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 인사이드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안 읽은 건가. 

뭔가 되게 거슬리는 부분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래서 책을 덮었나. 

끝까지 읽은 책의 제목들을 적어놓았는데, 없네.


어제 '태풍상사'를 보다가 이 책 생각이 났다. 

어제의 태풍상사,에서 강태풍은 수출하기로 한 안전화를 실어보낼 배를 수배하지 못하다가 고기잡이 배에 싣는다. 그게 불법적인 행위여서인지, 경찰들이 배를 수색하는 장면에서 이 책 생각이 났다. 

파타고니아의 창업자가 쓴 이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더 잘하려고 물건을 만들어 파는 그런 이야기였는데, 내가 어라? 싶었던 게 떠올랐다. 저자가 자랑스럽게 써놓았던 내용은 암벽등반용 철물을 수출할 때 고철,로 팔면 세금이 더 싸다고 뭔가 고철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거였다. 잔혹한 비즈니스 세계 바깥에 있는 나는, 세금과 무역과 관세 따위의 복잡다단한 회피로가 얼마나 중요할 지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이런 걸 책에 쓴다고? 싶었거든. 


법이나 제도, 를 대하는 나의 수용적인 태도와 공격적인 태도의 차이일까. 

거만한 서양인의 태도일까, 소심한 동양인의 태도일까. 

그럴 수는 있지만, 이렇게 전시하는 게 옳은 건가? 싶은 나는 여러 모순들 때문에 멀어지지, 싶었다. 


새 자켓을 사지 마시오,라는 슬로건은 멋지지만 역시 잘 모르겠다, 싶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서핑하고 암벽을 타고, 산을 오르는 동지들과 동지들이 아니 사람들 사이에서, 가치와 가치 아닌 것을 스스로 정의하고 있다. 나는 껄끄러운 기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서 MV로 봤다. 

감독이 균형감각이 없는 거 같다. 

피해의식을 피해,로 생각하는가,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럴 수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피해의식,을 피해,라고 생각하고, 응당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자들이 추근댄다고 피해를 호소하는 말을 은근한 자랑으로 들었다. 

나의 피해의식,일 수 있지. 나는 성적 매력이 없어서 추근대는 사람도 없구나, 라는 생각도 같이 들어서, 순순하게 들을 수가 없었던 거다. 그러다가 내가 엄청 고달픈 적이 있었는데, 그걸 자랑이라고 받아들였던 내 자신의 순간이 있어서, 나는 아예 말하지 못하겠더라. 

성적인 말들이 비밀이 되는 것은 관계의 은밀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게 여성 내의 경쟁관계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의식,과 피해,는 다르지 않나. 

영화는 피해의식,과 피해,를 구분하지 않는 사람이 만든 이야기 같았다. 

영화 속에서 너무 이해되지 않는 장면은 이런 거다. 


1. 늙은 청풍방직? 사장의 뒤로 벌거벗은 여자들의 흑백사진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 사장은 쿨병 걸린 문화 창작자로 스스로를 여겼어서, 다 늙어 몸도 못 가누며 누워 있는 방에 그런 것들이 다닥다닥 붙여 놓은 건가? 거동도 불편한 그런 할아버지가 자신의 취향으로 전시할 공간을 가질 수 있나? 

아직도 나는, 그 사장이 악당인지 의심하고 있다. 모든 궁녀의 소유권을 행사했던 왕은 어쩌면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막기 위해 필살기를 쓴 거라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나는, 그 사장이 악당인 이유는 그 엄마가 주장하듯이 강간,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영원을 약속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그 사장이 악당인 이유로는 그 할머니의 증언밖에 없잖아? 이렇게 의심하고 있으면, 그 감상적이고 재미만을 추구하는 젊은 여자 피디가 말하는 것처럼, 그 남자의 현 상황이 '천벌'일 수는 없는 거니까 말이다. 이상한 공간에 있는 이상한 할아버지는 이야기 안에서 천벌받은 이상 성욕자여야 할까? 


2. 아들과 며느리가 있는 앞에서 자신의 강간 경험을 증언하고, 죄를 구하는 말을 한다.

그럴 필요가 있었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나는 그런 이야기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못 한다고 생각했다. 


3.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못 생겼다'고 말한다고? 

딸한테, 못 생긴 얼굴,이란 게 있어? 라고 묻고 응.이란 답을 들었다. 

그럼 그 사람 면전에서 대놓고 말할 수 있어?라고도 물었어야 했는데. 그 질문을 안 했네. 

사람들이 예의가 없어. 방송국,에서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하다니 그럴 수 있을까, 의심했다. 다들, 자신을 꽃같이 예쁘게는 못 꾸며도 좀 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인 체 꾸미는 거 아닌가? 


