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칼럼 [한채윤의 비온 뒤 무지개]'시대는 달라졌는데 끝나지 않은 길채와 장현의 싸움'(https://v.daum.net/v/20231129163006011)을 봤다.
애초에, 나는, 장철의 태도가 젊은 여자애들을 앉혀놓고 분노를 부채질하는 어떤 이론가나, 젊은 남자애들을 모아 너의 가난이 사회와 제도 탓이라고 또 분노를 부추기는 어떤 이론가와 같은 게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칼럼은 장철을 보수주의자로, 지금의 넥슨 이슈를 거짓 이슈라고 생각한다.
이미 GS 손가락 포스터 논란도 있었고, 충분히 문제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칼럼의 태도를 수용할 수 없었다.
아이템의 인벤토리 '기어코 또 터져버린 '그 손 모양'' https://www.youtube.com/watch?v=U1SGOLMIzPQ 도 보았다.
그러고도, 한겨레와 경향의 뒤늦은 이슈화와 이어지는 민우회의 집회, 계속되는 반박에 나는 다시 질문한다. 계속 말하면 그게 바뀔 수도 있나?
나는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한 걸까.
혐오표현은 검열이나 억압으로 무력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미 쓴 다음( https://blog.aladin.co.kr/hahayo/15033625), 게임에서 집게손가락 이슈가 터졌다. 혐오표현을 금지로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상황에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을 못 했다.
나는 넥슨의 발빠른 대응이 맞다고 생각한다. 넥슨도 뿌리도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댓서라는 일러스트 팀장도 사과해야 한다고, 달노도도 사과해야 한다고.
그런데, 지금 열심히 말하니까, 진짜로 이게 넥슨의 갑질인 것처럼 사람들이 믿네, 싶어서 당황하고 있다. 나는 뭘 보고, 넥슨의 발빠른 사과가 필요했다고 생각하는 거였던가. 내가 이 사건에서 싫어한 건 뭐였나.
여자들은 조직에 관심없어서 조직 내 높은 자리에 오르기 힘들다, 라는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결국 그건 못 찾고 그 사람의 다른 유튜브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yhoSyyCUU )
조직생활을 오래 하고 있는 나도 내가 조직에 관심 없는 내 자신을 자각한다.
댓서는 조직에 속해서 일러스트를 그리는 심지어 팀장이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문제가 될 만한 말을 썼다. 사상의 자유가 있으니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 조직에 관심이 없고, 자신은 그림만 잘 그리면 다른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 걸까.
유리천장에 대해 말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여성 고위직을 찾아 온 젊은 여직원들 앞에서 그 여자 임원은 '여자들은 일만 잘 하면 다른 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그게 문제라고 말했던 것도 같다. 일을 잘 한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보지 못한다. 연구자의 일에는 연구비를 따는 것도 있고, 개발자의 일에는 하지 못하는 걸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조직의 목표에 동의하지도 않으면서, 조직의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했다고 스스로 능력있는 거라고는 할 수 있을까.
나는 공무원에게 정치의 자유가 없고, 공무원에 준해서 공공기관 임직원에게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데 불만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그게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좁고 나는 모르는 전장이 펼쳐진다.
집게손가락,을 남성혐오표현으로 쓰면서 한남,이라고 소추,라고 조롱하는 여자들이 뭉쳐서 낄낄거린다. 그걸 여기 저기 '은근슬쩍 스리슬쩍'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걸 아는 사람들은 모든 손가락을 의심할 수 있다.
절집의 만(卍)자가 외국인 관광객을 놀라게 할 수 있어서 표식을 바꾸는 중이라면, 우리는 조심할 수 있다.
의도해서 들어간 게 아니라고, 남자가 그렸다고 변명하는 대신, 죄송하다,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왜 여성노동권의 침해고, 페미니즘 백래시인가.
그저 이 싸움을 찻잔 속의 싸움으로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지만, 일베를 축출했던 기억이 있어서, 적어도 집게손가락에 그저 없던 일처럼 할 수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