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책탑! (2)

 

 

 

상상출판의 책 2권~

[즐겁고 신나고 따뜻하게] 파워블로거 경리안의 살맛나는 이야기.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늘부터 여행작가] 여행다니며 글도 쓰고...오!!여행작가 !

여행작가가 되는 팁이 잔뜩 들어 있을까요? 이 책 읽고 배낭 꾸려 집 나가는 건 아닐지^^

 

[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의 속도감 있는 이야기 속으로 얼른 빠져들어보고 싶어요.

간만에 읽는 것 같은데...그의 실력은 녹슬지 않았겠죠?

 

[말벌]

추리소설 치고는 꽤 단출한 모양새를 자랑하네요.

가독성 좋다고 하니 빨리 읽어질 것 같아요.

독특한 소재라 궁금해어요.

 

[카인]

노벨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새 책입니다.

양이 그려진 표지가 눈에 띄었어요. 묵직한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3월의 책탑!(1)

 

 

 

표지를 보는 재미를 위해서

책을 책꽂이에 펼쳐서 꽂아보았어요 .

 

안방에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 둔 책꽂이인데

제가 읽을 책들이 방 구석구석에 쌓이니까

보다못해 아이들 책꽂이에 슥~~

 

이렇게 보니 예쁜 표지가 눈에 확~ 띄네요.

 

황금가지 블랙로맨스클럽의 [나무 대륙기] 표지 너무 예쁘죠?

두 명의 여주인공 얼굴이 각기 1권, 2권에 그려져 있어요.

은림 작가는 소설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대요.

오컬트 카드, 타로 카드 같은 것도 손수 제작 하신다니...그저 부러울 따름이에요.

 

[우주의 통찰] 좀 어려운 물리, 우주과학에 대한 이야기지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서 좀 읽어봐야겠어요.

 

[초콜릿 우체국]은 황경신의 에세이인데요,

좀 독특하대요.

아직 안 읽었지만 기대되네요.

 

[루미너리스1,2]

금을 찾아 떠나는 개척 시대가 배경이라 좀 착착 붙는 맛은 없지만

문장력은 끝내주는 것 같아요.

12명의 남자 주인공이 별의 운명과 함께 한다는데

좀 미스터리하긴 할 것 같아요.

 

[중용의 연장통]

얼마 전에 동네 책방에서 인문학 강의 [논어]를  들었어요.

동양고전에 또 확~ 꽂혀서는...

[중용]을 풀어 쓴 글을 읽어보기로 했답니다.

쉽게 이해되어야 할 텐데요...

고전에서 통찰력 얻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요. ^^

 

아이들 책으로

와이즈만의

[마지막 수학전사4],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있네요.

 

이제 아이들 방학도 끝났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니

활기차게 시작해 보렵니다.

겨우내 너무 웅크리고만 있었나봐요.

오늘 너무~ 따뜻하고 좋았어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권일영 옮김 / 검은숲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토록 멋진 책이라니...[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

 

 

색다른 제본으로 만들어진 책을 보는 기쁨~

옛날 전집 혹은 사전에서나 보았던 책상자 안에서 이렇게 3권으로 나뉘어진 책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누드사철 방식으로 만들어진 책은 책등에 실로 꿴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책 제본의 새로운 모습에 눈을 뜨게 한다.

왜 갑자기 이런 방식을?

의아해 하는 것도 잠시. 책장을 넘겨 보면 곧바로 감탄에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책장을 꾹꾹 눌러 가며 숨죽이려는 노력은 필요 없다.

한 장 한 장 낱낱이  180도로 쫙쫙 펴지기 때문이다.

책에 어떠한 물리적 위해도 가하지 않고 그냥 넘겼을 뿐인데 이렇게나 아름답게 드러내는 완벽한 속살이라니...눕혀도 세워도 그렇게 책은 스스로를 허락한다.

