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아이들 사계절 아동문고 52
노경실 지음, 김호민 그림 / 사계절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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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신

강쥐의 집 맞은편에는 구멍가게가 하나 있었다.  공사판 '판네루'로 밤이면 문을 닫고 셔터를 대신하던,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며, 동네 아저씨들이 모여 앉아 노가리에 소주를 한잔 하던 그런 가게였다.
그 가게말고 조금 떨어진 곳에 좀 깔끔한 '연쇄점'이 있었는데 강쥐는 그 가게를 '새가게'라고 불렀고 종종 그가게를 갔다. 그러나 동네 아줌마들은 '새가게'보다는 기존의 가게를 더 애용했다.
기존 가게는 '00이네'라고 불렀는데, 강쥐같은 동네 꼬마도 00라고 이름을 불렀지만 사실 강쥐가 이름을 마구 불러도 좋은 꼬마가 아니었다. 이쯤 되면 알것이다. 00라는 사람이 정신지체가 있구나라고....

그랬다. 00는 지금 기억에 10대 후반쯤 되는 나이였을 것이라고 짐작하는데, 어느 동네에나 있던 '바보'였던 것이다. 00이는 누나 2명에 남동생이 한명 있었다. 남동생은 00를 매우 사랑했던 기억이 있다.
강쥐는 00이를 매우 무서워 했다. 체구가 작았던 강쥐에 비해서 두배는 되는 몸집이었고, 인형 등을 뺐어 갔는데 안뺐기려고 하면 마구 때렸기 때문이다. 지금도 강쥐가 빼앗겼던 분홍색 토끼 인형이 기억난다. 다음날 00 엄마가 깨끗이 빨아다 주었던 것도.

그 후 어느정도 철이 들고 강쥐네는 이사를 갔고 그 이름을 잊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이름을 기억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신문에서...
이미 결혼한 00의 언니와, 아직 미혼인 다른 언니가 00에게 "너 때문에 내가 결혼도 못하고, 시집에서 구박 받는다"며 00를 목졸라 죽였다는 기사였다.

제 2신

강쥐와 동갑인 순이가 있었다. 그런데 순이는 생일이 빨라서 한해 먼저 학교에 들어갔다. 강쥐는 유치원에 다니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순이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아서 강쥐는 순이를 목이 빠져라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강쥐는 순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아쉬운 김에 노는 거였다. 왜냐면 너무 얌체였고 순이의 언니 오빠도 욕을 하고 사납게 굴었기 때문이다.
순이의 아빠는 리비아에 다녀오셨다. 하긴 80년대 리비아에 아버지가 가 있는 사람 발에 체이도록 많았다.
순이 아빠는 리비아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오셨고, 어느날 같이 모시고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제주도 효도관광을 보내 드렸다.
그리고 며칠 후 할아버지 할머니가 관광에서 돌아오셨을때 동네가 발칵 뒤집어졌다.
순이네 식구가 아무도 모르게 몽땅 이사를 가버린 것이다.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떻게 되었을까??

제3신

강쥐를 어려서부터 매우 이뻐하던 아줌마가 있었다. 항상 깨물어 보자 하시며 이뻐서 물고 빨고 하셨다.
그집 언니 오빠들도 매우 이뻐했다. 아줌마는 아픈 우리엄마를 대신해서 소풍도 따라가 주고 하셨다.
강쥐가 성인이 되었을 때였다. 엄마가 "아줌마 돌아가셨대. 자살하셨대"라고 하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 "왜?"라고 묻자 "모르지. 그런데 그 딸년한테 전화해서 엄마 지금 죽을거라고 그랬는데 딸이 맘대로 하라 그러고 끊었대. 그리고서는 나중에 아들이 퇴근해 들어오니까 죽어 있더래"

강쥐가 어린시절을 보낸 지지리 못살던 사람들의 동네에서 벌어졌던 일들이다.
이것 말고도 엄청 엄청 많은 사연이 있다.
그럼 강쥐가 매우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 동네는 빈민들이 많이 살았고 지금도 정말 못사는 동네니까.

