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당신의 강점에 주목하라 - 내성적인 당신에게 잘 맞는 자기 PR 시크릿
낸시 앤코위츠 지음, 신현정 옮김 / 갈매나무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내성적'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낙인이 된다.
자타공인 트리플 A형인 나 역시도 평생 따라다닌 평가가 '내성적'이라는 것이다.
내성적이라는 것은 후천적으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천성적으로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는데 어쩌다 보니 세상에서 부정적인 것이 되었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내성적인 성격은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다.
그저 '다를' 뿐인데 '틀렸다'고 평가하는 세상에서 내성적인 사람들은 억울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런 억울함마저 토로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에서 불만은 커져만 간다.
이 책은 그런 내성적인 사람들이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내성적인 사람들의 타고난 성격을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장점으로 키우는 방법.
외향적인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세상에서 내성적인 장점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경향이 많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성과를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먼저 자신을 부정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좋게 평가할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제일 먼저 자신에 대한 박한 평가부터 던져버리라고 한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이 이루어 낸 성과에 대해 스스로가 인정하라고 한다.
그것이 내성적인 사람들에 세상에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100%, 아니 200%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말을 하기전에 여러 상황을 미리 생각하는 내성적인 사람들의 특성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흔히 소심하다고 말하는 단점이 꼼꼼하다는 장점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내면으로 향하는 경향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경향은 또 다른 장점으로 변화될 수 있다.
이렇듯 세상의 시선에서 부정적인 모습이던 내성적인 사람들의 특성은
조금만 뒤집어 보면 외향적인 사람들과는 구분되는 커다란 장점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런 생각의 전환을 경험할 수 있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조언 뿐만 아니라 서로가 함께 공존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성적인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과 그 반대의 경우까지.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고 멀리하기 보다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나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외향적인 사람들의 특성과 거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많은 도움이 된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이지만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조금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고 기존의 내용과 중복되는 것이 많다는 것이 단점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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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영화로 개봉한 이사카코타로의 대표작이다.
책 표지의 소개처럼 분명히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면서 작가의 대표작이다.
이 한마디가 이 소설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보여주는 문구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문구에 완전히 공감한다. 재미와 의미가 함께 담긴 소설이다.
영화는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작가 스스로가 'JFK'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했듯이 이야기는 'JFK'와 흡사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오야기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총리 살해범이 되어 도망치는 이야기이다.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누명을 써버린 상황.
옛 친구들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는 아오야기의 치열한 싸움.
너무도 거대해 상대가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그의 몸부림.
읽는 내내 잠시도 긴장감을 풀어 놓을 수 없는 숨막히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소설의 구성도 특이하다.
사건의 시작 - 사건의 목격자 - 사건 20년 후 - 사건 - 사건 15개월 후로 이어지는 전개이다.
시간의 흐름이 뒤죽박죽이 되어가면서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치 않다.
사건의 시작과 사건의 목격자 부분에서 나오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사건에 관계되고
사건 20년 후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사건의 진실에 대한 약간의 추리를 가능하게 한다.
사건 15개월 후는 일종의 에필로그로 작용하면서 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
처음에는 전혀 관련없는 듯 등장인물들을 나열하다가 하나씩 사건에 꿰어맞추는
사악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기가막힌 구성이다. 치밀하고 정교하게 계산된 구성.

도망자와 추격자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재미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결백을 아무리 주장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못하게 되는 언론의 왜곡과
언론의 정보는 무조건 과신하며 스스로의 판단을 유보하는 사람들의 선입견과
국민의 사생활 하나까지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국가권력의 횡포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느새 그런 감시사회가 되어가는 모습에 대한 비판까지.
얼마 전에 읽었던 [마왕]이라는 작품에서 묘사했던 사회를 보다 구체화 한 느낌이다.
그래서 더욱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고 그래서 더욱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권력을 지닌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당장이라도 아오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인 '골든슬럼버'가 의미하는 것은 순수한 우정이다.
사회에 나와 이익을 바탕으로 만든 인간관계가 아닌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았던 시절의 우정.
비틀즈의 '골든 슬럼버'에 나오는 '한 때는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있었다'라는 구절의 의미.
비틀즈가 사실상 해체되었지만 깨진 멤버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처럼
세월을 핑계로, 삶을 핑계로 서서히 소홀해져 갔던 그 옛날의 순수했던 우정을 확인하는 이야기.
아오야기의 삶이 그리 행복한 결말을 맞은 것은 아니지만 그 우정을 확인했던 점에서 부럽기도 하다.
나에게도 한 때 빛나는 우정이 있었음을, 나 역시 그런 우정을 잊고 살았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사회적 메시지와 개인적 우정을 적절히 배치한 작품이면서 추격전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영화를 봤든 보지 않았든 소설은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영화와 다른 소설의 매력이 있으니까.
'도망쳐! 아오야기!'라는 응원이 저절로 나오는 긴장감과 날카로운 사회비판이 담긴 재미있는 소설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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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정보가 홍수를 누리는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는 지금도 수많은 정보를 얻고있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이라는 것은 보편화 되지 않았고 정보의 유통도 단방향이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라도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의 스마트폰의 열풍과 함께 점점 더 오픈된 지식의 사회로 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점점 더 똑똑해 지고 있는가? 점점 더 많은 지식으로 현명해지고 있는가?
유감스럽게 그 대답은 부정적일수 밖에 없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흐르는 강물처럼 넘치는 정보를 '검색'만 할 뿐 스스로 '사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사카코타로의 [마왕]은 이미 몇년전에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우리에게 더욱 더 필요한 소설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더욱 더 그렇게 될 것 같다.

