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2 - 양탄자 상인 압둘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 (문학수첩 리틀북) 2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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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아냐, 전혀 다른 이야기인걸' , 그렇지만, 다 읽고 나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이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2번째 이야기가 맞다. 그렇지만, 다른 방식으로 이동하여,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하울, 소피는 조연이 되고, 이 이야기의 주연의 단연 압둘라이다. 1권이 중세 유럽을 연상시킨다면 2권은 아라비안 나이트,를 연상시킨다. 시작도 그렇고, 많은 부분, 양탄자 상인 압둘라, 술탄과 하늘을 나는 양탄자, 공주를 납치하는 마신들, 소원을 들어주는 호리병 속의 거인, 사막의 도적떼까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1권의 소피가 모자에 말을 걸었다면, 2권의 압둘라는 하릴없는 공상으로 행복해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납치된 왕자라거나, 아름다운 공주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궁전을  지을 거라는 따위의.

읽다가 무척 재치있고, 즐거워지는 순간이 있었다.

압둘라가 여행의 일행 중에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며 절망하는 순간이라던가, 압둘라가 자신의 용기를 칭찬하는 말들에 당혹해 할 때 누구나 자신이 항상 인정할 수 있는 칭찬의 말을 듣는 건 아니라는, 그러니까 기꺼이 받으라는 식의 조언을 듣는 순간이라던가.

1권이 자신의 운명을 '패배자'로 규정한 소녀가 그런 운명따위 없다는 이야기였다면, 2권은 운명이 작동하는 기이한 방식에 대한 이야기,라고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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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이승진 옮김 / 향연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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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에 단호하게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은(이제는 그런 사람도 없는 듯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부분을 맛볼 수 있는 감수성이 없는 것이다'라고 씌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분명히 '없는' 사람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었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해설까지 읽어야 했고, 옮긴이의 말까지 읽고, 지은이의 약력까지-보통의 약력보다 훨씬 구구절절한'상금을 경마에 쏟아붓겠다,고 말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까지를 포함한- 읽어야 했습니다. 이런 것을 다 읽고, 그나마 작가가 제 정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 역시 나는 감수성이 없는 것입니다.


1부는 제게도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았습니다만. 2부와 3부로 넘어가면 역시 감당불가입니다. 저는 역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는 감수성을 가졌나 봅니다.


신기한 것은 그런 데도 여전히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란 책을 읽어보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기이한 호기심으로요.


소설은 해설이나, 옮긴이의 말을 못 들은 체하고 본다면 백일몽같았습니다. 좀 비릿한 꿈이요.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장면이 비관적으로 등장하는, 구멍난 육체가 말을 하는, 문장으로 쓰였기 망정이지 화면으로 보이는 것이라면 악취미라고 꺼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장이라서 몽환적인 기분이 됩니다. 앞뒤도 없고, 사물과 사람의 구분도 없고, 삶과 죽음의 구분도, 추상의 것과 실존의 것조차 구분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에 던져진 기분이었습니다.  쓰여진 데로 상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도 보였습니다. 혹은 현실속의 그것을 상상하지 말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피와 살이 튀는 상상을 하면, 그 다음이 이상한, 그래서 내가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런 것을 그릴 수 없는 이상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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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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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좋아하는 일본의 배우가, 이 소설을 영화하하는데 배우로 출연한 덕분에 가네시로 카즈키를 겨우 만났다.

영화 '고'를 즐겁게 보았으면서도 소설을 고르는데 머뭇거렸었는데,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동생이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사온 이 노란 책을 잡아서는 그 날 끝장을 보았다. 잡은 순간 멈출 수가 없었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더라도, 누구나 꿈꾸는 정말로 통쾌한 복수의 이야기이다. 사람이 변모하는 이야기, 자신감을 찾아가는 이야기, 복수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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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인 것 사계절 아동문고 48
야마나카 히사시 지음,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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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날들은 다 좋은 것처럼 느껴진다. 오래 산 것도 아니면서, 내가 아이 때는 정말 행복했었고, 아무 근심걱정없었고, 지금과 그 때는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나인 것,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의 삶도 어른의 삶과 다를 바 없이 격렬한 것이다. 다만, 매번 지나간 일들을 좋았던 것으로 되돌리는 기억 때문에 내 지나간 날들의 격렬함도, 다 산 사람처럼 굴던 조숙함도 또 그렇게 잊은 것이다.

읽는 내내 마음은 온통 히데카즈를 따라다녔다. 이름만 멋지다고 자신을 빈정대던 이 소년이 자라는 한 순간이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집어든 순간 놓을 수가 없었고, 히데카즈처럼 화가 났고 히데카즈처럼 마음 졸였다.
정작 가출하고 한 동안 '집에서는 정말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는데'를 몇 번이나 되뇌이고, 돌아와서 또 한동안 '가출까지 했는데, 이전과 같으면 안 되지'라고 마음을 다잡는 히데카즈가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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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een_포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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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책을 만나는 데에도 인연이 필요하다. 나에게 가장 좋은 때 그 때 만나야 가장 좋은 책이 될 수 있다. 미리 만나면 읽을 수 없었을 책이, 좋은 순간 만나면 최상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이 나와 만난 순간은 이르거나 늦었다.  예전에 했던 청소년 드라마 '사춘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청소년 드라마라는 한정을 통해 들여다 보면, 흠잡을 데 없지만, 어른을 위한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면, 이것 저것 만족스럽지 못한 구석이 드러났다.

어쩌면 순전히 나의 오해때문이지만, 한계를 인식하고 읽는 것이 나처럼 불필요한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네 명의 열 네살 소년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은 드라마의 하루치만큼 끊어지고-누구나의 하루가 그렇지만- 소년들의 관심은 나의 관심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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