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시...서재의 창밖으론 가을 햇살이 쏟아지고 가벼운 바람 소리도 들리고

어느새 나의 마음을 흔든다. 가을이

내 안에 들어와 익어 갈 즈음 전에 자주 가던 까페에서

한 분이 연락을 한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나도

몇 마디 안부를 묻다가 한 번 만나자는 말을 건네고

우리는 종묘에서 만나 창경궁을 걸었다. 낙엽은 지고 하늘은 높고

가을이 깊었다 이렇게 만나며 사느거다 바쁘더라도

이곳 저곳을 두러보고 걷다가 종묘를 나와 인사동에 가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또 차를 마시며 다기에 대해서 얘기했다

일요일은 이렇게 갔다 아직 더 남은 가을

나는 얼마나 더 깊어질수 있을까 깊고 깊어서 높아진 하늘

단풍 , 무엇보다도 여물고 여문 가을 물을 여울물을 보러가고 싶다

그 여울물을 함께 들여다 볼 사람이 그립다

아직 얼마간은 남은 가을 그런 사람이 내게올까

가을이여 아직은 기다려 다오 그 사람이 오기 전까진

서서히 천천히 깊어다오 오 가을 내 사랑의 빈자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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