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의 아이들 난 책읽기가 좋아
구드룬 파우제방 글, 잉게 쉬타이네케 그림, 김경연 옮김 / 비룡소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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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만들어 지는데는 200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파괴는 한 순간이다. 숲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는데도 사람들만의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숲을 파괴하고 있다. 세뇨르 리폴씨처럼.


어른의 눈으로 보면 이 책은 작가가 ‘숲을 파괴하지 말자,’는 교훈을 주기 위해 작정을 하고 쓴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구드룬 파우제방이 쓴 다른 책들도 그렇듯 이 책도 분명한 주제를 담고 있으니까. 그래서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도 없잖아 있겠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르다. 아무런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더 흥미있게 본다. 세뇨르 리폴씨가 숲을 태워 밭을 일구려고 했을 때 아이들도 산타나네 아이들을 걱정하고, 숲 속 생물들의 안위를 걱정했으니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 자연을 소유만 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참 다르다.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수 많은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이라고 생각하고, 자연을 소유만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단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대상으로만 본다. 그래서 산타나네 가족과 세뇨르 리폴씨는 생각이 참 다르다. 4학년 정도의 아이들과 이 책을 보고 이야기 나누기를 해 본다면 산타나네 가족과 세뇨르 리폴씨가 자연의 생각하는 마음이 어떻게 다른지, 왜 이렇게 생각이 다른지 이야기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읽기를 권하고 있지만 2학년 정도의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숲의 파괴가 어떻게 생테계를 파괴 시켜가는 지, 생태계 파괴가 결국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지 산타나네 아이들이 나누는 대사를 통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 숲을 파괴하면 안되는 이유를 상투적인 설명이 아닌 동화 속에 녹아든 이야기를 통해  느끼게 하는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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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주의 - 천 개의 눈을 가진 화가들, 어린이 현대미술 2
린다 볼튼 지음, 박찬순 옮김 / 보림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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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곳을 자주 기웃거린다. 그림을 잘 그릴 줄도 모르고, 그림을 잘 보는 눈도 없음에도 그림 보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입체주의 화가들의 그림은 좀 난해했다.

  여름 방학을 맞아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접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부탁을 받고 4학년 아이들과 함께 봤던 책이 이 책이다. 아이들은 처음에 입체주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황당해 했다. 사진처럼 자세하게 그린 것이 잘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산산조각이 난 듯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후 그 스케치북을 찢어 붙인 듯한 그림들이 훌륭한 그림이라고 책에 나와 있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겠는가.


  이 책은 피카소, 페르낭 레제 같은 입체주의 화가들에 대한 소개와 그림이 실려있다. 화가들 나름의 독툭한 개성은 있지만 그림들과 해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읽어보니 입체주의 화가들의 공통된  특징이나 화가들의 마음이 조금씩 보인다. 3차원 세계를 평평한 캔버스에 담고 싶어 한 화면에 다양한 시점을 담고 있다는 것, 현대적인 주제를 골라서 그림을 그렸다는 것, 기하학적 형태들로 구성된 조각들을 맞추듯 그림을 그려 움직임을 창조했다는 것, 바깥에 드러나 보이는 것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것.


아이들이 입체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어려워하면 같은 주제의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복사를 해서 비교하며 보는 것도 좋다. 물론 입체주의 화가를 훙내내어 그림을 그려 봐도 좋고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는 다양한 눈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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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두꺼비 사계절 저학년문고 4
러셀 에릭슨 지음, 김종도 그림 / 사계절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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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초등부 저학년 아이들 일기 지도를 하면서 연계수업 교재로 쓴다. 워턴이 조지에게 잡혀가 하루하루 어떻게 보내는지, 그런 워턴을 보면서 조지 마음은 어떻게 변해가는지.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도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한 아이는 이 책을 7일동안 빌려줬더니 읽고 또 읽고 무려 4번이나 읽고 왔다.


워턴.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그리고 낙천적이다. 추운 겨울에 맛있는 과자를 먹다가 고모 생각이 나자 위험을 무렵쓰고 갖다주러 가고, 가는 길에 어려움에 빠진 사슴쥐를 구해 함께 따뜻한 차도 마시고, 조지에게 잡혀가 화요일이면 죽게 생겼는데도 지저분한 조지집을 치우고, 따뜻한 차를 끓여 조지와 함께 마시고, 외로운 조지에게 친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조지가 여우에게 잡혀 죽게 되었을 때 목숨을 구해준다.


