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4 (양장) - 제3부 개미혁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한 모범생이었던 쥘리 팽송은 자신을 알아주던 성악선생의 죽음과 함께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에 반항하며 소위 말하는 문제아로 변해간다.
어느날 아버지와 함께 산책을 갔다가 굴러 떨어진 동굴에서
에드몽웰즈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 가스통 팽송은 산림관리원으로 일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을 발견하고 조사하던 중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까지 더해저 방황하던 쥘리는 학교에서 '일곱난장이'라고 불리는
아이들과 만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록 그룹을 결성하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지역 문화원의 배려로 첫 공연을 갖게 된 그들은 음악으로 청중과 일치감을 느끼는 경헙을 하게되고
첫 공연의 성공으로 마련된 정식 콘서트 무대에서 또 다시 청중과의 교감에 성공한다.
그 교감을 바탕으로 쥘리는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개미혁명'을 이루기로 하고
청중들과 함께 자신들의 학교를 점령하고 이상적인 공통체를 위한 '개미혁명'을 시작한다.

2부 '개미의 날'에서 인간과의 만남에 성공한 병정개미 103호는
어느날 TV에서 자신의 고향인 '벨로캉' 근처의 숲에 팻말이 서는 것을 보게되고
자신의 겨례들에게 그 팻말이 가져올 재앙을 알리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가는 중에 벨로캉에서 원정을 나온 12개미들을 만난 103호는 그들에 닥친 위험을 설명하고
인간의 문명에서 배운 것을 개미의 문명에 적용하고자 하는 생각을 바탕으로
'손가락 혁명'을 게획하고 12명의 개미들과 함께 손가락 혁명을 위해 벨로캉으로 돌아간다.
가는 도중에 자신의 생명이 다했음을 알게 된 103호는 말벌들의 둥지로 가서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생명의 연장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로얄젤리를 얻는다.
로얄제리를 갖고 여왕개미로 다시 태어난 103호는 12명의 개미들과 함께 
본격적인 손가락혁명의 길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지들을 만나게 된다.


한 편의 재미있는 추리소설, 과학소설, 철학소설

소설은 가스통 팽송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숲속 피라미드의 정체를 풀어가는 추리소설이면서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개미들의 세계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정보통신이 보여줄 수 있는 미래의 혁명의 모습을 담고 있는 과학소설이기도 하고
개미의 눈을 통해본 인간세상의 모습과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는 성찰을 담은 철학소설이다.
쥘리 팽송과 일곱난장이들의 혁명과정을 통한 성장을 그린 성장소설이면서도
개미혁명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개미문명의 장점을 보여주면 그 교훈을 얻기를 바라는 환경소설이기도 하다.
다 한편의 소설에서 수많은 장르가 보여지고 수많은 사상들이 나열되고
독자가 미처 할 수 없었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숨겨진 지식들을 [백과사전]을 빌러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을 손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다는 것이다.


만남... 충돌... 공존의 모색

1부에서 개미문명과 인간문명의 성공적인 만남을 이야기 하고 
2부에서는 결국 양쪽 모두 이기지 못한 두 문명의 대결을 이야기 했다면
3부에서는 서로의 장점을 취해서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키려는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쥘리 팽송과 여왕개미 103호로 대변되는 두 문명의 대표선수들이
'개미혁명'과 '손가락혁명'이라는 이름의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며 두 문명의 공존의 방법을 제시한다.
손가락 하나로 쉽게 죽일 수 있는 개미라는 생명체에 대한 인간의 자만을 꼬집으며
결국 개미를 닮은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로 묘사함으로써 작가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개미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신의 존재와 프랑신의 '인프라월드'를 통해 신 또는 그 이상의 무엇,
개미를 지켜보는 인간들처럼 인간들을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미지의 무엇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다.
그런 성찰의 결과가 작가의 후속작인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을 거쳐
최신작인 '신'으로 이르는 일련의 시리즈에 대한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비현실적인...