 

 

 

우리나라 옛 책 만들던 방식이 떠오르면서 고전적 향취가 물씬 풍기는 책등을 쓰다듬는 손길이 자연스레 다소곳해진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거장 에도가와 란포의 책이기에 제책 과정에 공을 들이며 나름의 존경을 표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에도가와 란포는 <검은 고양이>로 어린 시절의 나를 이유 모를 전율에 떨게 했던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에서 착안한 필명이라고 한다.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은 정식으로 읽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일본 미스터리에 정통한 이들이 모인 카페에 들러 눈동냥으로 읽은 글에 의하면 수많은 일본 미스터리 작가에게 영감을 준 작가가 바로 에도가와 란포라고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요코미조 세이시, 시마다 소지 등이 란포에게 영향을 받았다.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를 창조하였으며 <괴인 20면상>, 속편인 <소년 탐정단 시리즈> 등에서 아케치 고고로는 '뤼팽 대 홈스'에 필적할 만한 대결구도를 선보인다고 한다.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에서는 <천장 위의 산책자>에서 아케치 고고로를 만나볼 수 있다.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은 2004년에서 2005년에 고분샤에서 기획 출간한 [에도가와 란포 전집]에 수록된 작품을 완역한 것이라고 한다.  각 작품에는 작가의 자작 해설이 실려 있다.

작품 앞에는 <읽기 전에>를 두어 각 단편의 발표 시기와 여러 판본들과의 대조 방법 등을 소개했다.

이런 전작들과의 완벽한 상호 연계가 누드사철 방식의 제본 방식과 더불어 이번 결정판의 소장가치를 더 높이는 것 같다.

 

 

<천장 위의 산책자> 에 덧붙인 자작 해설에서 란포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내가 쓴 작품에 대해서는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아 이 작품은 잘 썼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아주 한심한 일이라고 생각하죠. (겸손이 아닙니다. ) 그리고 발표한 뒤에 남이 칭찬해 주면 잘 썼나보다 생각하고, 비판을 받으면 좋지 않은 작품이라고 확신합니다. 즉 자신감이 제로인 셈이죠. 그렇다고 세상의 흐름에 영합하려고 쓰지도 않습니다. 늘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씁니다. 다만 잘 썼느냐, 못 썼느냐, 재미있느냐를 확실하게 모른다는 겁니다."

 

아무도 칭찬해 주지 않으면 항상 풀이 죽어 지낸다는 란포옹의 말은 엄살,투정이 섞인 어린아이같아서 웃음이 나온다.  

 

 

 

 

 

<천장 위의 산책자>는 세상에 잘 섞여들지 못하는 한 남자의 엉뚱한 괴벽이 낳은 살인을 다룬 것으로, 란포가 낮에도 벽장 안에 누워지내던 경험과 벽장 천장의 판자를 벗겨내고 천장 위로 올라가본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창작의 뒷배경을 이렇게 진실되게 밝히는 란포는 천진난만하기 그지 없어보이는데 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어떨 땐 도무지 이런 작가의 천성과 연결지어지지 않는다.

 

<애벌레>는 또 어떻냐면...전쟁에서 다친 남편을 돌보는 아내의 이야기인데, 세상 사람들은 정절의 표상인 듯 아내를 추켜올리지만 아내의 실상은 음란한 괴물이라고나 할까...머리와 몸통만 남은 살덩어리에 불과한 남편을 팽이처럼 돌리며 정욕을 채우는 아내의 모습은 인간의 마음 속에 깃든 악마성을 보여주어 읽는 이에게 극도의 공포스러움을 심어준다. 한 번 보면 정말 기분 나빠져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책을 밀쳐버릴 수가 없는 것은, 극단의 고통과 쾌락이 주는 묘한 매력 그리고 비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나는 빠듯한 추리와 논리적 전개를 환영하는 입장은 아닌 듯하다.

기괴한 분위기와 환상적인 면을 오가는 단편들에 더욱 마음이 끌린다.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가 그런 면에서 나의 취향을 단번에 저격했다고 할 수 있는데...

순서야 어찌되었건, 예전에 읽었던 교고쿠 나쓰히코의 <망량의 상자>와 시작이 비슷해서 심장의 박동이 두 배, 세 배는 더 빨리 뛰었던 것 같다. 이미 한 번 경험했던 짜릿함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인데...

기찻간에 앉아 있는 검은 옷의 남자. 남자가 소중한 듯 가지고 있는 상자. 상자를 보며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곤 하던 남자가  털어놓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천으로 만든 공예액자, '오시에'속 여인에게 반한 남자의 이야기는 장편 <망량의 상자>에 비해 길이도 터무니없이 짧고 덜 오싹했지만 아련하고 환상적인 느낌은 대단히 강렬하다.

일본 미스터리에 대한 식견이 짧은 나조차도 란포의 작품 하나를 읽고  곧바로 유사한 이미지(작품)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라면, 란포가 후대에 미친 영향력은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겠는가.