이 책이 그렇다.
못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아이들의 이야기.
못살기 때문에 목숨 부지하기 위해서 악착같을 수 밖에 없고, 있는 자에게는 악다구니로 보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생존의 얘기인 일들.
상계동에서 만나는 내 어린시절의 모습이다.

사족 : 서울올림픽 당시 판자촌이던 상계동을 외국인이게 보이는게 부끄럽다며 정부는 상계동이 보이지 않게 길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철거를 단행하여 이에 대항하는 주민들의 저항을 '상계동 올림픽'이라는 영화(?)로 만들었다. 그 상계동은 지금 어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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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텍스 탐폰 젠틀글라이드 레귤러 [성인용] - 20개입
Playt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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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에 당첨되어 받게 된 상품이다.
처음 받아서는 사용법을 꼭! 읽고 하라는 주의 문구를 보고 설명서를 펴들었다.
우선, 누가 설명서를 '이따위'로 번역했는지 궁금하다.
한글은 한글이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한글이다. 심지어 오자도 있다.
전혀 독해 불가능한 한글설명서를 보며 애쓰고 용쓴 끝에 2개만에 성공.
그 구구절절하며 난해한 설명서는 한마디로 요약 가능했다.
"주사기로 주사를 놓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알라딘 사이트에 들어오니 사용법이 적혀있다. 제품 안의 설명서 보다 백만한배 훌륭하다.
1. 어플리게이터의 손잡이를 엄지와 중지로 가볍게 잡아주세요.

2. 어플리게이터의 중간 끝부분을 질 입구에 대어 주세요

3. 어플리게이터의 외통을 잡은 손잡이 부분을 질구에 닿을락 말락 할 때까지 외통을 부드럽게 밀어 넣어 주세요.

4. 검지손가락으로 내통을 주사기로 주사를 하듯 부드럽게 눌러주세요.

5. 어플리게이터를 제거하여 휴지통에 버려 주세요.

6. 탐폰을 교체하려면, 긴장을 풀고 제거용 끈을 부드럽게 잡아당겨 버리시면 됩니다.

이 얼마나 알기 쉬운 설명인가. 판매사는 각성하라!

자 이제, 사용 소감.
일단 수영장에서의 사용은 매우 만족스럽다.
절대 '물흐릴'일이 없다. 맘 편하게 그날도 수영해도 된다.
평상시에는 한 3시간에 한번 정도 교체가 필요하고, 둘째날 빼고는 알아서.

레귤러 제품의 설명서에 취침시에도 사용해도 된다고 8시간 까지는 안전하게 흡수한다고 하지만, 대략 양이 많은 날 밤에 레귤러를 하고 자면 아침에 일거리를 벌 수가 있다.
따라서 잘 판단해야 한다. 아침에 빨래거리 많아지면 좋지 않지 않은가.

정리하면,
단점 - 설명서를 교체하라! 영어를 옮겨 놓으면 번역이 되는게 아니다.
            양 많은 날 밤에는 너무 과신하지 말라(레귤러 사이즈)

장점 - 수영장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신경 끄고 살아도 될 만큼 편하다.
           활동에 제약이 없다.

한가지 건의 하자면 외통에 윤활제를 좀 바르면 어떨까 싶다. 윤활제가 있다면 좀더 편하게 사용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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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쓰는 아침                           전윤호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처럼 화창한 아침

사직코저 하오니

그간 볶아댄 정을 생각하여

재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머슴도 감정이 있어

걸핏하면 자해를 하고

산 채 잡혀먹기 싫은 심정에

마지막엔 사직서를 쓰는

오늘 오후부터는

배가 고프더라도

내 맘대로 떠들고

가고픈 곳으로 가려 하오니

평소처럼

돌대가리 같은 놈이라 생각하시고

뒤통수를 치진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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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8-3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윤호씨 시가 재밌더라구요
아내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런 시도^^

조선인 2005-08-3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시일뿐인 거죠??

