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은 올해 2월 2일에 쓴 것인데 알라딘에 서재가 생기면서 함께 모은다.)

내용이 매우 간결하면서도 읽을만하다. 나는 늘 전문분야의 지식인들이 자신이 쌓아올린 전문지식에 기반해서 인간을 들여다보는 글을 써 주기를 바랬다. 우리 인간 삶에 대해 인문예술이나 문학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아무래도 사유도 깊고 자신의 의사도 재미있게 잘 전달하지만 현대는 매우 복잡한 사회라 어떤 작은 문제에도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할 때가 많고 또 전문가는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생각의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종종 구체적 의견의 차이나 대화의 진전이 없이 밑도 끝도 없는 원론적이고 감정적인 論戰을 겪고 나면 허탈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대화 중에 앞에서 자신이 말한 내용을 슬그머니 바꾸기도 한다. 자신의 의견을 간략히 제시하고 틀렸다고 생각하면 정직하게 시인하고 해야 대화의 진전이 있고 쓸데없는 감정의 낭비가 없다. 그리고 자신보다 잘 알면 그냥 그 사람에게 배우면 되는 것이다.

우연히 접한 이 책은 한 편 한 편이 매우 흥미롭다. 그것은 저자가 공부한 동물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데다가 그것을 통해 우리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눈도 예리하며 또 그것을 효과적인 짜임과 문장으로 잘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동물들의 생활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의 문제를 반성해 본 것이다. '알면 사랑한다' 이것이 저자의 모토인데 공감이 간다. 다만 남녀의 성 역할이나 호주제 문제에 대해선 내게 뚜렷한 主見이 있다기 보다는 좀 더 생각해 보고 싶다. 다른 글들은 대체로 공감이 간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글을 좀 찾아 읽고 싶은 강한 자극을 받았다. 신문의 칼럼이나 어떤 문인들의 경우 별 내용도 없는 글을 가지고 많은 지면을 차고앉은 것을 보면 역겹기까지 한데 전문성에 바탕을 둔 짧지만 여운이 있는 이런 글은 참 빛이 난다.

덤으로 자신이 지적인 오만에 빠져 있을 땐 전혀 생소한 분야의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자신의 실체를 자각하여 균형감각을 회복하게 됨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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