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도 꼴랑 요거 하나 나온 거나 핵심인 키보디스트 로베르또 카를로또(훙'까' 뭉'까'...)의 인지도로 봐서나 수퍼밴드라고 하긴 힘든데 정말 의외로 이 앨범 자체는 인지도가 상당함. 뭐 노래들이 좋으니 당연한 건지도. 그리고 이 앨범을 얘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저 변기 커버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 난 별 감흥이 없다.
중고시장서 시완판 디지팩으로 나온 걸 시디 본체 민트급으로 구한 것. 근데 시디 빼고 외양은 심하게 민트급이 아녀서 좀 큰맘 먹고 새걸로 투자 좀 할까 생각도 들었지만 어차피 다시 팔 것도 아니고 음악이 좋아서 구한 건데 뭘.
사실 시완레코드에서 내놓은 앨범들이 미래로 갈수록 그 재테크적 가치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 일단 워낙 시완레코드 카테고리의 음악들이 매니아 지향이라 가뜩이나 풀이 좁고 뮤지션에 대한 충성도는 높은데, 시간이 지날 수록 세계 이곳저곳 레이블들에서 같은 앨범들이 페이퍼 슬리브가 나와서 지갑을 열게끔 만들기 때문. 그게 걍 엘피판 베낀 걸로 땡이면 그래도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는데 리마스터링에 추가 트랙까지 수록해서 나오니. 과거의 것이 희소가치가 점점 사라져가는 건 컴퓨터 부품만의 얘긴 아닐지도. 뭐 그래도 훙카뭉카는 내놓은 게 달랑 하나라 덧붙일 게 없는 모양인지 새버전에서도 추가로 붙는 건 없지만.
전체적으로 프록다운 적당한 우울함이 아기자기한 이탈리아적 발랄함 속에 은근슬쩍 들어가 있으면서 종종 능숙한 솜씨로 심포닉하게 쭉쭉 전개시켜주는 것이 전곡이 다 좋음. 명반은 명반임.
위에서 노래도 부르고 키보드도 치는 양반이 바로 예명 훙카뭉카 그 양반. 저기 드럼 맡은 양반이랑 같이 "Carlotto & Cucciolo"이란 유닛으로도 활동하며 유튜브 뒤지면 저 동영상과 같은 2007 라 스페찌아 프록 페스티벌에서 둘이서 신나게 노는 장면도 목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