과거가 잔인했다면 어떤 면에서 그랬을까? 가난했고, 좀 더 노골적이었을 수는 있어도, 역시 지금이랑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인데, 그 때는 잔인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잔인해보이지 않는다면, 감독은 자신이 다른 위치에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은 거기서 거기고, 순전한 악한이나 순전한 선인이 없는 것처럼 괴물같은 못생김 따위는 없는 거지. 


https://blog.aladin.co.kr/hahayo/10333292 내아이디는 강남미인,을 읽고 쓴 서평이다. 이 때도 나는 못생김,이라는 걸 자각하는 건 어렵고,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인 못생김은 없다고도 썼다. 예쁘고 미운 건 상대적인 거고, 짚신도 제 짝이 있다고. 


그 눈 먼 남자는 사리분별이 아예 안 되었던 거야, 싶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데, 뭘 기대했던 걸까? 자신의 아내가 세상 제일 예쁜 사람이라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그 못생겼다는 여자는 사리분별이 아예 안 되었던 거야, 싶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데, 뭘 믿고 그렇게까지 용맹했던 걸까. 눈먼 자신의 남편 덕분에 용기가 났다는데, 왜 그렇게까지 했던 걸까. 영웅이 되고 싶었던 걸까. 딱 한 명뿐인 지지자를 믿고??? 위한다고 해 봤자 뺨이나 올려붙이는 자신의 직속상사?를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큰 딸이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 너무 재밌다고 도파민 폭발,이라고 했다. 너무 오래된 책이라, 새삼 놀라면서, 지금 뒤늦게 호응하는 독서가들도 궁금하고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겨우 겨우 읽었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핫했는데, 그 때도 읽어보려고 했었다는 걸 읽기 시작하고 생각났다. 모르는 이야기가 아닌데, 싶더라. 그 때는 음, 스물일곱에 자가용을 몰면서 월세를 받아 사는 젊은 여자의 도입을 참아내질 못한 거 같다. 게다가 그때의 나는 페미니즘에 경도되어 있었으니 그 여자가 제도권 페미니스트,들을 조롱하는 것도 기분나빴을 거다. 여러 종류의 감정으로 젊은 나는 이 책을 보다 말았지만, 지금의 나는, 딸이 좋아한 건 뭘까, 궁금하고, 지금 다시 이 책이 핫하다는 것도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다. 그러고도 결국 모르겠다,고 투덜거렸다. 

어쩌면 궁극의 미러링?인가, 싶은 내용이지만, 어디서 도파민이 터지는 거지. 

그러고는, 미친 사람이 쓴 건 못 읽겠어, 게다가 삶의 수고로움이 없는 주인공은 재수없어, 라고 딸에게 감상을 말했다. 

미친 사람이 화자인 이야기, 나는 못 읽겠어,라는 나의 말에 딸은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알려줬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란 책 뒤에 직소,라는 단편이 붙어 있다고. 가롯 유다, 관점에서 쓴 이야기라고, 재밌었다고 했다. 

그래서, 읽었다. 단편이라니, 좋아,라면서 읽었다. 


다 읽고는 말했다. 

멀쩡하던데??

직소의 화자는 강민주,처럼 단호한 확신이 없다. 강민주가 가지는 자기확신, 을 나는 혐오한다. 상대를 돈으로 호감으로 조종하면서, 스스로를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그 말들이 싫었다. 생각해보면, 강민주가 그대로 화자가 아니라, 약간은 강민주를 비추는 작가시점이라 그런 걸 수도 있다. 강민주가 주인공인데, 화자는 아니야. 그런데, 강민주는 자기확신에 도취된 스스로 교주같은 인물이니까 내가 못 봐주겠는 거다. 이입할 수도, 응원할 수도 없다. 그런데, 직소는 화자이면서 주인공이니까, 그 모든 스스로의 혼란이 드러나고, 나는 그 혼란에 이입할 수 있는 거지. 갈팡질팡, 우왕좌왕.


어찌보면, 직소는 강민주의 숭배자가, 강민주를 쏘고 나서 하는 긴 고백같다고도 볼 수 있는데, 나는 스스로를 신격화한 존재에 이입하기 보다, 내 옆의 범부에게 더 이입하기 쉬운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09-24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어서 진보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것이고,늙어서 보수가 아니면 머리가 없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지요.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어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어요.