코마개 2005-08-3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제목이 재미있군요. 어떤 시인지 보고 싶어요.
네..시일 뿐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사직서를 쓰는 아침이 오겠죠. 그쵸?

조선인 2005-09-0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저 이 시 퍼갈래요.
출력해서 사무실 책상에 붙일까도 생각중. -.-;;

마냐 2005-09-02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시라는 걸 아니...안도감인가요, 아쉬움인가요....하핫. 다른 이의 사직서를 놓고 뭔 생각을 했는지.ㅋㅋ

코마개 2005-09-0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이거 책상에 붙여놨다가 짤리면 어쩌시려구. "니 맘이 이런거였냐? 나오지마" 이렇게 말이죠..

마냐님 아마 저 사직서가 정말 제 사직서 이고 "...라고 써서 던지고 나왔다" 라고 끝이 마무리 됐더라면 속이 시원하고, 더불어 다른 알라디너분들도 대리만족을 했겠죠? ^^

kleinsusun 2005-09-0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슴도 감정이 있어....
압권이군요. 근데...요즘은...나가라고 해도 사표 쓰는 사람들이 없어요.ㅋㅋ

코마개 2005-09-0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멋지게 저런 사직서를 휙 던지고 나가는 모습을 모든 직장인들이꿈꾸지 않을까요?
 
용을 찾아서
박정석 지음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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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행문을 매우 좋아한다. 그것도 동남아시아나 중동, 중남미 기행문들을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이 책에 대한 신문 광고는 정말 혹했다.
용을 찾아서 가는 여행이라니...그것도 내가 매우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코모도 도마뱀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라지 않는가. 그래서 어서 어서 서둘러 구입을 했다.
그러나 결론은...코모도 도마뱀의 꼬랑지도 나오지 않는다. 난 그 멋진놈의 사진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책은 기행문이라 하기도 그렇고, 여행 안내서는 더더욱 아니며, '올해의 논픽션'상을 받았다는데 그렇다고 다큐도 아니다. 내 생각에는 '여행 에세이'정도로 말하면 어떨까 싶다.
예전에 친구와 여행하면서 겪은 일이라던가 사변적인 이야기들 등등.

그녀가 여행하는 방식은 나와는 참 많이 달랐다. 우선 가방 꾸리기부터. 나는 최대한 적게,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기를 실천한다. 옷도 입고 빨고 그 사이를 매워줄 여벌옷만 가져간다. 생필품도 샘플화장품이 달랑. 나의 모토는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가면 알아서 되겠지"이다.
그러나 그녀는 '반바지와 반소매 셔츠, 샌들, 긴바지에 긴팔 셔츠, 얇은 스웨터, 튼튼한 운동화, 손톱깍이, 다용도 칼, 우산, 반짇고리, 선글라스, 수영복, 양말, 가이드북, 읽을 책, 사전, 카메라, 세면도구, 기초화장품, 워크맨과 테이프 몇개, 상비약, 폼클렌징, 파우더 클렌징, 엑스폴리에이터, 샴푸, 타월..."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엑스폴리에이터는 뭐지? 파우더클렌징은 또 뭐지???
나와 참 많이 다르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이 책이 확 끌리지 않은 이유는 문장이 만연체에 장식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나는 좀 건조한 문장을 좋아한다. 맥락에서 별 필요없는 수식은 모두 떨어낸 아주 경제적인 문장.(전혀 문학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그런데 그녀의 문장은 이런 식이다.
"숙소가 늘어선 골목은 조용하고 어두웠고 케이마트의 붉고 하얀 k자 불빛만이 어둠속에서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오늘 하루를 바다에서 지낸 관광객들은 이미 잠이 들었을 시간이다. 꾸다의 파도에 시달리고 태양에 달아오른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이 책을 읽으며 매우 맘불편한 부분이 한군데 있었다.
'은전을 삼키는 아이들'이라는 장이었는데 호수에서 벌거벗고 헤엄치던 아이들에게 서양인 노인네들이 백루미파짜리를 뿌려댄다.(12원 정도라 한다.) 그러자 아이들은 그 돈이 바닥에 가라앉기 전에 잡으려고 버둥거리며 난리가 나는 것이다. 호수에 먹을 것을 던지면 잉어들이 마구 몰려들어 버둥거리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외국인들은 박장대소를 하고, 한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워요! 저 애들 정말 근사하지요! 그렇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도대체 뭐가 아름답고 뭐가 근사하지? 안정효의 은마를 찾아서를 보면 한국전쟁통에 미국의 트럭을 뒤쫓아가며 아이들이 외친다. "헬로, 기브미 쵸코렛, 기브미 껌" 그리고 노래도 한다. 뻐꾹 뻐꾹 뻐꾸기의 노래가~~그 리듬에 맞추어. "헬로, 헬로, 기브미어 쵸코렛, 헬로 헬로, 씹던 껌도 괜찮아"