작가의 의도와 메세지는 분명 의미있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소설에 등장하는 방법론에 따른다면 너무 비현실적이다.
일개 락 콘서트에서 '개미혁명'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은 실소를 머금게 하고
'개미혁명'의 과정에서 그들이 컴퓨터로 이루어내는 일들은 전공자인 내가 보았을 때는 어이없을 뿐이다.
단적인 예로 프랑신의 '인프라 월드'라는 것은 잘 알려진 싸이월드들을 모아서 하나의 세계를 만든 것인데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수많은 인원들도 어쩌지 못한 기획은 단 한명이 며칠만에 만든다는 것 자체는 말이 안된다.
개미들의 세계 또한 비현실성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아무리 상상의 자유라 해도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고 불을 사용하는 개미란....
마지막에 나오는 '개미재판'이라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이런 무리한 상상들이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라 할지라도
그 비약의 정도가 심해지니 주제의 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무섭기까지 했던 1,2부의 상상과 비교되니 더욱 아쉬움이 클 수 밖에...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소설...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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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2 (양장) - 제2부 개미의 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부의 마지막에서 아이들의 불장난으로 인한 재앙으로
개미들의 도시 '벨로캉'은 완전히 파괴되고 여왕개미마저 죽게된다.
그 재앙의 현장을 생생히 목격한 새로운 여왕개미 '벨로푸니'는
'손가락들(인간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손가락들을 없애기 위한
대규모의 원정군을 조직하고 '세상의 끝'에 다녀온 병정개미 103683호를 
원정군의 수장으로 임명하고 손가락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벨로캉 내부에 있는 반체제 개미와 접촉한 103683호(줄여서 103)호는
원정군을 이끄는 동시에 손가락들이 요청한 '메르니쿠스' 임무도 수행하기 위해
멀고도 험난한 원정의 길에 나서게 된다.

지하사원에 갇힌 채 개미들과의 교류를 수행하던 조나탄 웰즈의 일행은
'벨로키우키우니'의 죽음과 새로운 여왕 '벨로푸니'의 적대적 대처로 인해
개미들로 부터 더이상의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게 되면서 위기에 직면한다.
최악의 상황에 몰린 그들은 급기야 폭력으로 한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 피의 대가로 처절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새로운 공통체의 생성속에 개미들과 같은 삶의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지상의 세계에서는 화학자들이 연달아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천재적 수사로 명성이 자자한 멜리에스는 화학자들의 죽음을 자살로 규정하지만
에드몽 웰즈의 딸이자 신문기자인 레티샤의 기사를 보고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된다.
레티샤와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죽음이 개미와 연관된 것을 알게 된 멜리에스는
레티샤와 함께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개미문명과 인간문명의 충돌

소설을 3개의 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손가락들과의 전쟁을 위해 원정을 떠난 103호를 위시한 개미원정군의 모험과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완벽한 밀실살인의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멜리에스와 레티샤의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사이에서 그 모든 이야기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그러나 각각이 별개의 것처럼 느껴지는 3개의 이야기는 단 하나의 이야기로 요약될 수 있다.
바로 '개미문명과 인간문명의 충돌'이다.

1부에서 에드몽웰즈와 벨로키우키우니의 첫번째 만남은 
서로의 문명에 대한 이해를 높히고 서로의 문명을 배우고자 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1부 마지막에 등장한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아무 생각없는 행동으로 인해
그들의 평화는 깨어지고 '벨로푸니' 여왕의 적대적 태도로 인해 개미들은 인간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도화 된 두 문명의 적대적 충돌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적대적이라는 것은 개미의 입장이고 인간들에게는 전혀 관심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화학자들이 살해되고 지하에 갇힌 사람들이 죽음에 위기에 처하는 등
하찮은 개미들의 작은 투쟁은 인간의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추리소설 + 과학소설 + 철학소설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며 과학소설이며 동시에 철학소설이다.
완벽한 밀실살인인 화학자들의 죽음의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추리소설이며
개미들의 세게에 대한 지독하리만치 철저한 관찰과 과학적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과학소설이며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과 병정개미 103호의 의식의 성장을 통해
생각과 시각의 전환과 신의 개념과 인간세계에 대한 자아성찰을 이야기하는 철학소설이다.

