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게 기억에 있을 리 없다. 

모두 다 이야기, 엄마의 이야기, 아빠의 이야기, 역사의 이야기. 시간이 흐르고 사람은 죽고 태어나고, 이 땅에 사람들은 변하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도 있고, 그 가운데, 이야기는 남아 나는 내가 피식민지의 역사를 가진 나라의 국민인 걸 잊지 않는다. 그래서, RM의 인터뷰 (http://tayom.tistory.com/339 ) 가 회자될 때 새삼스러웠다. 

자랑스러운 감정에 더하여, 괴롭고 모순된 감정들이 내게 있다. 


1. 도롱뇽과의 전쟁

https://blog.aladin.co.kr/hahayo/10213714


도롱뇽과 전쟁을 하는 인류가 아니라, 도롱뇽에 이입하는 바람에 재미나게 읽을 수 없었다. 

인간도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동양인인 나는, ( https://blog.aladin.co.kr/hahayo/12615586 ) 

책을 읽는 내내, 도롱뇽이 서양인이 보는 일본인,같다고 느꼈다. 도롱뇽이었는데, 문명을 따라잡아서 공격하는 존재. 

유럽의 역사에 '세계사'라고 이름붙이는 사람들을 상상하게 되서 싫었다. 





2. 두번째 봄

(https://blog.aladin.co.kr/hahayo/7636123 )

이 책을 읽을 때, 내가 부러워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제국이었다고 해도, 저런 삶을 내가 산다는 보장이 없는 계급이면서도, 저렇게 부유한 삶을 선망한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식민지였다가 전쟁의 폐허 위에서 독재정치의 폭압 가운데 이르른 지금의 이 나라의 현실에서 책 속에 묘사된 삷을 선망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인간이 그럴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고 있어서, 내가 보지 않으면, 모른 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경각심이 들었다. 




3.고릴라 이스마엘

(https://blog.aladin.co.kr/hahayo/603247 )

좀 더 도전적이고 무시무시한 표지의 책으로 읽었지만, 읽으면서 뒷걸음질치는 순간들이 있어서 남겼다. 

피식민지의 기억이 있다. 선선히 생태적 삶으로, 경쟁적이지 않은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지 못한다. 









4. 소년,아란타로 가다

( https://blog.aladin.co.kr/hahayo/11354393 )


이 책보다, 이 책을 읽고 녹두꽃 드라마 속 묘사를 남겼다. 전봉준이 문명이나 진보,가 야만이라고 말하는 장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마음이 없는 문명이나 진보는 인간을 어떻게 만드는가. 









지금 어떤 나라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풍요를 선망하고 있고, 우리의 지금 부가 그런 선망 가운데 이루어지는 수출 위에서 가능했다는 걸 또 알고 있어서 부끄러운 마음이 된다. 


피식민지의 기억이 공동체에 남아 있다. 

축구를 할 때마다, 야구를 할 때마다, 기억하지 못하는 울분에 흥분하면서 열광한다. 

제국의 사람들이 평화를 말할 때, 그럴 듯한 말들로 환경과 생태를 말할 때, 그들처럼 쉽게, 크게 말하기 어렵다. 

식민지의 자연을, 식민지인의 시체들을 아래에 깔고, 자국 내 불만을 잠재웠던 그들의 역사를 알기 때문에, 그 가운데 일군 부를 토대로 올라가고 올라갔던 그들 국가의 안전망을 선선히 볼 수가 없다. 그럴 수 있었던 저들의 토대를, 그럴 수 없었던 우리의 토대를 알기 때문에, 노동자면서 사장처럼, 힘없는 국민이면서 정치가라도 된 양 갈팡질팡 하고 있다. 


다시 식민지가 될 수는 없어서, 스스로를 착취하고 있다. 알고 있다.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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