더불어 그녀는 그녀의 친구와 스노쿨링을 하면서 열대 생물을 채집하여 어항에 가져다가 키우기도 한다.(그녀의 친구가) 이거 문제 있어 보인다. 뭐 난 그리 도덕적 인간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생물체를 외국에서 국내로 함부로 들여오면 생태계 교란 등의 위험이 있어 제한하고 있는데 이런 행동은 문제 있어 보인다. 어항에 키우다 죽으면 버릴거라 해도 '나는 괜찮아'라고 생각해서는 안될듯.

대개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 가면 사람들이 좀더 억세고 돈을 밝히며 계속적으로 관광객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향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나라 사람 전체를 싸잡아 미워하게도 된다. 그런데 차라리 그런 모습은 솔직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교양 넘치고, 예의 있고, 상식적이어 보이지만 말도 안되는 이유로 타국가를 침범하고 이를 지지하는 그 누군가 보다는 솔직하고 피해도 소박하다.
또한 저자의 말처럼 온순한 사람도 굶어 죽을 지경이 되면 그냥 굶어 죽는 사람과 이대로는 안된다고 악이 받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해해야지...
그런데 속았다는것을 알면 또 화가나는건 어쩔 수 없다. 아직 도가 안텄나보다.

결론은...나처럼 코모도가 궁금해서 보는 사람은 실망할 것이며, 그냥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무난하다. 그리고 책이 좀 과하게 무겁다. 종이가 두꺼워 그런것 같은데 여행지에서 읽으려다가 '가방은 가볍게'라는 모토에 어긋나는 책이어서 지금 읽어버렸다.
그나저나 코모도 도마뱀을 보고 와서 쓴 여행기는 없으니 내가 다녀와서 써볼까...팔릴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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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7-1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 권 팔아드릴게요.^^

코마개 2005-07-1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한명 확보 했군요. 10명 확보하면 써야겠습니다. ^^9

kleinsusun 2005-09-0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권 살께요. 8명 더 있으면 정말 써야해요!!! 약속! ㅋㅋ

코마개 2005-09-0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머지 8명이 모이지 않게 필사적으로 막아야 겠군. 음. 불끈!
 
술의 나라 1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8
모옌 지음, 박명애 옮김 / 책세상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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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은 중국에서도 베스트 셀러 작가라고 알고 있다.
얼마전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도 좋았던 기억도 있고, 중국 문학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모옌의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리하여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술의 나라를 사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결혼부터 말하자면 난 2권 1/3까지 읽고 포기 했다.
포기한 이유는 모옌의 잘못도 아니고 전적으로 나의 문제도 아니라 번역의 문제였다.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의 이력을 보면..