1부를 읽고나면 2부의 밀실살인의 범인을 대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추리소설로 매력이 없을 수 있지만
1부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멜리에스와 레티샤가 살인사건의 미스테리를 푸는 과정은 어떤 추리소설보다 재미있다.
1부에서도 그 방대함과 세밀함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던 개미에 대한 관찰과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개미사회와 개미문명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
작가가 후기에서도 말했듯 대부분의 묘사들이 실제로 개미사회에 나타나는 것이라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개미집을 허무는 일이 쉽지 않다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수십권의 과학잡지로도 해낼 수 없었던 개미문명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 준 과학소설이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논하는 수많은 사상들과 수많은 전설들과 수많은 실험들,
103호가 원정군을 이끄는 과정에서 의식의 성장을 이루고 인간세계를 접하면서 인간에 대해 논하는 말들,
이런 것들을 통해 작가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자기파괴적 본능에 대한 철자한 비판과
의식과 시각의 전환을 통해 지구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의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말들의 나열이 아니라 재미있는 소설의 형태로 환경과 자연과 지구를 논하는 철학 소설이다.


개미를 통해 전하는 인간에 대한 충고

병정개미 103호가 인간을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TV를 통해 접하는 인간의 문명은
전쟁으로 자신의 종족들을 죽이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을 것을 찾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연의 다른 구성원들을 하찮게 여기고
자신들의 문명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하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는 한심한 문명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효율성과는 별개인 예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으며
다른 종족(인종)에 대해서도 의술을 베풀 줄 하는 사랑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손으로 쉽게 눌러 죽일 수 있는 하찮은 개미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문명에 대한 비판은
결국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마지막에 103호가 언급하는 암에 대한 이야기와
과학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이야기 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사족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조금의 아쉬움.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며 무시했던
우리 주의의 수많은 지구의 구성원들에 대해 한번쯤 눈을 돌리게 하는
의식의 전환을 가져다 주는 정말로 고마운 책이다. 주저없이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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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나 2009-04-0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줄거리를 설명하고그래염. ㅡㅡ;
 
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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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체포되었다. 퀴즈쇼에서 우승한 대가로.' 첫 문장에 이끌려 주문한 책이다. 생소한 인도소설이고 전문작가가 아닌 외교관이 쓴 것이라 하니 약간의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우.  

첫 문장의 내용대로 퀴즈쇼에 우승한 대가로 체포된 18살 빈민 웨이터의 인생이야기가 내용이다. 그의 삶에는 인도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참혹한 빈민가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고통은 전혀 딴나라 이야기라도 되는 듯 화려함으로 넘쳐나는 부자들의 삶, 그리고 돈과 뇌물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비리투성이의 관료들의 모습까지. 차마 부끄러워 말하지 못할 치부들이 주인공의 삶과 함께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 나라의 외교관이라는 작가가 자국의 치부를 이렇게 드러낼 수 있다니... 이게 과연 칭찬할 일인지 욕해야 될런지. 그 역시 비리에 얼룩진 관료인 것은 아닌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고의 엘리트인 그가 최하층 빈민의 삶을 그렇게 꿰뚫고 있다는게 인도의 힘이란 생각도 든다. 인도의 잠재력일지도 모른다.  

책은 주인공의 삶을 통해 아무리 어려운 삶을 살고 아무리 괴롭게 하루하루 잠이든다해도 그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언제가 자신에게 커다란 행운이 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힘들도 괴로운 생활속에서도 정직을 신조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보답을 주는 것이 삶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내용처럼 어쩌면 우리 인생의 답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하루하루, 또한 우리가 지나온 하루하루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의 기구한 삶에 가슴이 아프고 다음에 그의 삶이 궁금해서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다. 마지막 뒤통수를 때리는 가벼운 반전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 결국 권선징악의 내용이기에 기분좋게 책을 놓을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문제의 순서에 따라 흘러가는 주인공의 삶을 시간의 순서대로 다시 끼워 맞추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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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일지매 전8권 세트 (MBC ‘돌아온 일지매’ 드라마 원작)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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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대가 만든 서민들의 영웅

조선의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명분이 없던 반정인 '인조반정'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치졸한 역모를 숨기기 위해
'친명배청'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쓴 그들 자신의 모순에 의해
나날이 대륙의 강자로 발전해가는 '청'에 대해 적대적일 수 밖에 없던 그들.
그렇듯 나라의 운명을 위기속에 몰아넣으면서도 자신들의 사욕에 바찐 관리들.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상대편은 무조건 제거하며 전쟁 아닌 전쟁에 빠진 그들.

민초의 삶을 보호하고 살펴야 하는 그들의 직무유기와 
불의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만연한 비리의 덩어리는 서민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고간다.
견디다 못한 서민들은 도적으로 변하고 그로 인해 민초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 진다.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는 절망과 좌절의 시대속에 힘겹게 살아가는 민초들.
그들의 염원과 시대의 요구는 우리에게 한 사람의 영웅을 탄생하게 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일지매'. 