별족 2025-09-24 06:40   좋아요 0 | URL
젊어서는 안 읽었어요. 역시^^
그 말은 참 싫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진보와 보수,는 책임을 지고 있는가,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어서 가능하다던 이상은 책임지는 위치에서 가능하지 않으니까, 조용해집니다. 저는 부모고, 집 안에 실권자?인데 집 안 조차 평등하고 자유롭고 차별 없게 못 하니까요. 다섯명 뿐인데도요. 그런데, 젊은이였을 때는 수천, 수만, 수백만, 수천만인 나라가 평등하고, 자유롭고, 차별없기를 큰 소리로 말했으니 뭐-_-;;;
 

초6 딸래미가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나는 릴스에서 본 두통치료법을 해보고 싶었다. 수건을 접어서 머리에 대고 물컵을 뒤집어 올리면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가고 머리가 안 아프다는 릴스들이 떴었거든. 아마도 인스타? 

해 보자,고 머리에 댔는데, 오~ 신기하게 기포가 막 올라오는 거다. 

나의 그 꼴을 보더니 중3 아들래미가 그냥 바닥에 함 해보라면서 컵을 거실탁자에 뒤집었다. 

뭐, 한 방에 다 물이 빠져나갔지, 뭐. 

그래 쟁반을 받쳐서는 획 뒤집었더니. 

음. 그 신기한 기포가 똑같이 보인다. 

엄마, 릴스 좀 그만 봐,라고 하는데 할 말이 없다. 

딸래미한테 두통이 없어졌어?라고 묻는 수밖에. 

그러니까, 그 기포를 찍은 사람들이 두통이 없어진 이유는 조금씩 물이 머리를 적시면서 머리가 식어서 그런 건가. 

모르는 일들이 너무 많고, 나도 너무 잘 속는데, 뭐였을까. 

그 두통이 사라졌다는 사람들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25-09-23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반적인 두통이면 큰 상관이 없는데 편두통이면 주의하셔야 되요.저도 어릴떄 갑자기 머리가 이픈적이 많았는데 커서 편두통이란 것을 알았거든요.편두통은 정말 벽을 두드려서 고통을 잊고 싶을 정도로 심한 경우도 많아요.
 
[전자책] 인어 사냥 - 차인표 장편소설
차인표 지음 / 해결책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럴 듯 하게 읽힌다. 

그런데, 나는 불사의 욕망에 이입을 못 하는 사람이라서 가장 큰 틀에서 걸리는 게 있다. 

예전에 신과함께,를 읽을 때 강림이 처사가 되는 이야기였던가. 사람이 70세가 되면 일괄로 죽어나가는 세상이 정말 좋아?라면서 웃는 장면이 있는데 나도 좀 그런 게 있다. 언제 죽을까,라는 공포 없이 모두가 70이 되면 죽는 세상이 나는 재미가 없을 거 같다.  

그런 데다가, 내가 지금 살아온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스무살이 되고 싶냐?고 물어도 싫고, 먹으면 안 죽을 수 있는 게 있다면 먹겠냐?고 물어도 싫어서 이야기의 욕망에 구경꾼 모드가 된다. 

동해안을 따라 유람했다던 그 화랑들이 과연 유람이었을까? 라던가, 진시황이 보낸 사람들이 찾던 불로불사의 영약은 무엇이었을까?라던 의문이 인어,라는 존재로 모여서 인어를 사냥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신라시대의 화랑이 유람을 빙자하여 찾아다니던 것도, 진시황의 사자들이 찾았던 것도 인어의 기름이라는 상상 가운데, 어떤 감각의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생명을 해치고 싶지 않아,라는 소박한 바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저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해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도 있으니까 말이다. 

나무들도 더 많은 양분과 햇볕을 위해 가지를 넓게 펼치고, 남들보다 빨리 자라는 걸 선택하기도 하고, 다른 나무의 가지를 타고 오르기도 하니까 말이다. 내가 모른다고 해서, 나무가 아무도 해치지 않는 순정한 삶이라는 것도 진실은 아닐 수 있다. 

그래서, 가끔 환경론자의 어떤 말은 과격한 인간혐오처럼 들리기도 하는 거고 말이지. 

물고기는 잡아 먹을 수 있지만, 인어의 기름을 짜는 건 너무 어렵다,라는 그 혐오의 감각을 나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 그 경계란 참으로 어렵구나, 싶다.

나는 불로불사의 욕망이 없어서 인어를 잡아서 기름을 짤 생각을 안 할 텐데, 누군가 인어를 잡아서 기름을 짜려고 하면 무슨 이유로 말릴까 생각을 하는 거다. 나는 못 말리겠네. 나는, 자리를 벗어나겠네, 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는 입이 무거워야지, 말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09-01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인표님이 이제 배우보다는 작가에 더 치중하는 것같네요.좋은 작품을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