박명애 - 1961년생,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3년 문학 사상으로 등단했다. 번역자이자 소설가이며, 특히 모옌문학전문가이다. <자유인> 외 단편소설 8편, <운해> 외 중편소설 5편을 발표했으며 <계수 나무 향기> 외 장편소설 3권을 펴냈다. 옮긴 책으로 <술의 나라>, <탄샹싱> 등이 있다. 또한 최수철의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 윤대녕의 <미란> 등을 중국어로 옮겨 중국에서 펴내기도 했다.

고 되어있다. 이 화려한 이력을 나는 믿었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맥락 연결이 안되는 번역과 피동문의 과다한 사용과 등등
내가 전문적 비평가는 아니어서 꼭집어 말하기 곤란하나, 책읽기 자체를 방해하는 매우 좋지 않은 번역이라 생각한다.
허삼관 매혈기 정도의 쫀득쫀득한 번역을 기대한다면 넘 큰 바람인가?

이런 좋지 않은 번역은 다른 번역자가 번역할 수도 있는 것을 먼저 해버렸다는, 그리하여 다른 번역판이 나오는 것을 늦추게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모옌의 책은 전부 이 사람이 번역했던데 당분간 못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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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7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마개 2005-07-0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오랫만이예요. 지인의 스승님이시구나...님께서 한번 보시고 제가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한번 판단해 주셔도 좋겠는걸요.

2005-07-11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iaoming 2005-07-13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명을 끝까지 밝히지 않는군요.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내는 입장이라면 본명을 밝혀야 하는 게 도리가 아닌지요? 공정한 게임이 아니질 않습니까? 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읽고 있으면서 제게 개인적으로 서신을 주시는 데 여전히 익명으로 답신을 보내시다니 그 저의가 무엇인지요? 그렇게 익명으로 편지를 보내실 양이면 그저 공개적인 인터넷 상에서 다시 한번 서술하시는 게 낫겠지요. 저는 국내에 살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또한 여러 가지 형태로 바쁜 탓에 지인이 알려 주지 않았다면 사실 인터넷 상에서 그렇게 신랄한 평가가 서술되어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입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십시다. 독자님이 저의 입장이 되어 번역에 미쳐 거의 생의 끝자락까지 갔다고 칩니다. 그런데 번역작품을 다 읽기도 전에 그처럼 매도질을 한 독자를 만나면 댁 기분은 어떨지요? 보아하니 중국문학을 모르는 것도 아닌 듯하고 전혀 책을 읽지 않는 스타일도 아닌 듯하군요. 제게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그토록 악의에 가득찬 평가를 하는 이유가 단순히 번역작품에 대한 평가인지요? 아님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지요? 개인적인 감정이 있다면 성명을 밝히고 어떤 이유로 내게 이토록 공격을 가하는지 육하원칙 아래 분명한 의사를 밝히길 바랍니다. 그럼 그에 상당한 대응을 해 드릴 용의가 충분히 있습니다. 7월 12일 상하이에서 박명애
여전히,
누군지 명확하게 모르겠지만 모옌소설 박명애번역본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해 주신 독자님에게 다시 소신껏 서신을 드립니다. 모옌선생과 위화는 작품세계가 많이 다릅니다. 모옌은 환상주의에다 현실적 비판주의에 주제를 맞추고 있다면 위화는 어디까지나 낭만주의에 바탕을 둔 유미주의 작가입니다. 비슷한 연대에 태어난 중국대륙의 작가라고 해서 두 사람의 작품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슷한 스타일로 읽혀지길 기대하는 독자님의 기대는 기대라기보다 그 두 사람의 작품세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평가를 내렸다 여겨집니다. 그리고 모옌선생님과는 늘 자주 만나는 친구 사이이고 한국의 다른 번역자가가 그 선생의 작품을 번역을 한다고 해도 출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분의 한국출판권을 갖고 있지 않는 한 혹여 번역을 한 것을 한국내에서 출판을 한다고 해야 원작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해적판에 불과합니다. 제 번역작품에 대한 혹평을 내리기 전에 저나 모옌문학에 대해 독자님께서 좀더 심도 깊은 지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도 저는 최소한 모옌선생의 작품을 번역하기에 앞서 원어로 된 선생의 작품을 ALL 외운 뒤 작업을 시작합니다. 거의 광적인 열정을 기울여 번역에 임하고 있는데 아주 놀라운 혹평을 해 줗셨으니 그 정성을 뼈에 아로새겨보겠습니다.
2005년 7월 13일 상하이 작업실에서 박명애 드림