너무나 많이 생각하는 형과 너무나 적게 생각하는 아우가 어느날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
혜성처럼 등장한 강력한 카리스마의 정치인은 나라를 파시즘으로 몰고가지만
그 누구도 우려보다는 기대를 하게되고 형만이 그의 행보를 우려깊게 보고 있다.
초능력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능력으로 그는 거대한 정치인에게 맞선다.
아우는 형과는 다른 초라한 초능력으로 형과는 다른 방식으로 똑같은 대상과 맞선다.

초능력자 형제와 카리스마 정치인의 대결이라 해서 판타지로 흐르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초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너무나 미미해서인지 몰라도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기껏해야 30미터 안에서 직접 사람을 봐야지만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말하게 할 수 있는 능력.
10가지의 경우에서 1가지를 선택하면 100% 적중하는 능력은 초능력이 하기엔 한계가 많다.
그러니 이 형제의 투쟁은 무시무시하다기 보다는 처절하게 흐르게 된다.
형제의 초능력에 너무나도 가혹한 한계를 정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아마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난 능력을 지닌 누군가에 의지하기 보다는
한계도 많고 약점도 많은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 나서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소설 중에서 주인고의 말 중에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솔리니나 히틀러 등의 대표적인 파시즘의 선동가들은 대개 어려운 시기에 나타난다.
독일의 경우도 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들 때 나타났다.
정상적인 논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히틀러의 논리가 대다수 독일인들에게 통했던 이유는
현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보다는 무엇인가 다른 것에 책임을 넘기고 싶었던 심리를
뛰어난 선동능력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 시절에 비해 상대도 안될 정도의 정보의 양이 흘러가는 지금은 그런 선동이 어려울 듯 하지만
오히려 노련한 선동가라면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정보의 흐름만 살짝 바꾸어도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에 그 시대보다 휠씬 쉽게 선동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런 우려를 소설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너무도 쉽게 선동될 수 있음을...
이런 선동에 이끌리지 않은 방법 또한 제시한다. '검색'을 하지 말고 '사색'을 하라고....

