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이야기라도 이야기하는 사람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 그런 각도에서 봤을 때 처음 만난 작가인 '김언수'는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조금만 달라졌어도 단순하고 재미없었을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었다. 내가 2010년 만난 최고의 한국소설이다. 이 소설 정말 강력추천 필독소설이다. 세상에는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죽음들이 존재한다. 그 죽음의 배후에는 힘있는 자들의 권력욕과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존재한다. 그런 권력욕과 욕망들을 채워주는 킬러들의 역사는 오래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위에는 그런 죽음들을 '설계'하는 설계자들이 있다. 주인공 래생도 그런 킬러 중의 하나이다. 속칭 '도서관'이라는 조직에 소속된 너구리영감의 유일한 수족. 언제나처럼 그에게 떨어진 작업을 하다 설계자들의 의도와 다르게 일을 하게 된다. 래생의 의도하지 않은 행동으로 '푸주'의 새로운 실력자인 한자와 너구리영감의 전쟁이 시작된다. 어찌보면 조폭들과의 전쟁을 다룬 수많은 '조폭 코메디 영화'와 비슷한 싸구려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를 작가는 400여 페이지의 소설을 단숨에 읽어버리게 만들었다. 최고다. 싸구려이야기를 최고의 이야기로 바꾸는 힘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날선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의아한 북극곰>의 이야기가 소설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북극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북극곰'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못하던 곰이 빙하를 타고 북극을 떠나지만 결국 빙하가 녹아 다시 북극으로 돌아가야만 했다는 이야기. '아! 그랬구나. 난 북극을 떠날 수 없어서 북극곰이 되어야 했던 것이구나!'라는 곰의 깨달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살이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만약에'를 꿈꾸며 살아간다. 만약에 내가 누구의 아들이었다면... 만약에 내가 저런 사람과 같은 환경이었다면.. 그러나 우리는 그런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그 상황 자체가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래생처럼 자포자기하며 그저 살아가야 하는가? 미토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행동을 해야 하는가? 이도 저도 아니면 미사의 말처럼 '내가 북극곰인 것이 싫지 않다'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칼과 총이 난무하고 피와 죽음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설이다. 그래서 다소 끔찍하고 무섭기도 하면서 역겨움이 일기도 하는 피비린내 나는 소설이다. 그러나 그래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쉼없이 책장을 넘기게 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래생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의 작업 대상이 되어 죽어가야 했던 사람들, 그의 필생의 라이벌이 되었던 '이발사'의 사연과 그에게 형이었던 '추'의 이야기, 그의 친구였던 '정안'과 그의 스승이었던 '훈련관'의 이야기, 그의 첫사랑의 이야기 등등.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사연들이 각각 하나의 소설의 소재가 될 만큼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누구에게나 당신만큼의 사연은 있다'는 소설속 대사를 증명한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그에게도 그만큼의 사연은 있게 마련이다. 그게 바로 삶이다. 김언수라는 작가의 문장은 소설속 '이발사'가 구사하는 날카로운 칼놀림을 닮았다.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고 아무런 방어도 없는듯 허술하다가도 날카롭게 치고 들어온다. 조금씩 조금씩 독자들의 마음을 난도질하다가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리는 모습도 닮았다. 화려하지도 어지럽지도 않은 간결하고 깔끔한 문장들 속에서 날카로움이 번뜩인다. 간결한 문장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문체이다. 가벼운 듯 '툭!' 던져놓은 문장들속에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시선을 닮아내는 재주도 있다. 뒷면에 있는 동료작가의 추천평에서 처럼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대하며 작가의 다른 소설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 2010년 현재, 한국 소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라고 강력히 추천한다 !!!
