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를 구출하라 청소년을 위한 철학 판타지 소설 3
좌백 지음, 왕지성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감수 / 마리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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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자백가를 격파하라,까지 끝냈다.  차곡차곡 무언가 흥미로운 지점들이 쌓이는 구조.  

'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소크라테스를 구출하라','제자백가를 격파하라'로 이어지는 청소년을 위한 철학판타지소설이다. 게임시나리오와 무협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력대로, '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는 게임과 같은 구성으로 아이템을 얻고 스테이지를 넘는 구조다. 무려 '청소년'대상의 이야기인데다가, 군데군데 재미있는 삽화까지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내용은 알차고 재미있기까지.  

1권이 논리학에 대한 기본을 다져서 일상의 오류들에 휘둘리지 않게 한다면, 2권은 서양철학이 시작되는 풍경을 묘사하고, 3권은 동양철학이 시작되는 풍경을 묘사한다. 나는 2권이 가장 재미있었는데, 1권부터 읽으면서 익숙해지는 게 있는 모양이다. 3권도 좋았는데, 딱 3권만 집어 잠깐 읽은 남편은 좋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중간부터 읽으면, 지누에게 이입할 수가 없다.  

게임만 하다가, 책만 있는 시골마을로 쫓겨난 지누가 어떻게 책 속의 모험을 즐기게 되었는지, 역시 1권부터 읽어야 한다. 1권을 읽고, 2권을 읽으면서, '어라, 정말 재밌네'라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건 아마도 서양 철학의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가 배경이 되면서, 신화들과 섞이는 모험이 즐거워서일 게다. 1권에서 모험을 안내하던 펄럭이던 논리학 책은 2권에서는 아이기스에 구조되는 노예의 모습으로 등장하고, 3권에서는 허리춤의 대나무 두루마리로 등장한다.  

소크라테스를 구출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는 지누와 애지를 따라, 세상을 설명하려는 철학의 시작이 즐거웠다. 이건 '논리적이지 않아'라면서 무엇이든 벌어지는 책 속의 세계가 나도 즐거웠다. 콧물 눈물 날리며 세이렌에게 가겠다는 재미있는 삽화도 좋다. 기다리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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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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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골적일 제목이 있을까.  끝까지 읽고 난 나의 심정이다.  

티비가 고장난 여름날들 중에 조르주 심농을 읽기 시작했다. 순서대로 차곡차곡 읽었는데, 첫번째 책이 '흔하다'는 인상이었다면, 두번째 책은 아주 놀랍다. '수상한 라트비아 인'이 무언가 시대물인 추리소설의 어떤 분위기-국경이 맞닿은 유럽에서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파리라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가 있고, 꽤나 여러 번 익숙해진 여러 추리소설의 묘사들 때문에 '음, 좀 옛날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라는 남편의 평가에 동의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면, 시리즈의 두번째인 '갈레씨, 홀로 죽다'는 달랐다. 1920년대 소설인데도 익숙해지지 않은 프랑스적인 묘사가 있었고,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부분이 있었다. CSI에서 범죄현장을 걸으면서 상상하는 요원들을 볼 때처럼, 사건현장에서 갈레씨를 상상하는 매그레 반장은 가깝게 느껴졌다.  21세기의 내가 CSI를 보듯이, 20년대 프랑스의 독자는 한권의 책으로 CSI를 만나는 셈이었을 것이다. 당대 가장 최신의 범죄수사기법들이 묘사되고, 현장에서 범인 혹은 피해자의 심리를 따라가는 매그레 반장에 대한 묘사는 딱 내가 CSI를 보는 정도의 오락적 쾌감을 선사했겠지, 싶다. 더하여, 나는 20년대라는 흘러간 시대에 대한 묘사를 소설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파리가 세계의 중심으로 기능하던 시대, 제국주의의 시대, 왕과 귀족의 자리를 자본가들이 대체하는 시대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매그레 반장이 바위같아서 좋고, 반장이 끊임없이 질문하는 피해자에 대한 묘사도 좋다.  

두번째 이 책을 읽고, 그래, 매그레가 좋아져서 열심히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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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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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나의 모순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택 단지 안에 길을 확장하고, 인도를 넓히기 전에, 나는 인도가 무슨 필요지,라고 생각하다가 인도가 확장된 다음에는 아, 생기니까 좋구나, 했다.  

