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늦게까지 서재에 글을 쓰느라 오랫동안 깨어 있었더니 오늘은 아주 늦게 일어났다. 원래 계획은 어디라도 갈 계획이었으나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무 때나 나설 수가 없게 되었다. 또 자가용도 사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어디 나서는 것도 쉽지가 않다.

   오늘 점심은 안해가 새로 선보인 된장찌개였다. 둘이서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커피도 같이 마시고, 어디로 나설까 의논하다가 평일에 쉽지 않은 장을 보기로 했다. 집에 아직도 필요한 물건이 몇 개 있어서 큰 할인점에 가서 사기로 했다. 큰 물건들이라 일단 본가에 가서 차를 빌리기로 했다.

   본가에서 자동차를 빌려 할인점으로 갔다. 간이 식탁은 있으니, 편하게 밥 먹을 수 있도록 의자 두 개와 집에 필요한 옷걸이, 과일, 차숟가락을 사서 집으로 돌아와서 정리해 놓으니 벌써 7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다시 자동차도 돌려드릴 겸 해서 본가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호박부침개를 좀 얻어 가지고 집으로 왔다. 오다가 오늘 여행에서 돌아오시는 선생님들은 어디서 뒤풀이를 하고 계시나 싶어서 전화를 했더니 마침 우리집 근처시라고 했다. 호박전도 들고 가겠다 싶어서 집으로 오라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오신다고 했다. 나도 집앞에서 음료수를 한 통 샀다.

   집에 오신 선생님들과 이번에 학급에서 새로 만든 문집 이야기와 학교 이야기를 잠깐 하며 부친 호박전을 먹었다.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 했지만 이렇게 무시로, 잠시나마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아주 행복한 일이다.

   아, 그러나 이런 자잘한 이야기들과 함께 일요일의 시간은 너무 빨리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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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이 되기 위한 즐거운 글쓰기

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 지음, 형성백 옮김 / 부키
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이미지와 현실
- 시오니즘 지식 권력은 어떻게 진실을 왜곡했나?
노르만 핀켈슈타인 지음, 김병화 옮김 / 돌베개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
김태완 엮음 / 소나무

   오늘밤 나에게로 달려 오고 있는 책목록이다. 요즘 책읽기가 쉽지 않다. 집중하는 시간이 많이 줄고, 컴퓨터에, 집안 일에, 텔레비전에 빼앗기는 시간이 많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책 읽어야겠다. (생활인으로서 책값을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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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새로 발령 받은 학교에 갔었다. 업무도 배당 받고, 학년이랑 담임도 배정 받아서 미리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인데, 올해의 업무는 1학년 기획 업무와 담임은 1학년 남학생반이다. 수업은 1학년 8반을 매주 2시간씩 담당해야 한다. 아직은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고 좀 어리둥절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에 오신 선생님 중에 낯이 익은 분도 다섯 분이나 계시고 해서 좀 낫긴 하다.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걸리긴 하지만,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일단은 좀 지켜볼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학교로 걸어가는 길, 눈이 내렸다. 또 요즘은 사진기를 잘 안 들고 다닌다. 다음부터는 꼭 가방에 챙겨 넣고 다녀야지.

   오늘은 지금까지 밀린 민원업무를 보기도 했다. 오후 늦게 집을 나서 일단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서둘러 은행마감 시간 전에는 인터넷뱅킹과 현금카드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동사무소로 와서 전입신고도 마쳤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갔다.

   오늘은 안해와 같이 저녁으로 김치국밥을 끓여 먹었다. 재료가 좋아서 그런지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덧붙여서 김치전도 부칠려고 반죽은 해 놓았는데 김치국밥을 다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먹다보니 배가 너무 불러서 지금껏 미뤄두고 있다. 그러면서 안해가 컴퓨터에 앉아 은행 업무를 보고 있을 때 나는 뒹굴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앉아 있으니 평온하면서도 분주한 하루가 간다.

   하루를 마무리할 시점, 내일 할 일을 챙겨 놓고 이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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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2-2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중요하지요. ㅎㅎ 아까 맡긴 문집이 벌써 나온 거 있죠...ㅋㅋ 두 시간째 보면서 혼자 즐감하고 있답니다. 이제 문집작업도 끝이 났으니 정말 담임 노릇이 끝났네요. 허전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담임은 늘 그렇 존재인 것 같아요. 올해는...

느티나무 2005-02-2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샘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본인은 펄쩍 뛰겠지만 그래도 사실입니다.) 제가 싸움엔 좀 약해서요 ㅋㅋ-아니 말싸움은 잘 하지만, 막무가내로 나오는-소위 말하는 무대뽀?- 사람한테는 방법이 없으니! 담임이 없으니 한 해 동안 잘 지켜보세요. 그리고 우리반 부담임으로 오시면 안 되나요? 아까 우리집에 왔을 때 내가 만든 CD를 보셨어야 하는데... 오늘 저녁 만들면서 의주샘 우리집에 와서 같이 먹자고 할랬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구요... 아까 전화해 보니 학교에서 안 좋은 일 있었다고 하던데!! 여기저기서 걱정이네요.

