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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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드러커는 알지 못하지만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이다.
경영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가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
야구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스포츠이고 스스로 광팬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혀 모르는 피터드러커와 재가 제일 좋아하는 야구의 만남.
그 오묘하고 기발한 착상이 궁금해서 이 책에 끌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처음에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야구 보다는 경영학에 촛점을 맞춘 듯 하고
소설이라기 보다는 쉽게 쓴 경영학 이론서에 가까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제목 만으로도 대강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그저 그런 야구부를 피터드러커의 경영학 이론을 적용하여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내용.
실제 내용도 제목에서 짐작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이 책은 소설이다.
그래서 경영학 이론에 대한 실제적 적용을 넘어서는 소설적 재미가 없다면 실패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런 우려를 잠재우기에 충분한 소설적 재미가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코 끝이 찡해지는 작은 감동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피터드러커의 명저인 [매니지먼트]의 이론을 고교야구에 접목하 시도가 신선하다.
일본 만화책이나 소설에서 접했던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는 야구부의 허드렛일을 하는 정도였는데
이 소설에 나오는 미나미라는 인물은 고교야구 매니저와 회사의 매니저를 동일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야구부의 매니지먼트를 위해 선택한 책이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이다.
이 한번의 선택으로 경영학과 야구의 드라마틱한 만남이 시작되었으니 작가의 설정이 기발하다.
회사의 경영에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영학의 여러 이론들이 야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니...
비록 피터드러커를 읽어보지 못했더라도, 경영학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해도 문제없다.
이 책은 그런 문외한들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읽어 나갈 수 있도록 드러커의 이론들을 해설한다.
그것을 야구라는 스포츠에 적용해서 실제로 야구부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소설속 야구부의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고 소설일 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하지 않은가?

경영학을 전공하는 사람, 혹은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 진지하고 어렵게 접근했던 경영학에 대한 경직된 시각을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야구에 미치고 그저 던지고 치고 달리고 받는 야구에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주먹구구식으로 열심히만 하는 야구가 아니라 경영학 이론이 접목된 야구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들이 이미 국내의 프로야구 구단들의 경영에도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런 내막을 모르는 일반 야구팬들에게 구단과 선수단의 운영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야구를 좋아하든, 경영학을 좋아하든, 이대호를 좋아하든,  피터드러커를 좋아하든 상관없다.
이 소설을 통해 경영학과 야구가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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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기 세트 - 전6권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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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은 어느새 우리의 역사에서 사라져버린 이름이 되어버렸다.
분명히 우리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영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렸다.
이제는 역사의 인물이 아닌 붉은 악마의 상징으로만 남아버린 박제된 영웅.
우리의 사서에서는 사라지고 중국의 사서에서나 작은 기록의 조각으로 남은 영웅.
그나마 그 조각난 기록마저도 왜곡되어 버렸거나 우리의 사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상황.
그렇게 잊혀지고 박제된 우리의 영웅을 되살리는 일은 우리 모두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되살리려 해도 되살릴 수 없는 역사 이전의 인물이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그 작업을 포기해 버렸다 하더라도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작업.
[퇴마록]으로 한국형 판타지의 시작을 알린 작가 이우혁이 그 작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역사로 되살릴 수 없다면 그가 가장 잘하는 판타지로 되살리고 싶다는 소망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 작업이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음을 읽는 내내 알 수가 있었다.

