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본명 강도영.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상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Daum에 '영화야 놀자'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후 스포츠 서울에 '일쌍다반사'를 연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의 '만화속세상'에 연재한 '순정만화'가 대박이 나면서 
  인터넷 최고의 인기 만화가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 자신의 만화 사이트인 '강풀닷컴(www.kangfull.com)' 을 운영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순정만화』 『바보』 『아파트』 『타이밍』 『26년』 
  『그대를 사랑합니다』『이웃사람』『일쌍다반사』 『영화야 놀자』 등이 있다.
  강풀의 만화들은 프랑스, 일본, 태국, 중국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또한 거의 모든 작품들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림을 못그리는 만화가 

강풀은 만화가 입니다.
그러나 그의 만화들을 보면 과연 그가 만화가일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절대로 잘 그렸다고 할 수 없는 그림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누구나 따라그릴 수 있을 정도의 그림들.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모델이 없으면 장면을 그리지 못한다는 만화가.
그래서 그는 작품을 준비할 때 배경이 되는 동네를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고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포즈를 부탁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그는 절대로 만화가라고 할 수 없는 재능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인터넷 최고의 만화가 입니다. 왜?
 

사람을 그릴 줄 아는 만화가 

그의 재능은 이야기에 있습니다.
잘 그리지는 못하는 그림이지만 그 서툰 그림속 주인공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힘이 있습니다.
국문학과 출신의 만화가 답게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어느 소설가 못지 않게 대단합니다.
처음엔 서툰 그림 때문에 '이게 무슨 만화야?'라고 무시했다가도
이야기가 전개되면 서서히 그에게 빠져들어 나중에는 그림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게 됩니다.
낄낄대고 웃고 즐기는 조금은 가벼운 만화라는 장르가 가지는 고정관념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고 만화도 충분히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거죠.
소설로 읽게되면 나도 모르게 주인공들을 멋진 선남선녀로 상상하게 되는데
강풀의 서툰 그림으로 표현된 주인공들은 너무도 평범해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실감나게 합니다.
그래서 '그림은 그리지 못하지만 사람은 그릴 줄 아는 만화가' 강풀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One Source Multi Use의 대가 

그의 작품들은 인터넷 만화로 끝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의 모든 작품들이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연극, 드라마, 영화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One Source Multi Use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그의 작품들.
[순정만화]는 책, 연극, 영화로 만들어 졌습니다.
연극은 몇년째 대박공연으로 대박을 내면서 절찬리에 공연중이고
2008년 개봉한 영화는 개봉주 흥행1위를 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아파트]는 책과 영화로 만들어 졌습니다.
비록 영화가 흥행에 참패를 했다고는 하지만 원작의 모티브만 가져간 것이죠.
[바보]는 책과 연극, 영화로 만들어 졌습니다.
차태현 주연의 영화는 비록 기대에 부응하는 흥행은 하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인정은 받았지요.
연극 '바보' 또한 그 감동의 무게가 입소문이 나면서 대박공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타이밍]과 [26년]은 책으로 출간 되었으면 영화화가 진행 중 입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책과 연극으로 만들어졌으며 드라마 제작은 무산되었습니다.
연극은 이미 대박공연으로 자리를 잡았고 영화화도 진행중에 있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작인 [이웃사람] 또한 영화판권이 팔린 상태입니다.
가히 '충무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라는 호칭이 붙을 만한 프로필입니다.
이제 그의 작품은 나오기만 하면 판권이 팔릴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순간을 포착할 줄 아는 작가 

강풀의 작품들을 보다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스쳐가기만 하는 순간들, 작은 동작들을 포착하는 능력이죠.
[아파트]에서 형사가 저승사자의 작은 동작을 캐치하여 비밀을 밝혀내는 장면,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눈길에서 할머니의 리어카를 잡아주던 만석할아버지의 손자국,
[순정만화]에서 연우의 말투가 바뀌는 것을 보며 행복해하는 수영의 모습 등...
소소하고 작은 변화, 짧은 순간, 작은 흔적들을 통해 마음을 이야기 하는 능력,
그래서 그의 작품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그의 작품들에는 소소한 이벤트들이 등장합니다.
[순정만화]에서 연우가 위층에서 스프레이로 눈을 만드는 것이라든가,
숙이가 눈을 모아서 뽀드득 소리가 나게 밝을 수 있게 만들주는 장면이라든가,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치매의 걸린 할머니를 찾아 한강으로 가는 장면이라든가...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지만 가슴에 깊이 남을 수 있는 이벤트들.
저도 따라해 보려 했지만 잘 되지는 않더군요.
그런 인간적이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해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결코 해피엔딩을 만들지 않는 작가 