인도가 있는 쪽 길과 없는 쪽 길 중 없는 쪽 길로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엄마는 안 좋은 모범을 아이에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고, 인도는 유모차를 끌기 좋게 턱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더 안전해 지는 거라고. 그러다가, 이 책을 보았다.   

고릴라를 보지 못하는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회의 그러다가 결국 러시아를 침공하는 그루지아 의회의 이야기도 재미있고-회사에서 내 태도가 연상되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다보면 부정적인 발언은 그냥 딱 듣기 싫은 태도. 더하여, 그래서, 간부들이 모두 '하면된다'고 달려드는구나,의 자각, 그러다가 그 끝은 아마도 그루지아같은 참사라는 것-, 지식착각에 빠지거나, 뇌스캔 사진을 하나 더 보탰다고,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의 태도도 재미있었다. 자신감착각이나 지식착각. 그래서, 사기치기 좋은 거구나, 그래서, 이렇게 대책없는 일들이 벌어지는구나. 재미있게 따라읽다가, 사람을 보지 못하는 자동차 운전자 이야기를 읽게 된 것이다. 걷는 사람이 많은,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도시에서 자동차 운전자는 사람과 자전거를 가장 잘 인지한다는 말은, 지금 내가 사는 단지의 현실과 맞물려 무서워졌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명확하고, 인도에 자전거도로를 보태 넓힌 단지에서, 자전거 사용자가 차도를 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방법이 있는데도 선택한 위험이고, 이전에 자전거도로가 없을 때보다 책임의 비중은 단 1%라도 늘어났을 테다. 게다가, 운전자에게 자전거 이용자는 이제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고, 그래서, 자전거 이용자는 더 위험해진 거다. 안전은 오히려, 차도와 인도 구분없는 길, 좁고 달리기 힘든 길에 있었던 거라는 뒤늦은 깨달음이 닥쳐서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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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과학이다 - 아기 돌보기부터 훈육까지 뇌 성장.발달별 육아 과학
마고 선더랜드 지음, 노혜숙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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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니는 엄마에게 절대!! 비추. 내용은 지나치게 많고, 죄책감을 부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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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골반 다이어트 - 벌어진 골반을 바로 잡아야 뱃살이 빠진다!
야마다 미츠토시 지음, 구혜영 옮김 / 비타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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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낳고 7개월 즈음 허리가 아파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순간이 왔다. 그렇게 5주를 입원했다. 수술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를 낳고 오른쪽 다리가 저릴 때 지나가리라 누구나 아이를 낳으면 그 정도는 아픈 줄 알고 참고 지나갈 거라고 기다린 내 탓이다. 그래서, 둘째를 갖고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그리고, 더하여 첫 아이를 낳고 입지 못하게 된 옷들이 둘째를 낳고는 좀 맞았으면 하고 바랬다. 첫 아이를 가졌을 때는 참 쓸데없어 보이던, 한심해 보이던 그런 마음을, 둘째를 가지고는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산 것이다.  

그리고 지금 둘째를 낳고 거진 8개월이 되어가는데, 책의 효과인지, 그냥 둘째라서 그런 건지, 지금의 나는 그 옛날 옷들이 모두 다 맞고, 허리도 아프지 않다. 다행이다, 아프지 않아서. 그리고 이 책이 고맙다.  

나는, 내가 동의할 수 있는 설명만 받아들이는데, 이 책의 설명은 내가 동의할 수 있다. 아이를 낳은 여성은 부상당한 상태이고, 아이를 낳은 여성은 심각한 변화의 상황이라서, 조심스럽게 잘 먹으면서, 몸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하여 이런 변화의 시기, 체질도 바꿀 수 있고, 더 건강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차근차근 따라갔다. 아주 정확한 자세인지는, 아주 완벽하게 따라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1분 하라는데, 오십 정도 속으로 세고 말거나, 하루 다섯 번 하라는데, 세 번 하거나- 좋았다. 내가 아기 뿐 아니라, 내 몸을 돌보고 있고, 임신과 출산이 그저 여성이 피해야 하는 변화가 아니라는 것이-남동생은, 누나 출산과정에서 몸이 변해서, 누구는 일부러 수술로 낳기도 한다고 말했지- 좋았다. 나는 아주 멋진 몸을 가졌던 적이 없고, 그래서 이 운동들로 대단하게 큰 변화를 원한 게 아니고, 아프지 않고 균형잡히고, 튼튼했으면 하고 바랬고, 지금 좋은 상태. 그래서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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