이미 7년전에 이 소설을 읽었었다. 그 당시 9권까지 출간되었는데 9권까지 읽고 10권을 기다렸다.
그게 이미 7년전의 이야기였고 그 후에 10권을 기다리다 기억에서 점점 사라졌던 소설.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완결편이 나왔다는 소식에 너무도 반가웠던 것은 나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작가가 왜 그 오랜 공백을 가져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다.
총 6권, 각 권이 500페이지가 훌쩍 뛰어넘는 분량. 총 3,00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의 시리즈이지만
나 같이 출퇴근 시간에만 독서를 하고 그나마 퇴근시간에는 프로야구에 빠진 불량독자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려서 완독하게 만들 만큼 확실하게 재미를 보장한다. 이우혁의 팬이 아니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칠 정도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이야기는 최고의 매력이다.
치우천왕이 한명이 아니라 이란성 쌍둥이라는 설정. 형은 머리가 좋고 동생은 힘이 좋은 최고의 콤비.
치우형제가 태산회의에 참석하는 시점에서 치우천왕이 되어 황제헌원을 탁록에서 물리치기 까지의 이야기.
전형적인 성장 소설이고 영웅담이고 대하소설인 이야기이지만 작가의 힘이 재미를 불어 넣는다.
이미 [퇴마록]과 [왜란종결자] 등의 전작을 읽었던 독자라면 이우혁 소설의 재미는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이 재미를 극대화 시키는 매력이다.
주인공인 치우천, 치우비 형제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그를 도와주는 각 부족의 친구들의 캐릭터.
치우형제를 돕는 신시의 인물들과 그와 대립하고 갈등하는 상대 진영의 각 인물들의 캐릭터.
거기에 치우형제의 곁을 지키거나 그들을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는 매력적인 여인들의 캐릭터까지.
심지어 주인공이 없는 상황에서 한 권의 3분의 2를 진행시킬 정도로 캐릭터들의 개성이 살아있다.
그래서 각각의 캐릭터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힘으로 이끌어 전쟁에서 승리하는 모습이
그 치열하고 처절한 전쟁의 진행과정이 긴장감 넘치고 힘있게 이어지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이야기의 힘과 재미에 있다.

작가의 공부가 많았다는 것은 각 절의 서두에 나오는 고전들의 인용문구에서도 알 수 있다.
그 많은 분량에 나오는 그 많은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이다.
역사서의 아주 작은 부분에 묻혀있던 인물들을 꺼내서 각각의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상상력.
작가의 상상력과 공부가 대단하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거대한 작업을 해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역사속 한줄에 불과한 탁록대전과 염황대전, 공상대전 등의 고대의 전쟁들을 멋지게 재현해 냈다.
철저한 고증에 의해 그 시대의 방식으로 재현된 전쟁이 아닌 한국적 판타지로 재현된 전쟁.
신수와 괴물이 나오고 도깨비와 귀신들이 나오고 무시무시한 주술이 난무하는 전쟁.
생생한 묘사는 독자가 전장의 한 가운데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일은 인간의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수나 주술이 난무하는 신화의 시대에서 인간의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의 시대로의 전이.
그 중심축이 되었던 치우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무한한 힘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치우형제만의 능력이 아닌 다른 부족의 영웅들과의 연합을 통해 이루어낸 일들을 통해
오늘날도 우리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평화에 이르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제시를 하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두 다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아주 간단한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 방법이 어떤 형태로 성공의 길에 이를 수 있는지도 이야기로 보여주고 한다. 그것이 메시지이다.

붉은 악마의 깃발에 갇혀있는 박제되어 버린 슬픈 영웅에 대한 환상적인 영웅신화를 만나보자.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의 연관성을 떠나서 잊혀진 우리 영웅의 찬란한 신화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만 열광하지 말고 우리 영우들의 신화에 귀를 기울일 시간이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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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진짜 안 와
박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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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이라는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면 이 소설의 문체에 당황할 것이다.
처음 그의 소설 [말이 되냐?]를 읽었을 때 내가 느꼈던 당혹감을 생각하면
이 소설의 전반에 걸쳐 튀어나오는 거칠고 상스러운 말투들은 이제 익숙하다.
야구에 미쳐있는 광팬의 입장에서 [말이 되냐?]라는 말이 안되는 소설에 빠졌던 기억.
그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거부감드는 표지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게 된 소설이다.
'작가 뒷담화'에서 작가 스스로 이야기하듯이 [이원석씨의 타격폼]이라는 단편집에서
작가가 빠져있다고 고백하고 있는 야구와 락음악에 대한 소설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이 되냐?]라는 소설이 야구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 소설은 락음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되는 일 하나없이 인생이 꼬일대로 꼬이던 주인공이 무작정 영국으로 날아가서
락음악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자신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춘의 방황과 뭔가 꼬일대로 꼬여버린 세상에 대한 분노와 그에 대한 반항을
락음악이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풀어낸 청춘의 방황에 대한 거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그 속에 한국이라는 사회가 가진 부조리와 잘못된 인식에 대한 자조섞인 비판이 있고
겉으로 보기엔 그 나라의 날씨 만큼이나 갑갑해 보이는 영국사회가 가진 힘이 담겨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락밴드들이 유독 영국에서 많이 나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영국이라는 사회의 분위기와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인식의 힘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영국에 대한 찬사만 하는 것도 아니다.
이민국의 까다로운 모습은 대단히 배타적인 영국의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고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는 영국 10대들의 모습이 그대로 영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가 무대를 영국으로 설정한 이유는 책을 읽는 내내 느낌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락음악이 소재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청춘의 훈장같은 사랑이다.
결국 주인공을 불운의 악순환에서 구해내고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것도 사랑이다.
소설에서 주인공 못지않게 중요하게 등장하는 '롹스피릿'을 다시 일깨우는 것도 사랑이다.
처음부터 '롹스피릿'이 롹정신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거부하던 사랑이 결국 승자가 된다.
거친 말투와 마약과 그룹섹스 등의 읽어내기 힘든 일탈들이 등장하고 난잡하지만
그런 혼란과 난잡함과 방황 속에서도 결국 사랑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게 사랑의 힘이다.