문득 생각해 볼 때 그의 작품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결코 해피엔딩으로 끝난 작품은 없습니다.
[순정만화]에서 연우와 수영이 마음을 확인하지만 사귄다거나 결혼하지는 않습니다.
[아파트]에서 한 많던 귀신은 편안히 떠나가지만 그 고통을 대신했던 주인공은 자살하게 되죠.
[바보]에서 승룡이는 모든 네티즌에게 한다발의 눈물을 선사하고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26년]에서는 마지막의 총성이 결국 그놈을 죽였는지 그녀가 죽었는지 알 수 없게 되죠.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만석 할아버지와 이쁜 할머니가 연결되지도 않았죠.
[이웃사람]에서 범인은 잡혔지만 경비 아저씨는 그의 망령을 다시 달고 다니게 되죠.
모두가 행복해 지는 그런 결말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해피엔딩이지만 그렇지만은 아는 결말.
강풀 특유의 결말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작품 

'바보'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 이지만 이 책만 4번을 읽었는데 4번 다 울고 말았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책을 빌려가신 모든 사람들이 눈물 한방울 흘리셨다고들 하더군요.
흔히 말하는 '동네 바보'인 승룡이가 자신을 무시하던 세상에 남기고 간 위대한 사랑.
'바보'라고 놀리는 승룡이 보다 훨씬 못한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연재가 되던 때 부터 푹 빠져서 단행본이 나왔을 때 바로 구매해 버렸고
지금도 마음에 욕심이 생길 때나 가슴이 답답해 질 때면 시도 때도 없이 읽게되는 책.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스크린으로 표현하기에는 만화가 전하는 감동이 극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지극히 평범하고 잔잔한 이야기가 전하는 감동의 크기는 언제나 저를 눈물깃게 합니다.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3- 완결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9,200원 → 8,280원(10%할인) / 마일리지 460원(5% 적립)
2009년 02월 10일에 저장
절판
그대를 사랑합니다 2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9,200원 → 8,280원(10%할인) / 마일리지 460원(5% 적립)
2009년 02월 10일에 저장
절판
그대를 사랑합니다 1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9,200원 → 8,280원(10%할인) / 마일리지 46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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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6년 3- 완결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7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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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사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한희선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작년 한 해 나름 많은 책을 읽었다.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었는데도 유독 연애소설은 읽지 않았다.
물론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은 읽었지만 남녀간의 연애를 다룬 책은 읽지 않았다.
그렇게 이제 사랑은 나에게 지나간 이야기이고 다시 오지 않을 추억이다.
그러나 이 책을 받았다. 인터파크에서 이벤트로 걸려서...
그렇게 참으로 오래간만에 집어 든 연애소설. '서른다섯, 사랑'

좋은 집안에 빼어난 미모, 특출한 능력까지.
연봉 2000만엔을 넘어서는 고수입에 부러울 것 없는 소위 '엄친딸' 미호.
그러나 그녀에겐 두살 때 자살한 엄마와 그로 인해 양녀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비슷한 상처를 가진 지로를 만나 7년간의 연애를 했지만
차가운 배신으로 6년간의 이별을 했고 다시 재회하여 2년째를 사귀고 있다.
그러나 헤어지기 전의 뜨거운 사랑은 이미 식어버렸고 왠지 달라진 느낌은 갖는다.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 유지를 만난게 되는 미호.
유지를 만난 이후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미호.
점점 거리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지로와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유지.
흔들리는 미호의 감정들과 함께 그들 사이의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소설은 지극히 여성적이다.
서른 아홉의 아저씨가 읽기에는 너무도 많은 무리가 생기는 소설이다.
문체 자체도 여성스럽고 그 문체가 그려내는 이야기들도 여성스럽다.
분명히 아저씨 작가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게 여성의 심리를 묘사할 수 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유지되면서 낮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읽는 내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읽어내기 힘들었다.

