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입담과 함께 하는 피부 수업 [매력적인 피부 여행]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만 괜히 목소리를 낮추게 되는 게 아니다.
비뇨기과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곳에서도 높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피부!
고로 피부 얘기를 할 때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소근소근 이야기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그 민감한 부분을, 피부과학 강국, 독일의 의학자 옐 아들러는 속시원히 얘기해준다.
조용조용 얘기한다고 있는 게 없는 것이 될 리 만무한 것처럼,
우리 몸 구석구석을 장악하고 있는 피부에 대해 얘기한다는 데 무슨 거리낌이 있단 말인가?
처음부터 항문이나 엉덩이, 음부 등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를, 나체에 대한 적극적인 텀험을 나선다.
우와. 매력 쩐다~
2제곱미터의 너비로 우리 몸의 모든 것을 감싸고 방어하는 생명의 보호벽.
그 존재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터다.
여름이 되어 자외선이 강해지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점이 크게 생기면 레이저로 없애고 여드름이 생기면 짜고...
뭔가가 벌어져야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피부였다.
얼마 전 3학년 아들 녀석의 엄지 발가락에 사마귀가 생겨서 그 놈을 없애러 피부과에 갔었다.
요즘은 레이저 치료도 한다고 하니 뚝 떼버리고 오면 금방 낫겠지 하며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이틀 후가 운동회였는데도 말이다ㅠㅠ)
아무리 레이저로 치료한다고 해도 사마귀 부위를 지지는 데 5분이지 그 상처가 아무는 데는 2주가 넘게 걸렸다.
물에 닿으면 안 된다고 해서 씻는 것도 신경 써야 했고, 붕대로 감싸고 있는 통에 운동화를 신지도 못했으며 결국 아들은 아무 생각 없는
엄마 덕에 열심히 준비한 운동회를 뛰어 보지도 못했다.
피부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닌가...
그랬다. 피부를 너무 만만하게 보고 레이저의 위력을 과신했다.
무려 3개의 층으로 나뉜 피부에도 상처가 생기면 나름 진정될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는데...
[매력적인 피부 여행] 에서는 피부의 3개 층, 즉 표피, 진피, 피하조직에 관해 먼저 알아본다.
호문쿨루스는 대뇌피질의 촉각 배정을 사람에 빗댄 그림이다. 거대한 손과 거대한 손가락, 괴물처럼 큰 입술.
이런 부위에 신경이 빼곡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손끝에는 1제곱센티미터 안에 신경센서가 2500개나 들어 있다고 하니 손이 크게 표현될 밖에...
만지기, 쓰다듬기, 키스, 섹스는 모두 ( )이 많이 분비되게 하는 행동이다.
여기서 ( )에 들어갈 말은?
바로 옥시토신이다. 편안한 스킨십이 없으면 옥시토신이 결핍된다. 그러면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시달리다가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만지고 사랑하자, 라고. ^^
기본적인 공부를 마치고 나면 밀착 취재에 들어가 인생의 시기별 동반자 피부에 관해 언급하고 햇빛으로 풍파에 시달리는 피부에 대해 논한다.
다시 돌아봐야 할 바디케어 습관도 짚어주고 피부과에 가면 꼭 눈길이 멎게 되는 보톡스, 필러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나처럼 나이 들어 가는 여성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주름.
듣기만 해도 거부감 일어나는 주름 이름이다.
얼른 가서 보톡스 한 대 맞고 와야지~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잠깐, 멈추어서 이 책 속 강의를 들어 보자.
(위의 주름 가운데 대부분은 공식적으로 보톡스 주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적정량의 보톡스를 적당한 부위에 잘만 주입하면 미용 면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미용 시술 후 환자는 행복해야 하고 위험은
최소화돼야 한다. 그러나 기쁨을 주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튜닝과 미모와 젊음을 위한 기괴한 광기 사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60대에
20대처럼 보일 순 없다.-247
누구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 같다.
만약 보톡스 주사를 맞을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한 병을 다 맞지 마라.다다익선은 보톡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보톡스를 피부에 주입하는
방법은 주사밖에 없다. 효능물질의 분자가 커서 피부보호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때문에 크림처럼 바를 수도 없다. 용기에 아무리 '기적의
연고'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효과는 그다지 기적적이지 않다.-248
그리고 두근두근...
생식기 피부의 비밀에 대해 큰 소리로, 아주 큰 소리로 강의한다.^^
아는 게 힘이다! 스스로 용기를 불어넣으며 재빨리 읽어나갈 수 있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유명한 카피 덕분에 가끔은 기꺼이 먹는 것을 피부에 양보해 본 적 있는지...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피부다, 에서는 피부를 위한 음식을 알려준다.
탄수화물, 알코올, 단백질, 지방 등의 대량 영양소는 유기체를 위한 에너지가 되고, 비타민, 미량원소, 지방산 같은 미량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섬세하게 튜닝해준다고 한다.
성인 여드름,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두드러기, 거짓알레르기성 두드러기, 건선 등의 피부질환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는 챕터도 있으니
미리 공부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감정과 신경증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사랑은 보기 좋은 붉은 뺨을 선사한다. 행복한 사람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아주 낮고 맑은 피부를 갖는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행복이
피부로 드러나고, 사람들은 그의 피부에서 행복을 본다. 그리고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다.-364
실제 피부 전문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매우 유용하면서도 직설적이고 꾸밈 없는 사실을 담고 있다.
가끔 성교육 책이 아닌가 싶어 책제목을 다시 보려고 표지를 보게 될 정도로 화끈한 그림도 있지만 이 책은 피부를 여행하는 책이다.
^^
그것도 매우 유용하면서도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피부과 개원의가 될 예정이 없는 사람도 읽어야 한다고 적극 추천한다.