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
다카기 진자부로 지음, 김원식 옮김 / 녹색평론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원자력발전소에 다닌다는 이유로 '공존불가능한 사람'이란 대접을 받은 다음에, 반대하는 논리들은 무엇일까, 궁금하여 샀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설득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설득되지 않았다.

발전소에 다니는 나에게 원자력 안전성 신화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상식적인 수준에서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10의 마이너스 24승 따위를 계산하는 사람이 얼마를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얼마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기술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깨끗합니다', '절대 안전합니다'라는 말은 신화가 된다. 나는 발전소가 있으면 없을 때보다는 나오지만, 그건 연구한 결과에 비추어 정해진 법적 수준 이하라고만 말할 수 있다. 그러고도 또 주춤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식의 신화만큼 방사능에 관하여 형성된 위험하다,는 신화때문이라서, 또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토를 달 것이다. 원자력이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주장하는 신화만큼, 방사능은 눈꼽만큼도 용납불가능하다는 신화도 만만치 않으니까.

난 설득될 수가 없었다. 내게 원자력은 기술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수준의 문제다. 새로이 발견될 새로운 유해성을 지금의 내가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쓸 수 있었다면, 앞으로도 이렇게는 쓸 수 있을 거라고, '안전하다'는 신화를 '위험하다'는 신화로 다시 덮어씌우는 것도 그리 미더운 처사는 아니라고, 대형산업단지의 입지에 대해서 개미지옥이라고 묘사하는 것에는 설득될 수 없었다고 고백하겠다. 작은 어촌마을에 발전소가 들어서고, 마을의 '순박'한 촌민들은 발전소의 '지원금'을 계속 받아들여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존재가 된다,는 시나리오에는 또 분개한다.

전기도 작게 쓰고, 물도 작게 쓰고, 그래서, 더이상 발전소도 짓지 않고, 댐도 짓지 않게 되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거짓말장이이고, 발전소자체가 악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이해도 설득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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