줄 친 부분의 의미'를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지문에 밑줄 친 부분이 없었다. 시험 시간 중 교실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밑줄 친 부분을 설정해 주었다.

   점심 시간에는 도서실에 앉아 있었다. 요즘 들어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대출대 앞에서 친구의 이름표를 버젓이 빌려서 책을 대출해 가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물어본다. "왜 네 이름으로 책을 빌리지 않니?"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참, 사연도 가지가지다. 그러면 그 사정들을 차분히 들어주면서 설득도 하고, 공감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뒤에는 다른 책을 빌리려는 아이들이 줄을 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점심은 오늘도 건너뛰려고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학교 밖으로 나갔다가 왔다. 거리의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 학교에서 공부하다 가는 3학년 학생들을 만났다. 역시, 학생들과의 이야기는 즐겁다. 그후 나는 교무실에 앉은 2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지금 다시, 생각을 해도 기억이 안 난다.

   퇴근 시간. 오늘 저녁은 공부방에 가는 날이다. 공부방에 가기 전에 서둘러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에서 1시간 30분! 집에 잠시 들렀다. 공부방에는 수업시간 10분 전에 도착했다. 그래도 나는 저녁을 챙겨 먹는다. 오늘은 중학교 1학년 2명만 달랑 왔다. 영어책을 펴고 수업을 하고, 다른 학년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과 잠깐 이야기!

   집에 돌아오니 10시30분이었다. 이제야 나만의 시간... 난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를 켜두거나 책을 읽는다. 텔레비전도 컴퓨터로 작은 창에 놓고 보는 경우도 많고, 별다른 일이 없어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또 책이 잘 읽히는 날에는 책을 좀 열심히 보기도 한다. 오늘도 이런 생활의 그 언저리쯤이다.

   길었던 하루를 이제 마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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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9-08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재차 확인하는 거지만 다른 분들도 다 바쁘게 사시는구만요. 여섯번째 문단의 풍경. 환히 보입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헤헤..뭐, 가끔 음악이 책으로 둔갑을 하지만요.

느티나무 2004-09-0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한 친구에게 물었죠! 결혼해서 사는 거 재밌나? 그 친구 아주 재밌는 친구인데,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음, 뭐 똑같지! 아니 다른게 있구나, 예전에 엄마가 잔소리했는데, 이제는 마누라가 해. 그거 빼곤 비슷해!"
 

   전화기 샀다. 거액을 주고 별 쓸모가 있을란지도 모를 카메라 달린 것으로 덜컥... 그런데 사람들에게 보낼 연락처가 하나도 없다. ㅠㅠ

   3학년 시험기간이다. 오전에만 빡빡한 일과가 이어지고 오후엔 약간 여유가 있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모 선생님께서 교사 연극의 스태프로 참여하고 계신 탓으로 저녁 보충 수업 대신 좀 들어가 달라신다. 괜히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ㅠㅠ

   오늘 인근의 학교에서 빌려간 교과서들을 돌려받았다. 사람들이 참 화장실 갈 때와 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하더니만 얼마만에야 가져다 주는지... 게다가 개인적으로 빌려달라고까지 하셨다. 연말에 보고 돌려주신다고 하셨는데 과연 그러실까? ㅠㅠ

   도서실에서 빌려간 책을 빌려가는 교사들은 연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대체로 도서실 책을 빌려간 사실에 대해서 무신경한 편이다. 사람이 나쁜 게 아니고,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렇다. 그거 누가 가지고 있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나, 어쩌다 보면 연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자기가 묵혀 두는 그 책을 간절히 찾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혜택이나 도움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거나, 잘 잊어버린다. 아니면 고맙다고 말은 하지만 으레 하는 말인 경우가 많다. 나도 살면서 많이 그랬을 것이다. 아니, 나는 으레적인 말이나마 고맙다는 말도 잘 못 하고 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면 마음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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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늦게까지 리뷰를 썼다. 그러다가 장서인이라든지, 장서표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는데 딱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오늘도 몇 군데 더 구경다녔는데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필요한 그림을 보내야 한단다. (다시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오늘은 11시에 결혼식이 있었는데 집에서 꽤 먼 거리라 아침부터 서둘렀다. 식장에서 전에 학교에서 같이 근무했던 신부에게 인사도 하고, 반가운 선생님들과 인사도 나누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얼굴 뵙는 분들이 너무 많아 두루두루 인사들 드렸다.

   결혼식이 끝나고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는 도중에 태형이와 이야기를 했다. 태형이는 이번 방학에 터키와 이집트를 다녀왔다고 한다. 나에게도 해외 배낭여행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그리고 여행하면서 느낀점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태형이가 느낀 딜레마의 핵심은, 삶의 여유와 일상의 안락함이 주는 행복과 물질적 풍요와 삶의 기본적인 환경이 주는 행복 사이에서 과연 어떤 선택이 바람직할 것인가? 하는 점이란다. 예를 들면 그리스나 이집트 같은 나라는 물질적으로는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몹시 권태로운 삶 속에서도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 높은 교육 수준, 쾌적한 환경, 민주적인 제도가 만들어 주는 삶의 행복 중에서 우리가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나라를 택하려고 할까? 인간의 삶이 보편적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물질적 기초가 핵심이라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태형이와 이야기는 점심을 먹는내내 계속되었다. 점심을 다 먹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 늦게 잔 탓인지 돌아오자마자 피곤해서 잠을 잤다. 한 두 시간쯤 자고 일어났더니 개운했다. 다시, '리뷰 한 편 써 볼까'하고 손댔다가 실패했다. 저녁에는 책 좀 읽으려고 하는데 이번 책은 좀 어렵기도 하고 분량도 좀 많은 것 같다. 이제부터는 책을 읽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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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에 메일도 보냈지만...

   나만의 장서표나 책도장을 가지고 싶은데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저는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이 있으면  좋구요. 제 닉네임도 들어갔으면 하는데... 혹시 이런 것만 주문받아서 만들어 주시는 곳이 없을까요? 제 책에 도장이나 장서표를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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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9-04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stamp-house.co.kr
이 사이트에 한번 가보세요. 장서표를 전문으로 만들어주는 곳 같거든요. ^^
저도 몇 번 탐내면서 구경해봤는데 멋진 모양이 많더라고요. 주문 제작도 해주고요..
찾으시는 게 이런 종류였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