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정의의 조폭 마누라-

생활글 쓰기를 하는데 이슬비가 이런다

자기를 굉장히 괴롭히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제도 그 아이가 괴롭히다가 다쳤단다.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자분자분 이야기를 한다

  "제가 운동장 스탠드 밑에서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00이가 모래를 발로 자꾸 찼어요. 그래서 우리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애가 계속 툭툭 차다가 모래에 미끄러져 가지고 뒤로 넘어져서 팔꿈치를 다쳤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피가 나니까 아이들은 다 도망갔고 저는 교실에 띠(뛰어) 가가 휴지 가지고 와서 피나는데 딱 붙였어요. 그래 갖고 보건실에 데리고 갔어요."

" 그애 안 울었니?"

"울었어요."

" 보건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셨니?"

" 어쩌다 이랬니? 했는데 제가 다 말했어요. 그러니까 이제부터 여자 아이들 괴롭히지 말라고 했어요."

" 너한테 고맙다고 했니?"

"종쳐서요 약 발라 가지고 교실에 데리고 갔는데 선생님이 자리에 앉아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00이가 내 보고 '고맙대이.' 그랬어요."

'이슬비' 이 아이 별명은 '조폭 마누라'다.  남자 아이들이 때리면 절대로 가만히 맞고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조폭 마누라(?)'가 아니다. 슬비 이야기를 듣고 내가 한 말

  "야, 이슬비 너는 정의의 조폭 마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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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멋진 녀석

이 녀석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참 고운 아이여서.

어제 이 녀석 땜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어제 이 녀석 팀이 수업하는 날이다 그런데  수업시간을 20분이나 넘기고 나타났다. 혼낼 려고 보니 눈 주위가 발그레한게 엄마한테 먼저 혼나고 온 모양이다.

  "왜 늦었니?"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눈물을 뚝뚝 흘리며 늦게 오게된 까닭을 이야기 한다. 서러운지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하고 가방을 뒤적뒤적 하더니 나에게 뭔가를 내민다.

  보니, 세상에 !~내가 지지난주(앞주 삼일절이라 수업이 없었다) 추예빈이가 늦게와서 베스틴 피아노 학원으로 연락을 하는 과정에서 전화 번호를 몰라 이리저리 연락하며 애를 먹는 것을 보고 그 학원 전화번호 스티커를 챙겨가지고 온 것이었다

  '이쁜 녀석,' 그렇지만 모듬 수업인데 다른 아이들 눈치도 있고 해서

  "다음부터는 시간 지켜 오너라." 그러면서 별은 안 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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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감추는 날 - 웅진 푸른교실 5 웅진 푸른교실 5
황선미 지음, 소윤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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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일기를 가끔씩 가지고 오라고 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리고는 자세히 쓰지 않은 일기에 대해서는 언제 있었던 일인지, 어디에서 있었던 일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등을 물어보며 '다른 사람이 네 일기를 보더라도 궁금하지 않게 쓰자'고 한다. 2학년 2학기 정도만 되어도 아이들은 일기 보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참 미안했다. 방학 내내 아이들이 일기를 미룰까봐 한 주도 빠짐없이 일기검사를 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안봤으면 좋겠는 일기를 접어서 달라는 말을 했지만 일기를 검사하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시시콜콜 간섭하는 일이 될 수도 있는데도.

새학기다. 아이들 일기쓰기를 지도하지 않을 수는 일는 일이고 아이들이 일기를 마음의 짐으로 생각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겠다.

선생님과 화해하는 모습이 같은 작가의 작품인 '나쁜 어린이 표'와 비슷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교사, 학부모, 아이들 모두에게 '일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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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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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그릴 줄을 모르지만 그림 보는 것은 좋아한다. 하다 못해 지나가는 길에 백화점이라도 들러서 전시회를 보고 갈 정도로.그래서 그림을 소개하는 책도 더러 사 보곤 한다.

이 책은 황경신씨가 쓴 다른 책들 소개글을 보기 위해 검색을 하다 우연히 보고 사 본 책이다. 평소 신문이나 잡지에서 황경신씨가 쓴 글을 읽었을 때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별 망설임 없이 샀다.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나서 세상살이가 녹녹치 않다는 것을 느낄 만큼 산 사람들이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쓴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그림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하지 않은 탓'인지 몰라도 황경신씨가 쓴 그림에 대한 감상이 공감이 되지 않고 주관적인 넋두리 같이 느껴졌다.다만 나 역시 풍경화를 좋아해서 이 책에 소개된 내가 잘 몰랐던 화가들의 아름다운 풍경화 작품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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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일공일삼 6
페터 헤르틀링 지음, 페터 크노르 그림, 박양규 옮김 / 비룡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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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들 행동은 모순 덩어리다. 어른들 눈에 비친 아이들 행동이 마뜩잖듯이. 하물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이 6번 변할만큼의 세월이 차이나는 할머니의 삶을 손자가 어떻게 다 이해를 하겠는가. 갈등을 빚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하지.

표지를 보니 손자는 할머니와 등을 지고 골이 잔뜩 나 있는 것 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고 할머니는 먼 곳을 응시하는 같기도 하고 근심이 쌓인 것 같기도 하다. 건널 수 없는 세월의 강이 할머니와 손자 사이에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옛날 애정 영화나 좋아하는 구식인데다가 농담이나 욕을 잘하고, 게다가 목소리까지 크고, 다른 사람들한테 결코 지는 법이 없는 할머니가 불만인 손자, 낡은 집에 몇 푼 안되는 연금과 광고지 나르는 일을 하면서 언제나 씩씩하고 당당한 할머니지만 자신이 아프면 칼레는 어떻게 해야할지, 칼레가 사고를 치진 않을지, 집세를 올려달라고 하면 어찌 해야할지 현실적인 걱정 앞에 근심이 쌓여 있는 할머니. 함께 살아가려면 할머니도 손자도 적잖게 힘이 들 것 같다.

그러나 진심은 아무리 긴 세월의 강도 훌쩍 뛰어 넘는 법. 할머니와의 생활이 길어질수록 칼레는 할머니의 삶을 조금씩 이해해 간다. 그리고 할머니가 친구들과 다툼이 생겼을 때 고래고래 소지를 지르며 칼레를 두둔하는 것도, 몇 십년 만에 처음으로 촌스런 모습으로 휴가 여행을 간 것도 할머니 나름의 손자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결국 양로원에서 할머니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칼레가 ‘할머니는 늙으셨지만 그 사람들과는 아주 다르다’는 말을 한다. 뭔가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뭔가 자기 할머니는 그 할머니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러자 칼레 할머니는 ‘나도 그 노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데 단지 양로원에서 살지 않고 내 집에서 손자와 함께 산다는 것 만 다를 뿐이다. 그래서 나이든 것도 달라 보이는 거‘라고 말 한다.

아닌게 아니라 칼레 할머니는 여느 할머니들과 다른 뭔가가 있다. 자신이 무언가 하지 않으면 먹기 살기조차 힘들 만큼 가난하게 살지만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과 자신의 삶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면 혼자 남겨질 칼레 걱정에 할머니 마음이 편치 않지만 칼레를 키우는 것을 힘들긴 하지만 보약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 칼레는 할머니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셔도 당당하게 자기 삶을 살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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