버림받은 삶을 딛고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다 !!!

일지매의 탄생은 축복하고는 거기가 먼 이야기이다.
조선의 양반이 한 순간의 취기를 이기지 못해 노비를 범하게 되고
자신의 출세에 해가 될 노비의 아이를 청계천에 버린다.
태어나자 마자 죽음의 위기에 처한 아이.
그러나 하늘의 보살핌인지 걸인 걸치와 열공스님에게 발견되어 죽음을 면한다.
아이의 생존을 알게 된 생부에 의해 다시 한번 죽음의 위기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청나라로 가게된다.
양부모의 지극한 정성으로 미모와 무술실력을 겸비한 청년으로 성장한 일지매는
자신을 이용해 조선의 후방을 교란하려는 청나라 첩자의 괴임에 넘어가
생부의 나라 조선으로 돌아오지만 생부는 끝내 그를 외면한다.
저주받은 삶에 절망속에 빠진 그에게 다가온 사랑. 그리고 처절한 이별.
광기에 휩싸인 그를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열공스님의 큰 가르침과
다시 찾아온 사랑 월희와 걸치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그는 민중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다.

대부분의 영웅담이 그렇듯 일지매의 일생도 결코 평탄하지 않다.
그 누구보다 비참한 탄생과 좌절과 분노와 광기.
자칫 폐인의 길을 걷게 될 그의 인생엔 누구보다 뛰어난 조력자들이 나타나고
결국 그들의 헌신적 도움으로 시대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고우영 화백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낸 이야기인 일지매 또한
이런 영웅들의 전형적인 이야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닮은 듯 다른 드라마와 원작 만화

SBS에서 일지매를 드라마로 만들었을 때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물론 드라마 자체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이었지만 원작에 대한 궁금증은 없었다.
처음부터 원작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이야기라고 했기 때문에 원작도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MBC에서는 '최대한' 원작과 가깝게 정통사극으로 만든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원작에 대한 관심도 생겨나게 되었고 결국 8권의 이야기를 다 읽게 되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은 결국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자니 원작을 읽은 시청자들이 불평을 할 것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원작과 완전히 다르게 가자니 그 역시 원작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결국 그 둘 사이의 적절한 비중을 맞추는 것이 제작진의 가장 큰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보았을 때 지금까지 방영된 MBC의 드라마는 적절한 비중을 지켰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과 원작의 등장인물을 비교해 보는 재미는 빠질 수 없는 재미 중에 하나이다.
지금까지 방영된 부분을 본다면 두 주인공인 일지매와 월희는 그럭저럭 무난하다 할 수 있다.
드라마의 일지매가 원작보다 조금 남성적인 매력이 더 있는 것 같고
드라마의 월희가 원작의 월희보다 조금 무거운 분위기를 보여주는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또 다른 주인공인 구자명과 백매의 모습은 조금 아쉽다.
구자명은 좀 더 덩치가 있는 배우였으면 좋았을 것 같고 백매는 좀 더 차가운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을 듯.
이렇게 드라마의 인물들과 원작의 인물들을 비교하다보면 드라마도 원작도 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책녀'의 등장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색이 바라지 않는 거장의 숨결

이 책은 70년대 암울한 시대에 쓰여진 책이다.
지금처럼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것이 전혀 불가능했던 통제와 억압의 시대.
그래서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시대에 대한 유감과 날카로운 풍자는 그 시대 저항정신의 발로이다.
내가 아주 어릴 때 나보다 더 큰 형들이 만화방에서 이 책을 읽으며 통쾌해 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시대가 흘러 지금은 그저 웃어 넘길 수 있는 지나간 과거로 남았지만 
유쾌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의 기억은 거장의 손길에서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금은 아이들의 유희가 되어 버린 '쥐잡기'
오래된 신문지의 빛바랜 사건기사가 되어버린 '연탄가스'
이제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 시절 유명한 가수들의 유행가 한 소절.
지금 보기엔 너무 우스운 그 시절의 조금 황당한 외래어 표기법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잊혀지거나 사라진 그 시절의 소소한 모습들이 그대로 남아 숨쉬고 있다.
내가 어릴 적에는 나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읽으며
그 시절의 아련한 기억속으로 떠나는 공짜 시간여행의 재미 또한 이 책의 부록이다.

