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랜드 관광 사업에 혁혁한 일조를 더할 게 분명한 필름. 작년 12월 31일에 상상마당 주최로 틀어줬었다는데 그놈의 동네에선 야설 쓰다 거부 당해서 안 가고 있었건만 그런 신통한 이벤트도 벌이고 시발 결론은 극장서 못 봐서 억울하다능....

예전에 이 양반들의 [()] 앨범을 들었을 때 퍼뜩 떠오른 '천공속 느와르'라는 말로 묘사했었는데 여기선 거기에 더해 확장된, 훨씬 광막하고 극적이며 거의 오페라적인 힘과 규모적 측면에서의 인상을 덧붙여야 할 듯. 뭐 성문영씨의 해설에서도 이들의 음악은 세상의 모든 음악가들이 바라마지 않는 호칭, 장르를 말할 수 없는 음악이라는 지위를 얻었다고 하거니와 시우르 로스는 그저 시우르 로스일 뿐이리라.

기대했던 피르파우케가 한곡만 괜찮고 나머진 영 별로였던 차에 그에 대한 해소제를 여기서 찾아내게 되었음. 외국 음악 관련 잡지들이 여기에 쏟아내고 있는 줄기찬 격찬들은 이들의 음악이 구성해내는 소리의 천국에 비교하면 거의 사족에 가까울 정도. 빙설 입자처럼 다채로운 세계 속, 차가운 고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손장갑 속 온기처럼 따스한 울림. 바로 그정도만, 혹은 그정도만이라도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 (앞으로 영원히 적용될 말인)현대인 아니겠는가. 이 경험이 여행일 수 있는 이유는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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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 있는 걸 억울해해야 마땅할 매력적인 앨범. 전반적으로 센티멘탈하면서도 궁극적으론 묘하게 중립적인 톤을 내내 유지하는 스탠 묄러의 섬세한 목소리가 풍성한 어쿠스틱 포크 속으로 청자를 푸욱 담궈버린다. 숨겨진 보석 같다는 진부한 표현은 바로 여기서 훌륭하게 제 역할을 다 한다. 그 희소성에 있어서나, 심지어 흔치않은 감상성에 있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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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즈음에 리버맨 뮤직에서 기존 앨범에 네 트랙이 더해져서 복각되어 세계 최초로 CD화 된 세븐스 돈의 유일작으로 워낙 처음 찍은 게 얼마 되지 않았던 데다 그후에 재발매했을 때도 더럽게 조금 찍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울트라 초레어 하이브하게 된 앨범이었다(고 함). 그러나 CD화된 현재는 별로 전만큼 울트라 초레어 하이브하진 않을 거 같은데 역시나 꼴랑 600장 밖에 안 찍었다니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울트라 초레어 하이브(이제 그만 써야지)하다 해도 음악이 그지 같은 건 어쩔 수 없이 그지 같은 거라, 사실 자주 제작해서 레어 앨범의 지위를 차지한 것들도 속내를 보면 세금을 안 내려고 고것만 찍었다던지, 진짜 안 팔릴 게 뻔하니까 고것만 찍었다던지 뭐 번잡한 이유는 다양한 편. 그래서 처음에 이 앨범을 접했을 때도 으례 그렇고 그런 것들 중 하나일 걸로 지레짐작했었는데. 그런 인상이 들게 만든 이유중 하나가 음질이나 프러듀싱이 정말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 학예회 수준이라고 봐도(내가 쓴 표현은 아님)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 결국 아마추어 컬리지락 밴드의 객기 한바탕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라이너 노트를 보면 알겠지만, 녹음 자체가 엄청 열악한 환경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단 소리의 질에 대한 문제제기는 좀 줄어들고. 그렇다해도 앨범 전체적으로 들려오는 뭐라고 해야 하나, 대학생다운? 무언가 아마추어리즘이 물씬 풍겨나는 것이 노래들에 대한 평가를 접어두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븐스 돈의 노래들은 아름답다. 그것은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서라도 어떤 열의나 진심을 통해서 이뤄내는 아웃사이더적 기적들과 상통하는 바다. 전반적으로 미국 밴드답지 않은 아이리쉬 포크적인 냄새가 나면서도 그 시절(1970~1976) 많은 밴드들이 그랬던 것처럼 프록적인 요소들도 거리낌 없이 섭취하고 있는 이 앨범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 순진함과 겸손함, 그리고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듣는 이를 끌어당긴다. 리마스터링으로도 걸러내지 못한 거친 음과 치밀하게 다듬어지지는 않은 조율들이 그 미덕에 배가되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순간부터다. 영악하진 않지만 다양한 색깔들을 가진 트랙들을 통해 소소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걸 증명하는 이 앨범은 해독제 역할에 있어서 출중한 성능을 발휘하는 앨범들의 전당에 올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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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귀신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음. 캐서린 리베이로는 고다르의 [기관총부대]에 조연으로 출현했었다는데 그 영화를 안 봐서 잘 모르겠고, 이후 영화에는 세 번 정도 더 출연. 주업은 역시 알프스랑 함께 한 노래 활동이었던 듯.

우선 캐서린 리베이로의 목소리 자체가 꽤 강렬한데다 녹음할 때 기술의 열악함 때문인지 무슨 생각이 있었는지 알프스의 연주가 좀 작은 볼륨임. 귀곡성인 캐서린 리베이로의 목소리와는 별개로 알프스의 음악 스타일은 상당히 트래디셔널한 부분이 느껴지는데 2집이 포르투갈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하니 대충 그쪽 성향이 아닌가 짐작(이 앨범은 3집임). 듣는 내내 어둡고 거대한 통로가 생각난다. 다크 싸이키델릭류 좋아하는 이라면 무리는 없을 듯함. 다만 데드캔댄스 정도의 세련됨은 기대해선 안됨. 

개인적인 취향으론 상성이 맞을 때, 좋을 땐 괜찮고 안 좋을 땐 한없이 그지 같이 들려오는 등 기복이 심하다. 오늘은 상성이 맞는 듯 귀에 착착 감겨서 생각난 김에 올려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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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알라딘에서도 그럭저럭 잘 나가고 있는 그 물건. 물론 별로 사고 싶진 않은데, 암튼 까인다는 것도 행복할 수가 있는 경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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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2008-01-0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원숭이..영장류과에 넣어주는 것만 해도 놀라울 따름이어라

hallonin 2008-01-1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무서움.

수퍼겜보이 2008-01-1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