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있었던 큐브릭 고별사에 스필버그가 나왔던 게 잘근잘근 씹히다가(아카데미답다느니 등등) 후에 둘의 내밀한 관계가 밝혀지고 [에이아이]가 나오자 뒤집어 엎어야 했던 것처럼, 세상일이란 알 수가 없는 법. 둘이 서로 사랑스러워서 의기투합했다.... 라고 봐야 할 진 역시 또 보류해야겠지만 굴드 마인드를 생각해보면 그럭저럭 맞으니 그나마 일 벌였겠지 싶음. 뭐 그래도 EMI 음원으로 남아있는 초기 카라얀은 도이치 그라모폰 들어가서 보여줬던 짜증나는 화려함과 거들먹거림과는 달리 젊은 패기와 시원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물론 아직 안 들어봐서 진실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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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수고대하던 날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사일만에 집에 돌아온 여자
끝내 이유를 묻지 못한 남자의 사연들을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돼지 기름이 흰 소매에 튀고
젓가락 한 벌이 낙하를 할 때
니가 부끄럽게 고백한 말들
내가 사려깊게 대답한 말들이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막창 2인분에 맥주 13병
고기 냄새가 우릴 감싸고
형광등은 우릴 밝게 비추고
기름에 얼룩진 시간은 네시 반

비틀대고 부축을 하고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약속하고 다짐을 하고 끌어안고 섹스를 하고
오해하고 화해를 하고 이해하고 인정을 하고
헛갈리고 명쾌해지고 서로의 눈을 바라다 보는
그 시간을 또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골목길을 빠져나올 때에
너무나도 달콤했었던
너의 작은 속삭임과 몸짓
운명처럼 만났던 얼굴이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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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역땅에서 이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단숨에 쏟아진 찬사와 지지에 비교하여 우리나라에선 상대적으로 조용하기 그지 없이 지나간 이유는 역시 우리나라에서 컨트리라는 장르 자체가 가지는 낮은 인기 덕분일 듯. 앨범 수록곡들은 컨트리적인 아우라를 기반으로 블루스, 락, 포크를 포괄하는 종합선물세트에 가깝다. 리메이크곡들인 만큼 그 자체로 곡의 퀄리티는 보장되고 있지만 여기선 더욱 세련되고 신선해진 감각으로 성공적으로 진화되어 있다. 탱탱하게 살아서 명징하게 울려퍼지는 사운드적인 면에서는 프러듀서의 탁월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음. 업계 최고급 베테랑들의 성공적인 근접조우가 만들어낸 고전적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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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혼 2008-04-2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obert Plant의 목소리는 정말 예전 그대로군요.^^ 얼마 전에 Led Zeppelin의 '역사적' 재결합 공연 소식에도 가슴이 설렜는데, 영상 감사히 잘 봤습니다.^^

hallonin 2008-04-2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 좋죠. 멋지게 늙는 영감님.
 

주제페 안토니오 브레시아넬로. 태생은 이탈리아 양반이지만 1715년에 뮌헨에 등장한 이후로 슈투트가르트 궁정에서 이것저것 정치적 알력에 휩싸이면서 남은 여생을 살았다. 그리 기록들이 남아 있지 않기도 하고(뮌헨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진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어지간히 인기가 없는 양반인지 거의 정보도 없고 녹음도 없음. 그런데 남긴 곡들도 얼마 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유튜브 뒤지면 이 양반의 파르티타들을 연주한 게 제법 올라와 있는 걸 보면 내가 모르는 인기 좋은 세계가 있지 않나 싶음.

바젤 라 체트라 바로크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한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한결 같이 바로크 후기라는 시대가 쌓아 올린 단단한 구조 위에 아마도 작곡자 본연이 가지고 있었을 이탈리아적 기질, 비발디의 가장 강렬한 곡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생동감으로 충만한 에너지가 거리낌 없이 넘쳐나고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가죽을 매만지는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그 넘치는 탄력감 속에서도 화성적 풍부함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이를 가리켜 실내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의 어느 중간지점이라고도 설명되고 있는데 가히 맞는 말이다.

우연히 음악을 들은 이후로 반 년을 훌쩍 넘게 찾아다녔는데 얼마 전에 의외로 멀지 않은 데에서 구할 수 있었다. 어느 모로 보나 숨겨진 보석의 칭호를 얻기에 충분하다. 그것도 무척이나 강렬하게 빛나는. 나중에 알게 된 사족은 디아파종 별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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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식스의 5집이자 마지막 앨범. 한국형 구룹사운드의 완성형이란 평을 먹기에 충분할 정도로 단련된 뽕끼와 삘링을 유감 없이 선보이고 있음. 4곡의 창작곡과 3곡의 번안곡으로 이뤄져 있는데 번안곡들의 어레인지 퀄리티도 끝내줌. 다만 3번 트랙 '모르겠오이다'는 모종의 토속적인 아우라가 초창기 구룹사운드적 단순미와 곁들여져 영 별로이긴 함.

어느 틈엔가 싸이키델릭 전문 레이블이 되어버린 비트볼 뮤직에서 엘피판이 복각되어 나왔었지만 현재 절판난 상태이고. 이게 좀 희안한 경운데 시디판으로는 아직, 아니 현재까지 몇년째 계속 팔리는 중임. 그것도 무려 오아시스레코드 제작. 부클릿이라고 해야 색감 거친 인쇄 상태에 일관성 없는 전곡 가사와 철지난 멤버들 사진과 오타 난 곡목들과 문광부 등록 번호, 불법복제 금지 문구가 붙은 게 다인 지극히 염가스러운 디자인인데 도대체 언제 제작된 건지 알 수가 없다. 케이스 뒤엔 1972.3 이라고 적혀 있지만 당연히 그때 시디를 생산했을 리가 없고. 시디 본체를 보면 컬러 필름까지 입혀져 있는 게 그럭저럭 최근인 거 같기도 한데 부클릿 가장자리는 색이 바래서 누리끼리한 걸 보면 또 시대가 어느 시대인지 종잡기가 힘듦. 비트볼에서 앨범을 내놓는다면 시디도 내놨지 그냥 엘피만 덜렁 냈을 것 같진 않을 걸 보면 뭔가 상업적 권리에 관련된 법률 문제 때문이 아닐까 짐작만 하는 중.

근데 중요한 건 이 죽여주는 앨범이 달랑 2800원이면 살 수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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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4-2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켓멤버사진에서 얼핏 응삼씨를 본 것 같기도 하고....ㅋㅋ

hallonin 2008-04-2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삼씨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난 사회적 패배자인 듯.

Mephistopheles 2008-04-23 16:48   좋아요 0 | URL
TV를 자주 안보시는 것일 뿐..
전원일기에 나오는 만년 노총각 응삼이를 말하는 겁니다.
문화부장관으로 맹활약(?)을 하시는 양촌리 이장댁 막내아들
유인촌씨와는 극중 불X친구입니다..^^

hallonin 2008-04-2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잘 생긴 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