흔히들 청춘을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유아기의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며 규칙을 배우고 중학교에 들어가 머리가 굵어지면서 자신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게 되고 그런 생각의 끝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고 앞으로 자신이 무엇이 될 것이라는 목적도 없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흔들리는 자아관과 아직 형성되지 않은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기.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겪는 그 시기의 방황은 그래서 당연한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불리는 저자는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시대가 달라져도 어쩔 수 없이 방황하게 되는 지금의 청춘들에게 말을 건다. '지금은 꼰대처럼 보이는 너희들의 부모들도 한 때는 너처럼 방황을 했다'고 말한다. 전후의 혼란이 정리되지도 않았고 4.19과 5.16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혼란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청춘인 준과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준, 상진, 인호, 정수, 미아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춘들은 모두 방황의 시기를 가고 있다. 학교를 그만 둔 준과 인호가 있고 그림 속에서 탈출구를 찾는 정수도 있고 오로지 모범생의 길만 가는 영길도 있고 어설픈 첫사랑에 실패하는 상진도 있다. 소설의 화자는 준이지만 각각의 장에서 화자가 바뀌면서 각자의 청춘을 이야기한다. 방황의 이유도 다르고 방황의 과정도 다르고 방황의 끝도 다르지만 그렇게 모두 방황한다. 그래서 청춘의 방황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은 더욱 더 아니라고 위로한다. 오히려 어지러운 방황도 청춘의 특권이라며 마음껏 방황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삶이 가진 가치는 절대로 잃어버리지 말라고 한다. 언제나 저녁무렵 나타나는 '개밥바라기별'처럼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은 잊지 말라고 한다. 작가 자신의 삶이 한권의 소설로 정리될 수 없을만큼 판란만장했기에 그의 충고는 말발이 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나이에 청춘소설 혹은 성장소설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설속에서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지만 '영길'의 모습이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방황도 청춘의 특권이지만 정해진 제도의 틀에서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청춘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혼자 살 수은 없는 세상에 정해진 틀을 깨려고만 하지 말고 적응하려 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의 삶이 대체로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인지 몰라고 등장인물들의 방황에 공감하지 못헀다. 순전히 개인적인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나이듦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겠지만....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인생의 대선배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시선이 담긴 성장소설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채 한 달을 다니지 못하고 척수결핵으로 반신마비가 된 사람.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 그에게 배움의 기회는 영영 날아가 버리고 뛰어 놀 수 있었던 시절에 어른들 몰래 숨어들어가 키득거리며 읽던 만화를 생각하며 졸지에 수없이 많아져버린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교육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집안 형편으로 그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무언가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만화. 우연한 기회에 여기저기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 서서히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미국 뉴욕에서의 개인 전시회까지 갖게 되면서 이제는 교과서에 실리는 작가. 요약한 그의 삶만 훑어보아도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 지현곤. 언젠가 뉴스에서 화제거리로 흘려가며 들었던 기억만 있고 이름도 몰랐던 사람을 이 책을 읽는 동안 오래된 친구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카투니스트 지현곤이라는 이름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의 일상을 외롭다. 40년간 한 평짜리 방안에 갇힌 채로 베란다 틈으로 보이는 달을 동경하며 사는 사람. 그 달마저 집 앞의 아파트에 가려 한달에 절반은 보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더 달을 동경하게 된다고 말하지만 그의 삶이 너무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당당히 살아간다. 어린 시절 그에게 원망과 분노가 없을 수 없었겠지만 세월이 그를 단련시켰다.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평안한 삶을 살고 있는 그를 보면 나 자신의 욕심이 부끄러워진다. 자신의 처지를 돌파하기 위한 돌파구로 시작한 만화지만 그의 작품들은 어둡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의 이야기들 보다 사이사이에 보이는 그의 작품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에 다가오는 울림이 있었다. 그것은 글의 형태가 아니라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진 것이었다. 이 사람은 역시 글쟁이가 아니라 그림쟁이라는 생각이다. 역시 세계적인 카투니스트라는 느낌이다. 백마디의 말보다 단 한 장의 그림으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능력은 쉬운 것이 아니다. 수많은 선들의 교차로 표현된 음영의 깊이만큼 40년 세월이 만들어 낸 삶의 진한 울림이 다른 소통의 수단을 통하지 않고 가슴에서 가슴으로 직접 전달되는 느낌. 원화가 아니 복사된 그림에서도 이렇게 울리는데 원화의 감동은 어떨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 책은 글보다 그림이 훨씬 더 마음에 드는 책이다. 그렇다고 글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다. 그저 평범하다.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고 독학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했던 것처럼 글을 쓰면서도 전문적인 기교나 문학적 소양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다. 처음에 가슴에 확 와닿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랑비처럼 조금씩 젖어드는 이야기. 하나씩 글들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그의 삶에 공감이 가고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이야기. 평범함의 위대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의 글을 그래서 참 마음에 든다. 장애를 가진 화가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자신의 처지를 당당히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완성한 한 인간의 이야기이다. 