락이라는 장르는 어느 시대이건 반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의 문체도, 내용도 일반적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거부감이 강하게 든다.
그러나 과연 락이라는 장르가 태생적으로 사회와는 융합할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소설에서 처럼 궁상맞은 삶을 견디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터뜨려야만 제대로 된 락일까?라는 생각.
어쩌면 락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를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의 시선이 삐딱해진 것을 탓하기 전에 락을 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태도에 고민을 해 보았으면...

청춘의 방황과 사랑에 대한 다소 거칠고 거북하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소설이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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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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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소설들은 언제나 쉽게 읽히고 순식간에 빠져든다.
이야기 자체의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세부묘사가 떨어져도 빠져든다.
그런 몰입 속에서 민족과 국가와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간혹가다 너무 가 버려서 지독한 국수주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작은 언제나 나의 관심을 끄는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그의 소설들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현대에 다시 해석하는
흔히들 말하는 팩션 장르의 소설이 많았다면 이 소설은 정통 역사소설이다.
그가 거의 처음으로 시도하는 역사소설의 주제를 고구려로 삼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아는 고구려는 거의 없다. 우리는 진정 고구려를 알고 있는가?
타인의 손을 빌어 통일을 이룩한 신라가 패전국의 역사를 말살시켜 버렸고
조선의 고리타분한 유학자들의 사대주의가 남아있던 역사까지 없애버려서
지금 우리에게 전해지는 고구려의 역사는 중국의 사서에서 간혹 찾아볼 수 있다.
그나마도 중화주의 사관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된 고구려의 역사라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미 없어진 역사를 아쉬워하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 자랑스런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
그 과업은 역사학자들의 몫이겠지만 김진명 작가는 그 과업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물론 역사적 사실에 근거했다고 하나 소설의 한계로 인해 정확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고 재미있고 멋진 소설로 일반 대중들에게 고구려를 각인 시켰다.

