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닐 때 부터 국사라는 과목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개인적으로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교양역사서를 꾸준히 읽어왔습니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역사서를 쓰는 작가들의 역사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지라
개인의 역사관에 맞는 작가의 책에 몰입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간혹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서를 만나게 되는데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역사란 것이 얼마나 많은 해석을 낳을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견지하고 있는 역사관이 얼마나 옹졸한 것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되고
그 때 마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었던 역사서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준
고마운 역사서들을 몇가지 추천해 보고자 합니다.


1. 그 위대한 전쟁 (전 2권, 이덕일, 김영사)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역사평론가라고 할 수 있는 이덕일 선생의 작품입니다.
[사도세자의 고백], [조선왕 독살사건] 등 베스트셀러 역사서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책 입니다.
이 책은 삼국이 통일되는 시기에 고구려, 신라, 백제, 왜(일본), 당나라의 영웅호걸들이
나라의 국운은 어깨에 짊어지고 벌이는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소설처럼 풀어 낸 책 입니다.
중국의 삼국지에 열광하고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필독서로 꼽으면서도
정작 자국의 이야기는 모르고 지내 온 우리에게 이 책에 나오는 영웅호걸들의 모습은
삼국지의 어느 영웅호걸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 책의 시각이 조금 달랐던 것은 기존의 고구려,신라,백제 삼국의 투쟁으로 보았던 그 시대의 역사를
왜(일본)와 당나라까지 연계한 동북아 5개국의 국운을 건 전쟁으로 확대함으로써
스스로 작게만 느껴 온 우리 역사의 범위를 동북아 전체로 확장시킨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국 중 가장 힘이 강했던 고구려가 왜 패망해야 했는지, 가장 약했던 신라가 어떻게 통일을 할 수 있었는지,
흔히 학교에서 배운대로 내부의 분열이나 김춘추라는 뛰어난 인물의 활약이 아닌
그 시대 동북아시아 전체의 정치적 흐름과 맞물리는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 책 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서라고 하기보다 차라라 역사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는 것 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역사서 입니다.


2. 조선왕비실록 (신명호, 역사의 아침)

조선의 역사에서 여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비참한 지경입니다.
역사 기록에 남아있는 여자들의 이름이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고 여자의 입장에서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왕비들마저 예외는 아니어서 인수대비 한씨, 정순왕후 김씨 처럼 성씨만 전할 뿐이죠.
그렇게 소외되고 버려진 역사속 여인들, 특히 왕비들의 이야기를 건져올려 정리한 책입니다.
조선의 왕비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요? 그저 왕의 아이만 낳아주는 수동적이고 순종적이기만 했을까요?
역사에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왕비들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추론하여
역사사 기록하지 못한 사건들 사이의 간격을 메워나간 작가의 노력과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왕비들의 삶에 시각을 맞춘 새로운 시도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준 역사서 입니다.
페미니즘이나 여성학의 관점에서가 아닌 역사의 조연으로 활약한 왕비들의 삶에 시점을 맞춘 역사서 입니다.


3.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김영사)

병자호란 이후 조선 정치계의 화두는 '북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못난 임금이라 생각하는 '인조'의 뒤를 이은 '효종'은 북벌에 인생을 마친 군주입니다.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에서 볼모생활을 했던 효종은 청나라의 힘을 인정한 소현세자와는 달리
청나라에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청나라의 전력을 탐구하고 조선의 국력을 키우는데 몰두합니다.
그리고 그런 효종의 '북벌정책'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학자가 바로 송시열이라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그러나 과연 송시열과 그가 이끄는 무리들이 말한 북벌이란 것의 역사적 실체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송시열이 말하는 북벌과 효종이 그리는 북벌을 근본부터 달랐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북벌은 청나라를 무찌르는 북벌이 아닌 이미 망해버린 명나라를 받드는 북벌입니다.
왜란과 호란으로 그들이 목숨처럼 받들던 성리학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한줌도 안되는 양반이 수많은 백성들을 짓밟을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가 불러 일으키는 '예송논쟁'과 그로부터 확립된 '예학'이라는 것이 이후 조선후기를 어떻게 만들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송시열과 그의 무리들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책의 새로운 시각은 송시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 동시에 그를 정신적 스승으로 떠 받들며 살았던
서인->노론으로 이어지는 조선 후기 정치권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혹독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왕을 참하라 (전 2권, 백지원, 진명출판사)

한 시대의 전반을 아우르는 역사를 '통사'라고 하고 그 중심을 왕으로 풀어가면 '왕조사'가 됩니다.
그러나 과연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인 왕조사가 조선의 진정한 역사인가?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각은 조선의 통사를 왕을 중심으로 풀어가되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견디며 살아내야 했던 수많은 민초들의 시각으로 바라 본 조선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줌도 안되는 양반들이 나머지 대다수의 민초들을 지배했던 그 시대는 민초들의 입장에서 보면
간혹 몇몇 성군들이 나오긴 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입에서 욕이 떠나지 않는 시대였습니다.
건국 초의 백성들의 환영을 받았던 이상은 불과 30년이 못되어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소멸되고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억압과 착취로 인해 고통받아야 했던 백성들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내지르는 역사서 입니다.
간혹 과격하기까지 한 문장들을 거침없이 내지르는 작가의 시원한 문체에 속이 다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비록 개인적인 역사관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부분에서 동의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왕과 신하를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라고 하는 일반적인 역사서와 달리 백성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욕을 해주는
통쾌하고 짜릿한 느낌을 들게 해주는 속 시원한 역사서입니다.


5. 한국사 악인열전

역사에는 충신도 있고 간신도 있고 역적도 있고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린 충신들도 있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충신이 간신이 되고 역적으로 몰리기도 하죠.
그러나 어느 시대를 막록하고 그 모든 평가를 뛰어넘는 악인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모두들 그들을 악인이라 칭하지만 그들은 교묘히 역사의 틈바구니에 숨어들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냉엄한 역사의 심판도 내려지지 않았고 그 후손들이 심지어 지금에도 떵떵거리며 살아갑니다.
역사에 대해 저지른 죄악에 비해 너무도 쉽게 잊혀진 그들의 이야기를 파헤친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정말로 못되고 나쁜 인간, '악인'은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그들의 악행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역사에 패악을 끼쳤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용서를 받아서도 안되는 인물들입니다. 물론 작가의 시각에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오는 악인들은 거의가 모르는 인물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배우고 있는 역사에서 그들의 철저히 자신들의 악행을 숨겼다고 할 수 있죠.
이 책이 제공하는 새로운 시각은 자칫 역사의 틈바구니에 숨어 은둔할 수 있었던 역사의 죄인들을
다시금 단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수많은 평가와 해석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위에서 정리한 책들의 시각이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책들의 시각들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고 그 시각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오로지 독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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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대한 전쟁 1- 이덕일의 천하통일 영웅대전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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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대한 전쟁 2- 이덕일의 영웅천하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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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비실록- 숨겨진 절반의 역사
신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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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 김영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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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참하라 - 상- 백성 편에서 본 조선통사
백지원 지음 / 진명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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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참하라 - 하- 백성 편에서 본 조선통사
백지원 지음 / 진명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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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악인열전- 시대를 배신한 역사의 반역자
도현신 지음 / 채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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