 

<거미남>은 작품 길이가 꽤 길어서 마지막으로 남겨 두었는데, 앞의 단편들을 읽노라니, 이제는 능청스럽게 등장해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어떠한 성격인지를 알려주는 '변사'의 존재가 익숙해진 것 같다.

일본 아사쿠사록쿠에 실존했던 구경거리 '거미남'의 존재를 들먹이지만 실은 그보다는 포악하고 잔혹한 성격을 가진 '거미'의 이미지를 떠올려주시길...

잔혹하고 모질며 무시무시하기가 꼭 거미 같은 인물과 두뇌 회전이 빠르고 행동이 날렵한 아마추어 탐정의 원한 얽힌 끝없는 투쟁에 대한 이야기...기대하시라, 시라, 시라, 시라......

시대적 배경이 꽤 오래전이다 보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변사의 말투는 고전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지만 속속 이어지는 사건은 전개가 빠르고 무엇보다 놀랍다.

전대미문의 사이코패스 범인은 시체를 석고상에 감춘 채 6등분하여 각기 다른 곳에 옮겼고, 수족관에 인어처럼 시체를 담가 놓았다. 점점 대담해진 범인은 자신을 뒤쫓는 탐정에게 살인예고를 보내기에 이르는데...

잔인한 행적으로 '푸른 수염'이라 일컬어지는 이 범인과 탐정의 대결구도는 뻔한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이야기가 기대되며 한껏 심장을 조여온다.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들을 이제 맛보기만 보았을 뿐인데도 벌써부터 다음 작품들이 기다려진다. 다른 판본들도 많지만 검은숲의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를 기다려 보련다.

아!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1]의 멋진 누드사철 제본은 초판본이 아니면 만나볼 수 없다고 하니, 이 책을 소장하고자 하는 분들은 어서어서 달려가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빛 물고기 - 연어 이야기
고형렬 지음 / 최측의농간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어는 머무르지 않는다 [은빛 물고기]

 

'주최측의 농간'에서 한 글자 빠진 '최측의 농간'이라는 출판사에서 [은빛 물고기]의 원본을 다시 되살려냈다.

1999년 한울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던 고형렬 시인의 [은빛 물고기]는 2003년 바다출판사를 거치는 동안 절판되었던 것을  2016년 2월 최측의 농간 두 번째 책으로 발간하는 것이다.

'최측의 농간'이라는 출판사 이름은 약간 삐딱하게 보일 수 있지만 확고한 독립출판의  의지를 가진다.

"이 책 좀 예전에 나오긴 했는데 꼭 읽어볼 만한 좋은 글들이 실려 있어요, 내가 정말 읽고 싶었고 마침내는 설레며 읽었고 결국에는 읽을 수가 없기도 했던 그런 글들이 실려 있는데, 당신들도 읽어봤으면 좋겠어요."라는...

 

절판되었지만 알음알음으로 소문난 좋은 책들은 고서점에서 고가를 형성하며 팔려나가기도 하고 끝내 구할 수 없어 독자의 마음을 애태우기도 한다.

눈밝은 이들 중 [은빛 물고기]를 찾아 헤매던 사람들은 이제 기쁜 마음으로 이 책의 출간을 맞이하게 되리라.

 

[은빛 물고기]는 저자 고형렬 시인이 10년 넘는 시간 동안 연어의 일생을 추적하며 쓴 장편산문이다.

국내 오지 곳곳을 방황하던 작가가 태백선 열차 안에서 연어가 남대천에 돌아온다는 찢어진 신문 한 귀퉁이의 기사를 읽은 것을 계기로 오랜 시간의  추적을 써내려간 詩적 보고서라 할 만하다.

 

말이 산문이지, 글의 곳곳에 시적 향기가 짙게 배어 있고, 더 나아가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질문하는 선문답이 주를 이루면서 경전을 읽는 선승이 된 듯 마음이 허허로워지기도 한다.

베링해라든지 오호츠크 연안 같은 넓디넓은 대양을 누비던 연어는 자신의 삶이 잉태된 곳으로 돌아가 산란한다. 그리하여 누가 보아도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강을 거슬러 오르는 '행위를 치러낸다.

저자는 어머니의 고향인 삼척의 오십천과 자신의 유년의 고향인 남대천이 연어가 돌아오는 대표적인 모천이라며, 이 두 하천을 마음에 두고 글을 써내려간다.

