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성 5인이 뽑은 고전 200
양계초 외 추천, 최종세 옮김 / 예문서원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어떤 거대한 산이나 바다를 앞에 두면 막막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스승인데 스승운이 그다지 없는 사람은 큰 학문의 바다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고 더욱이 효과적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 있어도 인간적인 매개가 있어야 관심이 촉발되어 그 책이 내 책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편 생각해보면 이 세상의 저명한 스승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돌아가신 석학을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사승 관계를 통하여 학통을 전수받으면 좋겠지만...그게 그리 쉬운가.

쉬운 길이 있다. 책을 통하는길. 책을 통해 고금의 대 석학들을 만나는 것이다. 다만 거대한 학문을 앞에 대하여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이 책은 문·사·철 및 공구서와 어문류 그리고 자연과학류까지 곁들여 한학을 하면서 읽어나가야 할 책의 정선 목록집이다.

이회 출판사에서 나온 굴만리의 <한학연구의 길잡이>가 경·사·자·집에 대한 소개인데 비해 이 책은 양계초, 호적, 왕벽강, 채상사, 굴만리 이 다섯 석학이 뽑은 중국 고전 필독서 리스트인 셈이다. 책 내용은 바로 그 리스트에 선정된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현재 어떤 판본이 있는가를 알려주는 것이다.

책 맨 앞장엔 그 목록을 뽑은 근거 자료가 있고 맨뒤엔 필독 목록서가 붙어 있다.

나는 가끔 이 책을 꺼내어 내가 얼마나 많은 한문 전적을 알고 있는가 시험하기도 하고 또 모르는 책이 나온면 여기서 길을 찾기도 하고 그런다. 굴만리 선생의 古籍導讀 즉, <한학연구의 길잡이>와 이 책을 자매편처럼 보완해서 함께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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