미호가 지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20대 서로의 상처를 다가보며 느꼈던 동질감은 분명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뜨겁고 강렬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
그러나 6년의 헤어짐 후 다시 만난 2년의 시간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깨끗이 정리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로 만들어진 허상이 아니었을까?

아버지가 원장으로 있던 보육원의 원생이었던 유지.
자기 동생의 생명의 은인이자 고교동창인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친구.
어느날 우연히 다시 마추지게 된 유지에게서 느끼는 설레임은
어쩌면 자기 동생의 생명을 구해주던 그날부터 이미 정해져 버렸던
운명의 강력한 끈이 아니었을까?

단순한 사랑만 이야기 하는 연애소설은 아니다.
사랑, 죽음, 희망, 삶, 용서....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스토리의 전개는 미호와 지로, 유지의 사랑을 이야기 하지만
미호의 출생의 비밀에 감춰진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의 화해와 용서, 죽음과 삶의 의미, 인연의 무서움 등을 이야기 한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 와서도 작가가 아저씨라는 사실을 전혀 믿을 수 없다.
남자인 내가 읽어서 그렇다면 여자인 우리 마눌이 읽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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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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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뱀파이어의 이야기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소설.
워낙에 재미있었던 '트와일라잇'이었기 때문에 그 후속편은 '뉴문'에 손이가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이야기와 그 둘 사이에 남겨진 문제 때문에 궁금해서 기대가 컸다.
그리고 만만치 않은 두께가 보여주는 포스는 그런 기대를 더 키웠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이야기가 계속 축이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은
책이 도입부에서부터 보기좋게 깨지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마주치게 된 이별.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진부한 이별이라도 그 상대가 인간과 뱀파이어 이기에 진부하지 않다.
그렇다고 그 이별의 아픔이 작아지는 것은 결코 아님을 벨라의 모습에서 보여진다.
작가의 경험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이별의 아픔에 대한 절절한 묘사.
구멍난 가슴을 안고사는 벨라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
그러나 그 또한 평범한(?) 상대는 아니니.... 

이번 이야기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오마주이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집안이 결코 원수는 아니지만 그 보다 더 커다란 벽이 있고
에드워드와 천적 사이인 제이콥이 '패리스'의 역할을 맡은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비중이 거의 없던 '패리스'의 비중을 많이 높여서 새로 쓴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그러나 결코 비극이 아닌.... 어쩜 제이콥에게는 비극이겠지만.... 

1편에서 주인공인 에드워드와 벨라에 대한 이야기 였다면
2편은 주연급이 될 제이콥의 등장과 벨라와 제이콥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이제 3편에서는 에드워드와 벨라, 제이콥이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대립으로 맞서고
볼투리 일가로부터 벨라를 지키기 위한 에드워드 일가와 볼투리 일가의 대립.
단순히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사랑의 문제였던 1편이
좀 더 복잡하고 좀 더 많은 인물들이 엉키고 대립하는 문제로 발전한다.
그만큼 3편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한 동네에 뱀파이어에 이어 늑대인간까지 나오는 설정은 기가 막힌다.
1편에서 복선을 깔아 놓았다고 하더라도 늑대인간의 등장은 왠지 생뚱맞다.
뱀파이어 하나만으로도 받아들이기 힘들더라도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는데
늑대인간까지 등장하면서 현실세계를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그만큼 현실감이 사라져 버려 판타지가 되어버렸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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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한호택 지음 / 달과소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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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무왕은 참으로 많은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그만큼 그의 출생과 성장과 사랑이 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 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서동요'라는 연서 때문이다.
이 소설은 '연서'라는 제목에서 의도하는 대로 서동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팩션이다. 

몇년 전 인기를 끌었던 '서동요'라는 드라마의 배우들과 매치가 되어 좀 힘들었다.
그러나 드라마와는 다른 해석과 백제의 영역을 일본에 까지 확장시킨 상상력,
도자기와 장사를 통한 깨달음과 가르침 등 나름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장점이 참 많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쉬움이 더 많은것이 사실이지만... 

