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미학산책
정민 지음 / 솔출판사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비교적 널리 접하는 현대시는 배경 지식을 좀 알고 있으면 좋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살아온 과정에서 대개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식은 갖추고 있는 셈이어서 바로 시를 읽고 감상을 하면 된다. 이와 달리 한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몇 가지 알고 있어야 제대로 감상이 되는 요소들이 있다.

우선 한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시니 절구니 율시니 하는 형식과 운자와 평측, 그리고 대구라고 하는 작시규칙 요소를 대강이나마 이해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는 고사니 정경(情景)이니 하는 것과 시대적 분위기 등 역사적 상식이 필요한 면이 있다. 더 나아가 가급적이면 한문에 대한 소양이 좀 있어서 문자의 유래와 함축적 뜻을 풍부하게 알고 있어야 그 시를 자의적으로 곡해하지 않고 시인의 정서와 교감하면서 감상을 할 수가 있다.

그러고 보면 한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적 교양을 요구한다는 면에서 매우 고급한 예술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요즘 한시를 짓는 사람은 60,70대 층을 주로 하여 그 명맥을 유지하는 형편인데 몇 십년 전만 해도 한시는 식자층의 생활의 일부분이었을 정도로 친근한 취미 생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한시를 조금이나마 접해 본 사람이 읽으면 퍽 좋으리라고 본다. 우선 唐詩를 중심으로 대표작들을 좀 외우고 하면서 한시에 맛을 들이는 단계에서 이런 책들을 보면 시가 가지는 여러 예술적 측면에서의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한시하면 내용만을 가지고 말하는 추세인데 그 형식 역시 중요하므로 그에 대한 책도 보고 해야 할 것이다.

한시에 문외한인 사람도 이 책을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보면 시에 대한 이해나 시 창작에 상당한 영감을 얻을 것이라 본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자자가 공저로 펴낸 애정한시 평설집(꽃 피자 어데선가 바람불어와)의 앞 부분 내용을 살찌운 것이다. 시론이 좀더 원숙하여져서 깊이 있게 전개되고 예문도 딱 부합하는 것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다음 저작에서 기대해 본다. 그러자면 감상과 분석만으로는 안되고 실제 한시를 많이 지어보고 해야 하리라 본다. 남의 시를 잘 비평하는 사람을 보면 실제 시를 쓰는 사람이 더 생생하게 잘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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