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체포되었다. 퀴즈쇼에서 우승한 대가로.' 첫 문장에 이끌려 주문한 책이다. 생소한 인도소설이고 전문작가가 아닌 외교관이 쓴 것이라 하니 약간의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우. 첫 문장의 내용대로 퀴즈쇼에 우승한 대가로 체포된 18살 빈민 웨이터의 인생이야기가 내용이다. 그의 삶에는 인도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참혹한 빈민가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고통은 전혀 딴나라 이야기라도 되는 듯 화려함으로 넘쳐나는 부자들의 삶, 그리고 돈과 뇌물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비리투성이의 관료들의 모습까지. 차마 부끄러워 말하지 못할 치부들이 주인공의 삶과 함께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 나라의 외교관이라는 작가가 자국의 치부를 이렇게 드러낼 수 있다니... 이게 과연 칭찬할 일인지 욕해야 될런지. 그 역시 비리에 얼룩진 관료인 것은 아닌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고의 엘리트인 그가 최하층 빈민의 삶을 그렇게 꿰뚫고 있다는게 인도의 힘이란 생각도 든다. 인도의 잠재력일지도 모른다. 책은 주인공의 삶을 통해 아무리 어려운 삶을 살고 아무리 괴롭게 하루하루 잠이든다해도 그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언제가 자신에게 커다란 행운이 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힘들도 괴로운 생활속에서도 정직을 신조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보답을 주는 것이 삶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내용처럼 어쩌면 우리 인생의 답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하루하루, 또한 우리가 지나온 하루하루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의 기구한 삶에 가슴이 아프고 다음에 그의 삶이 궁금해서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다. 마지막 뒤통수를 때리는 가벼운 반전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 결국 권선징악의 내용이기에 기분좋게 책을 놓을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문제의 순서에 따라 흘러가는 주인공의 삶을 시간의 순서대로 다시 끼워 맞추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