해콩 2005-02-2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든든, 저만큼이야 하겠어요? ^^ 무대뽀엔 부대뽀로 나가는 것이 상책인 것 같아요. ㅋㅋ 부담임은... 말은 한 번 해보겠지만 수업이 2학년 밖에 없어놔서리.. 올해는 저도 샘처럼 수업 CD를 만들어 보려구요. 잘 갤카주세요~ (14일 그거 같이 보면좋겠어요. 경희샘께 말해도될까요? 내 문집이랑 다른샘들 지난 학년 정리한 자료도 같이 보면 도움이 많이 될듯) 샘이 한문수업을 지원한다니깐 처음엔 무턱대고 좋았는데 이젠 부담이 좀 되요. 샘이니까! 수업준비를 좀 땐실하게 해야겠는걸요. 의주샘은 아마 3학년 담임이 안 되신듯.. 3학년 부장이 의주샘 빼고싶어하는 눈치라 다른 샘을 밀어넣었다고 하던데... 이젠 2005학기 준비를! 으샤으샤 (간만에 댓글 디게 길게 썼다 그쵸? ^^ 안에 계신 '해'님께도 안부를...)
 

   늦게 시작했던 방학인지라 우리 학교(지역)은 오늘 개학을 했다. 모처럼 분주한 분위기, 익숙해서 편한 분위기이다. 늘 하던 아침 회의시간이 이어지고, 강당에서 전체 학생들과의 조례. 언제나 아이들은 밝고 명랑한 표정들이다. 부러운 모습!

   나도 이번 주에는 해야할 일이 아주 많아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졸업하는 아이들과의 이별도 준비해야 하고, 떠나는 학교라 해 온 일을 이번 주에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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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5-02-1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새신랑 선생님,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떠나는 학교라.. 다른 학교로 전근가시는 건가요?

느티나무 2005-02-1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어쩌다 보니 학교를 옮기게 되었답니다. 어디로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학교야 어디든 비슷하거든요. 어딜 가나 아이들은 이쁘고...

▶◀소굼 2005-02-14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전근가시는군요. 다른곳에서도 즐거운 생활 하실 수 있길: )

2005-02-14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1월 16일, 부산에는 몇 년 만에 눈이 펑펑 내렸답니다. 그 날 저는 가족, 친지, 학생들의 따뜻한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왔습니다. 그리고,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다 신혼여행 중에 아내가 아파서 좀 고생했습니다. 여행다니는 동안, 그리고 귀국할 때도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귀국하자마자 친구의 도움으로 바로 입원을 했었습니다. 외국에서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익숙한 의료 체계와 담당 의사의 진단, 그리고 알게 된 병명으로 안도했습니다.

   며칠 동안의 입원생활이 이어졌고, 어제야 겨우 퇴원을 했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는 중이구요. 앞으로 며칠 쉬면 나아진다고 합니다. 

   오랜 여행과 발병, 모두가 뒤돌아보니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 흔적이 없는데도 썰렁한 서재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서재주인님들 모두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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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반가운데 좋지 않은 일이 계셨군요. 그래도 부인께서 건강하시다니 다행이네요. 이제 종종 뵐 수 있겠습니다, 그려.^^

푸른나무 2005-02-0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모처럼 여행인데 걱정이 많으셨겠습니다만 첫 출발에 더욱 단단한 부부의 연으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신의 계시라 봅니다. 애틋한 가운데 사랑은 더욱 깊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해콩 2005-02-0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여행중에 아팠다구요? 어디가요? 당연히 잘 다녀왔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걱정과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아는 병명이고 치료가 잘 되어가고 있다니 안심이긴 하지만.. 만나서 물어봐야겠네요. 경황 없으시겠지만 둘이 되어 맞는 첫 '설'도 잘 보내시구요. ^^

비발~* 2005-02-07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흠... 이제 느티님의 신혼일기를 기대해볼까나~^^

starrysky 2005-02-0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늦었지만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즐거운 신혼여행 중에 부인께서 타지에서 병이 나셨다니 걱정이 많으셨겠네요. 모쪼록 몸조리 잘 하셔서 하루 속히 완쾌하시길 기원합니다.
편안한 설 맞으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되세요. ^^

느티나무 2005-02-1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걱정 덕분에 무사히 설을 쇨 수 있었답니다. 서로 마음을 모아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앞으로는 더 자주 글도 올리구요. 모두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