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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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골적일 제목이 있을까.  끝까지 읽고 난 나의 심정이다.  

티비가 고장난 여름날들 중에 조르주 심농을 읽기 시작했다. 순서대로 차곡차곡 읽었는데, 첫번째 책이 '흔하다'는 인상이었다면, 두번째 책은 아주 놀랍다. '수상한 라트비아 인'이 무언가 시대물인 추리소설의 어떤 분위기-국경이 맞닿은 유럽에서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파리라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가 있고, 꽤나 여러 번 익숙해진 여러 추리소설의 묘사들 때문에 '음, 좀 옛날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라는 남편의 평가에 동의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면, 시리즈의 두번째인 '갈레씨, 홀로 죽다'는 달랐다. 1920년대 소설인데도 익숙해지지 않은 프랑스적인 묘사가 있었고,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부분이 있었다. CSI에서 범죄현장을 걸으면서 상상하는 요원들을 볼 때처럼, 사건현장에서 갈레씨를 상상하는 매그레 반장은 가깝게 느껴졌다.  21세기의 내가 CSI를 보듯이, 20년대 프랑스의 독자는 한권의 책으로 CSI를 만나는 셈이었을 것이다. 당대 가장 최신의 범죄수사기법들이 묘사되고, 현장에서 범인 혹은 피해자의 심리를 따라가는 매그레 반장에 대한 묘사는 딱 내가 CSI를 보는 정도의 오락적 쾌감을 선사했겠지, 싶다. 더하여, 나는 20년대라는 흘러간 시대에 대한 묘사를 소설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파리가 세계의 중심으로 기능하던 시대, 제국주의의 시대, 왕과 귀족의 자리를 자본가들이 대체하는 시대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매그레 반장이 바위같아서 좋고, 반장이 끊임없이 질문하는 피해자에 대한 묘사도 좋다.  

두번째 이 책을 읽고, 그래, 매그레가 좋아져서 열심히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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