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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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를 다른 형태로 건너 들으면서 한 생각은 '이야, 참 신이 못 되 처먹었구나'였다. 

묵자를 읽으면서는 차별없는 사랑이란 말에 사람이 과연 그러할 수 있는가에 의심을 가졌다. (https://blog.aladin.co.kr/hahayo/10999324)


이야기가 지나치게 결벽적이라서 놀란다. 

어쩌다 한국인,을 읽은 뒤라서 서양인들이 어떤 이야기 속에서 사는지 생각하면서 읽게 된다. 

이 사람들은 삶과 죽음이 멀어서 꿈 속에 죽은 딸이 나타나 이야기하는데 비명을 지르면서 잠을 깨는구나. 이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딸을 맡기면서 자신보다 더 잘 보살피기를 기대하는구나. 자신 안의 어둠을 보는 데 두려움이 많아서, 책임질 타인을 원하는구나. 

예전에 봉제인형살인사건을 읽을 때도 그런 인상을 받았었다. (https://blog.aladin.co.kr/hahayo/10935205) 거기 퍼 놓은 건 '착한 사람은 없다는 것, 아직 지나치게 몰아붙여 지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이야'라는 거였는데, 나는 '사람을 그렇게 몰아붙이면 안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인 거다. 

서양인들에게는 분명한 선과 악이 있고, 시험에 들게 하는 신 아래에서 항상 선을 택하기를 원하는 이야기 가운데 사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사고가 일어나고 그 다음, 구조받은 다음에도 계속되는 이야기 가운데, 얼마나 결벽적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 불쌍하네. 그래서 그렇게 자꾸 극단적이 되나, 싶었다. 살아남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어쩌면 죽었어야 하는 사람이었던 거야?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화자가 되지 못하는 죽음은 무엇이었을까, 생각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 질 타인을 결국 찾아낸 건가,라는 생각을 하는 지경이었다. 

자신 안의 어둠을 볼 수 없어서, 타인에게 관대해질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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