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기(2)-보라카이로 가다
자는 둥 마는 둥 4시 30분에 일어나 대충 씻고 5시에 공항가는 택시를 탔다. 이번에는 흥정을 했다. 정희는 돈 가지고 시달리는 것은 싫다고 뒤로 빠지고 150페소에 공항까지 가기로 했다. 어제 저녁에 360페소를 주고 왔던 똑같은 길이다. 그런데 실제로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120정도다. 이번에도 잔돈이 없어 200페소를 줬다. 그랬더니 50페소를 받아야 하는데 30페소를 떼고 20페소를 준다. 그래도 어제에 비하면 2배로 싸다. 택시에서 내려 공항 입구에서 검색하는 경찰에게 키티클란 가는 표를 보여주니 여기서 타면 안된단다. 올드 더메스틱 에어폿을 가야한단다. 황당.
필리핀에서 국내 비행기를 타는 곳이 두 곳이 있다. 필리핀 항공은 국제선 터미선 2에서 나머지 비행기들은 국내선 공항 터미널에서. 우리가 탈 비행기는 국내선 타는 공항으로 가야한다. 카티끌란은 국내선 공항중에서도 터미널 1을 가야한다. 책자를 보고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티끌란 가는 비행기를 탄다고 강조를 거듭했는데 엉뚱한 공항에다 내려준 것이다. 또 택시를 탔다. 경찰이 잡아준 택시다. 100페소를 주기로 하고. 그런데 경찰이 잡아준 택시도 똑같다. 한통속(?)이다. 이 00이 가다가 자기 회사 차고지인 듯한 곳으로 들어가더니 50페소를 더 달라면서 갈 생각을 안한다. 미터 꺾으면 50페소 정도밖에 안 나올데를. 마음은 바쁘지만 절대로 그래 못한다고 버텼다. 그러자 화가난 정희가 아까 그 공항으로 다시 데려 달라고 했다. 지도상으로 보니 국내선 터미널이 바로 옆인데 그럼 또 택시 기사들하고 실갱이를 하고 비용은 이중으로 들고. 그래서 나는 올드 더매스틱 에어폿을 가자고 버텼다. 무슨 생각인지 100페소만 받고 차가 간다. 그런데 세상에!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아까 왔던 공항으로 다시 데려다 준다. 천하 몹쓸 00. 공항 경찰에게 물어 다시 택시를 잡았다. 경찰이 택시를 잡아 주려고 한다. 정희 왈 “ 이제 너희도 못믿겠다. 됐다.” 손사래를 치고 우리가 택시를 선택해서 잡아탔다. 가면서 귀에 못 딱지가 않게 올더 더매스틱 에어폿이라고 강조를 했다. 혹시 국제선 터미널 1로 데려줄까봐.
우여곡절 끝에 카티끌란으로 가는 비행기 터미널에 도착하니 눈에 뛰는 사람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보라카이 패키지 관광 오신 분들. 같은 동남아 인데도 필리핀은 참 다르다. 태국은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나 관공서에 불상을 모셔놓고 생화 목걸이를 걸쳐 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필리핀은 공항 안에 성모 마리아 상을 모셔 놓았다.
비행기 타러 나가는 문 옆에 모셔놓은 성모 마리아상
S0UTH EAST ASIAN AIRLINE을 타고 카티클란으로 갔다. 경비행기다. 7시 5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공항에서 얼쩡거리다가 8시 30분에야 출발한다. 필리핀은 7,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보니 크고 작은 섬들이 보인다. 섬 주변 얕은 곳은 바다 밑도 어렴풋이 보인다. 하얀 모래밭과 맞닿는 해안가는 초록 잉크를 풀어놓은 듯 아름답다.
카티끌란 선착장 페리, 이 배를 타고 15분정도 가면 보라카이에 닿는다
카티끌란 공항에 도착해서 트라이 시클을 타고 (70페소) 보라카이 가는 페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마닐라에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해 시큰둥했는데 여기부터는 필리핀 특유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해서 눈에 생기가 돈다. 배를 타고 보라카이 가는 길, 초록색 바다 위로 새까만 화산석으로 형성된 올망졸망한 섬들이 군데군데 떠 있다. 색다른 모습이다. 15분정도를 가니 보라카이란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이 다 내린다. 스테이션 3-2-1 순서를 배를 대는데 대부분 2에서 내린다고 했는데. 그래서 여기가 어디냐고,스테이션 2는 안가냐고 하니까 'ONLY' 여기 밖에 배를 안 댄단다. 내려서 한국인 패키지 팀을 안내하던 한국인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우기라 앞 바다는 파도가 심해서 뒷바다에 배를 댔단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앞 바다 쪽으로 넘어가야한단다. 둘이서 60페소를 주고 트라이시클을 탔다. 그런데 현지인 2명이 따라 탄다. 우리는 이 사람들도 앞 바다쪽으로 볼 일이 있어 가나 보다 했다. 알고 보니 어거지로 따라붙어 숙소 안내 해 주고 가이드 비 받는 사람들이었다. 스테이션 2에 있는 메인로드 쪽에 우리가 숙소를 구하러 다닐 때 끝가지 따라 다녔다
보라카이 선착장, 바로 앞에 크로커 다일 섬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