연어의 가계와 일생에서 한 성품을 느끼며 그들을 따라가는 긴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연어가 찾아오지 않는 산 속 마을을 찾아 한 노인의 회고를 듣는다. 물살과 싸워는 것만 같던 팔뚝만한 연어들을 작살로 찍어올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물속에 아무 것도 없어 심심한 세상이 되었다나...가을이 되어 어느 날 길을 나서다 보면 벌써 물밑에 와 있던 연어들은 그러나 알을 낳으면 죽고 만다며 노인은 연어의 생과 사를 서글퍼했다.

 

연어에 대한 이 시적 보고서는 연어의 생과 사를 두루 둘러보며 사이사이에 우리네 삶의 질서를 오롯이 투영해 낸다.

치어는 탄생해서 부화하고 봄이 되면 살랑거리며 대해로 나아간다. 그들의 유장한 한 삶은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파랗다가 하얗다가 연어의 등짝 빛으로 변하는 남대천에는 처음 이 세상을 흘러내려오는 찬 산물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의 작은 등엔 날개가 붙어 있는 것 같고, 그들의 턱에는 울음보가 달려 있는 것 같다. 앙칼지고 무서운 것들은 새로 태어나는 생명들에게 있다. 그들에게 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81

 

치어들이 저 컴컴한 하천의 뭍을 떠나 어떻게 무리를 지어 의지하며 이 광대무변한 바다를 건너갈까? 저들은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또한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하여 동해안의 모든 밤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봄을 치장하였다. -106

 

읽어내려가는 내내 문득 문득 필사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 문장들을 만나곤 멈춰서게 된다.

연어의 비늘, 코, 힘차게 퍼덕이는 꼬리는 생명력을 가득 품고 저마다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데 하늘과 바람과 물이 섞여든 그 굽이굽이의 도처에서 어쩌자고 팔다리를 갖춘 인간들의 살내음이 맡아지는 것인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것에 무서움이 아닌 즐거움의 열반이 숨어 있다. 그러나 생명 자체는 그 열반을 알 리가 없다. 열반이 추억이 될 때, 사람들은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수평선 너머에서 나의 그리움은 보이지 않게 되고 나는 치마 같은 바람이 불어주는 바닷가에 앉아 인연을 회상한다.

'은빛 물고기는 머무르지 않는 바다의 나그네들이다.'-117

 

은빛 물고기들이 마침내 어른이 되어 모천으로 돌아온다. 사랑을 찾아 부부의 연을 맺고 새생명을 잉태하려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보아왔던 여느 물고기들의 산란을 전후한 장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작가의 붓끝에서 탄생한다.  새삼 숨을 참게 만드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거기 스며 있다.

'영원 속의 찰나적인 몸짓의 수정'으로 수정란들은 생명을 얻고 마침내 대를 잇는다.

치어에서 '파르'를 거쳐 '켈트'에 이르기까지 연어의 한살이는 정성스럽게 빚어낸 작가의 문장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은빛 물고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생명의 고귀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숨구멍 하나하나마다 가득 들이마시게 될 명문들이 넘쳐나는 만큼,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꼭 남겨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교상상력 - 지나간 백년 다가올 미래
김정섭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외교안보를 보는 시야를 틔우다 [외교상상력]

 

정치적 이슈들이 빵빵 터지는 시끄러운 상황이 싫어 뉴스를 잘 보거나 듣지 않지만 북한이 핵개발용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는 소식까지 흘려보낼 정도로 꼭꼭 걸어잠그는 정도는 아니다.

가만 있어도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상황이라 어찌 피해 갈 도리가 없다.

저절로 흘러들어온 뉴스는 소심한 마음에 스며 걱정거리를 만든다.

민생을 도외시한 여당과 야당의 세력다툼은 날로 뉴스거리를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한층 더 아우성을 치며 '이쪽도 보아달라' 예고없이 강력하게  외친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공을 들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되, 역대 정권에서 이것을 대하는 태도가 햇볕 정책이냐 강경 정책이냐에 따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북한이 저렇게 날뛰는 것은 비단 김정은이라는 젊고 오만한 독재자의 취향 탓만은 아닐 터이다.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인데, 편향된 시각의 뉴스가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그 전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우리의 내부 정치조차 안정되어 있다 말하기 어려운 판국에 북한의 내부사정이 어떻고 저떻다 떠드는 것은 서로 못할 짓이 아닌가 말이다.