All 칼라로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지금의 만화에 비하면
흑백의 가는 펜선으로 그려진 투박한 그림의 만화는 초라하기 그리 없는 그림들이다.
그러나 그 초라한 그림들에서 느껴지는 정겨움,
지금의 젊은 작가들이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거장의 날카로운 풍자와 재치있는 유머는
시간조차 결코 바래개 할 수 없는 거장의 숨결을 그대로 전해준다.


지금 다시 일지매를 그리워 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끝없이 반복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변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문물들이 변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가치관이 변하고 그들의 모습이 변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흘러도 반복되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어쩔 수 없는 반복을 하고 있다.

그 반복속에 역사의 수많은 시련을 견뎌내고 당당히 우뚝 선 자랑스런 나의 나라 대한민국.
지금 다시 우리는 역사의 커다란 시련앞에 멈춰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들을 이끌고 이 시련의 강을 건너야 할 위정자들은 서로의 이익에만 급급하고
'민생'이라는 것은 그들의 선거전략으로 밖에 생각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역에서 노숙으로 밤을 지새고 하루에도 몇 명씩 지하철에 뛰어드는데
여의도 한 복판 섬처럼 떠? 한 것인지...

일지매가 나타났던 그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결코 다르지 않다.
오히려 무서우리 만큼 너무도 닮은 모습에 나는 다시 일지매가 그리워진다.
사람들이 영화속 슈퍼영웅에 열광하고 역사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되뇌이는 건
갈수록 힘들고 지쳐가는 현실속에서 우리 또한 그런 영웅들의 출현을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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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오사카부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일본전장주식회사(현 덴소)에 근무하며 추리소설을 저술하였다.
1985년 <방과 후>로 제 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하였다.
이후 퇴직 후 도쿄로 올라와 작가로 전념하고 있다.
초기에는 학원물, 본격 추리, 서스펜스, 패러디, 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장르의 소설을 썼다.
또한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영향 때문인지 원자력 발전이나 뇌 이식 등의 과학적인 소래를 다룬 소설도 여러편 썼다.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추리소설협회상 장편부문을,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6회 본격미스테리대상 소설부문과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였다.
이제까지 나오키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 <편지>, <환야> 등 다섯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번째 추천작에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이 국내에 출간된 이후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점점 더 많은 작품이 국내에 출간되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2009년 현재 미야베미유키, 온다리쿠와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이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

소설 - <비밀> (1998년작, 창해, 이선희 번역 - 1999년 출간, 2002년 재출간)
           <백야행> (1999년작, 태동출판사, 정태원 번역 - 2000년 출간)
           <짝사랑> (2001년작, 창해, 이선희 번역 - 2003년 출간, 2006년 <아내를 사랑한 여자>로 재출간)
           <게임의 이름은 유괴>  (2002년작, 노블하우스, 권일영 번역 - 2005년 출간)
           <변신> (1991년작, 창해, 이선희 번역 - 2005년 출간)
           <호숫가 살인사건> (2002년작, 노블하우스, 권일영 번역 - 2005년 출간)
           <레몬> (1993년작, 노블하우스, 원일영 번역 - 2005년 출간)
           <용의자 X의 헌신> (2005년작, 현대문학, 양억관 번역 - 2006년 출간)
           <환야> (2004년작, 랜덤하우스 코리아, 권일영 번역 - 2006년 출간)
           <편지> (2006년작, 랜덤하우스 코리아, 권일영 번역 - 2006년 출간)
           <숙명> (1990년작, 창해, 구혜영 번역 - 2007년 출간)
           <붉은 손가락> (2006년작, 현대문학, 양윤옥 번역 - 2007년 출간)
           <방과 후> (1985년작, 창해, 구혜영 번역 - 2007년 출간)
           <11문자 살인사건> (1987년작, 랜덤하우스 코리아, 민경욱 번역 - 2007년 출간)
           <브루투스의 심장> (1989년작, 랜덤하우스 코리아, 민경욱 번역 - 2007년 출간)
           <독소소설> (1996년작, 바움, 이선희 번역 - 2007년 출간)
           <흑소소설> (2005년작, 바움, 이선희 번역 - 2007년 출간)
           <사명과 영혼의 경계> (2006년작, 대교베델스만, 오근영 번역 - 2007년 출간)
           <방황하는 칼날> (2004년작, 바움, 이선희 번역 - 2008년 출간)
           <회랑정 살인사건> (1991년작, 랜덤하우스 코리아, 임경화 번역 - 2008년 출간)
           <탐정 갈릴레오> (1998년작, 재인, 양억관 번역 - 2008년 출간)
           <백마산장살인사건>, <기묘한 신혼여행>, <악의>, <동급생>, <도키오>, <아름다운흉기>,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2008년
           <유성의 인연> - 2009년 출간
동화 - <산타아줌마> (2001년작, 창해, 이선희 번역 - 2002년 출간)
만화 - <HEADS>