아이들은 워턴은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과 자신을 잡아먹겠다는 조지에게 조차도 친절하게 대하는 워턴을 보면서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들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것이다. 무뚝뚝한 조지가 “ ...물론 난 친구가 필요없어. 하지만 내가 만약에 친구를 사귄다면 너 같은 친구였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만큼.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몰라 늘 외로웠던 조지가 워턴과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게 한다. 4번이나 책을 읽었다는 아이는 무엇을 하든 항상 자신이 먼저고 다른 사람들을 뒷전이었는데 워턴을 보니까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까.    


이 책은 그림도 좋다. 그림만 보면서 책을 넘겨도 이 책 내용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만큼 한 장면 한 장면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고 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충분히 흥미롭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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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투 동막골’을 보고




 이번 주에 바다나 계곡으로 가족들 모두 나들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막내 동생에게 일이 생겨 다음주로 미뤄 졌다. 그런데다 제일 친한 고향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삼천포 가서 밤샘하고 올라오고.

  3일 연휴중 하루는 어머니와 함께 뭔가를 해야할 것 같아 작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처음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과 보러 간 영화. 순박한 동막골 사람들과 가슴에 따뜻한 불씨를 품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다. 어머니가 이 영화 보고 참 재미있다고 하셨다.


  국군이 총부리를 들이대도 "뭔 사람이 아는 체를 그리 해요? 낯짝에 짝대기를 들이대고…" 이러는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미군 전투기가 추락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군 병사 뒤를 이어 길을 잃은 인민군 3명과 탈영한 국군 소위와 국군 위생병 상사가 들어오고. 한공간에 같이 있으면 안 될 사람이 함께 있게 되었을 때 생기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생기지만 예상대로 이들은 순박한 동막골 사람들 속에 서로 겪이 없이 어울리는 사이로 발전을 한다. 그러면서 어린 인민군은 여일(강혜정)을 마음에 품고, 동구 어머니는 인민군 대장 리화수를 가슴에 품고. 


  북한과 우리는 한 민족이다. 그런데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 속에서 몇십년 동안 생활해 오다보니 조금씩 변해갔다. 동막골에서 만난 인민군과 국군처럼 서로 조금만 마음을 열면 다시 하나되어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그리고 6.25전쟁 때 수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채 목숨을 잃은 것도 우리의 고유한 사찰과 문화유산 대부분이 파괴된 것도 지형에 어두운 미군의 폭격기였다더니 그 말을 증명이나 하듯 이들은 동막골을 인민군 부대가 주둔해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마을을 폭파시키려 한다.  사람들의 목숨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북진을 하기 위한 중요한 요새라는 사실 하나만을 들어서. 결국 리화수와 어린인민군, 장영희, 표형철, 문상사가 목숨을 바쳐 동막골을 지켜내지만.


  이 영화는 웃음과 눈물을 통한 감동적인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다

  여일이 반지 같은 수류탄 핀을 뽑았을 때 다급하게 수류탄 위로 몸을 던지는 표형철9 (이 모습을 본 리화수는 표형철이 가슴에 따뜻한 불씨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과 급하게 땅바닥에 엎드리는인민군과 문상사. 그런데 그런 위험한 상황도 모른채 뭔일인가 싶은 눈으로 쳐다보는 마을 사람들, 총부리를 들이대고 인민군이 윽박질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멧돼지가 내려와 밭을 헤집어서 큰일이라고 웅성거리는 사람들, 억지 웃음이 아니라 맑은 웃음이 저절로 배어나게 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감독이 ‘이 영화가 세상살이에 지친 모든 이에게 햇살 같은 따뜻한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고 했다더니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로 인해 이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에 훈훈한 감동이 물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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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여행기(8)-마닐라 시내 관광(파사이와 메트로 마닐라 남부)


  오늘 정희는 팍상한 투어를 갔다. 혼자 가면 너무 비싸다고 일행을 구하더니 3명이 함께 싼 가격으로 간단다. 그래서 모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여행 간다고 가방을 챙기고 짐을 카운터에 맡겼다. 나는 오늘 방을 옮겨야 해서 10시까지 책을 보고 뒹굴다가 어제 저녁에 구해 놓은 펜션에 가서 짐을 풀었다. 그리고 파사이와 메트로 마닐라 남부 지역으로 시내 관광을 하러 갔다.