우리와 북한의 관계에 있어 암묵적 해법은 '통일'일 것이지만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는 통일이란 멀고도 먼 이야기인 것만 같다.

당장 NLL부근에 포격을 쏘아대고 한반도에 긴장감을 자아내는 도발을 일삼으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북한을 믿고 '대화'를 하기란 네다섯 살 어린아이를 어른대접해주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통일에 관한 한, 우리와 북한의 관계는 동독과 서독의 관계와 닮은 듯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외교안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외교상상력]은 지나간 백년 다가올 미래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결국 우리의 현안인 외교안보와 통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1차 세계대전부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백 년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현실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저자는 역사와 이론이라는 창으로 국제정치를 바라보며 통찰과 영감을 얻으려 한다.

 

현실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오래 된 지혜인 고전에서 얻으려는 노력도 있어왔다.

지금의 난세와 비견할 수 있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우리나라와 이름이 같은 나라인 약소국 '한'에서 사상을 펼친 <한비자>에게서 국가위기를 극복할 견해를 얻으려는 것이 그것이다.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였던 춘추전국시대의 '한'과 미국, 중국, 일본, 북한 등 다자국 사이에서 한껏 웅크려 있는 우리의 모습은 참으로 많이 닮아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우리는 동아시아의 패권국이 되기보다는 대체로 유연한 대처만이 가장 훌륭한 처세가 되는 상황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국가위기와 이익충돌의 시대에 중국고전에서 지혜를 얻으려는 시도도 괜찮지만 보다 최근의 역사와 이론을 살펴보며 역동적인 상황에 대처하려는 저자의 시도 또한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옛이야기에서 호랑이와 토끼의 대결에서는 항상 영악하고 꾀 많은 토끼가 이겼었다.

한반도의 문제에 있어서는 호랑이의 위풍당당함을 얻기 위해 토끼의 영특함을 얻어야만 할 것 같기도 하다.

대륙을 향해 포효하든, 일본쪽을 향해 포효하든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호랑이의 위세를 떨치려면 어떤 외교적 방안을 모색해야 하나?

 

북한과 우리의 문제는 더이상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제적 상호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가 되어 있다.

한중,한미,한일 관계가 모두 얽혀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장착했다고 해서 우리는 미국과 연계하여 싸드 배치를 의논중이라 한다.

미중 패권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헤징 전략이라고 한다. 한미동맹을 통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되 한중 우호관계도 최대한 발전시켜 나가는 노선이다.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과거사 청산의 미비로 인해 앙금이 남아 있는 관계로 역사 문제와 외교안보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아두고 감정이 대립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단호하게 잘라 말한다. 역사문제와 외교안보 사안은 분리 대응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고 유사시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히는 조치들을 군국주의와 동일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일본과의 안보협력은 한일 양자관계 뿐 아니라 지역적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중국 변수 뿐 아니라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일본의 전략적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301

 

자칫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일본과의 외교 문제를 이렇게 확실히 정리해주니 찬물을 쏟아부은 듯 확~ 정신이 든다.

정신 차려라! 능수능란한 외교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하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북핵문제, 싸드미사일 배치, 일본의 집안적 자위권 등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도전들은 모두 미, 중, 일 등 역내 국가들의 이해나 역학관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304

 

우리에게 당면한 이슈들을 끄집어 내어 외교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를 드러내 보여주는 이 책을 읽으니 사이다 한 사발 마신듯 속이 시원해진다.

이 말을 들으면 이렇게, 저 말을 들으면 저렇게...

말을 앞세운 이들의 논리에 끌려들어가기 일쑤였는데, 우리가 놓인 상황을 확실히 이해하고 우리가 무엇을 향해 가야하는지를 정확히 세우자 주변 상활등이 일시에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앞부분의 지난 역사와 현실주의 이론, 자유주의 이론, 구성주의 이론 등을 서술한 부분은 사실 진짜 '카이스트 미래전략 대학원'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를 대하는 듯 좀 어렵고 따분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서자 꾸벅꾸벅 졸던 학생은 홀연히 사라지고 초롱초롱 똘망한 눈망울을 굴리는 학생이 되어 집중하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전쟁과 평화가 '사랑과 전쟁'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좀 더 거시적이고 큰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을 조금은 실감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눈 감고 귀 막은 채 살던 나에게 외교안보를 보는 시야를 틔워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