눈물 한방울 맺게 만드는 추리소설

내가 그의 이름을 처음 접한 소설은 <용의자 X의 헌신>이다.
그 소설이 가져다 준 충격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였지만 가장 큰 충격은
추리소설을 읽으면서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후 그의 작품들에 빠져버린 이유도 아마 일반 추리소설에서 느낄 수 없는
주인공들이 전하는 이야기 속에 묻어있는 가슴 먹먹한 감정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이시가미가 그런 헌신을 할 수 있었던 외로움과 지독한 사랑에,
<붉은 손가락>에서 자식의 잘못을 알면서도 차마 나설 수 없는 어머니의 먹먹한 심정을 보면서,
<편지>에서 세상의 편견과 싸우다 지쳐서 결국 형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동생을 보면서,
<방황하는 칼날>에서 딸에게 참혹한 짓을 한 범인들을 응징하는 아버지의 분노를 보면서
난 추리소설을 읽으면서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을 매번 깨닫게 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은 바로 그것, 슬픈 추리소설에 있다.


신이 부여한 천부적인 재능

위에서 정리한 대로 그의 작품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내는 물론 해외를 통틀어서 내가 아는 작가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내는 '다작' 작가 중에 한 명이다.
그 장르의 다양성도 상상을 초월한다. 
정통 추리소설에서 스릴러, 오락소설, 사회성 강한 소설, 학원소설, 패러디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많은 작품들을 쏟아내는 그이지만 어느 작품 하나 대충 넘어가는 작품이 없다.
물론 모든 작품들이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충격을 나에게 준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작품들이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 마디로 실망을 주지 않는 작가이다.
무려 5편의 작품이 나오키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능력은 짐작할 수 있다.
신이 그에게 부여한 천부적 재능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일까?
언제나 그의 작품이 나오면 다작이라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주저없이 그의 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내 책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의 틀을 거부하는 추리소설

그의 작품들을 보면 정통 추리소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고 있다.
<용의자 X의 헌신>, <붉은 손가락>, <방황하는 칼날> 등의 작품들을 보면 
소설의 시작부분에 이미 범인의 정체를 밝히고 있다.
끝까지 범인을 숨기고 마지막에 반전을 일으키며 범인을 밝혀내는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처음에 범인을 밝혀놓고 그 범인이 범행을 하는 과정과 그 과정을 밝혀내는 형식의 추리소설.
범인을 미리 알고나면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재미가 없어서 백이 풀릴거라 예상하지만
그의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단서 하나가 마지막에 가서 엄청난 반전으로 뒤통수를 때린다.
<편지>, <백야행>,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등의 작품들을 보면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분명 사건이 있고 범인이 있지만 이 작품들에 나오는 이야기는 사건이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추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는 있지만 절대로 추리소설이라고 볼 수 없는 작품들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들은 추리소설 작가라는 직업이 무안하게도 추리소설의 형식을 파괴하고 있다.
그래서 그만의 새로운 형식의 추리소설을 만들어서 하나의 별개의 장르로 완성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내가 읽은 그의 작품들

1. 용의자 X의 헌신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생각하는 그의 최고의 작품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지독한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와
     그가 목숨을 바쳐 사랑한 여자의 이야기 이다.
     그녀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무마하기 위해서 이시가미가 벌이는 천재적인 두뇌게임과
     그의 트릭들을 풀어나가는 대학동기이자 천재 물리학자인 유가와의 대결.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반전속에 그려지는 눈물나는 이시가미의 헌신.
     이런 추리소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부러워졌을 정도의 소설.