靑山橫北郭
白水堯東城
此地一爲別
孤蓬萬里征
浮雲遊子意
落日故人情
揮手自玆去

코마개 2005-07-1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참..
우선 선생님의 말씀들에 몇가지 토를 달면 제 리뷰에 대해서 기분이 나쁘시다거나, 정당한 리뷰가 아니다 라는 말씀들을 이유를 들어 하신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쫀득쫀득이 어느 경우에 쓰는 형용사 이냐 라던가 본명을 말안한다고 비겁하다고 하는 등 본질과 어긋난 부분만 자꾸 거론 하시면서 흥분하신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지 않게 되는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본명을 말 안한다고 무척 흥분하시는데 본명 여부 등에 대해서 신경조차 안썼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필명쓰기는 매우 보편적 현상이며 제가 하루에 열두번씩 아이디를 바꾸는 것도 아니고 알라딘 서재에 강쥐라는 이름의 서재 주인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즉 사이버 공간에 강쥐라는 또 하나의 인간이 있는 것이죠.
아이디를 사용하는 문제는 이해를 하시든 하지 않으시던 그렇습니다. 선생님도 piaoming이라는 아이디를 사용 하시듯이. 본명을 왜 말씀 못드리겠습니까. 임현경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남한에 임현경이라는 인간은 100명도 넘게 살텐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한지요. 차라리 알라딘에 존재하는 강쥐라는 인간이 더 명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낸 것이 아니라 님께서 서재 주인에게만 보이기로 글을 올리셔서 저도 님이 공개를 꺼리시는 것으로 보아 님에게만 보이도록 해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 원한이 있는가 물으셨는데 선생님의 번역에 대해서 좋지 않게 말하면 모두 개인적 원한에 의한 것인지요? 전 선생님을 본적도 없고 책에 소개된 역자소개 외에는 누구신지 모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개인적 원한을 가지는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13일의 글은 저도 다시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옌과 위화의 작품세계가 다른데 혼동한것 아니냐 등의 말씀은 제 리뷰에 대한 본질적 지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지적들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살펴보고 판단할 여지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판권 언급 부분은 다른이의 번역에 관한 제 얘기에 대한 말씀이신것 같은데 판권을 누가 가지고 있을까 까지 염려하며 다른 번역자가 번역할 수 있지 않았을까를 기대하진 않죠. 출판사 사람 아닌 다음에야 알 수도 없는 일이고.
선생님께서 모옌과 친한 사이이고 그의 작품을 다외우고 심혈을 기울여 번역을 하신다면 그건 선생님의 열정이고 노력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러니 나에게 혹평 내지는 나쁜 소리 하지 말라는 결론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개인적 열정은 높이 사더라도 독자의 평가는 별개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번역에 대해서 혹평을 해서 감정이 좋지 않으신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리뷰에 대한 반박외에 감정적 대응은 좋지 않다 하겠습니다.

지나가다 2012-10-3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동감해요~ 번역이 참 중요합니다. 번역가가 누구인지를 보고 책을 사보는 편인데.. 전 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

유안우 2021-11-1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오고 간 이야기가 있었다니... 모옌 번역, 특히 < 붉은 수수밭> 번역을 두고 아쉬운 마음을 곱씹고 있던 중에, 참 반갑습니다. 제 의견도 그렇습니다만, 번역이 참 마음에 안 듭니다. 알라딘 마이리뷰 <붉은 수수밭, 문학과 지성사, 심혜영 옮김>에 글을 올린 것으로 대신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그저 독자이고 읽는 재미를 번역을 보고 아쉬움을 말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