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어 세 번 찢다
https://blog.aladin.co.kr/hahayo/10881133
읽고 인용도 했지만, 서양의 어떤 사고 중 내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정치 때문이라기보다 종교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의 전통과 서양의 전통은 사실 다‘구분‘을 말하고 있으나, 정치와 종교, 승려와 속인의 관계가 다르며 구조도 완전히 상반된다. 저들의 전통은 정치와 종교의 합일이다. 즉 종교는 통일되었고 국가는 다원화되었다. 반대로 우리의 전통은 정치와 종교의 분리이다. 즉 국가는 통일되었고 종교는 다원회되었다. 만일 기어코 천일합일을 논해야 한다면, 그 역시 저들의 것이지 우리의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전통은 정치를 부각시키는 것이고, 저들의 전통은 종교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
2.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
친구가 권해서 읽고, 뭐라도 쓴 줄 알았는데 쓰지 않았네.
책 속에서 신의 기준은 너무도 높기 때문에 마더 테레사와 히틀러는 종이 한 장 차이도 나지 않는다,는 대목이 있다. 나는 그대로 수긍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잘 어울려 살기는 되게 어렵겠다, 생각했다.
믿고 있는 신이, 선에 대한 기준이 높고 결벽적인데-한순간에, 라는 소설을 읽고 그런 인상을 많이 받아서 남겼었다. 욥기얘기도 하면서(https://blog.aladin.co.kr/hahayo/12696791)-, 그 신의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믿는지 믿지 않는지라면, 음, 그런 종교를 가진 사람은 좀 이상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게다가 그 종교가 정치권력까지 가졌다면, 굉장히 위험하지 않나,라고도.
3. 코코
https://blog.aladin.co.kr/hahayo/10022361
어떤 사후세계를 믿는가.
그래서 어떤 현실을 살려고 하는가.
코코를 보면서, 코코의 사후세계를 믿는 사람들보다, '신과함께'의 사후세계를 믿는 사람들과 같이 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후세계를 믿는다면, 악명도 유명이라는 말은 진실이 아닌가.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자원이 되서 죽음 이후에도 영생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게 어떤 방식이든지 기억되려고 하지 않을까.
기억,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고 좋은 기억만큼 나쁜 기억도 오래가니까 말이다.
4. 사자왕 형제의 모험
https://blog.aladin.co.kr/hahayo/9922625
어떤 사후 세계를 믿는가.
사자왕 형제의 모험, 을 아이들에게 권하지 못했다.
현실과 연결없는 목가적인 전원의 사후세계는 동양인이 상상하는 양심의 심판,이 이뤄지는 절대적인 위계의 공간이 아니다.
나는 지나간 역사에 대한 기억 가운데, 여기 저기 권력을 휘두르는 작은 권력자들보다 차라리 한 명의 가혹한 권력자가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같다. 더하여 나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나는 어느 정도 복종할 마음을 먹는다. 태종 이방원(https://blog.aladin.co.kr/hahayo/13623739) 에서 권문세족의 무기와 사병을 혁파하는 것이 여성의 권한이 줄어드는 것보다 반가운 식.
아나키즘적인 사후세계와 위계적이고 현실의 잘못에 대한 단죄가 기다리고 있는 사후세계. 어떤 믿음을 가진 사람과 같이 살기 좋을까.
5. 붓다순례
https://blog.aladin.co.kr/hahayo/11489172
영적 믿음을 추구하는 부처의 시대에 깨달음에 대한 터무니없는 믿음들도 휭행한다. 책 속에 이야기 속의 잘 생긴 수행자는 스승이 악의적으로 설파한 깨달음의 방식 100명을 죽인 다음 깨달음을 얻게 된다,를 실천한다. 자신이 깨닫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이 수행자가 이제 그 스승을 버리고 부처를 따르기로 한 다음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의 죄는 씻을 수 있는가. 부처님은 모래알은 모래알이라고, 아무리 작다고 해도 물에 가라앉는 법이라고, 죄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100명을 죽이라고 그러면 깨달음을 얻게 될 거라고 말한 앞선 스승의 죄는 스승의 죄고, 죽인 너의 죄는 너의 죄이니 그 무게만큼 치러야 하는 댓가가 있다고 대답한다. 어리석거나 몰랐다고 해서, 죄가 죄가 아닐 수는 없다고 대답한다. 부처님을 따르기로 한 수행자는 유가족의 돌에 맞아 죽는다.
6. 곰돌이 푸, 이야기전집
읽어보려고 했지만 읽지 못했다.
이야기의 어떤 태도,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리석음을 칭찬하는 태도.
재미가 없었다.
아이였을 때도, 나를 아이취급하는 게 싫었는데, 어른인 지금 나를 아이취급한다면 나는 싫을 거거든.
내가 저지른 잘못을 나는 안다.
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 따위를 바래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안다.
상대에게 무기를 빼앗으려면, 나의 무기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안다. 국가를 썩 믿어서가 아니라, 방법이 그것 뿐이라서, 그런 식으로 심판을 이양했다는 걸 수용한다.
내가 정말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싶은 믿음들인데도, 이해할 수 없는 마음 가운데, 생각이 많다.
덱스터,의 설정- 연쇄 살인마를 죽이는 연쇄 살인마-을 듣기만 하고 보지 못하는, 여성이고 동양인인 나는, 내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단죄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없다. 믿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가 굳이 현세에서 죄를 묻지 않아도, 결국 죗값은 치르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식인 거다. 내가 단죄하지 않아도, 심판하지 않아도, 결국 이루어진다,는 식의 속 편한 믿음 가운데, 총기를 가지고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태도가 없는 거다.
삶과 죽음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를 떠받치는 종교적인 믿음이 무언가 다르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