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면 뭔가 위대한 발명가들의 이야기 내지는
유명한 발명에 관계된 숨겨진 뒷이야기들을 펼쳐놓을 것 같은 이 책은
동시통역사이며 동시에 작가인 지은이의 기발한 상상력의 퍼레이드이다.
총 100가지의 발명(?)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발명이라기 보다는 상상에 가깝다.
그런 상상력이 기발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생각할거리도 던져준다.
작가는 이미 2006년에 작고하였고 그녀가 신문에 연재한 글을 엮은 책이다.
처음 만나는 작가의 다소 낯설고 조금은 어색하지만 매력적인 글이다.
'발명'이라고 해도 누구나가 어렵게 생각하는 기발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생활에서 문득 생각나는 것들에 상상력을 더하고 실제로 해보는 것.
때로 어이없고 황당하고 웃음만 나오게 만들지만 가끔은 기가 막힌 아이디어들의 향연.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이 쉽게 읽힐 정도로 재미있고 기발하다. 

발명(?)의 범위도 다양하다.
집안의 짜투리 공간에 애완동물용 공간을 만드는 사소한 것에서 부터
미국 대통령의 꿈을 조작하여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러고 보니 어쩌면 영화 '인셉션'도 이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일지도... ^^)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서 전 우주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발명의 대상은 한계가 없다.
당장 실용이 가능한 아이디어에서부터 도저히 실행되지 않을 것 같은 아이디어까지.
아이디어의 실용성도 그 한계가 없다. 달에 금박이나 은박을 씌워서 반사하겠다고까지 하니... ^^
다소 엉뚱하지만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될 만한 아이디어도 많다.
북반구가 여름일 때 남반구는 겨울이니 터널을 뚷어 서로의 공기를 교환한다는 아이디어.
태풍을 대비해서 언제든지 배로 변할 수 있는 집에 대한 아이디어 등. 
도저히 이 작가의 상상력은 한계도 없고 대책도 없지만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든다.

그 무한한 상상력의 바탕에는 작가의 방대한 지식이 있었다.
상상력이라는 것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만들 정도로 작가의 지식은 방대하다.
작은 해외토픽에서부터 조금은 전문적인 지식에 이르기까지 그 폭도 대단하다.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전세계의 수많은 뉴스들을 접하게 되고
통역할 사람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도 쌓으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방대한 지식을 얻었을 것이다.
그런 지식과 상상력을 발명(?)이라는 형태로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오랫동안 쌓아온 지식들을 거져 얻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그저 황당하고 기발하기만 한 상상의 파티만은 아니다.
그녀가 시니컬한 웃음과 함께 내놓은 아이디어에는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살아있다.
세계 평화에 대한, 인간과 환경에 대한 작가의 날이 선 비판에 가슴이 뜨끔하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자신이 비판하고 싶은 것은 마음놓고 비판한다.
인간에 대한, 자연에 대한, 세계의 평화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도 엿볼 수 있다.
그저 웃고만 넘기는 그런 책은 아니다.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그런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일본이라는 나라가 부러운 것이 하나 생겼다.
이렇게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상상이 어른이 되어서도 허용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 발명품들이 많고 그것들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이런 생각들은 그저 쓸데없는 공상이라고, 철없는 생각이라고 무시되기 일쑤인데
이런 생각들이 이렇게 책이라는 매체로까지 표현될 수 있는 일본의 분위기가 부러웠다.
그러 사회의 분위기와 말도 안되는 상상들이 지금의 기술대국 일본을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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