2. 붉은 손가락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이야기.
    부모의 과잉보호 밑에서 책임감 따위는 전혀 없이 성장한 아이와 그로 인한 가족의 붕괴.
    가족을 이끌어 가거나 보호하기는 커녕 현실에서 도망치기만 바라는 나약한 가장.
    전통적 가족관의 붕괴로 인한 사회문제에 직접 손을 댄 사회성이 강한 추리소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자식의 과오를 알면서도 차마 애기할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 있고
    그래서 제목인 '붉은 손가락'이 나타내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소설.

3. 방황하는 칼날

    애지중지 아끼며 금지옥엽으로 키우던 단 하나의 희망인 딸.
    그런 딸을 너무도 어이없는 10대들의 한 순간 치기에 잃어버린 아버지의 분노.
    '청소년 법'이라는 울타리 속에 숨어서 벌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범인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아버지의 분노는 스스로 그들을 처단하기로 하고 사냥에 나선다.
    흔히 인권이나 갱생, 반성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자들.
    과연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논하고 있는 추리소설.
    이성적으로는 법의 취지에 동조하면서도 아버지의 분노에 동감할수 밖에 없는 소설.
    결국 어느새 아버지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법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소설.

4. 백야행

    얼마 전 권상우, 손에진 주연으로 영화화가 결정되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된 소설.
    상상하기도 힘든 어린 나이에 범죄의 세계에 빠져들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남녀의 이야기.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 치를 떨고 
    지독한 팜브파탈의 모습을 보이는 여자 주인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치를 떨었던 소설.
    모든 사건들의 범인은 직접 밝히지는 않지만 누군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20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속되어 온 그들의 범죄행각과 그들을 쫒는 형사의 집념.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과 그 사랑을 이용하는 지독한 팜므파탈의 매력.
    '하얀 어둠속을 걷다'라는 제목의 의미가 밝혀지면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 진다.

5. 게임의 이름은 유괴

    가장 오락적인 요소가 강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로 만들면 딱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미 영화로 대박이 났다고 한다. 일본에서.
    그만큼 박진감 넘치고 스피디한 전개가 돋보이는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소설이다.
    서로가 속이고 속는 복마전 속에 과연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지 궁금해 지는 소설이다.
    마지막 한 줄에서 마저 반전이 일어나는 푹 빠져서 읽은 추리소설.

6. 편지

    자신을 위해 도둑질을 하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형.
    형이 감옥으로 간 후 혼자남은 동생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범죄자의 동생이라는 세상의 편견들에 맞서며 열심히 살아가는 그에게 가장 큰 적은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김없이 날아오는 형의 편지.
    형의 편지로 인해 사랑도, 꿈도, 행복마저 얻을 수 없게 된 동생.
    동생의 힘겨운 세상살이를 통해 차별과 편견,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 하는 소설.
    마지막에 동생이 부르는 'Imagine'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절절히 와 닿는 소설.

7. 방과 후

    게이고의 데뷔작이자 에드가와 란포상의 영예를 안져준 수작.
    여고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독살사건을 풀어가는 정통 추리소설이다.
    하나만으로도 힘든다는 밀실을 2개나 만들어 낸 작가의 천재적이 머리가 빛나는 작품.
    나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여고생들의 은밀한 마음 속 비밀을 소재로
    치밀한 구성과 복선, 허를 찌르는 반전을 보여주는 멋진 추리소설.

8. 11문자 살인사건

     사고로 애인을 잃은 추리소설 작가가 그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
     사고일 수 없는 그의 죽음에 관련된 지난 여름 섬에서의 조난 사건.
     그 조난 사건의 진상과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이 한사코 숨기고자 하는 비밀들.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이 얼마난 사악해 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소설.
     결국 진실은 아무리 숨기려 애를 써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소설.
     개인적으로 다른 작품들에 비해 조금은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평균 이상의 퀄리티는 가진 소설.

9. 그 외
    
     워낙에 다작인 작가라서 내가 읽은 작품들도 많을 수 밖에 없다.

     <회랑정 살인사건> - 애인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자신마저 죽음으로 위장한 여인의 복수.
     <탐정 갈릴레오> - [용의자 X의 헌신]의 유가와가 펼치는 일본판 CSI 같은 소설.
     <백마산장 살인사건> - 오빠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한 동생의 이야기.
                                              영국동요 마더구스에 숨겨진 힌트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소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봉인된 기억속에 숨겨진 가족의 비극을 파헤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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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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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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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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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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