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 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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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나의 모순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택 단지 안에 길을 확장하고, 인도를 넓히기 전에, 나는 인도가 무슨 필요지,라고 생각하다가 인도가 확장된 다음에는 아, 생기니까 좋구나, 했다.  

인도가 있는 쪽 길과 없는 쪽 길 중 없는 쪽 길로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엄마는 안 좋은 모범을 아이에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고, 인도는 유모차를 끌기 좋게 턱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더 안전해 지는 거라고. 그러다가, 이 책을 보았다.   

고릴라를 보지 못하는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회의 그러다가 결국 러시아를 침공하는 그루지아 의회의 이야기도 재미있고-회사에서 내 태도가 연상되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다보면 부정적인 발언은 그냥 딱 듣기 싫은 태도. 더하여, 그래서, 간부들이 모두 '하면된다'고 달려드는구나,의 자각, 그러다가 그 끝은 아마도 그루지아같은 참사라는 것-, 지식착각에 빠지거나, 뇌스캔 사진을 하나 더 보탰다고,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의 태도도 재미있었다. 자신감착각이나 지식착각. 그래서, 사기치기 좋은 거구나, 그래서, 이렇게 대책없는 일들이 벌어지는구나. 재미있게 따라읽다가, 사람을 보지 못하는 자동차 운전자 이야기를 읽게 된 것이다. 걷는 사람이 많은,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도시에서 자동차 운전자는 사람과 자전거를 가장 잘 인지한다는 말은, 지금 내가 사는 단지의 현실과 맞물려 무서워졌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명확하고, 인도에 자전거도로를 보태 넓힌 단지에서, 자전거 사용자가 차도를 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방법이 있는데도 선택한 위험이고, 이전에 자전거도로가 없을 때보다 책임의 비중은 단 1%라도 늘어났을 테다. 게다가, 운전자에게 자전거 이용자는 이제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고, 그래서, 자전거 이용자는 더 위험해진 거다. 안전은 오히려, 차도와 인도 구분없는 길, 좁고 달리기 힘든 길에 있었던 거라는 뒤늦은 깨달음이 닥쳐서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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