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일상으로는 내가 보내는 메일에 적히는 꼬리말이다. 내 나름대로는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하게, 빛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보내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추상적인 관념에 불과한 것이고, 결국 실체는 오늘 하루다. 날마다의 생활이 쌓이는 것이 곧 삶이니까!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나 싶다. 1,3,4교시는 시험감독 시간이었다. 게다가 4교시는 내가 낸 '독서'시험이 있기도 했는데, 2교시에 미리 검토해 보니 '밑줄 친 부분의 의미'를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지문에 밑줄 친 부분이 없었다. 시험 시간 중 교실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밑줄 친 부분을 설정해 주었다.

   점심 시간에는 도서실에 앉아 있었다. 요즘 들어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대출대 앞에서 친구의 이름표를 버젓이 빌려서 책을 대출해 가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물어본다. "왜 네 이름으로 책을 빌리지 않니?"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참, 사연도 가지가지다. 그러면 그 사정들을 차분히 들어주면서 설득도 하고, 공감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뒤에는 다른 책을 빌리려는 아이들이 줄을 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점심은 오늘도 건너뛰려고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학교 밖으로 나갔다가 왔다. 거리의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 학교에서 공부하다 가는 3학년 학생들을 만났다. 역시, 학생들과의 이야기는 즐겁다. 그후 나는 교무실에 앉은 2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지금 다시, 생각을 해도 기억이 안 난다.

   퇴근 시간. 오늘 저녁은 공부방에 가는 날이다. 공부방에 가기 전에 서둘러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에서 1시간 30분! 집에 잠시 들렀다. 공부방에는 수업시간 10분 전에 도착했다. 그래도 나는 저녁을 챙겨 먹는다. 오늘은 중학교 1학년 2명만 달랑 왔다. 영어책을 펴고 수업을 하고, 다른 학년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과 잠깐 이야기!

   집에 돌아오니 10시30분이었다. 이제야 나만의 시간... 난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를 켜두거나 책을 읽는다. 텔레비전도 컴퓨터로 작은 창에 놓고 보는 경우도 많고, 별다른 일이 없어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또 책이 잘 읽히는 날에는 책을 좀 열심히 보기도 한다. 오늘도 이런 생활의 그 언저리쯤이다.

   길었던 하루를 이제 마감해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9-08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재차 확인하는 거지만 다른 분들도 다 바쁘게 사시는구만요. 여섯번째 문단의 풍경. 환히 보입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헤헤..뭐, 가끔 음악이 책으로 둔갑을 하지만요.

느티나무 2004-09-0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한 친구에게 물었죠! 결혼해서 사는 거 재밌나? 그 친구 아주 재밌는 친구인데,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음, 뭐 똑같지! 아니 다른게 있구나, 예전에 엄마가 잔소리했는데, 이제는 마누라가 해. 그거 빼곤 비슷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