신체의 장애를 지녔지만 마음만은 나보다 훨씬 완성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거기에 가슴으로 얘기하는 카툰 작품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보너스이다. 세상이 힘들고 자신의 처지에 불만이 많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강추 !!!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사회생활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도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Go Point'는 이런 선택의 순간을 말한다. 그런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할까? 자신의 생활에만 사소한 영향을 미치는 작은 선택에서부터 수천, 수만의 사람들의 재산과 목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택까지. 때로는 역사의 순간에서 자신의 선택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누구나 선택을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는 건 쉽지않다. 나 같은 경우는 그런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기 싫어서 높은 위치로 가는 것을 망설이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만나게 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선택의 질을 높히기 위한 방법을 설명한다.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선택의 순간에 망설이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도록 미리 훈련을 통해서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워야 하고 자신의 이익 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이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선택의 책임과 권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혼자서 선택을 하지말고 내부와 외부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자문을 구해야 한다. 수십년간 MBA 과정을 이끌어 온 작가는 책을 통해서 선택의 순간을 위한 무기를 제공한다.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선택의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솔루션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런 작가의 주장이 자연스럽게 공감을 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자기계발서로서는 최고의 책이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뜬구름 잡는 얘기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좋은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가?는 언제나 의문으로 남는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이지만 이 책만은 그렇치 않았다. 가장 큰 장점은 위에서 말한 선택을 위한 솔루션들은 수많은 실제 예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있었던 역사상 최악의 산불의 현장에서 보여준 리더의 선택을 통해서, 수많은 회사의 흥망과 성쇠가 엇갈리는 비즈니스의 최전방에서 이뤄진 수많은 선택들을 통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인 남북전쟁의 게티스버그 전투의 현장에서 행해진 선택들을 통해서, 안데스 산맥에서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야만 했던 어쩔 수 없었던 선택들을 통해서 각각의 실례들이 전하고 있는 선택의 솔루션들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공감이 간다. 이런 방식의 설명과 서술이 자기계발서라는 딱딱한 장르에서 쉽게 읽히는 책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히는 자기계발서는 정말로 처음이었다. 너무도 쉽게 읽히는 자기계발서이다. 책에서 전해준 무기들은 앞으로 나의 선택의 순간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선택의 순간에 사용할 유용한 무기를 얻을 수 있는 멋진 자기계발서. 직장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리더가 아니더라도 사는 동안 누구나 선택의 순간을 만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유용한 책이다. 추천!!
오쿠다히데오는 일본 작가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이다. [공중그네]는 몇년동안 서울대 도서관 대출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인 '닥터 이라부'를 소재로 한 연극도 나올 정도이다. 나 또한 책꽂이의 두칸을 채울 정도로 그의 팬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정말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정말 아쉬울 것 같다. 오쿠다의 작품 중에서 수작에 속하니까. 오쿠다의 특성 그대로 시종일관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이다. 가끔은 폭소가 쏟아질 정도로 웃기기도 하고 낄낄거리는 웃음이 새어나기도 한다. 전혀 특별하지 않은 6가족의 이야기에서 이런 유머를 끌어낼 수 있는 작가다. 닥터 이라부 시리즈처럼 많은 웃음은 아니지만 술술 읽히게 만드는 유머로 가득차다.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출퇴근 시간에 가볍게 읽기에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어렵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않은 가벼운 소설이다. 6가족이 모두 30대 후반의 나이대로 설정된 부분이 더욱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올해 40대에 접어든 나이이기 때문에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심정이 100% 공감이 된다. 30대 후반의 나이는 아이들은 많이 커서 부모들과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고 여자들은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 서서히 싫증이 나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남자들에게는 치열한 사회생활에서 성공이든 실패든 어느정도 결과가 나오는 시기이다. 그 시기의 주인공들이 겪는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나의 경험과 매치된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인터넷 중독, 별거, 실직, 무모한 창업, 정신적인 외도 등 언뜻보면 심각한 이야기들이지만 오쿠다 특유의 유머가 적절히 구사되면 전혀 심각하지 않은 제목 그대로의 '해피엔딩'을 이룬다. 세월이 덧칠되면서 무뎌지게 된 부부간의 사랑, 가족간의 애정들을 이런 극적인 사건들로 끄집어내서 우리가 살아가면 익숙함을 핑계로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이야기 한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정작 자신 곁에 있는 소소한 행복들에 대해서는 모르고 지나가고 있다. 일탈을 꿈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시절인지 다시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출퇴근 시간에만 읽었는데도 이틀만에 다 읽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가벼운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을 잧을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는 소설이다. 머리가 무겁고 사는게 지겨워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