팩션이란 말 그대로 사실과 상상의 위험한 줄타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을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무왕, 선화공주, 서동요, 아좌태자라는 사실만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작가의 상상이다.
소서노의 검이 그렇고 아좌태자와 해왕비의 인연이 그렇고 목왕비와 해왕비의 대립니 그렇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작가의 상상으로 메워지다 보니 이미 사실은 비중이 없어지고 말았다.
결국 상상만 있고 사실이 없는, 팩션이라기 보다는 그냥 소설에 가까운 책이 되고 말았다. 

정통 소설은 처음으로 쓴다는 작가이기에 자신만의 문체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 '김훈'의 문체와 너무 닮아 있는 모습에 실망했다.
나름대로 생각하기에 김훈의 건조하고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문체는 역사소설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소설처럼 전쟁이야기가 아닌 사랑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면 그 문체는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소설을 읽는 내내 너무도 건조해 감정이입이 쉽지 않은 문체 때문에 몰입이 힘들었다.
초보 소설가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허술한 것도 문제이다.
마치 학교 미술시간에 찰흙을 붙이기 전에 뼈대만 만들어 놓은 입상을 보는 느낌이다.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뼈대만 만들어 놓고 어딘가에 쫓기듯 다른 사건으로 넘어가는 구성이 조금 어이없기도 하다.
한마디로 살이 없는 소설이라고 할까? 영화로 본다면 스토리보드만 가진 초기 기획단계 시나리오 같은 느낌.
소설의 살이라고 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너무도 빈약하다.
작가의 한계인지 지면의 한계인지... 차라리 몇권으로 분량을 늘리더라도 보다 풍부한 에피소드가 있었으면....
팽팽한 긴장을 이루던 해왕비와 목왕비의 싸움이 단 몇 페이지에서 정리되는 부분은 정말 황당하다. 

작가의 첫번째 소설이라고 감안한다 해도 조금은 부족한 소설이다.
이 뼈대를 가지고 보다 많은 에피소드로 보다 많은 분량의 소설로 나온다면 참으로 좋을 것 같다.
그저 아쉬움만 남기고 넘어가기엔 작가가 많든 이 뼈대는 너무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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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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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걸'을 읽은 후 이 책을 읽었다.
어쩜 그리도 정확한 대척점에 있는 이야기인지....
'걸'이 여자들을 위한 화이팅 이었기에 30대 후반 아저씨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 책은 나와 똑같은 30대 아저씨들을 이야기 한다.
그들에게 힘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전쟁같은 직장에서 최일선에 선 30대 가장들.
그들에게는 수많은 문제들이 따라 다닌다.
치열한 경쟁속에 어쩔 수 없이 상사의 눈치를 보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지고 있으나 그래도 남자이기에 어쩔 수 없는 흔들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식에 대한 고민,
언제부턴가 멀어지기 시작해서 벌어질 대로 벌어진 아버지와의 화해.
옆에서 보기엔 실없이 웃고 비굴하게 아부하는 꼴물견 아저씨들이
모두 하나 이상은 그런 문제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그런 아저씨들에게 힘내라고 한다.
당신들이 있기에 세상은 돌아가고 가정은 평안할 수 있다고.
심각할 수 있는 문제들은 작가 특유의 능력으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능력.
오쿠다 히데오의 그런 능력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그 대상이 대부분 대기업의 중간급 이상이라서 소위 엘리트의 이야기이다 보니
나의 현실과는 많이 떨어져서 강한 공감을 끌어내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저씨들은 그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살고 있으며
그러다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많은 문제들은 그대로 묻고 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부분은 이 책에서 많은 공감을 앗아가 버리는 아쉬움이다.
개인적으로 별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어서 더 그런듯 하다.
물론 내가 하는 직업도 경쟁이라는 것이 있지만 적어도 상사의 눈치는 보지 않으니 말이다.
요즘 우리의 직장들도 많이 바뀌어서 책에서 말하는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아쉽다. 

결국 나와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을 이야기 하지만 나의 공감은 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대체로 일상적인 공감은 이끌어 낼 수도 있었다.
많이 기대했던 터라 그런지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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