메트로 마닐라 남북을 이어주는 고속철도-주변에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고속 철도를 타고 비토 크루즈 역에서 내렸다. 가는 길에 서민 백화점이라는 SM몰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싸고 독특한 기념품도 많았는데 들고 다닐려니 엄두가 안나 망설이다 말았다. 찹스 웨이라는 필리핀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할로할로(우리 나라 팥빙수 비슷한 음식)도 디저트로 먹었다. 그런데 나오는 길에 오른 쪽 샌달 끈이 툭 끊어져 버렸다. 이 일을 우짜꼬. 한편으로 다행이긴 하다. 백화점 안에서 끊어졌으니,샌달을 버리고 슬리퍼 한 켤레를 사 신고 털레털레 걸어서 동물원은 가려다 말고 그냥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으로 바로 갔다. 1층에는 스페인 통치 시대 상류층 사람들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패밀리 트리’라는 특이한 벽화 한 점이 그려져 있다, 말레이시아,중국, 필리핀이 한 뿌리의 나무로 자라 나무가 가지가 사방을 벗어 나가는 그림인데 그 나라들과는 한 뿌리에서 나서 여러 나라로 갈라졌다는 애기같다. 지명 을 적어 놨는데 들어보지 못한 지역이다. 2층에는 글자(따갈로그 어가 아닌 영어)로 여러 가지 풍경을 나타내고 있는 그림들과 추상화, 다른 나라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1층 벽에 그려진 '패밀리 트리'라는 벽화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을 나와 민족 예술 극장을 가는데 신이 불편해서 걷기가 힘들다. 그래서 마닐라 베이가 한 눈에 보이는 찻집에 들어가 마닐라 베이를 보며 차를 마시며 쉬다가 다시 불편한 신을 끌고 민족 예술극장을 들렀다.


마닐라 베이-멀리 보이는 건물들이 있는 곳이 에르미타다

이곳에 필리핀 소수 민족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고 해서 물어물어 갔다. 그런데 정해진 시간에 전통 무용 공연을 하지 민족들의 생활 도구와 각 민족에게 전해내려오는 악기 같은 건 전시하지 않는단다. 알고보니 ‘세계를 간다’ 책자에서 말한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는 전시품들은 문화센터 4층에 전시되어 있었다. 바로 맞은편에 로마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지었다는 코코넛 궁전이 있어 쏟아지는 비 속을 걸어 찾아갔지만 하필 금요일까지 휴관이란다. 아이구 힘 빠져. 다시 문화센터 쪽으로 걸어나와 로비에 가서 4층 박물관에 가겠다고 하니 카메라는 카운터에 맡기고 올라가란다.

  다행히 이곳에 민족 문화 예술 극장에 전시되어 있다는 그 전시품들이 다 있다. 우리 나라의 전통 악기로는 단소, 북, 대금 , 가야금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들은 정말 특이하다. 쇠로 만든 요강같이 생긴 것은 크기를 약간씩 다르게 해서, 드럼치듯 치는 것도 있고, 매달아 놓고 북처럼 치는 것도 있다. 작은 것은 가볍고 높은 소리, 큰 것은 무겁고 낮은 소리가 난다.

 

  신발이 불편해서 고속철도 역까지 못 걸어 가겠다. 그래서 택시를 잡아타고 에르미타  숙소로 돌아왔다. 투어간 정희를 기다려 함께 B.H몽골리안 샤브샤브라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불고기’식당과는 달리 된장찌개 같은게 없다. 씨푸드를 먹으려면 100페소정도의 돈이 더 있어야 하는데 나는 마지막 날이라 공항세 교통비, 된장찌개 먹을 정도의 돈만 남겨 두고  선물을 사버려 여유돈이 없다.  그래서 사장님께 씨푸드를 1인분만 시키면 안되냐고 하니까 2인분을 시켜야 한단다. 그래서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바꾼 돈을 다 써 버려 2인분 먹을 돈이 부족하다고 했더니 1인분 값만 받고 2인분을 주셨다. 거기다가 차까지 얻어 마셨다. 무쟈게 고마웠다. 내일 돌아가는 날이라 일찍 돌아와 잠을 자려는데 이곳도 말라테 펜션 못지 않다. 밤새토록 음악소리, 노랫소리로 시끄럽다. ‘야들아, 잠 좀자자...’ 자는 둥 마는 둥 마지막 날을 보내고 4시 30분에 일어나 공항으로 출발했다.

 

  새벽에 나와 동경을 경유해서 집에 오니 저녁 9시 30분, 진이 다 빠졌다.

  7박 8일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 계획했던 여행을 차질이 빚기도 하고, 치사한 필리피노들 때문에 속상한 일도 더러 겪었지만, 또 그만큼 고마운 사람들 만나 즐거운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필리핀은 특히 마닐라는 자유 여행지로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보라카이나 세부, 민도르, 보홀 같은 섬 한 곳을 정해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기며 며칠 쉬다가 오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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