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삶의 부분부분들을 차지하고 있는 앨범들을 골라 역연대기식으로 리스트를 잡아보려다가 재미가 없어져서 그만 뒀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생각난 것이 기억 속에서 제멋대로 흩어져 있는 조각들을 선택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뒤섞어 붙여놓는 것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과거를 반추하는 리스트들이 필연적으로 갖는 속성, 바로 과거라는 현재가 어떻게 끊임없이 작용되는가에 대한 증거가 보다 명징하게 구성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5년에 그랬던 것처럼, 흘러가는 의식에 맡겨서 뽑았습니다....
맥주는 목 안을 따갑게 찌르는 쓰라림, 담배는 허공에 흩뿌려지는 허무함. 그것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