총 10권으로 계획된 고구려 역사소설이라고 하는데 그 첫 3권은 미천왕의 이야기이다.
주몽이나 광개토대왕 같은 유명한 제왕이 아니라 이름도 생소한 미천왕으로 시작한 이야기.
차라리 폭군이라는 '봉상왕'의 경우 몇몇 전래동화의 못된 임금의 실제모델로 알고 있었지만
미천왕에 대해서는 일말의 사전지식도 없었기에 작가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몰랐던 사실들이었다.
작가가 미천왕을 시작으로 삼은 이유는 그가 낙랑을 비롯한 한족을 고구려 땅에서 몰아내고
진정한 민족국가 고구려의 기초를 닦은 왕이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우리 민족의 역사를 통털어 가장 강력했던 고구려라는 국가에 대한 이미지에 비하면
미천왕 이전의 고구려는 너무도 초라하고 나약하고 부끄럽기까지 한 모습이라 당황했다.
미천왕 을불이 그런 고구려는 강한 나라로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한편의 대하 드라마이다.
언젠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천왕 을불과 군사 창조리, 낙랑 태수 최비와 무장 문호, 선비족의 모용외와 군사 원목중걸.
시대의 패권을 두고 다투었던 수많은 영웅들의 치열한 싸움과 천하를 얻어내는 수많은 지략들.
삼국지에 비견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고 수많은 전략들이 나온다.
흔히들 삼국지를 통해 인생의 처세를 배운다고 하는데 이 소설도 그에 버금하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 부하들의 믿음을 끌어내는 방법, 소수의 아군으로 다수의 적군을 이기는 방법 등.
거기에 아영과 소청 같은 여인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어지고 독자는 몰입한다.  
삼국지 보다 훨씬 재미있는 것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의 영웅들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 다만 한자어가 많아서 아들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을불과 모용외의 전쟁이 기대를 하게 만든다. 빨리 다음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삼국지의 유비와 제갈공명을 알기 전에 이 책을 통해서 을불과 창조리를 먼저 알기를 권한다.
3권의 책이 언제 다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읽히고 김진명 특유의 재미 또한 여전하다.
고구려를 아는가? 고구려를 알고 싶은가? 누구에게든 권하고 싶은 멋진 소설이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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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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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드라마로 방영한 적이 있는 이야기이다.
뻔한 내용의 신파이고 언제 어떤 장면에서 눈물을 바라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앞이 훤히 보이는 이야기이고 눈물을 강요하지만 어쩔 수 없다.
iPad로 읽기 위해 전자책으로 구입했으니 망정이지 책이 젖을 뻔 했다.
처음부터 강요하는 슬픔과 눈물이지만 그 늪에 스스로 발을 담그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편안히 써 내려가던 이야기가 어느 한 장면, 어느 한 대사에서 눈물을 뺀다.
코 끝이 찡해지는 장면이 수시로 이어지면서 눈물을 멈추지 않게 만든다.
이 나이에, 다 큰 아저씨가 버스에서 눈물을 흘릴 수 없어 꾹꾹 참아야 했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어머니들의 모습을 닮은 인내력의 달인 엄마에게
어느날 느닷없이 찾아온 '암'이라는 죽음에 직면한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무뚝뚝하고 잔정없는 남편, 언제나 속만 썩이는 딸과 아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혈육이라고 하나 뿐인데도 날건달이 되어버린 동생.
그 모두를 하나로 어우르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탱해준 사람의 부재.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무엇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낯설다.
죽음을 맞이하고서야 가족들은 엄마를, 아내를, 누나를 바라보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 가족이 겪는 이별과 화해와 사랑의 이야기가 소설 가득 들어 차 있다.

나의 어머니도 자궁암으로 30년을 고생하시다 결국 암으로 돌아가셨다.
의료계에 기록될 정도로 기적적인 삶을 살다가신 어머니의 모습과 많이 겹쳤다.
이 가족이 그토록 바라는 기적을 난 하늘의 축복으로 받았음에도 참 못난 아들이었다.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가 30년을 사셨는데도 난 무엇하나 해드린게 없다.
개인적인 사생활과 겹쳐지면서 이 소설의 가족들의 바램이 얼마나 절실한 지 깨닫는다.
그 절실함이 기적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 절실함이 이별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제목 그대로 그들의 이별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어느날 나에게 죽음이 예고 된다면 난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이 소설의 엄마처럼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조용히 삶을 정리할 수 있을까?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 그렇게 의연하고 조용하게 세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진다고 하지만
막상 내 일이 되고나면 절대로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에 조금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소설이다.
점점 더 핵가족화되고 그런만큼 더 외로워져만 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알려주는 책이다.

최근 영화로 개봉하여 성공적인 흥행을 하고 있다고 하는 이 소설.
배우들의 명연기로 감상하는 것도 좋겠지만 책으로 읽어보면 더 큰 감동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전할 수 없는 보다 인간적인 감성들이 소설에 더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울고 싶을 때, 엄마가 보고 싶을 때, 문득 외롭다고 느껴질 때 펑펑 울어버릴 수 있는 소설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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