소설을 읽으면서 나 또한 반성을 하게 된다.
스스로 많은 지식을 접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 역시 그 정보에 대한 사색은 없었다.
어디선가 '검색'한 지식을 마치 스스로의 지식인 것 처럼 자랑하고 뻐기며 살았단 생각에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의 민망함을 느꼈다.
소설속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언제든지 우리에게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무시무시한 소설속 세상이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고 '사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가 무겁다고는 해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신치바'가 좀 더 좋았다는 생각이다. 조금은 아쉬운이 남는 부분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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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사신'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저승사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저승사자를 만나는 사람은 모두 죽지만 사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
물론 대부분의 사신들이 형식적인 조사로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지만
소설에 나오는 '치바'라는 사신은 좀 더 신중하게(?) 죽음을 결정할 뿐.
그렇다고 치바가 특별히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애정을 지닌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이유일 뿐이다.
치바를 만나는 인간들은 죽음이 예정되어 있지만 치바의 결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
치바는 인간을 만나 일주일의 기간 동안 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죽음의 정당성을 확인한다.
이 소설은 치바가 인간을 만나 벌이는 일주일간의 이야기 6편을 닮은 단편 모음집이다.
'이사카코타로'라는 작가를 대중에게 알린 첫번째 작품이면서 그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사신의 눈으로 바라볼 때 인간의 삶과 죽음은 인간의 시각과는 많이 다르다.
그들의 시각에서 볼 때 인간의 죽음은 그리 슬프지도 그리 나쁘지도 않다.
인간의 욕망을 배제한 사신의 눈으로 보았을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들의 일거리일 뿐이다.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가 그렇게 안달복달하며 살아가는 것이 이상할 뿐이다.
거꾸로 보았을 때 인간의 욕망을 배제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안달복달하면 살 필요가 없다.
작가가 사신의 시각으로 죽음을 보여주는 것은 이런 점을 알려주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대상으로 보다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버릇처럼 '죽고싶다'는 말을 달고 산다.
그런 '죽고싶다'라는 말의 누적이 어쩌면 사신을 부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입에 달고 사는 죽고싶다는 말이 어느덧 버릇이 되어 버린것은 아닐까?
막상 닥쳐보면 죽고싶다는 것은 진실이 아님을 우리는 망각하고 살아간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우리나라의 속담처럼 세상을 살아갈 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설에 나오는 6편의 이야기를 보면 그들은 죽고싶다는 말과는 다르게 살고싶어 한다.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죽고싶다'는 말은 우리의 입에서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사신의 방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사카코타로는 유명한 작가이다. 최근 영화로 만들어진 '골든 슬럼버'의 원작자이고
'마왕',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작가이다.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한번도 일기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그의 매력은 역시 이야기의 힘이다. 이야기 자체의 힘이 강력하고 매력적이다.
거기에 소설의 곳곳에 나오는 그의 유머는 입가에 미소를 맺히게 만든다.
꽤나 매력적인 작가임에 틀림없다. 당분간 그의 소설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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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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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만 보면 뭔가 위대한 발명가들의 이야기 내지는
유명한 발명에 관계된 숨겨진 뒷이야기들을 펼쳐놓을 것 같은 이 책은
동시통역사이며 동시에 작가인 지은이의 기발한 상상력의 퍼레이드이다.
총 100가지의 발명(?)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발명이라기 보다는 상상에 가깝다.
그런 상상력이 기발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생각할거리도 던져준다.
작가는 이미 2006년에 작고하였고 그녀가 신문에 연재한 글을 엮은 책이다.
처음 만나는 작가의 다소 낯설고 조금은 어색하지만 매력적인 글이다.
'발명'이라고 해도 누구나가 어렵게 생각하는 기발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생활에서 문득 생각나는 것들에 상상력을 더하고 실제로 해보는 것.
때로 어이없고 황당하고 웃음만 나오게 만들지만 가끔은 기가 막힌 아이디어들의 향연.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이 쉽게 읽힐 정도로 재미있고 기발하다. 

발명(?)의 범위도 다양하다.
집안의 짜투리 공간에 애완동물용 공간을 만드는 사소한 것에서 부터
미국 대통령의 꿈을 조작하여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러고 보니 어쩌면 영화 '인셉션'도 이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일지도... ^^)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서 전 우주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발명의 대상은 한계가 없다.
당장 실용이 가능한 아이디어에서부터 도저히 실행되지 않을 것 같은 아이디어까지.
아이디어의 실용성도 그 한계가 없다. 달에 금박이나 은박을 씌워서 반사하겠다고까지 하니... ^^
다소 엉뚱하지만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될 만한 아이디어도 많다.
북반구가 여름일 때 남반구는 겨울이니 터널을 뚷어 서로의 공기를 교환한다는 아이디어.
태풍을 대비해서 언제든지 배로 변할 수 있는 집에 대한 아이디어 등. 
도저히 이 작가의 상상력은 한계도 없고 대책도 없지만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든다.

그 무한한 상상력의 바탕에는 작가의 방대한 지식이 있었다.
상상력이라는 것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만들 정도로 작가의 지식은 방대하다.
작은 해외토픽에서부터 조금은 전문적인 지식에 이르기까지 그 폭도 대단하다.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전세계의 수많은 뉴스들을 접하게 되고
통역할 사람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도 쌓으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방대한 지식을 얻었을 것이다.
그런 지식과 상상력을 발명(?)이라는 형태로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오랫동안 쌓아온 지식들을 거져 얻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그저 황당하고 기발하기만 한 상상의 파티만은 아니다.
그녀가 시니컬한 웃음과 함께 내놓은 아이디어에는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살아있다.
세계 평화에 대한, 인간과 환경에 대한 작가의 날이 선 비판에 가슴이 뜨끔하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자신이 비판하고 싶은 것은 마음놓고 비판한다.
인간에 대한, 자연에 대한, 세계의 평화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도 엿볼 수 있다.
그저 웃고만 넘기는 그런 책은 아니다.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그런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일본이라는 나라가 부러운 것이 하나 생겼다.
이렇게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상상이 어른이 되어서도 허용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 발명품들이 많고 그것들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이런 생각들은 그저 쓸데없는 공상이라고, 철없는 생각이라고 무시되기 일쑤인데
이런 생각들이 이렇게 책이라는 매체로까지 표현될 수 있는 일본의 분위기가 부러웠다.
그러 사회의 분위기와 말도 안되는 상상들이 지금의 기술대국 일본을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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